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주 l 피페타 대표 겸 디자이너
발 끝 물들인 컬러 슈즈 론칭
“사람은 색에서 마법 같은 에너지를 얻는다.” “나의 작품이 사람들에게 안락의자가 되기를 바란다.” ‘색채의 마술사’ 마티스가 한 말이다. 병에 걸렸을 때에도 침대에 누워 알록달록한 색종이를 오려 작품을 만들며 힘을 얻었다는 마티스의 말에 영감을 얻은 슈즈 브랜드가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작년에 론칭한 이영주 디자이너의 ‘피페타(pipetta)’다.
사랑스러운 파스텔톤, 과감한 딥 컬러, 콕 찍은 듯한 쨍한 색감과 곡선을 강조한 디자인은 그동안 국내 패션시장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스타일이다. 20만원 이상의 신발은 자주 신거나 여기저기 매치하기 좋도록 무난한 컬러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런 시장에 당돌하게 컬러로 승부를 건 이유는 본인도 직접 경험한 색이 주는 즐거움과 긍정적인 영향력을 소비자와 공유하고 싶어서였다.
“원래 IT 분야에서 일했어요. 오랫동안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을 오가며 일을 했거든요. 고된 것도 고된 것이지만 원하는 일이 아니어서 그랬는지 건강이 많이 상했어요. 이렇게 지내다 죽겠다 싶으니까 영국으로 가서 하고 싶은 패션하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2012년 영국에 도착한 이 디자이너는 파운데이션 과정 이수 후 킹스턴대학교에서 프로덕트 디자인을 전공하고, 이후 런던 컬리지 오브 패션(LCF)에서 신발 디자인을 전공하며 2019년까지 차곡차곡 전문성을 쌓았다.
그는 “왜 영국에 우울장애가 많은지 뼈저리게 느꼈어요. 영국 패션 브랜드들이 컬러에 강점이 있고, 위트 있는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색이 주는 에너지로 극복되는 게 있거든요. 어느새 제 작품이나 과제도 컬러가 주요 주제가 돼 있었어요”라며 컬러를 강조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브랜드 명인 ‘피페타(pipetta)’는 어도비 포토샵 프로그램에서 색을 추출하는 툴인 ‘스포이드’의 이탈리아 표현이다. 자신처럼 몸이나 심리적으로 힘든 사람들이 색깔로 인해 기분을 전환하고 스스로의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소비자들이 피페타의 편안하고 예쁜 신발을 신고 점점 더 좋은 곳을 향해 나아갔으면 한다는 소망이다.
“신생 디자이너 브랜드이다 보니 인지도의 필요성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어요. 이를 위해서 우선은 소비자들과 접할 수 있고, 제 상품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올해는 여러 플랫폼 입점을 준비하고 있어요. 현재는 자사몰과 함께 성수동 디자이너플랫폼과 아이디어스에 입점한 상태이고 곧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에 있는 한컬렉션에도 들어갑니다.” 밝고 산뜻한 컬러와 유동적인 셰이프, 힐링과 지속가능성을 강조한 피페타가 앞으로도 더욱 즐거운 행보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 5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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