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패션 마켓 ➌] ESG 실무자가 말하는 서스테이너블 패션
환경친화적으로 혁신해야 하는 현재 패션 마켓의 상황 속에서 담당 실무자들은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브랜드 최전방에서 지속가능 전략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실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속가능 패션 마켓 ➌] ESG 실무자가 말하는 서스테이너블 패션 207-Image](https://www.fashionbiz.co.kr/images/articleImg/textImg/1771918299586-3_1.jpg)
셸바 에이코 l 유니클로 서스테이너빌리티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리유니클로 스튜디오 등 28개국 공통 캠페인”
2001년 패스트리테일링 그룹 입사 이후 사회공헌, 서스테이너빌리티 등을 거쳐온 셸바 에이코 유니클로 서스테이너빌리티 디렉터는 사회공헌실 초기 멤버로 활동하며, 난민 · 여성 · 아동 · 청소년 지원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담당해 온 인물이다.
Q. 서스테이너빌리티팀은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나.
유니클로의 서스테이너빌리티 부서는 2001년 ‘사회공헌실’로 출발했다. ‘기업이 창출한 이익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라는 철학 아래 사장 직속 조직으로 시작했으며, 당시 구성원은 두 명에 불과했다. 같은 해 9·11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위한 방한 의류 기부를 시작으로 전 세계 사업 거점에서 의류 회수 및 기부 활동을 이어왔으며, 이 과정에서 유엔난민기구와 협업도 진행했다.
장애인 고용도 초기부터 추진해 온 주요 활동이다. 2001년 일본 내 매장 확대로 법정 고용률을 충족하지 못하자 ‘매장당 장애인 1명 고용’ 방침을 도입했다. 한국의 경우 2025년 7월 기준 장애인 고용률은 5.24%로 법정 기준(3.1%)을 웃돈다. 2016년에는 조직 명칭을 ‘서스테이너빌리티 부서’로 변경했다.
현재 서스테이너빌리티 커뮤니케이션은 전 세계 28개 국가 및 지역에서 공통으로 활용되는 캠페인을 기획 · 전개하고 있다. ‘피스 포 올(PEACE FOR ALL)’ ‘더 하트 오브 라이프웨어(The Heart of LifeWear)’ ‘리유니클로 스튜디오(RE.UNIQLO STUDIO)’ 등이 대표 사례다. 한국에서는 독거노인을 주요 대상으로 정해 지난해 겨울 저소득층 독거노인 3만명에게 10억원 상당의 히트텍 6만장을 지원했다.
Q. 유니클로가 실행하고 있는 지속가능의 범위는.
유니클로의 지속가능성은 ‘사람(People) · 사회(Society) · 환경(Environment)’ 세 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친환경 소재 사용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사람의 일상을 더 풍요롭게 한다’라는 라이프웨어 철학 자체가 핵심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2021년에는 지속가능성 실현을 통해 라이프웨어를 ‘새로운 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고객에게 정말 필요한 제품만을 생산하고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며, 생산 · 운송 · 판매 전 과정에서 환경 부담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인권을 존중하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Q. 가장 의미 있었던 지속가능 프로젝트를 꼽는다면.
가장 의미 있었던 프로젝트로는 2006년 시작한 ‘리유니클로(RE.UNIQLO)’를 꼽고 싶다. 고객이 더 이상 입지 않는 옷을 회수해 사회와 환경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시작했으며, 2007년부터는 유엔난민기구(UNHCR)와 함께 난민 지원을 위한 의류 지원을 시작했다. 현재는 난민 캠프에서 봉제 기술을 교육하고, 매장에 난민을 고용하는 등 자립 지원 단계로 발전했다.
Q.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 속에 이를 풀어가는 방식은.
환경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큰 어려움은 강화되고 있는 그린워싱 규제와 정보 전달이다. ‘친환경 제품’과 같은 추상적인 표현은 소비자 오인을 유발할 수 있어 과학적 근거를 갖춘 수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환경 문제는 기업의 당연한 책임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소비자와의 접점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과제다. 이에 유니클로는 상품을 중심으로 매장 내 판촉물과 SNS 영상 콘텐츠 등을 활용해 리사이클 소재 사용 여부와 의미를 구체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Q. 2026년을 향한 서스테이너빌리티 중점 방향은.
