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열풍 ➊] 메디큐브·아누아 등 전문기업, 글로벌 사로잡은 비결은?

서유미 기자 (tjdbal@fashionbiz.co.kr)|2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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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마켓에서 K-뷰티의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국내에서 입지를 굳힌 뒤 해외로 나가는 것이 공식이었지만, 최근에는 “국내 뷰티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여서 글로벌로 먼저 가는 것도 방법”이라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가 늘어나는 추세다. 따라서 신생 브랜드들은 해외에서 성장한 뒤 국내에 역진출하기도 한다.


현재 K-뷰티의 성장을 대표하는 메인 플레이어들은 거침없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에이피알은 상장 후 불과 1년 반 만에 시가총액을 4배 이상 성장시키며 업계에서 기업가치 급상승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아누아’는 전체 매출의 90%를 해외에서 일으키며 ‘더블 클렌징’이라는 K-뷰티식 스킨케어 문화를 제안했고, ‘라카’는 일본에서 ‘누구를 위한 화장품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보편성과 자기 표현을 강조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K-뷰티 브랜드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어떤 차별화를 실현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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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큐브, ‘제로모공패드’ 앞세워 美 · 日 공략 적중


에이피알(대표 김병훈)의 ‘메디큐브’는 뷰티와 뷰티 디바이스 두 축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성장 전략을 구축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016년 대표 제품 ‘제로모공패드’ 출시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아 2025년 5월 기준 국내외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했다. 디바이스 부문에서도 ‘에이지알’ 누적 400만개, ‘부스터 프로’ 단일 제품 150만개 이상 판매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메디큐브는 미국, 일본, 중화권 등을 핵심 거점으로 글로벌 성장을 추진했다. 미국에서는 ‘울타 뷰티(ULTA Beauty)’ 진출에 성공했고, 일본은 온라인 프로모션 후 오프라인 채널로 확장하는 전략으로 현지화에 성공했다. 국가별 피부 특성에 맞춘 제품 선별, 합리적 가격 정책, 인기 셀럽과의 협업이 마케팅 핵심이었다. 특히 세계적 모델 헤일리 비버가 에이지알을 사용하는 모습을 틱톡에 공개하며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온라인 중심 직접판매 전략에서 시작해 최근 B2B 유통 확장과 현지 유통사 협업을 통해 성장세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큐텐 메가와리 프로모션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드러그스토어 · 버라이어티숍으로 확장 중이며, 미국은 울타 뷰티 입점을 확대하며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해외 매출 78% 차지’ 10개국에 유통망 구축


2017년 일본 법인 설립 이후 미국과 중화권 등 10개국에 현지 법인과 유통망을 구축했고, 2024년부터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2025년 2분기 해외 매출 비중은 78%로 증가했으며, 미국 시장에서는 2023년 이후 7분기 연속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아마존 프로모션에서 ‘제로모공패드’가 뷰티 카테고리 1위를 달성하며 글로벌 톱100에 진입한 점도 눈에 띈다.


독자적 R&D, 균형 있는 온 · 오프라인 유통, 국가별 소비자 특성에 맞춘 마케팅 등을 기반으로 유럽 · 중동 · 남미 등 신규 지역 확장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임상시험 데이터와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부터 생산과 검증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전략은 글로벌 소비자 충성도와 재구매를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다.


메디큐브 관계자는 “국제 규제 강화와 문화 차이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능력 또한 중요하다”라며 “친환경 기준과 안전성에 맞는 제품 개발과 체계적 인증 절차 확보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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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고공행진’ 아누아, 연간 평균 250%↑


더파운더즈(대표 이선형 · 이창주)의 ‘아누아’는 2021년 본격 해외로 진출해 K-뷰티 브랜드 최초로 북미 아마존 클렌징오일 카테고리 1위를 기록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전체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발생하며, 미국 · 일본 · 영국의 주요 드러그스토어(Ulta Beauty, Boots) 입점과 아마존 · 큐텐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K-뷰티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클린 뷰티를 강조하는 미국을 첫 발판으로 삼아 온라인 중심 유통 구조를 활용해 신생 K-뷰티 브랜드가 오프라인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점을 역으로 보완하며 팬층을 확보했다. 해외 소비자를 겨냥한 전략적 차별화는 ‘이중 세안법’이다. 클렌징 오일과 클렌징 폼을 활용한 저자극 · 강력 세정 루틴을 제안하며 브랜드만의 스킨케어 문화로 자리 잡았다.


