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산업 AI시대➊] 럭셔리~SPA 패션 AI 도입 경쟁, “쩐의 전쟁 시작”

정해순 객원기자 (haesoon@styleintelligence.com)|25.04.11 ∙ 조회수 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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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메타의 창립자인 마크 저커버그가 AI 기간시설을 위해 수백 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AI 테크놀로지는 전 세계적으로 핫한 이슈가 되고 있다. 패션시장에서 AI의 규모(AI를 통해 창출되는 가치)는 2025년 4조2200억원에서 2037년 267조2000억원을 초과할 전망이며 연평균 40.6%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Research Nester). 이처럼 초고속 성장이 예상되는 AI 테크놀로지는 벌써부터 패션산업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대형 패션리테일러부터 럭셔리 하우스까지 AI에 대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인디텍스는 지난해 3월 기술적 통합과 그룹 내 온라인 플랫폼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2조72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발표했는데, AI에 대한 투자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글로벌 넘버원 럭셔리 그룹인 LVMH는 지난 한 해 동안 AI 스타트업에만 436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AI는 소비자와 산업 데이터에 접근 가능한 루트이면서 더욱 효율적인 운영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등 현재 가장 혁신적인 기술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패션산업은 2030년대를 향해 혁명적인 미래를 꿈꾸면서 AI와 함께하는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


패션은 이제 AI와 공생관계… 투자 가속화  


유럽 최대의 이커머스 패션 플랫폼인 잘란도(Zalando)는 AI툴(Zalando Assistant, Trend Spotter, Algorithmic Fashion Companion, Virtual Fitting Room)을 사용해서 사업 전체에서 AI를 포용하고 있다. 


미국의 대형 리테일러인 타깃(Target)은 유저가 사진을 찍고 상품을 설명하면 이와 유사하거나 매칭되는 아이템을 비주얼 검색을 통해 찾아주는 모바일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덴마크 패션 브랜드인 가니(Ganni)는 챗GPT 사용으로 영감을 얻은 컬렉션과 AI 아티스트를 고용해서 만든 패션쇼를 운영하기도 했다.


특히 생성형 AI 모델이 부상하기 시작하면서 패션 부문에서 AI는 급격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AI 툴은 애널리틱스를 넘어 가상패션 디자인, 상품설명, 현실적인 아바타 등 디자인, 마케팅, 생산 및 서플라이 체인 관리 등에 광범위하게 응용되는 등 더욱 어려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AI는 놀라운 혁신과 효율성으로 패션산업에 새로운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패션산업 AI시대➊] 럭셔리~SPA 패션 AI 도입 경쟁, “쩐의 전쟁 시작” 1434-Image서플라이 체인 및 재고 관리 향상


잘 팔리는 상품을 정확한 시점에 필요한 곳에 제공하는 것은 서플라이 체인 관리에서 가장 큰 임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과잉생산과 악성재고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AI가 활용되고 있다. 


AI를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및 PLM(Product Lifecycle Management) 소프트웨어와 연계해서 자동적으로 재고량을 추적하고 분석해서 실시간으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세일즈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수요를 예측해서 보충 수량을 결정할 수도 있다. 현재 이와 관련한 주요 AI 툴은 에디티드(EDITED), 스캔딧(Scandit), 피시볼(Fishbowl) 등이 있다.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관리회사인 리&펑(Li & Fung)은 AI를 사용하는 디지털 서플라이 체인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서 리테일러(리&펑의 고객)와 서플라이어를 실시간으로 연결함으로써 소싱, 생산, 공급 등 전 과정에 가시성과 투명성을 제공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데이터 분석은 리테일러의 의사결정, 예측, 재고관리를 향상시켜 좀 더 반응적 운영이 되도록 한다.


더욱 정확한 패션 트렌드 예측 가능해져 


미래 트렌드를 예측하기 위해 기존에는 패션 지식과 직관, 과거의 데이터를 사용했지만 현재는 AI가 이를 대신하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한 트렌드 예측은 예측형 분석과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해서 소셜미디어, 디지털미디어, 패션쇼, 온라인 리뷰, 매출 기록, 검색 등의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찾아내서 트렌드를 예측하게 된다. 


이를 통해서 소비자 사이에서 떠오르는 트렌드, 인기 있는 스타일, 컬러, 원단, 패턴 등은 물론 구매행동과 시장 변화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툴은 휴리텍(Heuritech)으로, AI를 기반으로 한 시각인식 테크놀로지와 예측모델을 사용해서 사람들이 무엇을 입는지를 브랜드들이 수량화하고 예측할 수 있도록 해 준다.


