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비즈 선정 '2022 패션마켓 HOT ISSUE10'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22.12.01 ∙ 조회수 2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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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비즈가 2022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올해 가장 화제를 모았던 10대 이슈를 뽑았다. 본지와 패션비즈 온라인 뉴스 가운데 조회수와 관심이 가장 높았던 기사 중심으로 선정했다. 패션 · 유통업계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2023년에 새롭게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2022년은 엔데믹과 리오프닝 효과로 패션기업들의 매출 회복이 뚜렷이 나타난 가운데 특히 삼성물산패션,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코오롱FnC 등 패션 대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대치를 넘어서면서 시장 내 지배력을 한층 높이고 있다. 더불어 올 한 해 가장 핫한 골프웨어의 시장 재편이 화제가 됐다. 지포어와 말본골프가 마켓 내 가장 영향력 있는 브랜드로 손꼽히며, 각각 프리미엄 골프 시장과 스트리트 골프 마켓을 싹쓸이했다.
골프에 이어 테니스가 패션 트렌드로 떠올랐고, Y2K 패션의 인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여성복의 세대교체도 눈에 띈다. 특히 전통 영 캐주얼을 대신해 온라인에서 인기가 높은 디자이너 브랜드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렉토, 마뗑킴, 보카바카 등은 현재 2030세대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로 손꼽힐 만큼 인기가 대단하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대형 플래그십스토어가 서울 가로수길, 도산공원, 성수동, 한남동 등 주요 상권에 새롭게 오픈하며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W컨셉 · 하고 · 29CM 등 온라인 플랫폼의 오프라인 진출이 활발해지며 편집숍의 새로운 형태로서 주목받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는 F&B나 리빙까지 손을 뻗으며 브랜드 파워를 높이고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데 주력하는가 하면, 패션 기업은 ESG 경영을 하나의 트렌드가 아닌 지속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서 받아들이고 점차 진화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한 해를 기록한 핫 이슈 10을 살펴봤다.
리오프닝 타고 패션 대기업 지배력 UP
패션업계가 엔데믹과 리오프닝 효과로 매출 회복세가 일어나는 가운데 패션 대기업의 지배력은 점차 더 거세지고 있다. 삼성물산패션부문, 엘에프,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코오롱FnC, F&F 등 패션 대기업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며 고공행진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온라인 대응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사업 구조를 바꾼 것이 주요했으며, 리오프닝과 함께 오프라인 매출까지 더해지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해외 패션과 프리미엄 브랜드, 골프웨어의 판매율이 높은 대기업에서 전개하는 브랜드가 많은 점도 성장한 비결이다.
‘아미’ ‘메종키츠네’ ‘톰브라운’ 등 신명품 브랜드가 매출을 뒷받침하는 삼성물산패션부문은 3분기 누적 매출이 1조459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7.7%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6.3% 증가한 1330억원을 올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3분기 매출액 3875억원에 영업이익 242억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각각 10.6%와 71%의 성장률을 보였다.
‘브루넬로쿠치넬리’ ‘크롬하츠’ ‘알렉산더왕’ 등 수입 브랜드의 매출 신장률이 두드러졌다. 한섬도 3분기 매출 3414억원(15.2%)에 영업이익은 326억원(2.5%) 증가했는데, ‘타임’ ‘마인’ ‘시스템’ ‘더캐시미어’ 등 여성복 브랜드의 견고한 실적이 바탕이 됐다.
코오롱FnC부문은 올 3분기 매출 2455억원을 올려 3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골프웨어 시장 확대에 수혜를 입은 이 회사는 지포어가 프리미엄 골프를 내세웠으며, ‘왁’과 ‘골든베어’가 MZ세대를 잡으며 마켓셰어를 확장하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가파르게 성장하는 F&F도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441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84억원으로 45%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54% 증가한 1095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MLB’가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소비자 판매액 1조2000억원을 예상해 주목된다.
지포어 · 말본, 라이프스타일 골프웨어 상한가
패션마켓에서 가장 핫한 골프웨어 업계는 완성된 브랜딩을 갖고 나온 신규 브랜드가 마켓에 성공적으로 진입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론칭 2년 차인 코오롱FnC의 ‘지포어’ 하이라이트브랜즈의 ‘말본골프’가 올해 백화점 골프웨어 마켓에서 톱 브랜드로 나란히 부상하며 마켓을 싹쓸이했다.
