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편집숍 바이어 ➋] 채경락, 빈틈없는 ‘수치 분석’ 11년 차 베테랑
‘지.스트리트494옴므’ ‘프레드시갈’ 등 한화갤러리아 바이어를 거쳐 현재는 무신사에서 ‘엠프티’ ‘032C’를 담당하고 있는 채경락 엠프티 헤드 바이어는 ‘바이어’라는 직무에 최적화된 11년 차 베테랑이다.
바이어라는 ‘업’ 자체를 좋아한다. 처음에는 다양한 문화 속 패션에 대한 관심으로 유통 업계에 처음 발을 딛게 됐고, 이를 통해 패션업을 경험하면서 바이어라는 영역 안에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됐다. 일에 누구보다 진심이기에 개인 라이프스타일 또한 이 업에 맞춰 생활하고 있고 목표를 달성할 때 오는 만족감이 크기 때문에 최대한 계획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국내외를 넘나들며 연간 100개 이상의 브랜드를 바잉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독창적이고 새로운 브랜드를 많이 들여와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엠프티의 경우 온라인 채널을 비롯해 성수점과 압구정점 등 다양한 공간에서 브랜드를 제안하고 있는 만큼 매장 구색에도 신경 쓰고 있다.
바이어가 가장 먼저 갖춰야 할 시각으로는 ‘패션 자체에 대한 관심’과 ‘날카로운 수치 분석’ 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드를 구성하고 아이템을 선택하는 데 있어 늘 타당한 이유가 필요한데, 이를 논리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것은 ‘숫자’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브랜드와의 커뮤니케이션, 스토어 실적 분석, 브랜드 지표 분석, 프로젝트 기획 등은 매일 일정하게 이뤄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업무인 브랜드 발굴을 위해 SNS 채널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매체에서 다뤄지는 브랜드 중 엠프티의 특색에 맞는 브랜드가 포착되면 바로 콘택트를 시도해 접점을 만들어 가는 편이다. 패션위크 기간 중 다양한 쇼룸을 직접 방문하면서 신선한 브랜드를 찾게 되는 경우도 많다. 현장 방문은 아이템들을 직접 보고 좀 더 직관적으로 해당 브랜드에 대해 파악할 수 있어 발품을 많이 팔며 적극적으로 바잉을 진행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바이어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브랜드로는 독일 베를린 기반 패션 브랜드 ‘032C’다. 2017년 한화갤러리아 근무 당시 032C를 국내에 가장 먼저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왔고, 현재는 이 브랜드의 한국 유통업자로서 활약하고 있다. 국내 처음 소개한 브랜드의 DT가 돼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했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도 뜻깊게 생각하고 있다.
최근에는 ‘PDF’라는 브랜드도 인상 깊게 보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 도메니코 포미체티가 2023년 론칭한 브랜드로, 데일리웨어에 스포티함과 특유의 자유롭고 신선한 디자인 요소를 접목해 독창적인 감성의 아이템들을 제안하고 있다. 특유의 포인트 그래픽과 독특한 슈즈들로 엠프티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엠프티에서 소개되고 있는 브랜드는 아니지만 영국 기반 ‘아다놀라’라는 브랜드도 눈여겨보고 있다. 한국 시장에는 공식적으로 유통되고 있지 않지만, 향후 국내에서 매출 볼륨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이미 떠오르고 있지만 4대 패션위크 다음으로는 덴마크 코펜하겐 패션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측한다.
바이어 업 자체를 애정하지만, 업무를 하면서 오는 고민도 많다. 가장 큰 고민은 상승하는 ‘홀세일가에 맞춰 상승하는 리테일가’다. 이 때문에 분명 매력적인 아이템이라 해도 가격이 높으면 바잉이 꺼려지게 된다. 특히 서울 성수동 상권에 기반을 둔 엠프티 스토어의 주 고객층은 다소 젊은 연령대로 형성해 있기에 가격적 측면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더불어 기대에 못 미치는 세일즈에 따른 재고 부담도 존재한다. 모든 바이어들이 그렇듯 재고들을 늘 어떻게 효율적으로 처리할까에 대한 고민이 매번 따른다. 그럼에도 고객 분석과 시즌 판매 분석 등 명확한 수치 평가를 통해 위험을 최대한으로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올해는 엠프티 스토어를 통해 국내에서는 생소할 수 있는 브랜드들을 많이 선보이고자 한다. 매번 그렇듯 비효율 브랜드들을 대신할 새로운 브랜드들을 찾아 바잉하고, 타 스토어와는 차별화된 구성을 보여주는 데 더욱 주력할 계획이다. 다채로운 팝업스토어와 함께 브랜드들과 협업한 SMU 상품들도 많이 선보일 예정이다.
<패션 편집숍 바이어 기사 보기>
[패션 편집숍 바이어 ➊] 김강석, 글로벌 패션 ‘내 손에’ 남성복 마이스터
[패션 편집숍 바이어 ➋] 채경락, 빈틈없는 ‘수치 분석’ 11년 차 베테랑
[패션 편집숍 바이어 ➌] 윤호정, 시즌별 100개 브랜드 ‘촉’ 뛰어난 바잉 장인
[패션 편집숍 바이어 ➍] 임지혁, ‘오라리 셔츠 완판’ 기록 세울 때 희열↑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4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패션비즈는 매월 패션비즈니스 현장의 다양한 리서치 정보를 제공합니다.
- 기사 댓글 (0)
- 커뮤니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