H&M은 트렌드를 분석하고 예측하기 위해서 200여 명의 데이터 과학자를 고용하고 있으며 AI 알고리즘을 사용해서 검색엔진과 블로그 등에서 패션 트렌드 데이터를 얻게 된다. 또한 고객들의 구매패턴과 매장 트렌드를 추적해 수요를 찾아낸다. 이를 바탕으로 상품의 오더양과 시기는 물론 배송해야 할 매장까지 결정하게 된다. 이처럼 수요와 데이터 위주의 기획 및 바잉은 과잉생산을 5~15%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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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화 서비스 강화와 사이즈, 핏 맞춤 추천


AI는 이제 고객 서비스의 주요 툴로 들어오고 있다. 브랜드들은 챗봇이나 비주얼 검색,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등을 사용해서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이나 사이즈를 고를 수 있고 쇼핑하는 동안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반품을 줄이고 구매전환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을 강화할 수 있다.


챗봇과 가상 도우미는 NLP(Natural Language Processing)를 통해 개인화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영국의 패션 리테일러인 넥스트(Next)를 비롯해 H&M, 프라다, 버버리, 구찌 등의 럭셔리 하우스들도 AI 챗봇을 운영하고 있다. 챗봇은 수천 개에 달하는 고객문의에 일관성 있게 답변할 수 있으며, 고객들에게 스타일링 팁과 상품 추천을 할 수 있어서 고객 서비스의 간소화와 개인화에 기여한다. 이 부문의 주요 툴로는 오픈AI, 다이아로그플로(Dialogflow), 라사(Rsa) 등이 있다.


또한 AR을 이용한 가상착용과 사이즈 추천도 브랜드들이 집중하는 부분이다. 대표적인 케이스는 나이키핏(Nike Fit)앱으로 스마트폰으로 발을 스캔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확하게 맞는 스니커즈 사이즈를 찾을 수 있고 가상 착용도 가능하다. 자라와 ASOS도 AR 스캐닝을 통해 사이즈와 핏을 추천하고 있으며, 잘란도는 여기서 한 걸음 나아가서 고객의 신체 치수를 사용한 아바타를 만들어서 가장 잘 맞는 옷을 추천하는 가상 피팅 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잘란도는 하의류의 반품을 40%나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기획과 디자인 프로세스 60~70% 단축  


AI는 또한 디자인과 상품개발에서도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실제로 디자인을 하기도 하고 원단을 결정하기도 하며 가먼트를 3D로 시뮬레이션하고 심지어 가상 패션쇼를 보여주기도 한다. AI 패션디자인 툴은 창의적인 과정을 간소화하는 것은 물론 디자인을 좀 더 개선하고 시각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을 제공한다. 아이다(AiDA)는 무드보드(인스피레이션을 모은)와 스케치를 바탕으로 디자인을 만들어 내는 것을 지원하는 AI 툴로서 디자인 프로세스를 60~70% 단축하게 된다.


푸마는 AI를 이용한 디자인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AI를 사용해서 2000년대 모델(Puma Inhale)을 재해석한 디자인의 스니커즈(Inverse)를 소개한 데 이어 축구 팬(맨체스터 시티)들이 자신이 원하는 드림 유니폼 키트를 디자인할 수 있도록 하는 AI 툴인 푸마 AI 크리에이터(Puma AI Creator)를 론칭했다. 현재 디자인은 공모 중이며 수상작은 2026 · 2027 시즌용 공식 키트로 선정된다. 


디자이너 브랜드인 콜린스 스트라다(Collins Strada)는 2024 S/S 에서 AI를 활용한 컬렉션을 선보여서 주목을 받았다. 이전의 모든 컬렉션 룩을 AI 시스템에 업로드하고 이를 혼합하고 다시 정제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 냈다. 이 외에도 테크놀로지를 적극 도입하는 것으로 유명한 발렌시아가는 AI 알고리즘의 도움으로 제작된 프린트의 후드와 티셔츠를 현재 온라인몰에서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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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광고, 전통 제작 방식 대비 90% 저렴 


프라다, 몽클레르, 발렌티노, 에트로, 망고, 판도라, 리볼브(Revolve) 등은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사용해서 광고를 만드는 등 AI의 창의성을 테스트하고 있다. AI는 모델과 시즌 광고는 물론 인플루언서까지 그 사용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망고는 지난해 7월 허깅 페이스(Hugging Face)의 기술로 AI 모델을 사용해 광고를 만들었으며, 프라다는 GPT-3의 언어모델을 사용해서 생성한 이미지로 향수(Prada Paradoxe) 광고를 진행했다. 또한 발렌티노의 에센셜 광고, 몽클레르의 아트오브지니어스(Art of Genius) 광고, 지스타로(G-Star Raw)의 AI 데님케이프 광고 등은 모두 AI 이미지로 생성했다.


 이 외에도 나스 코스메틱(Nars Cosmetics)은 가상인플루언서(Power Players)를 개발했는데, 이는 에픽게임스의 툴(Unreal Engine 5)을 사용해서 인하우스에서 개발한 디지털 아바타다. 이러한 가상 인플루언서는 AI를 통해 현재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인 다양성을 포용할 뿐 아니라 일반(사람) 인플루언서가 하지 못하는 상호 교류가 가능하다고 한다.