아누아는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과 브랜드 경험 마케팅을 지속 강화하며 K-뷰티 신흥 시장 확장에 따른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우수한 원료를 사용한다는 것을 강조해 ‘원료가 주는 효능과 효과’를 콘텐츠화해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게 접근했다. 온라인 중심 유통 구조를 기반으로 팬층을 확보하고, 오프라인 드러그스토어나 주요 리테일과 연계하며 브랜드 접점을 다각화했다.


또한 글로벌 IP 보호 시스템을 통해 위조품 문제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며, 신뢰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통합적 접근은 단순한 판매 확대를 넘어 장기적으로 브랜드 자산을 축적하는 기반이 되며, 향후 북미와 아시아를 넘어 유럽 · 중동 등 신규 시장 진출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더파운더즈 관계자는 “개인 역량과 협업 능력 결합에 집중하는 ‘더 파운더즈 웨이’라는 조직 문화를 중심으로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힘쓰고 있다”라며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속에서 유연한 대응과 성장을 위해 올해 100명 이상의 경력직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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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카, 2018년 일본 론칭 후 누적 매출 170억 


라카코스메틱스(대표 이지철)의 ‘라카’는 지난 2018년 일본 큐텐에 론칭했다. 일본을 시작으로 글로벌에 진출해 2025년 7월 기준 일본 누적 매출 170억원을 기록하며 현지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년대비 상반기 매출은 250% 증가했으며, 2023년 3분기 매출 125억원 중 해외 매출이 70%를 차지한다. 일본 온라인 채널에서 45% 이상의 매출이 발생하며 ‘프루티 글램 틴트’는 누적 판매 100만개를 넘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라카는 일본 젠더 뉴트럴, 비건, 미니멀리즘 등 트렌드에 부합하는 브랜드 철학을 기반으로 온라인 중심 마케팅에서 오프라인 편집숍 입점과 옴니채널 전략까지 확장했다. 매장 경험 선호와 온라인 재구매 패턴을 고려해 채널별 역할을 최적화하고, 로프트 등 오프라인 2000개 매장과 주요 온라인몰을 연계하며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을 동시에 확대했다.


성장 과정에서 글로벌 규제 차이, 유통 구조, 현지 소비 습관 변화 등 불확실성에도 철저한 현지 인증과 파트너사 협력을 통한 테스트 론칭, 온 · 오프라인 채널 분산 운영으로 안정적 시장 안착을 도모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8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하며 글로벌 브랜드 경험 마케팅을 강화했다.


라카 관계자는 “글로벌 성공은 단순 K-화장품이 아니라, 각 브랜드가 가진 독창적 스토리와 철학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소비자가 자신의 정체성과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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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분에디터, 아시아 ~ 북미 해외 매출 460% 성장


올리브인터내셔널(대표 이진호)의 ‘성분에디터’가 글로벌 무대에서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3년 첫 해외 진출 당시 50억원 규모였던 매출은 지난해 280억원까지 확대되며 1년 만에 460% 성장률을 기록했다.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 보기 드문 속도로, K-뷰티의 신흥 모델로 주목된다.


이 브랜드는 ‘성분제일주의’ 스킨케어를 표방하며 피부 고민별 맞춤 솔루션을 내세운다. 올리브영 내 카테고리 1위를 기반으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했고 미국에서는 현지 트렌드에 맞춘 제품 선별, 가격 현지화, 인플루언서 협업 마케팅 등을 병행해 단기간에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특히 북미에서는 SNS 바이럴을 중심으로 확산되며, 아마존 루키 어워즈 수상과 마스크팩 카테고리 1위 달성이라는 성과를 냈다.


주요 전략은 ‘온라인 인지도 확보 → 오프라인 확장’ 구조다. 아시아에서는 그린토마토 앰플을 중심으로 인지도를 넓히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콜라겐 마스크팩이 강력한 반응을 얻어 주요 리테일에 진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는 올리브영 성공 사례가 아시아 진출의 디딤돌이 됐고, 미국 시장에서는 SNS와 현지화 전략이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산업적 시사점도 크다. 성분에디터는 검증된 기능성과 합리적 가격대를 앞세워 2030세대에게 신뢰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동시에 글로벌 시장별 규제 환경에 대응하고 유통 채널 다변화를 추진하며 리스크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향후 아시아와 북미 성과를 기반으로 러시아 · CIS, 유럽, 중동, 남미 등으로 진출해 K-뷰티 수출 구조 다변화와 신흥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성분에디터 관계자는 “글로벌 성공을 위해서는 빠른 트렌드 대응과 검증된 제품력이 필수”라며 “트렌드 선점, 재구매, 브랜드 신뢰는 모두 제품력에서 비롯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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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10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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