골프웨어 마켓이 올 상반기 최고점을 찍고, 하반기부터 저성장 기류를 타고 있으나 두 브랜드는 점 평균 매출이 전년대비 신장세를 유지하며 고공 신장 중이다. 다른 브랜드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만큼 내년 상반기에도 두 브랜드의 독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지포어는 연매출 1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으며 말본골프 또한 900억원 마감을 예상한다. 동일한 매출 규모의 타 브랜드 대비 유통 수가 2분의 1 수준으로 점당 매출이 압도적으로 높다. 기존 스타일리시 퍼포먼스 브랜드의 고객이 두 브랜드로 상당수 이탈해 타 브랜드의 매출 실적에 큰 영향을 줬다. 두 브랜드 외에도 작년과 올해 많은 신규 브랜드가 론칭했지만, 마켓 톱티어로 자리 잡거나 자리 잡지 못하거나 사례가 극단적으로 나뉘고 있다.
이미 퍼포먼스면 퍼포먼스, 캐주얼이면 캐주얼로 강력한 파워를 지닌 브랜드가 입지를 다져놨기에 그와 비슷한 스타일의 브랜드는 마켓 진입이 쉽지 않았다. 소비자는 신규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은 전혀 없지만, 한눈에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신규 골프웨어 브랜드 론칭이 이어지지만, 지포어와 말본골프와 같은 브랜드가 나오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규 골퍼가 증가하는 시기를 지났기에 확실한 정체성과 매력을 지니지 않으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힘들 전망이다.
여성복 세대교체, 온라인 기반 렉토 ~ 마뗑킴 ↑
백화점 여성 영 패션 조닝에 세대교체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전통 영 캐주얼을 대신해 ‘렉토’ ‘보카바카’ ‘마뗑킴’ ‘더일마’ ‘WMM’ 등 온라인에서 활약해 온 디자이너 브랜드가 속속 입점하며 영향력을 확장했다.
매출 성과도 올라오고 있다. 렉토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5층 ‘뉴 컨템’ 부문에서 압도적인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며, 보카바카는 현대백화점 대구점 영 우먼 부문 1위를 차지했다.
WMM 또한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매출이 빠르게 올라와 추가 확장을 논의 중이다. 점포별 매출 격차가 크고 아직 정착기에 있는 경우도 많지만, 성과가 두드러지는 경우도 많아 지금의 세대교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에서 젊은 층 고객을 흡수하기 위해 핫 브랜드를 추가 유치하려는 경쟁이 아주 치열하다.
내년 초에도 더현대서울에 이어 신세계백화점 경기점과 본점 등 리뉴얼이 예정돼 있어 온라인에서 영향력을 확장해 온 영 캐주얼 브랜드의 확장도 덩달아 이어진다. 많게는 6~10개까지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하려는 브랜드도 속속 나오고 있다.
특히 ‘W컨셉’과 오프라인스토어 ‘하고하우스’ 등 여성 온라인 플랫폼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열며, 온라인 인기 브랜드의 오프라인 진출이 더욱 확대됐다. 하고하우스는 넓은 공간에서 각 브랜드의 상품 스타일을 충분하게 보여줘 오픈 첫 주 주말 이틀 동안 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글로벌에서 활약하는 여성복 브랜드가 많아지면서, 해외 브랜드 중심의 여성 편집숍에서도 국내 브랜드 비중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물산패션의 ‘비이커’와 현대백화점 ‘피어’ 등 주요 편집숍을 중심으로 국내 브랜드 사입 물량이 매 시즌 증가하는 추세다.
골프 이어 테니스 열풍, 메이저로 갈까(?)
올해는 ‘테니스’가 광풍을 일으켰다. 테니스는 골프에 비해 저렴한 코트비용은 물론 하루 전체를 소요해야 하는 골프에 비해 도심에서 가볍게 1~2시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그 중심에는 MZ세대가 자리해 열풍을 가속화했다. 야외에 위치한 초록색 코트 위에서 예쁘고 멋진 인증샷을 남길 수 있다는 점은 그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특히 테니스웨어는 코트 외에도 일상에서도 예쁘게 착용하는 것이 무리 없다는 점도 포인트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수많은 테니스 전문 뉴페이스가 등장했으며 패션 브랜드에서도 ‘테니스 라인’을 대거 론칭했다. ‘톰보이스포츠클럽’은 고급소재와 디자인뿐만 아니라 사진을 찍었을 때 화사하게 나올 수 있도록 색감까지 고려해 테니스를 즐기는 2030세대를 적극 공략했다. ‘럭키데스포츠’와 ‘럭키르매치’ 라인을 출시한 ‘럭키슈에뜨’는 테니스를 칠 때 뿐만 아니라 여행이나 일상에서도 스타일링 가능한 의류로 더욱 관심을 받았다.