순환형 비즈니스 관점에서 리유니클로는 아직 더 큰 잠재력을 지닌 프로젝트다. 고객 참여가 필수적인 만큼 의류 회수 참여를 확대하는 캠페인을 강화할 계획이다. 22개국 63개 매장(2025년 4월 기준)에서 운영 중인 리유니클로 스튜디오도 사업으로서 확장해 나가고자 한다. 자선 티셔츠 프로젝트도 글로벌 누적 1000만장 돌파를 앞두고 있어, 기부금이 만들어낸 변화를 좀 더 투명하게 공유하는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할 예정이다.
정회욱 l 비와이엔블랙야크 전략기획팀 과장 겸 지속가능성 매니저
“주력 제품 우선 개선, 실질적 효과 집중”
‘블랙야크’ ‘나우’의 상품기획(MD), 소싱, 생산관리 등 여러 업무를 거쳐온 정회욱 비와이엔블랙야크 전략기획팀 과장은 전사 차원의 ESG 전략 수립을 비롯해 국내 페트병 재활용 TFT 리더를 맡으며 지속가능 분야를 관리해 온 인물이다.
Q. ‘지속가능성’을 처음 체감한 순간은 언제였는지.
입사 당시 브랜드 ‘나우’에 매력을 느껴 지원했다. 국내 나우 론칭 준비 과정에 참여하며 자연스럽게 지속가능 이슈를 접하게 된 것이 첫걸음이었다. 제품을 만들고 소싱 · 생산을 경험하다 보니 소재 선택과 공정 하나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체감하게 됐고, 그 문제의식이 지금의 업무로 이어졌다.
Q. 블랙야크의 지속가능 경영, 핵심 축은 무엇인가.
‘실질적인 효과’에 집중하는 것이 블랙야크 ESG의 차별점이다. 지속가능성이 상징적 활동을 넘어 산업 현장의 ‘규모의 경제’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소량의 실험적 제품이나 단순 업사이클링보다는 대중적인 주력 제품의 자재를 선택하고, 공정을 개선하는 방식을 지향한다.
제품 수명 주기 전반을 보는 것 역시 핵심이다. 원료 조달부터 생산, 사용, 폐기 이후까지 연결되지 않으면 지속가능성은 성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에코디자인 규제 강화로 인해 원료 외에도 설계 단계에서 변화가 더 중요해졌다. 비와이엔블랙야크 역시 중장기적으로 공급망 관리, 수리권 연계, 자원순환 체계 강화 등을 부서별 과제로 설정해 확장하고 있다.
Q. 전략기획팀 내 ESG의 주요 역할은.
전략기획팀은 중장기 방향성을 설계하는 조직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규제와 제도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를 회사 차원의 전략으로 번역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독일 뮌헨 사무소와 협력하여 최신의 규제 동향을 파악하고, 브랜드와 제품 모두 글로벌 표준과 정합성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또 하나의 축은 사내 내재화다. 그린워싱 이슈를 방지하기 위한 마케팅 가이드, ESG 관련 내부 정책과 기준 수립, 교육 등을 통해 조직 전반에 공통 인식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ESG를 비(非)재무 영역에 머물게 하지 않고, 제도 · 비용 · 운영 측면에서 실질적인 가치로 연결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Q. 국내 폐페트병 자원순환 TFT를 이끌며 인상 깊었던 점은.
여러 협업 활동들이 기억에 남는다. 국내 폐페트병 자원순환은 한 기업이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지자체, 원사 기업, 음료 브랜드 등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대표적으로 일회용 컵이나 라벨 구조 등은 재활용 과정에서 큰 장애물이 된다. 페트병을 배출하는 현장에서부터, 수거 방식, 재활용 후 완성 제품까지 직접 컨설팅하며 파트너를 공급망에 편입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Q. 회사 중장기적 비전과 개인적으로 집중하고 싶은 과제는.
제품 측면에서는 합성섬유 비중이 높은 아웃도어 특성을 고려해 자연 분해가 어려운 플라스틱 섬유를 어떻게 순환 구조 안에 편입할 것인지에 집중하고 있다. 폐페트병 기반 원료 활용을 넘어 사용 이후까지 고려한 재활용 솔루션을 구체화하는 단계로, 화학적 재활용과 폐의류 자원순환(Textile to Textile) 체계 구축을 다음 과제로 삼고 있다. 육군 군수사령부와 공동 진행한 ‘장병 활동복 재활용 R&D’와 환경부 주도의 ‘의류 순환 협의체’ 활동 역시 페트병 이후를 대비한 ‘시즌2’ 자원순환 전략의 일환이다.
