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액티브시니어 앙케트➋ 여전히 오프라인 · 홈쇼핑 강세
<패션비즈>가 최근 급격하게 소비의 핵심 세대로 두각을 보이고 있는 GG세대들의 패션 소비를 알아보기 위해 소비자 앙케트를 진행했다. 이번 설문에는 55세부터 74세(1955~1970년생) 총 120명이 참여했다. 1961~1965년생(51.7%), 1966~1970년생(29.3%), 1956~1965년생(12.1%), 1951~1955년생(6.9%)로 5070세대 중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대인 50대 후반부터 60대까지의 답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들의 쇼핑 패턴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온 · 오프라인 쇼핑 이용 경험에 대해 물었다. 설문에 응한 GG세대 65.5%는 오프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중 절반이 아울렛에서 패션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뒤이어 주요 백화점(23.7%), 가두 매장(10.5%), 용산아이파크나 스타필드 같은 복합몰(5.3%) 순으로 나타났다. 소수지만 편집숍 · 빈티지숍 등을 이용한다는 의견도 있다.
온라인 채널 이용 현황에서는 47.6%로 홈쇼핑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한 설문조사 답변자는 “퇴근 후 주로 홈앤쇼핑이나 CJ온쇼핑 채널 등을 자주 보는 편이다. CJ온쇼핑의 경우 젊고 감각적인 아이템을 소개하는 사례가 많고 대기업이라는 네임밸류가 있어 신뢰를 갖고 구매한다”라고 답했다.
오프라인 ‘아울렛’, 온라인 ‘홈쇼핑’ 1위 차지
홈쇼핑에 이어 쿠팡 · 네이버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종합몰이 23.8%로 2위를 기록했으며, 신세계 · 롯데 · 현대백화점에서 운영하는 백화점몰(9.5%), 무신사 · 포스티 등과 같은 패션 플랫폼(9.5%)이 각각 3위와 4위를 기록했다.
GG세대 시니어들은 패션 의류 구매에 어느 정도 투자할까. ‘한 달 패션 소비 금액’에 대한 질문에 절반 가까운 49.2%가 30만원 미만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3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39%), 100만원 이상 200만원 미만(10.2%), 20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1.6%) 순으로 집계됐다. 과거 <패션비즈>에서 진행했던 ‘Z세대 온라인 앙케트’편 Z세대 의류 소비 금액과 비교해 볼 때 금액 단위가 확연히 차이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Z세대 한 달 패션 소비 금액에서 가장 높은 금액대인 50만원 이상을 소비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2.1%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니어의 경우 그보다 높은 100만원 이상 소비한다는 비율이 11.8%로 나왔다. 이는 오랜 기간 자산을 축적해 오고 자신을 가꾸기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 66세대 문화가 더해져 다른 세대에 비해 소비 금액이 높으며, 가성비부터 가심비까지 폭넓게 구매하는 성향이 있어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짐작해 볼 수 있다.
의류 구매 시, 디자인> 가격> 소재 순
또 의류 구매가 총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물음에서는 GG세대 52.5%가 10% 미만을 선택했는데 패션 이외에도 타 카테고리 소비가 많기 때문이다. 이는 1년간 의류 구매 개수에서도 엿볼 수 있다. 10벌 미만과 10벌 이상 30벌 미만으로 구매한다는 비율이 전체 91.5%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설문에 참여한 한 여성 시니어는 “사람마다 살아가는 방식이나 자기를 사랑하는 방법이 모두 다르다. 나는 패션 아이템을 많이 구매하는 편이지만 내 주위에는 패션에 관심 없고 골프, 뷰티, 차량 등에 소비하는 경우도 많다”라고 말하며 “우리 나이대 시니어들은 스스로에게 투자하는 방식이 제각기”라고 덧붙였다.
‘의류 구매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한 물음에서는 ‘디자인’이 45.8%의 비율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가격’과 ‘소재’가 각각 15.3%와 13.6%의 비율을 보였다. 또 ‘주로 구매하는 패션 아이템’에 대한 질문에서는 62.7%의 응답자가 ‘아우터’를 골랐고 ‘상의’와 ‘하의’가 각각 25.4%와 5.1%로 뒤를 이었다. ‘어디서 패션 정보를 얻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홈쇼핑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어 TV 광고, 지인 추천이 순위에 올랐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도 순위권이었지만 전통적으로 시니어들에게 인기 있는 홈쇼핑과 TV광고보다는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트렌드 · 가격 · 디자인’ 다 잡은 SPA 브랜드 인기
선호하는 브랜드에 대한 주관식 질문에는 스포츠 아웃도어, 여성 · 남성, SPA, 명품 등 다양하게 언급됐다. 스포츠 아웃도어에서는 ‘던롭’ ‘까스텔바작’ ‘나이키’ 등 골프 브랜드와 ‘노스페이스’와 ‘블랙야크’ 등 일상과 야외활동에서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하는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여성 브랜드에서는 ‘ 아이잗바바’ ‘써스데이아일랜드’ ‘지센’ ‘잇미샤’ ‘쉬즈미스’가, 남성 브랜드에서는 ‘갤럭시’ ‘닥스’ ‘바버’ ‘알레그리’ 등이 언급됐다. 주로 디자인이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공식 모임에 입고 나가기 좋은 브랜드가 많았다.