이처럼 패션기업들이 AI 이미지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은 젊은 고객들의 반응을 테스트하는 것 외에도 전통적인 방식의 광고촬영에 비해서 비용이 크게 줄어드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포토그래퍼, 모델, 메이크업 아티스트, 헤어 담당, 스타일리스트 등이 필요한 촬영에 비하면 AI 광고는 프로세스가 단순하고 간단하며 제작 기간도 비교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짧다. AI 광고 제작 비용은 전통적인 방식에 비해 90% 이상 저렴하다.


AI 알고리즘 활용, 정품 확인 과정에도 기여 


럭셔리와 프리미엄 리세일 시장은 2030년까지 94조5000억~145조4000억원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McKinsey) 정품 확인은 시간과 인력이 많이 드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스탁엑스(StockX)는 11개 정품 확인 센터에서 300여 명이 일하며 베스티에르 컬렉티브(Vestiaire Collective)는 60명이 600페이지에 달하는 핸드북을 참고로 정품 확인을 한다.


하지만 이제는 AI가 결합함으로써 정품 확인 과정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기존에는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대상 아이템의 디테일한 이미지를 수작업으로 대조하던 것이 AI 알고리즘으로 전환된 것이다. 현재 스탁엑스는 럭셔리 핸드백의 정품 확인을 위해서 엔트러피(Entrupy)의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베스티에르 컬렉티브는 머신러닝 베이스의 알고리즘과 AI 시스템을 사용하는 한편 상품 설명서 번역에는 클라우드(Cloud Translation API)를 사용한다. 리얼리얼(TRR, The RealReal)은 여러 단계를 거치는 진품 확인 과정에서 머신러닝 델인 실드(Shield)와 비전(Vision)을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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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대한 우려? 저작권, 윤리성, 창의성

패션산업에서 AI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AI는 엄청난 규모의 소비자 데이터에 의존하고 있는데 개인의 데이터가 어떻게 수집되고 보관되며 사용되는지가 불투명하다. 설상가상으로 생성형 AI에서 차별적인 패턴이 포함된 데이터셋을 통해 학습할 경우 편견이 계속될 수 있다. 이는 생성된 디자인이 특정 인종과 세대를 불공정하게 보여주는 등의 윤리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특히 심각한 것은 생성형 AI의 결과물(디자인 등)에 대한 저작권의 모호성이다. 일반적으로 생성형 AI는 저작권을 가진 기존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AI가 그 자료와 유사한 결과물을 생성해 냈을 경우 잠재적으로 저작권 침해의 우려가 있다. 하지만 AI가 ‘작가’로서 간주될 수 있는지는 현행법률상 불확실하다. 관련된 예로 쉬인은 AI 알고리즘으로 만든 디자인에서 다른 아티스트와 디자이너의 디자인이 거의 모조 수준으로 상품화돼 이에 대한 법적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 AI 규제 “AI 생성 콘텐츠 표기 의무화”


AI의 사용으로 ‘알고리즘 모노컬처(algorithmic monoculture)’의 가능성도 대두된다. 여러 다른 회사나 기관들이 동일한 또는 매우 유사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중요한 결정을 하게 되며 이는 획일화된 결과를 만들고 잠재적으로 시스템적인 편견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AI 알고리즘이 패션 부문에서 디자인과 마케팅을 운영하게 되면 대부분의 스타일과 트렌드가 매우 유사해지고 혁신이나 다양성이 제한된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상상력의 종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난해 2월 유럽의회는 세계 최초로 AI 개발과 사용을 규제하는 법률안(European Artificial Intelligent Act)을 승인했고 2024년 8월 1일 자로 효력을 발휘했다. EU 내에서 운영하는 브랜드는 AI 생성 콘텐츠임을 분명히 명기해 고객들에게 AI로 만들어진 것을 밝혀야 한다. 이 법률에 따르면 AI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사용한 학습데이터(training data)를 공개해야 한다. 이를 통해 소유자의 허락 없이 지적재산권 법률에 보호되는 이미지와 디자인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2023년 10월 AI 사생활, 자본, 시민권에 대한 우려에 대해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하지만 유럽에 비해 규제는 매우 제한적이어서 그 의미가 크지는 않다. 아직 지적소유권과 윤리적 문제 등의 이슈를 안고 있기는 하지만 AI는 패션산업을 변모시키는 힘과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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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패션산업 AI시대 기사 보기>

패션산업, AI로 레벨업 기술과 패션의 만남

[패션산업 AI시대➊] 럭셔리 ~ SPA 패션AI “쩐의 전쟁 시작”

[패션산업 AI시대➋] CASE. LVMH / 리바이스 / 인디텍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4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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