중장기적으로는 ESG를 시스템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데이터 전산화가 중요 과제로 꼽힌다. 디지털 제품 여권(DPP) 대응을 계기로 제품과 공급망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고, 이를 통해 환경 평가와 공급망 관리를 정량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동시에 히말라야 환경 정화 활동 등 글로벌 CSR을 지속 확대하며, 국내 자원순환과 글로벌 기후 대응을 병행하는 아웃도어 브랜드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속가능 패션 마켓 ➌] ESG 실무자가 말하는 서스테이너블 패션 6038-Image](https://www.fashionbiz.co.kr/images/articleImg/textImg/1771918587583-3_3.jpg)
최유나 l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래코드 브랜드 매니저(팀장)
“단순 마케팅이 아닌 유기적 연결 중요”
지속가능 패션 브랜드 ‘래코드’를 책임지고 있는 최유나 코오롱FnC 래코드 팀장은 전략기획, 신사업, 이커머스, 온라인 전략 등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며 패션 산업 전반을 입체적으로 이해해 온 인물이다.
Q. 지속가능 패션 ‘래코드’ 팀에 합류하게 된 배경은.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전략기획팀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신사업, 이커머스 플랫폼 운영, 온라인 전략 등 다양한 직무를 경험했다. 10년 이상 업계에서 여러 영역을 거치며 지속가능성이라는 키워드를 자연스럽게 체감하게 됐다.
결정적인 계기는 렌털 비즈니스 스터디와 2022년 중고 마켓 ‘OLO 릴레이 마켓’ 도입 검토 과정이었다. 관련 조사와 기사들을 접하며, 내가 좋아하는 옷이 환경 오염과 노동 인권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됐다. 이후 소비를 줄이고 리셀 플랫폼을 활용하는 등 개인적인 실험을 이어가던 중 론칭 초기부터 관심을 가져온 래코드를 통해 더 근본적인 해법을 찾고자 팀에 합류하게 됐다.
Q. 지속가능 경영의 본질과 코오롱FnC의 접근 방식은.
지속가능 경영의 본질은 ‘문화’라고 생각한다. 친환경 소재나 제품에만 집중할 경우 단기적인 마케팅에 그칠 위험이 크다. 무엇을 만들었는지를 넘어 어떤 의도로 만들었고 제품이 고객에게 전달된 이후의 삶까지 책임질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코오롱FnC는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상품의 생애주기 전반으로 지속가능성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래코드의 업사이클링을 비롯해 ‘OLO 릴레이 마켓’, 고객의 기억을 옷으로 되살리는 ‘메모리 오브 러브(Memory of Love)’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Q. 래코드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꼽자면.
래코드가 생각하는 지속가능성은 단순히 ‘버려지는 것을 줄이는 것’을 넘어 자원의 생명주기를 연장하고 가치를 재정의하는 데 있다. 기업 유니폼 업사이클링 굿즈 제작, 폐기되는 의사 가운을 수거해 화학적 재활용으로 전환한 프로젝트 등은 의류를 넘어 산업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한 사례다.
다만 프로젝트마다 재고의 상태가 달라 표준화된 공정이 어렵고, 해체와 분류 과정 또한 까다롭다. 그럼에도 매번 새로운 공정을 설계하며 래코드다운 미학을 구현하는 것은 가장 큰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재고 선정 단계부터 낭비 없이 완전한 해체와 재구성이 가능한지를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핵심이다.
코오롱FnC가 보유한 남성 정장, 아웃도어, 스포츠, 여성 캐주얼 등 전 복종의 재고를 원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기능성 아웃도어 소재와 정장의 테일러링을 결합하는 등 과감한 시도가 가능하고, 주머니 · 지퍼 · 라벨 같은 디테일을 디자인 요소로 활용해 기성복에서는 보기 힘든 실루엣을 구현한다. 이러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재고를 활용한 협업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Q. 협업 전략 등 2026년 새로운 브랜드 방향성은.
외부 파트너와의 협업은 래코드에 단순한 마케팅이 아닌 비즈니스의 핵심 축이다. 2024년 서도호 작가 개인전 굿즈 제작을 시작으로, 2025년에는 다니엘 아샴의 브랜드 ‘오브젝트포라이프 (Objects IV Life)’와 협업하며 글로벌 역량을 보여줬다.
2026년 목표는 업사이클링 노하우를 더욱 정교화하고, 래코드의 미학을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확산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홀세일 수출 실적은 전년대비 2배 이상 성장했으며, 올 하반기에는 글로벌 아티스트와의 협업도 예정돼 있다. 래코드의 상품과 가치를 더 많은 고객과 공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속가능 패션 마켓>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6년 3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패션비즈는 매월 패션비즈니스 현장의 다양한 리서치 정보를 제공합니다.
- 기사 댓글 (0)
- 커뮤니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