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플랫폼 MD 5인 ➍] 안나경, 4050 특화 상품 전략 짜는 홈쇼핑 출신 MD
홈쇼핑 업계에서 상품 소싱, 기획, 생산을 아울렀던 안나경 라포랩스 전략상품개발팀 파트장은 현재 라포랩스(대표 최희민 · 홍주영)의 ‘퀸잇’에서 4050세대 타깃 특화 상품 전략을 직접 짜는 홈쇼핑 출신 MD 전문가다.
10년 차 패션 MD이고, 이 중 7년은 홈쇼핑 업계에서 근무했다. 이전 홈쇼핑 업계에서는 상품 소싱부터 기획과 생산까지 관여했고, 지금은 퀸잇에서 언더웨어와 명품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브랜드와 상품을 관리하고 있다. MD라는 직업이 직접 생산이나 제조를 하지 않더라도 제조 과정부터 판매와 유통까지 전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지금까지 매일 새롭고 설레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퀸잇은 ‘4050’이라는 특정 타깃을 갖고 플레이하는 채널인 만큼 내부 직원 모두가 이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시장의 중심축이 계속 이동하고 있고, 특히 4050세대 타깃 시장은 MZ세대보다 훨씬 크고 구매력도 높다. 잠재력이 큰 시장인 만큼 해당 타깃을 명확히 이해하고 자세히 분석하며 상품 및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전날 실적을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판매 결과를 바탕으로 재고가 부족한 브랜드 혹은 빠진 상품을 실무팀과 공유해 조처한다. 오후에는 주로 셀러 미팅이나 내부 회의 면접 등 대면 일정을 처리하며 주말에는 타 플랫폼에서 잘 팔리는 상품이나 눈에 띄는 새로운 트렌드를 체크해 퀸잇에도 빠진 부분은 없는지, 어떻게 하면 더 잘 녹일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한다. 신규 브랜드 발굴도 아주 중요한 요소인데, 아직 4050 고객 중 퀸잇을 사용하는 소비자 비중이 작다고 판단해 신규 고객을 유입할 수 있는 셀렉션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디자이너 브랜드 영입에 집중하고 있다. 퀸잇에 현재 총 7000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데, 근래 들어 신규 브랜드 수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신규 입점사가 퀸잇 내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거래액 부스팅 구좌와 1:1 전담 MD 지원을 제공해 초기 안착을 돕는 데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1:1 전담으로 브랜드 전략의 A부터 Z까지 전 영역에 관여하며 폭발적인 성과를 이끈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언더웨어 특화 ‘라페어’라는 브랜드가 기억에 남는다. 시즌 직전에 직입점으로 유치해 입점 초기부터 수억원대의 매출을 연속 달성하며 퀸잇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케이스였다. 이 브랜드는 파트 MD와 셀러 간 긴밀한 협업을 통해 폭넓은 연령대가 착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내세웠고,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을 선보인 결과 입점 직후 목표치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개인적인 성과로는 이전 경력을 토대로 홈쇼핑 업계 대부분의 회사를 퀸잇에 입점시킨 것이다. 기존에는 일부 업체만 입점해 있었지만, 홈쇼핑 상품 데이터베이스(DB)를 API로 연동해 대량의 상품을 효율적으로 등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결과 홈쇼핑사 대부분의 상품이 퀸잇에 들어왔으며, 플랫폼 내 4050 패션 시장 확장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과 달성에 따른 고충도 당연히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4050세대 고객만을 전문적으로 타깃으로 한 브랜드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MZ세대 대상 브랜드는 빠르게 늘어나지만, 4050 시장은 ‘구매력’이라는 매우 큰 경쟁력을 갖고 있음에도 이들을 위한 온라인 기반 브랜드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또 중장년층의 경우 대중적인 요소와 개인의 취향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상품 셀렉션이 까다로운 편이다. 브랜드사 입장에서는 ‘시니어 브랜드’로 직접적으로 보이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어, 실제 타깃보다 10살 정도 젊게 보이는 방향으로 마케팅과 브랜딩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과 포지셔닝이 쉽지 않다.
특히 대기업 브랜드일수록 이러한 타이틀에 민감해 백화점 입점만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오프라인 중심 브랜드들이 온라인 시장에서도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전략을 촘촘히 세우고, 백화점이 없는 지역 고객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퀸잇의 강점을 내세워 브랜드를 설득하고 있다.
트렌드를 빠르게 읽는 감각, 데이터를 분석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능력, 브랜드와 원활하게 협업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업무에 있어 필수적인데,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상품을 발굴하는 ‘안목’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맡은 상품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플랫폼에서 어떤 상품이 많이 팔리고 있는지, 얼마에 팔리고 있는지, 무엇이 트렌드인지 수시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퀸잇은 쇼핑 성수기인 올 하반기 ‘숏폼’과 ‘퀸잇 크리에이터’ 등 신규 프로그램을 앞세워 매출 확대와 브랜드 성장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하반기 마케팅 예산을 전년대비 50% 확대해 셀러들이 더 높은 전환율과 판매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뒷받침할 방침이다. 먼저 숏폼 콘텐츠 강화를 위해 8월 중순 앱 내 숏츠를 론칭한다. 테스트 기간에 해당 기능을 활용한 상품 구매 전환율이 7~8%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나 4050 고객의 앱 체류 시간과 구매 전환율 모두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입점 셀러 누구나 손쉽게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는 ‘퀸잇 크리에이터’ 프로그램을 가을 중 선보일 계획이다. 셀러가 협찬 상품을 등록하면 인플루언서가 이를 선택해 숏폼 콘텐츠를 제작 · 바이럴하면 퀸잇이 인플루언서에게 레퍼럴 리워드를 지급하는 구조다. 최근 운영을 시작한 국내외 고감도 브랜드 큐레이팅 공간 ‘셀렉트 잇’도 현재 일본 브랜드를 중심으로 소량 매입해 테스트 운영 중인데, 앞으로는 해외 브랜드의 정식 입점을 확대해 좀 더 다양한 선택지와 차별화된 프리미엄 셀렉션을 제공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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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9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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