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패션 마켓 ➊] EU ‘에코디자인 규정’ 등 글로벌 마켓은 이미 성숙기?

이지은 기자 (zizi@fashionbiz.co.kr)
26.02.26 ∙ 조회수 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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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지속가능성은 더 이상 선택적 가치가 아닌 제도와 규제의 영역으로 진입했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한 환경 규제는 패션 기업의 생산 · 유통 구조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각 국가는 자국 산업 보호와 환경 정책의 균형을 고려한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속가능 패션 정책을 가장 선도적으로 추진하는 곳이다. 2030년까지 유럽 내 모든 섬유 제품을 순환 · 투명 · 친환경 구조로 전환한다는 목표 아래, 패션 산업 전반에 걸친 규제를 단계적으로 법제화하고 있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이어 패션 업계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제도는 ‘에코디자인 규정(ESPR)’이다.


에코디자인 규정은 섬유 · 패션 제품을 포함한 다양한 소비재를 대상으로 설계 단계부터 사용 · 폐기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에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법적 요건을 부과하는 제도다. △내구성 △재활용성 △유해물질 제한 △에너지 · 자원 효율성 등이 주요 기준으로, 과거 권고 수준에 머물렀던 친환경 설계가 시장 진입을 좌우하는 필수 요건으로 격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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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에코디자인 등 정책 선도적 추진


EU는 에코디자인 규정에 따라 ‘디지털 제품 여권(Digital Product Passport, DPP)’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2027년 이후 의류 · 신발을 포함한 주요 제품군을 대상으로 DPP가 단계적으로 의무화되며 제품의 소재 구성, 생산 이력, 수리 · 재활용 정보 등을 디지털로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공급망 투명성을 강화하고, 소비자의 친환경 선택을 제도적으로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과잉 생산과 폐기를 억제하기 위한 규제도 본격화된다. 2026년 이후 미판매 및 반품 섬유 제품의 폐기를 제한하는 규제가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며, 섬유 · 가구 · 타이어 · 매트리스 등 주요 제품군을 대상으로 환경 요건이 강화된다. 올해 8월부터는 포장재 및 폐기물 규정(PPWR) 시행에 따라 유럽에 수출되는 제품의 포장재에 대해 재활용 소재 사용 및 정보 표시 의무가 강화된다.


이와 함께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섬유 · 신발 분야로 확대한다. 2025년 10월 발효되는 폐기물 프레임워크 지침 개정안에 따라, 2027년부터 섬유 · 신발 생산자는 수거 · 재사용 · 재활용 · 폐기 비용에 대한 수수료를 의무적으로 부담해야 한다. 해당 재원은 수거 시스템 구축, 재사용 및 재활용 인프라 운영, 소비자 정보 제공, 친환경 디자인 및 폐기물 관리 연구 · 개발에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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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등 주(州) 단위 규제 확산


미국은 연방 차원의 ESG 공시 의무화가 정치적 변수로 지연되는 가운데, 주(州) 단위 규제가 지속가능 정책을 이끌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2023년 미국 최초로 ‘책임 있는 섬유 회수법’을 제정해 섬유 분야에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를 도입했다. 생산자와 수입업자가 수거 · 선별 · 재활용 비용을 부담하며, 2030년까지 집하망과 재활용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한다. 매사추세츠주는 2022년부터 의류 · 섬유의 매립과 소각을 금지하며, 지역 사회적 기업과 연계한 고용 창출 모델을 병행하고 있다.



일본 · 중국 · 호주 등 아시아 · 오세아니아 국가들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섬유 순환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일본은 빈티지 · 리셀 문화 정착과 업계 자율 중심의 로드맵을 통해 섬유 폐기물 감축을 유도하고 있으며, 중국은 국가 주도의 정책을 통해 대규모 수거 · 재활용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호주는 산업 주도형 EPR 제도를 도입해 의류 브랜드와 소매업체의 책임을 제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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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환기 진입’ 로드맵 구체화∙제도 정비 


한국도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관련 규제가 기업에 점차 반영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패션 시장의 지속가능 전략은 아직 유럽식 강제 규제 단계에는 이르지 않았지만, 점진적으로 제도와 시장 압력이 동시에 작동하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정부 차원의 직접적인 패션 규제보다는 탄소중립기본법 등 상위 법 · 정책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특히 글로벌 브랜드 · 플랫폼과 거래하는 국내 패션 기업의 경우, EU와 미국의 규제 기준을 요구받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기업은 해외 기준에 맞춘 환경 대응이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정주연 다시입다연구소 대표는 “유럽은 환경을 해치며 생산된 옷이 불이익을 받도록 제도를 설계해 패스트패션 시대를 끝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으며, 버려지는 옷을 다시 순환시키는 ‘순환 패션’ 시대로 전환을 추진 중”이라며 “주요 선진국의 기후 대응과 순환경제사회로의 진입이 가속화되면서 국내에서도 의식 있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늘고 있다. 국가 차원의 법과 제도 검토도 이어지는 만큼, 우리나라 역시 향후 5년 사이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큰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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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조용한 서스테이너블’로 변화


이처럼 지속가능성이 제도와 규제의 영역으로 이동하면서, 패션 기업의 대응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은 더 이상 전면에 내세울 마케팅 메시지라기보다, 제품과 공급망 전반에 기본값처럼 내재돼야 할 요건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은 물론 국내 패션 시장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최근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는 이른바 ‘조용한 ESG’가 확산되며, 정량적 성과를 조용히 축적하는 방식이 주류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환경 보호를 경영 전반의 핵심 가치로 삼아온 ‘파타고니아’와 같은 사례는 여전히 벤치마킹 대상이지만, ‘룰루레몬’처럼 탄소 감축과 소재 전환, 공급망 관리 성과를 꾸준히 쌓아가면서도 이를 과도한 메시지로 소비하지 않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지속가능성이 더 이상 차별화 요소가 아닌 ‘기본 조건’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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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 패션 마켓>

지속가능 패션 마켓 현주소와 넥스트 스텝은?

[지속가능 패션 마켓 ➊] 지속가능 패션 국가별 대응 방안

[지속가능 패션 마켓 ➋] 복종별 친환경의 현실

[지속가능 패션 마켓 ➌] ESG 실무자가 말하는 서스테이너블 패션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6년 3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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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zizi@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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