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하 l 전 신세계사이먼 대표<br> 지금이 없으니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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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하 l 전 신세계사이먼 대표
지금이 없으니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는 거다

Tuesday, Sept. 6, 2022 | 외고,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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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이 회복되면서 그동안 만날 수 없었던 지인을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만큼 서로 안부를 묻고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기 시작했다.

그동안 코로나19 통제에 대한 정부의 방역 정책에도 부응할 겸 사람들과의 대면 접촉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코로나19 시대에 걸맞게 여행하고 독서하고 글 쓰고 가까운 곳을 산책하면서 내 삶에 집중하며 살아왔을 뿐이다.  

그렇게 말하면 나를 잘 아는 사람은 대게 나다운 모습으로 생활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회사생활을 하면서 만난 지인은 사회화된 모습을 기억하니 쉽게 수긍하지를 못한다. 남이 운전하는 차 타고 다니고, 남이 타 주는 커피 마시던 시절이 그립지 않냐며 왜 일을 계속하지 않는지 묻는다.

내가 운전해서 가고 싶은 데 가고, 내가 내린 모닝커피를 마시며 아침의 여유를 즐기는 삶, 예측 가능한 일상의 루틴이 있는 지금을 살기 위해 열심히 일했을 뿐이다.

요즘 핫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챙겨보며 동시대의 ‘평균적 일상성’ 속에서 함께 공감하고, 또한 현실에서 겪어본 적 없는 무균실 감성을 돌아보고 깨닫는 일상의 소소함이 좋다.  대게 과거를 그리워하는 사람은 지금이 없으니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날아가는 새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뒤돌아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말하면 누군가는 그럴 리가 없다며 우기는 세상이 됐다. 자신이 경험했던, 자신의 욕망대로 다른 사람의 삶의 방식도 재단하는 것이다.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단지 우리는 서로가 바라보는 세상이 다를 뿐이다. 평생 돈 버는 일 빼고는 아무 것도 해보지 못한 삶, 삶을 음미하며 스스로 무엇인가 도모하고 성장하는 삶을 불편해하는 사람이 있다.

가끔은 자신만의 세상을 넘어 다른 사람과 삶의 다양성에 대해 소통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양한 방식의 SNS와 사생활 노출 서비스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자신의 삶을 다채롭게 채워갈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생각을 둘러보고 내 삶, 내 생각과 서로 비교해서 더 좋은 삶과 생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순간부터 삶의 성장이 멈출 수밖에 없다. 단지 말하기 좋아하는 것을 소통이라 착각하지 말았으며 좋겠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자기 자신에 대해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나를 이해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설명이 필요 없고, 반대로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그것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소이부답(笑而不答: 그저 미소만 짓고 대답하지 않는 모습), 가끔은 알면서도 그냥 누군가 묻기에 말하고 나면 쓸데없는 짓을 했다고 느낄 때가 있다. 굳이 내 삶의 방식을 남에게 이해받을 필요는 없다. 그리고 지금까지 좋았던 누군가가 싫어진다면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일반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로 ‘평균적 일상성’을 들었다.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 한국인의 가장 큰 특징은 남들 하는 건 나도 해야 되고, 남이 가진 건 나도 가져야 하는 이 평균적 일상성이 매우 강한 게 아닌가 생각할 때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늘 남들처럼 살고 남들처럼 생각해야만 인정받지만, 항상 내가 내 삶의 주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요즘 점점 나이 드는 게 좋다. 나이를 먹는다는 게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평균적 일상성, 누구나 무엇이든 따라 할 수 있고, 흉내 낼 수 있지만 세월의 멋은 아무나 흉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세월은 그냥 시간처럼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쌓여가는 것이다. 나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성숙해지는 것은 선택일 뿐이다.(Growing old is mandatory, Growing up is optional)


■ profile
- 1987년 삼성그룹 공채 입사
- 1996년 신세계인터내셔날 입사
- 2005년 해외사업부 상무
- 2010년 국내 패션본부 본부장
- 2012년 신세계톰보이 대표이사 겸직
- 2016년 신세계사이먼 대표이사
- 2020년 브런치 작가 활동 중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 9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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