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닝구 이정민 대표, 줄로그로 제2 전성기
이정민 대표가 30대에 론칭한 난닝구에 이어, 지금 그녀의 연령과 취향에 맞는 컨템퍼러리 브랜드 줄로그를 다시 한 번 성공시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옷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예쁜 옷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팔면 된다’는 흔들리지 않는 철학으로 정면 승부한 결과다.
온라인 쇼핑몰이 활황이던 시기를 지나 현재는 보다 브랜드에 집중한 형태의 비즈니스가 대세를 이뤘지만, 엔라인은 이러한 시류를 그대로 좇지는 않았다. 엔라인의 확고한 철학을 기반으로 쇼핑몰과 브랜드의 중간 형태인 ‘브랜드화된 쇼핑몰’을 운영했다.
20대 담던 난닝구 이어 40대 여성 공략해 성공
줄로그는 일반 쇼핑몰처럼 다른 패션 전문몰에 전혀 유통을 하지 않고, 자사몰과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만 고객을 유입시켜 상품을 유통하고 있다. 마진을 타 브랜드 대비해서 적게는 3분의 1, 많게는 50%가량 적게 보기 때문에 다른 중간 유통을 끼고 상품을 판매할 수가 없다. 상품 수도 매일 10개, 일주일에 100개 가까이 올라갈 정도로 회전이 빠르다.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패션 브랜드처럼 화려한 외국인 모델을 기용한 브랜드 룩북에 수천만원을 쓰지 않고 일상적이면서도 감도 있는, 이정민 대표가 직접 촬영한 이미지들로 콘텐츠를 만든다. 번지르르한 것에 투자하기 보다 그 비용을 줄여 고객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제안하는 쇼핑몰의 박리다매 DNA를 그대로 가져간다. 그러면서도 브랜드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타깃과 줄로그만의 디자인, 이미지에서 보여주는 화려한 무드가 분명하다. 쇼핑몰과 브랜드의 장점만 취해 엔라인만의 성공 모델을 만들었다.
그녀는 “줄로그는 정말 고급스럽고 디테일이 화려하고 남다른, 조금은 유니크한 옷을 원하는 4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다. 내가 입고 싶은 옷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이고 싶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난닝구와 같은 스타일을 입기 어려워졌고, 스스로 진정 입고 싶은 옷을 하고 싶었다. 론칭하자 마자 반응도 쑥쑥 올라와 정말 미친듯이 재밌게 일했다”라고 말했다.
2022년 300억 기록, 매 년 두 배 성장
난닝구를 키워낸 그녀의 역량과 온라인 마켓에서 쌓은 자사몰 운영 노하우에 더해, 다시 한 번 진정성을 갈아 넣은 줄로그는 2019년 론칭 첫 해 연매출 60억원, 이후 매 년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지금도 이 대표는 줄로그에 모든 역량을 쏟아내고 있으며, 그녀가 직접 상품 하나하나의 디렉팅과 스타일링, 촬영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워낙 오래 옷을 판매해봐서 어떤 상품이 잘 팔릴지, 어떻게 어떤 감도로 보여줘야 할지는 자신있게 알 수 있다. 특히 같은 옷이어도 보여주는 방식이 중요하기에 이 부분은 절대 내가 손을 놓지 않는다. 디자인과 생산, 디테일 작업은 자신보다 뛰어난 전문가들에게 맡겨도 스타일링과 촬영은 내가 직접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촬영 장소는 그녀의 집. 빈티지 무드를 워낙 좋아해 과거 인천에 빈티지 인테리어의 호텔을 운영했을 만큼 인테리어에도 관심이 많다. 한 두 번 자택에서 촬영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결과물이 좋아 그 이후로 꾸준히 그녀의 집 곳곳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
촬영 대부분은 이정민 대표 집에서 그녀가 직접
그녀는 “아무리 상품이 퀄리티 있게 잘 나와도 센스 있는 스타일링과 감도 있는 컷이 나오지 않으면 결과 차이가 확 갈린다. 이 부분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보다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라 직접 핸드폰으로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20년 가까이 이러한 철칙과 기본을 지켰기에, 그녀와 소통해 온 고객들도 그녀의 진정성을 잘 알고 있다. 주로 SNS(인스타그램)을 통해 고객들과 소통하는데, 고객이 회사로 커피차를 보내주고 이정민 대표가 갓김치를 VIP들에게 보내줄 정도로 정감 있는 교감이 오간다.
고객들의 구매력도 어마어마하다. 연구매 금액 2000만원이 넘는 VIP 고객이 1000명이 넘으며, 일 년에 1억원어치를 구매하는 고객들도 있다. 40대가 압도적으로 높고, 줄로그가 매일 신상품이 업데이트 되는 만큼 매일 들어와서 신상품을 확인하는 리얼 팬덤이 두텁다. 이정민 대표는 이들에게 인스타그램을 통해 영상으로 직접 상품과 일상을 소개하고, 실제 착용 후기를 공유하며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줄로그로 제2의 난닝구를 키워낼 생각일까? 이 대표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난닝구로 1000억원을 훌쩍 넘겨보기도 하고, 온라인 마켓에서 17년 동안 활약하며 느낀 건 ‘온라인은 어쨌든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매출 외형이 매년 드라마틱하게 성장하는 것을 바라기보다 엔라인이 추구하는 가치를 지키면서 ‘해왔던 것을 계속 제대로 잘 하는 것’의 중요함을 근래 더 절감하고 있다. 줄로그를 더 탄탄하게 운영하면서 해외로 유통을 넓히고, 때가 됐을 때 더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패션비즈=강지수 기자]
이 기사는 패션비즈 3월호에 구성된 기사 중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3월호 기사] 쇼핑몰 퀸 엔라인, 막강한 팬덤 기반, 총매출 1000억 돌파
- 기사 댓글 (0)
- 커뮤니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