실제 테니스의 인기가 체감되지만 열풍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테니스 의류와 라켓 구매는 온라인에서 활발하지만 의류의 경우 잘 갖춰진 오프라인 매장은 적기 때문이다. 전국에 70만 테니스 인구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한 코트와 초보가 쉽게 시작하기에 난이도 높은 운동이라는 한계점도 걸림돌이다. 2022년에는 다른 스포츠가 떠오를지, 아니면 테니스가 메이저로 올라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경험 중시! 플래그십 오픈 러시
‘말본골프’ ‘피레티’ ‘피브비 ‘챌린저 ‘혼가먼트’ ‘고스피어’ 등 골프웨어, ‘UFC스포츠’ ‘카파’ 등 스포츠웨어, ‘잉크’ ‘마뗑킴’ ‘나일로라’ 등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 컨텐퍼러리 ‘아미’와 29CM의 오프라인 공간 ‘이구성수’, 무신사스탠다드의 첫 오프라인 매장, 그 외에도 ‘까사 디 메트로시티’ ‘스티븐알란’ ‘네이머클로딩’ ‘세이모온도’…. 올해에 첫선을 보인 플래그십스토어들이다.
리뉴얼하거나 추가 오픈한 곳과 팝업스토어까지 더하면 수를 헤아리기도 어려울 만큼 폭발적인 출점 수가 눈길을 끈다. 바로 거리두기 해제 후 밖으로 쏟아져 나온 MZ세대 소비자를 잡기 위해서다. 온라인에서만 볼 수 있던 상품을 입고 만져보는 건 기본, 음악 · 아트워크 · 향 · F&B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콘텐츠도 풍성하다.
멋진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은 필수. 브랜드 특유의 감성과 철학을 한 공간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경험할 수 있는 플래그십스토어는 소비자들의 놀이터이자 브랜드의 마케팅 핵심 공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방문한 소비자들이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로 퍼다 나르는 각양각색의 인증샷과 글은 다른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기폭제로 작용한다.
공간 하나로 메시지 전달부터 판매까지 말끔히 해결되는 것. 이 여세를 몰아 플래그십스토어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 오픈 자체가 활성화되고 있다. 비었던 매장에 여러 콘텐츠가 다시 복귀하면서 상권도 안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쇼핑이 대중화되고 중요해진 만큼 오히려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이 차별화의 정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애슬레저 브랜드 ‘룰루레몬’은 2015년 론칭 후 6년간 점포 9개만을 운영하다가 올해 총 6개 매장을 오픈했다. 여기에는 부산과 대전에 오픈한 지역 최초 백화점 입점 매장은 물론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국내 최대 매장도 포함돼 있다. 매장은 지역의 커뮤니티 허브로 활용하며 브랜드의 소식 발신 및 소비자들의 소통 창구로 적극 활용한다.
W컨셉 ~ LCDC, 리테일 핵심 콘텐츠로
원 브랜드 원 숍의 시대가 지나고 다시금 편집의 시대가 도래한 것일까. 올해는 편집숍 형태 테넌트의 움직임이 유독 활발했다. 온라인 플랫폼이 오프라인 진출을 위해 편집숍 형태의 매장을 구성하고, 기존의 ‘비이커’ ‘톰그레이하운드’ ‘라움’ ‘분더샵’ 등 편집숍 리딩 브랜드의 유통망 확장이나 상권별로 세분화 성장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진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동탄점 출점과 함께 하고엘앤에프에서 ‘#16’로 선보인 O4O(Online for Offline) 편집숍은 올해 ‘하고하우스’로 명칭을 변경하고 롯데백화점 인천점 · 부산점 · 잠실점 · 롯데월드몰점에 추가 매장을 선보였다. 지난해 신세계 패밀리로 합류한 온라인 편집숍 ‘W컨셉’은 신세계백화점 경기점·대구점·강남점에 매장을 꾸렸다.
