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규 l 꼬끼오 CFO
시총 규모 100조 쿠팡과 기업가치 평가
최근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이 국내외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가 되는 것은 쿠팡의 기업가치다.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 대비 41% 상승한 49.25달러(약 5만6000원)로 마감하면서 기업가치가 약 100조에 육박하게 됐다. 이는 한국 증시 2위인 SK하이닉스와 비슷하고 시가 총액 50조인 현대자동차의 2배에 가까운 가치다. 동종 업계인 네이버 62조, 이마트 5조, 롯데쇼핑 3조5000억, 신세계 2조8000억, 현대백화점 2조 등과 비교해 볼 때도 엄청난 가치다.
쿠팡의 기업가치 산정 기준은 아마존의 PSR(Price Sales Ratio) 기준 약 4.5배를 기준으로 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2020년 쿠팡의 매출이 13조원이니 13조원의 4.5배를 기준으로 60조~70조원 수준으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는 매출이 20조인 이마트의 시가총액이 5조이니까 0.25배, 매출이 240조인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500조이니까 약 2배를 기준으로 본다면 지나치게 높다. 더구나 쿠팡은 2020년 매출 13조원에 영업적자가 약 6000억원이었다. 왜 미국 증시는 2019년 말 기준 순자산이 490억원밖에 안 되고 영업적자 6000억원에 누적적자가 4조원이나 되는 기업에 이렇게 높은 가치를 준 것일까?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다. 첫째는 수익을 기준으로 장차 벌어들인 현금 수익을 예측해 현재가치로 평가하는 방법으로 간단하게는 PER(Price Earning Ration) 지표를 기준으로 평가한다. 아마존은 74배, 네이버는 62배, 이마트는 20배, 신세계는 5배, LG생활건강은 35배, 한섬은 10배 수준이다. PER 기준으로 쿠팡의 경우 적자이므로 평가 불가하다.
둘째는 장부가치인 순자산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방법이다. 기업가치란 순자산(실제 장부가치) + 브랜드 가치로 볼 수 있어서 기업가치에서 순자산을 뺀 것을 브랜드 가치라고 말하기도 한다. 간단하게는 PBR(Price Book Ratio)이라는 지표를 사용한다. 장부가치 대비 기업가치인 PBR이 아마존은 17배, 월마트는 4.6배, 구글은 6.3배, 이마트는 0.4배, 네이버는 5.6배, 삼성전자는 2배, LG생활건강은 5.95배, 한섬은 0.73배다. PBR이 높다는 것은 브랜드 가치가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쿠팡의 기업가치는 2019년을 기준으로 한다면 1400배다.
마지막 방법은 시장가격 기준이다. 동종업계의 매출대비 주가비율로 평가하는데 스타트업처럼 사업 초기 단계여서 이익이 나지 않거나 투자 단계여서 자산형성이 안정화가 안 된 경우 주로 사용한다. 간편하게 PSR(Price Sales Ratio) 지표를 이용한다.
쿠팡의 경우도 아마존과 사업모델이 비슷하다는 점을 들어 PSR 지표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상장 가격을 부정적으로는 ‘손정의의 작전’일 것이라는 농담 섞인 비아냥도 있지만 미래 쿠팡에 거는 미국 중심의 글로벌 투자자들의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여러 가지 도전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아시아와 한국의 미래를 바라보는 미국인들의 낙관적인 전망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훨씬 큰 시장에 있다는 것을 웅변해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쿠팡의 화려한 뉴욕증시 상장은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우리 모두 크게 기뻐하고 축하해야 할 일이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1년 4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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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file
학력
•2009년 미국 NYU 경영대학원(Stern) EMBA(Executive MBA)석사 과정 졸업
•1988년 2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졸업 경력
•2019년 꼬끼오 대표(부사장)
•2016년 미니소코리아 대표
•2012년 세정 전략기획실장
•2009년 인디에프 전략기획실장
•2005년 한섬 경영기획실장
•2004년 코오롱FnC 경영기획실 담당 임원
•2002년 9월 모라비안바젤컨설팅 부사장 •1989년 이랜드그룹 기획조정실 &
전략기획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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