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열풍 ➋] SI·LF·무신사 등 패션기업, 뷰티로 시너지 '톡톡'

이지은 기자 (zizi@fashionbiz.co.kr)|2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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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기업의 뷰티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내수 부진과 글로벌 경쟁력 약화 등 국내 패션 기업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K-뷰티 열풍’이 불면서 전문 기업부터 플랫폼까지 뷰티를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모양새다. 신세계인터내셔날·LF·무신사 등이 그 주인공으로, 패션과 뷰티를 연동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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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 520억 규모 ‘어뮤즈’ 해외 매출 56%↑


신세계인터내셔날(이하 SI, 뷰티리빙부문 대표 김홍극)은 ‘어뮤즈(AMUSE)’ ‘연작(YUNJAC)’ ‘비디비치(VIDVICI)’를 통해 뷰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볼륨을 차지하고 있는 어뮤즈는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 물결을 주도하며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비건∙웰니스’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 ‘독창적인 기획력’을 앞세워 국내 소비자를 사로잡았으며, 국가별 현지화 전략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웠다. 


지난해 매출 520억원대로 성장한 어뮤즈는 올 상반기에만 전년대비 27% 증가한 32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글로벌 성과가 특히 두드러졌는데, 현재 진출해 있는 일본 · 유럽 · 동남아시아 등을 포함한 2분기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56% 늘었다. 특히 한국 다음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은 같은 기간 55%의 매출 증가율을 달성하는 등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렇게 해외에서 탄탄한 팬덤을 구축할 수 있었던 데는 ‘국가별 맞춤 특화 전략’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주요 타깃 국가인 일본은 ‘지속력’에 초점을 맞춰 상품 차별화를 꾀했다. 일본 기후 특성상 촉촉하지만 광택감과 화장이 오랜 시간 유지될 수 있는 쿠션, 립 틴트, 색조 제품을 중심으로 선보여 고객 니즈를 충족시킨 것이다. 특히 베스트셀러 ‘젤핏 틴트’는 일본 뷰티 플랫폼 ‘립스(LIPS)’에서 랭킹 1~3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와 함께 ‘도쿄 모모’ ‘사쿠라 젤리’ 등 일본 내에서만 한정 판매하는 색상을 개발했다. 또 일본 고객 사이에서 트렌드로 자리 잡은 뉴트럴 색상과 펄 제형의 립 수요에 발맞춰 기존 제품의 용량을 3분의 1 이상 줄인 ‘미니 사이즈’ 립 제품을 출시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현지화 전략 톡톡’ 큐텐 · 앳코스메 등 日 유통 장악


유통도 현지 전략에 맞춰 체계적으로 움직였다. 온라인몰에 먼저 입점한 후 드러그스토어와 버라이어티숍 등 오프라인까지 발을 넓혔다. 일본의 경우 ‘큐텐재팬’ ‘라쿠텐’과 같은 온라인몰에 먼저 들어가 입소문을 탔으며, 이후 ‘돈키호테’ ‘앳코스메’ ‘로프트’ ‘프라자’ 등 유명 뷰티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작년 10월에는 일본 트렌드의 중심인 시부야 XYZ 도쿄에서 팝업을 운영했는데, 온라인 사전 예약 3분 만에 입장 정원이 마감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이 밖에도 올해 초 일본 최대 드러그스토어 체인 마츠모토키요시그룹과 일본 내 3000개 버라이어티숍과 드러그스토어 입점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신규 진출한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 타 국가에서도 빠르게 입지를 넓힐 전망이다. 


어뮤즈 관계자는 “일본 시장에서 쌓은 성공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 K-뷰티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중동, 호주,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로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현재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한 국가별 인증, 인허가, 유통망 등 각종 제반 사항 준비부터 시장별 타깃 제품 개발을 완료한 상태”라며 “현지 고객이 선호하는 컬러와 개성 있는 패키지, 전 제품 비건 인증을 통해 신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작 · 비디비치, 제품력 앞세워 중국 · 일본 고객 잡아


고기능 스킨케어 브랜드 연작은 안정적인 국내 매출을 바탕으로 해외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베이스프렙’ ‘전초컨센트레이트’ 등 국내에서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은 제품이 글로벌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만큼,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스킨케어 뷰티 브랜드 비디비치는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한 일환으로 지난 4월 리브랜딩 작업을 완료하고, 전국 500개 올리브영 매장을 선점해 볼륨 확대에 나섰다. 해외에서는 한국과 중국 중심의 매출 구조를 일본과 미국으로 확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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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뷰티 시대” 무신사, PB부터 라이선스까지


무신사(대표 조만호 · 박준모)도 뷰티 사업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오드타입(ODDTYPE)’ ‘위찌(WHIZZY)’ 등 PB(자체 브랜드)부터 ‘레스트앤레크레이션뷰티(Rest&Recreation Beauty)’와 같은 라이선스 브랜드까지 뷰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방송인 노홍철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노더럽(No The Love)’을 론칭했다. 