각 매장은 점포 특성에 맞게 ‘광장’ ‘스테이션’ ‘라운지’ 콘셉트로 꾸며 입점 브랜드 40여 개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비슷한 시기 무신사에 인수된 29CM은 현대백화점을 중심으로 더현대서울과 더현대대구에 이구갤러리를 꾸렸다.
이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오픈한 플래그십 이구성수는 오픈 3개월간 13만명이 방문했다. 이뿐만 아니라 무신사는 자회사 무신사트레이딩을 통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하이엔드 브랜드 편집숍 ‘엠프티’를 오픈했다.
해외 디자이너 브랜드는 70%, 나머지 30%는 잘 알려지지 않은 국내 브랜드로 채웠다. 에스제이그룹(대표 이주영)은 지난해 성수동에 첫선을 보인 패션 &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LCDC’를 백화점으로 옮겨 모듈화했다. 현대 목동점과 신세계 강남점에 이어 현대 천호점까지 4개 매장에서 PB ‘르콩트’와 국내외에서 바잉한 트렌디 아이템을 선보인다.
Y2K 이어 밀레니엄 패션 온다
패션부터 잡화까지 Y2K 트렌드가 전 복종을 강타했다. 크롭티, 로라이즈 진, 통굽, 마이크로 미니 스커트 등 과하다고 생각할 만한 ‘세기말 패션’이 인기를 끈 것이다. 1999년도에서 2000년대를 맞이한다는 세기말의 공포가 극단적으로 짧거나, 높고, 넓은 패션으로 반영됐다.
또한 OTT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20~30년 전 영화를 지금의 1020세대가 쉽게 찾아보고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1020세대에게는 신선하고 ‘트렌디’한 느낌으로 이 열풍이 다가온 것. 대표적으로 명품 브랜드 ‘미우미우’가 선보인 로라이즈 스커트와 크롭 니트는 Z세대 아이콘 장원영이 착용하면서 비슷한 스타일의 아이템도 덩달아 매출액이 크게 뛰었다.
또한 Y2K 패션을 지향하는 디자이너 브랜드도 큰 인기를 얻었다. 스페이스스테이션의 ‘큐리티’는 브랜드 색깔과 Y2K 감성을 담은 아이템으로 꾸준히 매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 외에 ‘어글리쉐도우’와 ‘배디’는 이미 2019년도에 세기말 감성 콘셉트로 론칭했지만 전체 트렌드와 맞아떨어져 현재 인기가 높다.
여기에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이후 꾸미고 꾸미는 ‘꾸꾸’ 패션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Y2K 패션의 인기는 절정이다. ‘패션은 돌고 돈다’라는 말이 있듯이 극단적인 실루엣에서 편안한 실루엣으로 와이드 팬츠에서 스키니진으로 유행이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세기말의 난해한 감성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어 2023년은 Y2K를 넘어 어떤 ‘밀레니엄’ 패션이 다가올지 기대를 모은다.
F&B ~ 리빙 판 넓히는 럭셔리, 고공행진 이어가
지난해부터 시작된 력서리 브랜드의 F&B 마케팅은 올해 한층 열기를 더하면서 리빙 카테고리까지 넓혀 의 · 식 · 주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 명품 브랜드에서 본격적으로 파인 다이닝을 연 것은 올해 5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문을 연 구찌가옥 내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이다. 이후 ‘루이비통’은 지난 5월 청담동 플래그십스토어에서 팝업 레스토랑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데 이어 9월부터 연말까지 두 번째 팝업 레스토랑 ‘알랭 파사르 앳 루이비통’을 연다.
‘디올’은 2015년부터 운영하던 청담 플래그십의 카페 디올 이외에 성수동에도 팝업 형태의 카페 디올을 열었다. ‘지미추’도 올해 말까지 ‘추 카페’를 운영하며 인스타그래머블한 경험 공간으로 꾸민다. ‘불가리’는 파르나스호텔과 손잡고 ‘불가리 애프터눈 티세트’를 선보이며 리빙 아이템까지 선보였다. 지난해와 올해 돌체앤가바나홈과 베르사체홈이 각각 청담동과 한남동에 라운지를 열며 명품 테이블웨어부터 가구까지 리빙 컬렉션을 엿볼 수 있게 됐다.
