[한복 디자이너 5人5色 ➋] 김단하ㅣ단하 대표

전통문양, 소재, 복식을 활용해 새로운 한복을 선보이는 브랜드 ‘단하’를 전개하고 있다. 원래도 개인적으로 특이한 옷을 좋아하고 자주 입었다. 전공은 아니지만 고등학교 교복이 한복이었고, 그냥 익숙한 옷 중 하나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2018년 8월 단하주단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지금은 주식회사단하로 이름을 바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처럼 한국적인 요소들이 깃들여 있는 것들이 많은데, “그것을 왜 텍스타일화 못할까?”라는 생각에 단하를 론칭했고, 전통문양을 텍스타일 패턴화하는 작업을 먼저 진행했다. 대표적으로 봉황이 그려진 궁중 보자기 ‘봉황문인문보’의 문양에서 착안한 패턴을 원피스 저고리나 크롭 톱 등 소매 · 고름 · 깃 디자인에 포인트로 활용했다.

시그니처로 자리 잡은 봉황문인문보 패턴을 비롯해 ‘당초문’ ‘궁중 도배지’ ‘뉴 봉황문’ ‘나비문’ ‘화조도’ 등 다양한 패턴 개발에 성공했다. 단하의 컬렉션은 시즌 1과 시즌 2를 함께 전개 중이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를 수 있는 아이템을 선보이고, 한국의 여러 미학을 시리즈로 풀어 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처음 론칭했던 시즌 1은 누가 봐도 ‘한복이다’라는 느낌으로 전통성을 강조한 레디투웨어 제품으로 출시했고, 시즌 2는 한국적인 요소를 가미했지만 좀 더 패셔너블하게 표현했다. 단하가 해외 쇼에 설 기회가 많아지다 보니 한복 원형 그대로는 글로벌 니즈가 크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한층 새로워진 시즌 2를 공개했고, ‘리본 컬렉션’ ‘더 타임리스 팔레트’ 등 모든 컬렉션을 이 안에서 풀어내고 있다.  

특히 ‘봉황문인문보 스카프’ ‘오간자 마고자 볼레로’ ‘단령 깃 볼레로’ 등 단하의 전통성이 담긴 아이템에 대한 수요가 많으며, 드레스류는 몇 년째 꾸준히 베스트셀러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 중 당초문 드레스는 10번 이상의 리오더가 이뤄질 정도로 매번 높은 판매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을 꼽으면 단연 블랙핑크와의 작업이다. 2020년 블랙핑크가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뮤직비디오에 단하의 한복을 입고 등장하며 전 세계에 브랜드를 각인시켰다. 당시 론칭 2년 차밖에 되지 않았고 자사 해외몰도 2020년 5월 갓 구축한 상황이었는데, 블랙핑크를 통해 빠르게 글로벌 인지도가 향상되면서 지금까지도 전체 매출 중 30%가 해외에서 꾸준히 창출되고 있다. 

이 밖에도 맞춤 제작 중심의 ‘쿠튀르’ 작업, 대여 서비스 ‘셰어 단하’, 화장품 브랜드 ‘단하뷰티’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또 서울 종로구 팔판길 매장에서는 의류 전시와 더불어 ‘노리개 만들기’와 ‘보자기 가방 만들기’ 등 원데이 클래스를 함께 운영 중이다. 클래스 참여를 위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문의가 매우 많고 오픈 전부터 기다리는 분들도 있다. 6개월에 한 번씩 ‘단하한 밤’이라는 한복 콘셉트 파티도 주최해 다방면으로 팬들을 위한 차별화된 콘텐츠를 꾸준히 기획하고 있다. 

고객과 꾸준히 소통한 결과, 감사하게도 매년 113%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내년까지는 뷰티와 해외 시장에 초점을 맞춘다. 올해 3월 단하글로벌이라는 법인명으로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브랜드 단하뷰티를 먼저 론칭했는데, ‘한국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색조 브랜드’ 콘셉트로 어필해 현지 반응이 좋았다. 지난 7월 미국 뉴욕에서 진행한 팝업에서도 3주간 누적 방문객 1만5000명을 돌파하는가 하면, 3000개 물량이 모두 완판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올해 말 국내 공식 론칭과 함께 뉴욕 에이랜드 오프라인 몰에서 스킨케어부터 색조 카테고리까지 확장한 라인업을 제안할 예정이다.

의류 해외 비즈니스 판로를 계속해서 모색한다. 현재 단하의 가장 큰 바이어는 독일에 있는데, 독일 현지 여러 부티크에 입점해 있다. B2B만으로 봤을 때 독일이 50% 이상 차지하고 있고, B2C로는 미주가 50~60%다. 독일을 비롯해 밀라노 대표 하이엔드 편집숍 10꼬르소꼬모 매장에도 들어가 있으며, 곧 밀라노 대형 쇼룸 ‘스튜디오 제타’에도 정식 입점할 예정이다. 동남아시아, 대만, 일본 관광객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는 만큼 니즈가 있는 국가를 꾸준히 확장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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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11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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