글로벌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브랜드는 2023년 무신사의 첫 뷰티 PB로 등장한 오드타입이다. 오드타입은 첫 타깃 국가로 일본 시장을 선택해 현지에서 브랜드별 개성과 강점을 내세운 맞춤형 전략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일본 시장 특성상 K-뷰티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신제품 수용력이 빠른 점을 고려해 ‘언씬 벌룬 틴트’ ‘뮤트 슬릭 아이 팔레트’ ‘소 터처블 워터 블러시’ 등 신제품의 특장점을 강조해 인지도를 높였다.


제품력 강화와 더불어 오드타입은 글로벌 성장을 위한 해법으로 ‘대형 유통처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4월 앳코스메에서 팝업을 운영해 고객 반응을 확인하고, 같은 해 10월 로프트와 프라자 등 200개 이상의 매장에 입점했다. 올해는 글로벌 뷰티 박람회 ‘코스메위크 도쿄’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50개사의 글로벌 바이어와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인지도를 높였고, 지난 3월 앳코스메 매장에 공식 입점을 확정하며 유통처를 확대했다.


‘스타일바나 추가 입점’ 말레이시아 · 유럽 확장 주력


일본을 기반으로 태국, 말레이시아, 유럽까지 차례대로 발을 넓혔다. 태국의 경우 지난 5월 대형 쇼핑몰에서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운영했으며, 트렌드 수용이 빠르고 SNS 확산력이 강한 시장 특성에 따라 인플루언서 협업 등 현지 소비자와 직접적인 접점을 키울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가동했다. 


이어 지난 8월 한류와 K-뷰티 인기가 높고 오프라인 뷰티 채널의 영향력이 큰 시장인 말레이시아를 공략했는데, 동남아시아판 올리브영이라고 불리는 헬스 · 뷰티 스토어 ‘가디언즈’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해 유통망을 확장했다. 이 밖에도 K-뷰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흥 시장 중 하나인 유럽을 차기 타깃 국가로 선정하고, 지난달 글로벌 뷰티 플랫폼 ‘스타일바나(Stylevana)’에 새롭게 입점해 신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무신사뷰티 관계자는 “올해 해외 시장에서의 전략적 목표는 기존 아시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성과를 확대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진출 국가를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브랜드가 가진 고유한 콘셉트와 강점을 현지 소비자에게 맞는 방식으로 전달해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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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 아떼, 日 세키도와 한즈 등 정식 입점∙팝업 활발


LF(대표 오규식 · 김상균)는 비건 뷰티 ‘아떼(athe)’를 앞세워 패션과 뷰티 사업의 시너지를 꾀했다. 아떼는 LF가 지난 2019년 프랑스 바네사브루노 본사로부터 아떼코스메틱 글로벌 상표권을 획득하며 론칭한 첫 자체 뷰티 브랜드다. ‘전 제품 100% 비건 인증’이라는 명확한 콘셉트를 토대로 국내를 넘어 최근 본격적인 해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이미 진출해 있는 일본과 베트남 시장을 중심으로 온 · 오프라인에서 유통을 다방면으로 확장하고 있다. 


해외 진출 첫 시작으로, 지난해 9월 일본 유통업체 세키도와 손잡고 일본에 진출해 올해 1월부터 ‘큐텐재팬’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어 3월에는 로프트에 입점했고, 이후 앳코스메와 한즈 등 일본 유명 버라이어티숍에 순차적으로 들어갔다. 가장 최근인 6월에는 앳코스메 오사카 매장에서 첫 해외 팝업 행사를 열고 가챠(뽑기) 이벤트, 립밤 키링 등 ‘일본의 화꾸(화장품 + 꾸미기)’ 트렌드를 반영한 콘텐츠를 선보인 결과 일주일간 3500명 이상의 고객이 방문하는 성과를 냈다. 


현지 전용 제품도 발 빠르게 출시했다. ‘7일 프로그래밍 마스크팩 3종’은 국내에서 출시한 3가지 프로그래밍 앰플의 △미백 △진정 △모공케어 기능을 마스크팩 형태로 간편하게 구현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피부 타입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 니즈를 충족시켰다. 