럭셔리 브랜드의 ‘경험 확장’을 위한 전략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스몰 럭셔리를 추구하는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의류뿐 아니라 한 끼에 20만원 이상의 파인 다이닝, 테이블웨어, 퍼니처까지 매력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메타버스 패션, ‘피지털 컬렉션’으로
지난 9월 ‘자라’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와 협업해 ‘Y2K’ 컬렉션을 출시했다. 자라가 가상 세계에서 누릴 수 있는 자유로움과 창의성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해 새로운 패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한 이벤트였다.
올해의 패션 트렌드인 세기말 감성을 한껏 담은 상품을 제페토 플랫폼과 자라의 온라인스토어 및 일부 오프라인 점포에서 판매해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2018년 출범한 메타버스 서비스 제페토는 럭셔리를 선호하는 Z세대들의 환호를 받으며 성장 중이다.
‘구찌’는 10대 중심의 제페토에 2021년 S/S 컬렉션 일부를 구현한 버추얼 컬렉션을 출시하며, 화제를 모았다. 700만원대 의류를 제페토에서 4000원대에 구매해 아바타에 입힐 수 있다는 점이 재미 요소였다.
색다른 경험을 중심으로 한 MZ세대의 소비 생활은 가상 세계 속 자신의 아바타와 같은 스타일을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온라인부터 오프라인까지 어디서든 새로운 쇼핑 경험을 즐길 수 있는 ‘피지털(Physical+Digital)’ 콘텐츠가 주목받게 된 이유다.
‘나이키’ ‘자라’ ‘수프라’ 등 패션 브랜드와 무신사(무신사버스) 등 플랫폼까지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는 곳이라면 메타버스 속 패션과 현실의 브랜드 및 플랫폼을 연동시키려는 노력을 이어가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나이키는 지난 2018년부터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기업에 대한 투자 및 인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는 메타버스에서 운동화 등 디지털 NFT 상품을 판매하는 스타트업 ‘RTFKT’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조던과 덩크 등 브랜드 내 세부적인 상품의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 플랫폼 중 3D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 클로버추얼패션은 최근 브랜드 상품이 디지털 전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도 패션 컨설팅 기업 고바이스테크놀로지를 인수해 생산부터 디지털 세상 속 상품 유통 부문까지 고려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ESG 열풍, ‘E’에서 ‘S’ ‘G’까지 확대
ESG 열풍은 점차 확산되고 진화하고 있다. ‘친환경(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ESG에서 주로 환경(E)에 치우친 ESG 경영만 논했다면 점차 사회적 책임(S)과 지배구조(G)까지 실천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하나의 트렌드로 인식하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활동과 진정성 있는 변화를 통해 기업 평가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리셀마켓, 리커머스가 새로운 유통으로 떠오르고 있다. 번개장터와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뿐만 아니라 롯데, 신세계, 네이버 등도 리셀마켓에 뛰어들었다. 리셀시장의 성장을 ESG와 맥을 같이하면서 활성화되고 있다.
더불어 지난 11월 한국섬유패션정책연구원은 국내 패션 · 소재 기업들의 ESG 평가모델 개발의 필요성을 화두로 던지며 ESG 생태계 기반을 구축하자고 의견을 내 호응을 얻기도 했다. 패션업계에서는 코오롱FnC가 ESG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2012년 론칭한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의 10주년을 기념해 지속가능 패션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하고 전시회를 통해 지난 10년간의 아카이브를 선보였다.
이 회사는 올 초에 윤리적 의식 및 사회적 책임 경영을 위해 CSO(Chief Sustainable Officer)부문을 지속가능부문(Sustainability)으로 승격하고 산하에 ‘ESG 임팩트실’을 신설해 리사이클 솔루션과 재고 · 폐의류 상품 활용 방안 등 패션업계의 고질적 문제를 타개할 수 있는 새 패러다임과 구체적 실행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노스페이스’를 전개하는 영원아웃도어는 친환경 소재와 리사이클 소재 사용을 확대하는 것과 더불어 환경과 기후 변화로 피해를 받는 사람을 구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 ‘블랙야크’를 선보이는 비와이엔블랙야크도 페트병을 재활용한 친환경 제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그린야크 캠페인’을 전개한다. 리사이클링 소재 ‘리젠’을 공급하는 효성은 ESG 경영과 친환경 기술 혁신에 집중해 글로벌 소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 12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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