‘자라’ ‘유니클로’ ‘탑텐’ ‘스파오’ 등 SPA 브랜드에 대한 인기도 좋았는데 트렌디 · 가격 · 디자인 3가지 모두 만족할 수 있어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으며, 남녀 시니어 모두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버버리’와 ‘휴고보스’ 등 디자인과 소재 퀄리티가 좋은 명품에 대한 수요도 많았다.
디지털 환경 익숙, 50대 이상 온라인 소비 증가
여전히 많은 시니어들이 오프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온라인 소비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대표 강명)이 카드 소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에서 2019년 대비 2024년 50대와 60대 소비 증가율이 각각 51%와 63.1%를 기록했다. 동기간 온라인 소비는 119.2%와 14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통해 시니어 소비자들이 빠르게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로 전환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시니어 세대 소비 패턴도 변화하고 있다. 이들을 겨냥한 전문 온라인 패션 플랫폼들도 몇 년 전부터 속속 생겨나면서 온라인에서 시니어 시장을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카카오스타일(대표 서정훈)의 4050 패션 플랫폼 ‘포스티’는 작년 누적 회원 수 100만명을 돌파했으며, 이 중 50대 이상(50~79세) 고객 비중이 54%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포스티 론칭 당시 41%에서 13%p 증가한 수치다.
포스티는 늘어나는 시니어 세대를 겨냥하기 위해 자체 브랜드 ‘잇파인’을 2023년 론칭했다. 잇파인은 상품 품질에 민감하고 브랜드 상품을 선호하는 4050세대 여성들의 수요에 맞춰 국내 대형 브랜드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니트 원사 업체의 전문 생산 라인을 통한 퀄리티 높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포스티 · 애슬러 · 퀸잇, 시니어 잡고 매출 훨훨
이 외에도 홈쇼핑에 익숙한 이들의 소비 패턴을 고려해 유사한 라이브 방송을 포스티 플랫폼 내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빅 사이즈와 골프 등 소비자 니즈에 맞춘 전문관 개설을 계속 늘려가고 있다. 편리하게 온라인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UI/UX를 개편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개인화된 상품 추천 등을 바탕으로 소비력을 갖춘 시니어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포스티는 2023년 대비 약 40% 성장한 1000억원의 연간 거래액을 달성했다.
바인드(대표 김시화)에서 전개하는 남성 패션 전문 플랫폼인 ‘애슬러’는 50세 이상 고객 비중이 39%다. 애슬러는 남성 고객들이 자주 쓰는 브랜드와 제품을 메인에 배치하고 시니어에게 익숙하고 신뢰를 줄 수 있는 백화점 브랜드로 플랫폼을 구성했다. 여기에 직관적이고 단순한 앱 UX와 더불어 고객들이 신뢰할 만한 실제 착용 사진과 핏 정보를 제공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라포랩스(대표 최희민 · 홍주영)의 4050세대 패션 플랫폼 ‘퀸잇’은 현재 50대 이상 고객 비중이 약 60%다. 50대 이상 시니어 고객들의 특징은 품질과 신뢰를 중시하며 소비하기 때문에 평균 객단가가 높다. 퀸잇은 동종 업계 대비 평균 객단가가 약 3.5배 높다.
