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혜은 로제패턴실 대표 · 이하늘 패션큐브 샘플사, K-제조 현주소는?

이유민 기자 (youmin@fashionbiz.co.kr)
26.05.11 ∙ 조회수 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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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여혜은 로제패턴실 대표 · 이하늘 패션큐브 샘플사, K-제조 현주소는? 43-Image


여혜은 로제패턴실 대표

오직 실력으로 평가받는 모델리스트 '매력적'


‘나체’ ‘커마웨어’ ‘써저리’…. 현재 국내 패션 신(Scene)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컬렉션 론칭 전 반드시 거쳐 가는 관문이 있다. 바로 여혜은 대표가 이끄는 ‘로제패턴실’이다. 이곳은 단순한 패턴 제작을 넘어 완제품 생산과 납품에 이르는 전 공정을 책임지는 전문가형 스튜디오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로제패턴실이 내로라하는 디자이너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비결은 전통적인 수작업 방식과 3D 클로(CLO)와 캐드(CAD) 등 디지털 기술을 유연하게 접목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의 추상적인 상상과 의도를 가장 정확한 ‘현실’의 실루엣으로 구현하고 있는 로제패턴실은 오늘도 핫한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그녀의 작업실을 두드리고 있다.


현재 로제패턴실은 브랜드들의 패턴 작업을 넘어 의류 제작 전반을 아우르는 ‘제작 프로모션’과 자체 러닝 브랜드 운영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비즈니스 볼륨을 빠르게 키워 가고 있다. 이곳을 이끄는 여혜은 대표는 ‘최연소 명장’이라는 타이틀이 증명하듯이 젊은 감각과 실력을 동시에 갖춘 인물로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최연소 명장’ 첫 시작은 국비 지원 학원으로


여 대표의 첫 시작은 국비 지원 패턴 봉제 학원이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시작한 옷 판매 아르바이트에서 적성의 한계를 느낀 그녀는 우연히 찾은 학원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평소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즐겼던 그녀는 패턴에 빠르게 매료됐다. 


하지만 실무의 벽은 높았다. 여 대표는 “당시 패턴사로 입문하고 싶었지만 취업의 문턱이 아주 좁았다. 포트폴리오를 들고 전국의 패턴실을 직접 발로 뛰며 문을 두드렸지만, 돌아오는 것은 거절뿐이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때 그녀의 가능성을 알아본 이가 바로 당시 지역에서 손꼽히던 패턴사, 파마스의 장병권 실장이었다.


장병권 실장 밑에서 남성복과 여성복, 입체 드레이핑을 넘나들며 5년간 혹독하게 실력을 쌓은 그녀는 2017년, 26세라는 젊은 나이에 ‘로제패턴실’을 창업했다. 업계의 보수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그녀는 실력으로 증명했다. 다른 패턴실에서 불가능하다며 고개를 저었던 고난도의 패턴을 수작업과 가공 기법으로 풀어내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고난도 패턴 불가능? NO! 핫 브랜드 잡아


여 대표는 “디자이너들이 원하는 까다로운 디테일을 어떻게든 찾아내 구현해 주는 과정이 정말 즐거웠다”라며 “입체 드레이핑 강점을 살려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들이 쌓이면서 시장에서 빠르게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여혜은 대표의 시선은 이제 개별 사업의 확장을 넘어 K-제조 산업의 지속가능성으로 향하고 있다. 그녀는 현재 업계의 시급한 과제인 ‘젊은 인재 양성’에 심혈을 기울인다. 효율적인 교육 매뉴얼을 구축해 후배들이 현장에서 빠르게 실무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패턴사는 단순한 직업 그 이상이라고 답했다. 그녀는 “패턴사는 기술만 있다면 은퇴 없이 평생 현역으로 뛸 수 있는 최고의 전문직이다. 편법이나 인맥이 통하지 않는, 오로지 ‘실력’으로만 검증받는 이 세계가 매우 매력적이다. 성취감과 경제적 보상이 확실한 이 직업에 더 많은 젊은 인재들이 도전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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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늘 패션큐브 샘플사

숙련된 샘플사의 길, 기회 열려 있는 ‘블루오션’


디자이너의 스케치와 작업 의뢰서를 바탕으로 시제품을 제작하는 전문가 ‘샘플사’. 단순한 재봉을 넘어 디자이너의 의도를 정확히 읽고 옷의 구조를 설계하는 역할을 맡는다. 패션큐브 소속 이하늘 샘플사는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며 업계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인물이다. 작업의 난이도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의뢰를 해결해 나가며 현재는 해외 글로벌 브랜드도 그의 작업실을 찾고 있다.


이하늘 샘플사는 비교적 어린 나이임에도 일반 의류 봉제는 물론 무봉제 작업, 무용복, 데님, 특수 봉제 등 폭넓은 작업을 소화하고 있다. 단순 제작을 넘어 구조를 이해하고 구현하는 데 강점을 보이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했다.


그녀의 출발은 의외로 빨랐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직접 브랜드를 론칭했지만 곧 현장 실무 역량의 한계를 체감했다. 이후 방향을 바꿔 공장으로 들어가 허드렛일부터 시작하며 실무를 익혔다. 몇 개월간 현장을 오가며 경험을 쌓았고, 특수복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지닌 패션큐브 마스터에게 기술을 배우며 기반을 다졌다.


‘어려울수록 정면 돌파’ 독보적인 경쟁력 가져


이 과정에서 단순 기술 습득에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작업을 펼쳐나갔다. 다양한 의뢰를 통해 새로운 제작 기법을 시도하고 까다로운 작업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며 실력을 끌어올렸다. 현재는 복잡한 구조의 의류나 특수 작업도 안정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수준에 이르렀다.


특수 장비 활용 능력 역시 그의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남들이 어렵다고 피하는 작업도 하나씩 해결하다 보면 다음에는 더 빠르게 풀 수 있게 된다”라며 “그 과정에서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그 자체를 즐기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과정이 작업 효율과 완성도를 동시에 높이는 기반이 됐다.


그가 수행한 작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로는 해외 글로벌 브랜드로부터 의뢰받은 ‘디스플레이용 마네킹 커버’ 제작이었다. 국내에서 작업 가능한 업체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특수한 형태였지만, 일단 부딪혀보자는 생각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특수복까지 핸들링, 글로벌 브랜드 러브콜까지


해당 작업은 일반 의류와 달리 마네킹의 굴곡에 빈틈없이 밀착돼야 했기 때문에 기존 패턴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마네킹 위에 직접 광목을 대고 입체 패턴을 여러 차례 수정했으며, 원단의 신축성과 곡선의 미세한 차이까지 계산하며 수십 번의 시행착오를 거쳤다.


그는 “마네킹에 정확히 맞는 결과물이 나왔을 때 그동안 쌓아온 기술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특히 다량의 샘플 제작을 병행하며 납기를 맞추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책임감을 갖고 끝까지 완성해 냈다”라고 말했다. 이 작업으로 기술적 성취와 동시에 실무자로서의 책임감을 다시 확인한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하늘은 샘플사라는 직업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는 “국내 봉제 인력의 고령화와 감소로 위기를 이야기하지만, 오히려 숙련된 기술을 가진 인력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술을 쌓아가면 전문가로서의 가치와 기회가 함께 따라오는 분야”라고 말했다. 




<K-제조 산업>

➊ 위기 속 국내 제조 산업,OEM → ODM 구조개편 반드시

➋ INTERVIEW WITH 여혜은 로제패턴실 대표 · 이하늘 패션큐브 샘플사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6년 5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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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민 기자  youmin@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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