베트남, 쇼피 · 틱톡서 성과… ‘특화 쿠션 개발도’


일본에 이어 베트남에도 진출했다. 아떼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 스킨케어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곳이 베트남이라고 판단해 지난해 11월 현지 유통업체 씨스토어와 총판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올 4월부터 온라인 플랫폼 ‘쇼피’와 ‘틱톡숍’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틱톡에서 현지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티저 영상을 공개했는데 해당 콘텐츠가 평균 조회수 20만회를 기록했고, 쇼피에서도 운영 3개월 만에 팔로워가 2만명이 넘었다. 올 하반기에는 오프라인 채널 하사키에서도 브랜드를 전개할 계획이다. 


베트남에서는 자외선 지수를 고려해 선에센스, 선크림, 립글로이밤 등 시그니처 제품을 먼저 제안했다. 또 고온다습한 기후에는 피부에 무언가를 덧바르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가벼운 질감의 베트남 시장 전용 쿠션을 개발 중이며, 연내 출시 예정이다. 프로그래밍 앰플 등 고기능 제품군도 순차 출시할 계획이다.


아떼 관계자는 “현재는 일본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온 · 오프라인 시장에 진입하며 셀인 매출이 발생하고, 셀아웃도 점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영국의 K-뷰티 편집숍 ‘퓨어서울’에 추가 매장을 오픈하고 대만 라이브 커머스 확대, 코스트코 입점을 위한 PO 대응 등 해외 채널 성과가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어 아시아 주요 거점을 시작으로 유럽 · 북미 등 글로벌 무대를 넓혀 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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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기반 이스트엔드, 신규 ‘비노트’로 월 1억 


론칭 전부터 글로벌 비즈니스를 선제적으로 추진한 브랜드도 있다. 패션 브랜드 ‘시티브리즈’ ‘아티드’ 등을 운영하는 이스트엔드(대표 김동진)의 코스메틱 브랜드 ‘비노트(B’note)’다. 올해 6월 공식 론칭한 이 브랜드는 신규 주자임에도 차별화된 프리미엄 솔루션 등 탄탄한 제품력을 바탕으로 월매출 1억원을 바라보며 해외에서 러브콜을 잇달아 받고 있다. 


단순히 ‘한국 브랜드’라는 이미지에 머무르지 않고, 객관적인 임상 시험 결과와 소비자 후기를 통해 제품 효과를 증명하며 글로벌 고객에게 다가간다. 비노트의 ‘물톡스 앰플’이 그 예로, K-고기능성 앰플로 입소문을 타며 공개 두 달 만에 일본 로프트로부터 입점 제안을 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온라인을 주력으로 하는 큐텐과 앳코스메에도 입점할 예정으로, 온 · 오프라인 채널을 함께 확장할 계획이다.  


타깃 국가는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인도네시아 진출을 목표로 수출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은 프리미엄 스킨케어 시장에 맞춰 임상 데이터와 과학적 스토리텔링을 강조할 예정이다. 가격은 아마존 기준에 맞추고, 유통은 아마존 FBA와 전문 리테일 협업으로 옴니채널을 구축할 전망이다. 


‘프리미엄 이미지 어필’ 해외 선진출 전략 눈길


일본의 경우 로프트 등 편집숍을 중심으로 진출하고, 가격은 중고가 라인으로 접근성을 확보하는 형태로 나아간다. ‘데일리 앰플 루틴’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드러그스토어 채널 확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동남아시아는 더운 기후 특성에 맞춰 산뜻한 제형과 미백 · 진정 등을 강조해 차별화를 꾀한다. 가격은 중저가로 포지셔닝하고, 유통은 라자다 · 쇼피 등 로컬 이커머스 플랫폼에 집중한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할랄 인증 확보가 핵심이기 때문에 이를 패키지와 라벨에 명확히 표시할 예정이다. 동남아시아와 동일하게 중저가대로 가격을 설정함과 동시에 프로모션 세트를 통해 객단가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해외 시장은 우선 앰플 단품으로 진입한 후 크림과 토너 패드 등으로 확장하는 라인업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국에서는 ‘슬로에이징’ 이미지로 내세우고 있지만, 타 국가에서는 현지 타깃에 맞는 현지 소비자 공감 키워드로 나아간다. 


비노트 관계자는 “이번 스킨케어 라인의 성공적인 론칭을 기반으로, 색조 화장품 영역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라며 “이를 통해 기존의 패션 브랜드들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며, 뷰티 사업 내 입지를 공고히 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어 “해외에서 제품 효능 신뢰 구축과 유통 채널 확대, 인플루언서 협업 등으로 K-뷰티 대표 고기능성 앰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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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10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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