패션 브랜드 → ‘뷰티~리빙’ 확대 속도
시니어들은 합리적이면서도 자신에게 맞는 상품이라면 고가의 상품도 흔쾌히 구매하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며, 명품부터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와 내셔널 브랜드까지 다양하게 구매한다. 또 패션에 국한되지 않고 건강과 뷰티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퀸잇은 이 소비층을 사로잡기 위해 현재 패션잡화, 주얼리, 남성 패션에 이어 건강, 뷰티, 리빙 등 상품 구색을 확대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에서도 커지는 시니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상품, 마케팅, 유통 측면에서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성에프아이(대표 김영철)의 ‘올포유’는 ‘나이답게’가 아닌 ‘나답게’ 라이프를 활동적으로 즐기는 5060세대 ‘액티브 엘더(Active elder)’들이 제2의 삶을 즐길 수 있도록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상품으로는 시니어 고객이 가장 많이 활동하는 ‘파크골프’나 가벼운 트레킹 등 일상 속 스포츠 활동에 최적화된 기능성 웨어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대리점 중심 유통 외에도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시니어 고객을 위해 온라인 구매 접근성도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 시니어가 자주 활용하는 플랫폼에 제품 사용법과 스타일링 팁 등 숏폼으로 콘텐츠를 제작해 다양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올포유 · 예작 · 지센 등 패션 → 라이프스타일로
형지I&C(대표 최혜원)의 남성 토털 이너웨어 브랜드 ‘예작(YEZAC)’은 시니어 세대 중에서도 은퇴 후 사회활동 유지 여부에 따른 상품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사회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실용성과 기능성 등 가성비에 초점을 두고 관리하기 편하고 다양한 코디네이션이 가능한 비즈니스 캐주얼 스타일에 중점을 둔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은퇴한 시니어들을 위해서는 품위 유지 및 자신을 잘 드러낼 수 있는 과감한 패턴, 고급스러운 컬러 조합 등 심미적으로 뛰어난 디자인 제품을 기획해 출시하고 있다. 여기에 시니어층 도달률이 높은 광고 매체인 라디오 광고와 더불어 브랜드 앰배서더로 시니어 대표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김창옥을 선정해 브랜드 홍보를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패션기업 위비스(회장 도상현)의 여성복 브랜드 ‘지센’도 늘어나는 시니어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오프라인 지점별 고객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시니어 소비층의 경우,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의 비중이 높은데 매장 내 DID(Digital Information Display)로 송출되는 콘텐츠에 자막을 제공해 제품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만들어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또 세대 간 스타일에 차이를 두지 않고 나만의 스타일을 표현하기 위해 30~60대 고객별 맞춤 디지털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형지, ‘뉴 시니어 연구소’ 통해 시장 선도
패션그룹형지(부회장 최준호)에서 전개하는 여성복 브랜드 ‘크로커다일레이디’는 소비자 중 GG세대가 85%를 차지하고 있다. 크로커다일레이디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성향을 갖고 있어 고품질 · 중저가 전략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어덜트 캐주얼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브랜드 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크로커다일레이디는 GG세대에 맞는 핏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상품을 제작하고, 지역밀착형 상권에서 고객 접점을 늘리고 시니어를 타깃으로 한 드라마에서 제품 PPL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시니어 마켓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의 일환으로 패션그룹형지에서는 최근 ‘뉴 시니어 연구소’를 출범했다. 연구소에서는 시니어 트렌드 보고서 발간과 재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시니어 마켓 공략 방안을 수립한다. 형지그룹 내 시니어 타깃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이 연구소장을 맡아 시니어 소비자의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연구를 주도할 예정이다.
홈쇼핑 업계, PB로 액티브 시니어 공략 나서
패션그룹형지 관계자는 “핵심 소비층으로 떠오른 시니어 고객에 대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트렌드를 리드하는 기업으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자 연구소를 열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홈쇼핑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홈쇼핑(대표 김재겸)은 시니어 취향을 반영해 패션뿐 아니라 웰빙과 주거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5060세대 남성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이탈리아 레포츠 패션 브랜드 ‘메종비오비’를 론칭했는데 인기 색상은 조기 완판되고 누적 주문 금액은 30억원에 달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또 시니어층이 TV 홈쇼핑에서 모바일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것에 주목해 공식 유튜브 채널 ‘롯튜브’를 시니어 특화 채널로 개편하기도 했다.
현대홈쇼핑(대표 한광영)은 인구구조 변화로 시니어층 규모가 커지고 소비패턴이 세분화되고 있는 것에 집중해 ‘영시니어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현대홈쇼핑은 5060세대를 주력 소비군으로 분류하고 이들의 소비를 이끌어낼 해외 수입 브랜드와 디자이너 브랜드를 포함해 헬스케어 등 다양한 카테고리 제품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제력 수준이 높은 45~65세 ‘A세대’를 겨냥해 애슬레저 전문 PB ‘아카이브1.61’을 론칭하기도 했다.
<액티브시니어 앙케트 기사 보기>
[액티브시니어 앙케트➊] 소비력 최강 5070 ‘GG세대’가 몰려온다
[액티브시니어 앙케트➋] 여전히 오프라인 · 홈쇼핑 강세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6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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