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경 l 변호사 · 건국대 교수<BR>뉴발란스 vs 마이클코어스의 ‘오징어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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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 l 변호사 · 건국대 교수
뉴발란스 vs 마이클코어스의 ‘오징어 게임’

Friday, Nov. 12, 2021 | 외고,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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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에서 상표는 단순히 얼굴이 아니다. 생명줄이다. 상표에서 밀리면 끝이다. 브랜드가 걸려 있고 사업의 운명을 결정짓기 때문에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한다. 요즘 전 세계에서 회자되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는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하여 친구든 그 누구든 마지막까지 상대방을 사생결단해야 한다. 1초라도 방심을 허락하지 않을 정도로 처절한 생존경쟁은 오늘도 패션 상표에서 벌어지고 있다.

수년 전 크리스티앙 루부탕과 생로랑 사이의 상표권 소송. 희대의 ‘색깔전쟁’은 구두 밑창(sole)의 빨간 영혼(soul)마저 탈탈 털어냈고, 패션 관계자는 상표·디자인 소송이 과연 어디까지 가는 건지 망연자실했다. 이제는 알파벳 전쟁이 시작됐다. 세계적인 운동화 브랜드 ‘뉴발란스’의 전쟁…. 뉴발란스의 트레이드 마크인 ‘N’자 브랜드를 지키는 오징어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여름 뉴발란스는 N자 브랜드를 무단 도용한 유명 패션 회사 마이클코어스에 소송을 제기했다. 마이클코어스의 ‘피핀’과 ‘올림피아’ 운동화가 뉴발란스의 인기 운동화 모델인 ‘574’ 디자인을 연상케 해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700만켤레의 판매액을 자랑하는 ‘574’ 모델은 N자 로고가 운동화 업계에 널리 각인돼 있기 때문에 패션계 두 거물 사이의 전쟁은 불가피하다. 뉴발란스가 내놓은 비장한 성명에 따르면, 뉴발란스가 40년 넘게 사용하면서 뉴발란스의 생명과도 같이 소비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N자 로고와 제품의 평판을 보호하기 위하여 뉴발란스는 마이클코어스에 N자 디자인 사용 중단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서로 죽고 죽이는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무려 115년 전통을 자랑하는 뉴발란스는 국내외 많은 셀럽이 애용하는 제품이다. 2011년 사망한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도 생전에 공식 석상에서 수시로 뉴발란스 운동화를 신고 나타났었다. 인기가수 아이유는 뉴발란스 광고모델이자 마니아로서 올해 데뷔 13주년 기념으로 보호청소년들에게 뉴발란스 1000켤레를 기부했다.  

마이클코어스가 N자 로고가 들어간 운동화를 생산한 것이 마치 뉴발란스와 제휴한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하게 만든다는 점은 우리나라 법으로 따져서 부정경쟁방지법상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1호의 (가)목은 상품표지가 상품주체의 오인행위를 규제하고 있으며, 같은 호 (나)목은 영업표지가 영업활동의 주체를 혼돈하게 만드는 경우를 부정경쟁행위로 나열하고 있다.  

뉴발란스처럼 널리 알려진 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표지를 사용해 혼동 가능성을 유발한다면, 패션아이템 신발을 제조·판매하는 마이클코어스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저명 브랜드와 제휴한다는 영업활동 주체 오인 행위도 문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OTT 넷플릭스도 ‘N’자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뉴발란스와 넷플릭스가 제휴한다는 혼동 가능성은 무척 낮을 것이다. 유례없는 알파벳 <오징어 게임>이 시작됐다. 이정재가 달고나 게임에서 침을 바르는 묘수(전통 규칙에 따르면 반칙^^)를 발휘하듯이 패션 상표에서도 네티즌들 입방아에 오르내리지 않으면서 법적 분쟁을 피해 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오징어 게임>처럼 생존자만이 독식한다.


■ profile
•건국대 교수 / 변호사
•패션디자이너연합회 운영위원
•패션협회 법률자문
•국립현대미술관 / 아트선재센터 법률자문
•국립극단 이사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이사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 부회장
•런던 시티대학교 문화정책과정 석사
•미국 Columbia Law School 석사
•서울대 법대 학사 석사 박사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1년 11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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