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캐주얼 M&A 붐
오아이 디네뎃 로맨틱크라운 등… 윈윈에 중점

-|20.07.17 ∙ 조회수 12,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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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브랜드 색이 하나로 굳힌 자리에는 새로운 것을 부여하기가 쉽지 않다. 인프라와 시스템 모두 마찬가지다. 이에 지금까지 겪었던 노하우와 운영적인 측면에서 샛별 같은 브랜드에 투자하는 것이 브랜드 신규 론칭보다 훨씬 편하다. 무조건적인 투자보다는 브랜드가 각자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판을 열어주고자 한다.”

최근 스트리트 캐주얼 업계에 신규 브랜드 인수 및 디렉터 영입 바람이 불고 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로고 또는 색깔이 강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스트리트 업계에서 자신들과 비슷하거나 다른 색을 지니고 있는 브랜드 영입을 통해 신규 동력을 찾고 있다. 디렉터급 디자이너와 함께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는 사례도 이어진다.

내부보다는 외부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로 중무장한 이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본인들만의 ‘씬(SCENE)’을 만들어 가는 움직임이 더 커지고 있다. 이들은 브랜드 인수를 통해 100억  ~  200억원의 회사 외형을 더욱 키우고, 로고플레이와 고정된 팬층에 막혔던 새로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고정된 팬층 확장보다는 신규 감성 수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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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원의 연매출을 바라보고 있는 밀레니얼 대표 컴퍼니 오아이스튜디오(대표 정예슬)는 레어한 감성과 앞으로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판단해 론칭 4년 차 감성 캐주얼 ‘어피스오브케이크(A PIECE OF CAKE, 이하 APOC)’를 인수했다. APOC는 윤승호와 백인원 대표가 시작한 유니섹스 캐주얼이다. ‘곰돌이’ 마스코트를 모티브로 독특한 소재에 다양한 디자인을 전개해 왔다.

APOC 로고와 곰돌이 마스코트를 활용해 깔끔하면서도 임팩트가 있는 디자인이 시그니처다. 리버서블 MA-1 재킷, 퍼 소재 아우터, 체리 모양의 곰돌이 후디 등이 대표 상품이다. 고객층도 1020대부터 30대까지 다양하다. 중앙대학교 공대 출신의 두 대표는 대학 시절부터 관심 있었던 스트리트 컬처로 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합을 맞춰온 사이다. 윤 대표가 디렉터 역할을, 백 대표가 전반적인 백오피스 관리를 맡고 있다.

정예슬 대표와 APOC 대표의 합은 이번 핫서머 라인부터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건다. 룩북 촬영과 전반적인 상품 운영 계획 등을 함께 수립하며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고, 강점은 더 부각하는 전략을 짠다. 정 대표는 그동안 직접 부대끼며 배웠던 노하우를 APOC에 투자하겠다는 입장이다. APOC는 유니크한 감성을 토대로 밸류와 볼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브랜드로 키울 예정이다.

개성이 뚜렷한 브랜드 영입으로 시너지 UP

정예슬 대표는 “오아이오아이와 APOC는 한 식구지만 개별적으로 움직인다. APOC 디렉터가 꾸준히 브랜드를 이어가고, 우리는 운영이나 길게 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 조언을 해 주는 정도다. 각자의 색깔이 무너지지 않게 브랜드를 리스펙트해 주는 역할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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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크라운으로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도 큰 매출을 이끌고 있는 알엠티씨(대표 김민성, 이세윤) 역시 새로운 브랜드를 인수했다. 로맨틱크라운이 유니섹스 캐주얼로 확실하게 이미 색깔을 굳혔기 때문에 여성이 포커싱된 새로운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이에 이들은 여성 캐주얼 브랜드 ‘타게토(TARGETO)’를 인수했다. 실제 타게토는 이번 코로나19 여파로 사업을 접으려고 하던 중, 김민성 대표의 제안으로 합류하게 됐다.

무신사, 스타일쉐어, 서울스토어 등에서 1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가성비 캐주얼 브랜드다. 여자친구 룩의 대표 브랜드로 알려지며 반팔티셔츠, 스커트, 카디건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팬층을 늘려오다 로맨틱크라운과 한 식구가 됐다.

브랜드 디렉터 감도 존중, 리스펙트 정신 중요

국내에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JKND(대표 최종규 외 2인)의 디스이즈네버댓 역시 개성 있는 스트리트 캐주얼 ‘예스아이씨(YESEYSEE)’를 영입해 함께 시너지를 내고 있다.

예스아이씨는 입는 사람의 개성에 따라 새롭게 의미가 부여되는 독창적인 콘셉트를 지향하며 컬러와 패턴 등 디테일한 부분에서 차별화를 꾀한다. 20대 남성 고객이 주요 타깃이며 무신사와 W컨셉 등 온라인에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예스아이씨의 두 디렉터는 디스이즈네버댓 직원으로 일한 경력이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디네댓 출신으로 스트리트 패션 씬(SCENE)에서 주목받고 있는 브랜드는 노매뉴얼과 예스아이씨 두 곳으로 꼽히는데 이 중 하나에 투자를 진행한 것이다.

이들은 새로운 사고방식과 주체성을 지니고 있는 대표들의 마인드에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스트리트 캐주얼 대표 주자 3인이 브랜드 인수를 진행했다면, 새로운 디렉터와 함께 손발을 맞춰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는 사례도 있다. 컬래버레이션계의 이단아로 평가받는 어바웃블랭크앤코(대표 김기환)는 디렉터를 잘 활용하는 회사다. 스테레오바이널즈 역시 허재영 디렉터가 진두지휘하고, 김기환 대표는 생산과 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브랜드 영입 → 신규 브랜드 론칭 사례 높아

이들은 올해 신규 브랜드를 시작하려 하는 디자이너를 영입했다. 최근 한섬 타임옴므에서 활약했던 해외파 출신 김승현 디자이너와 함께 신규 브랜드 ‘이에이(IEY)’를 론칭한 것. 스테레오바이널즈와 SCS로 탄탄한 생산라인을 잡고 있는 김기환 대표는 이에이의 생산과 유통을 맡아 브랜드 매니징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이는 20만  ~  30만원대로 하이엔드 캐주얼을 표방한다. 김기환 대표는 “스테레오바이널즈가 대중적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면, 이에이로 특별한 이들에게 ‘잘 만든 옷’으로 기억될 수 있는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김승현 디자이너는 유학파 출신으로 파리 마랑고니를 졸업하고 닐바렛 등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디테일한 남성복에 포커싱돼 있다. 우리는 이 베이스에 커머셜한 기능을 추가해 브랜드가 더욱 확장될 수 있도록 날개를 다는 역할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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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세대들에게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이유태 루츠코퍼레이션 대표 역시 기존 전개하던 스컬프터 외에도 작년부터 신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론칭하고 있다. 1990년대 서브컬처를 모티프로 나비 패턴을 시그니처로 활용한 여성 브랜드 ‘배디(BADEE)’에 이어 스트리트 씬(SCENE)에서 노하우를 쌓은 안진수 디렉터를 영입해 30대를 겨냥한 프리미엄 캐주얼 '페치(FETCH)’를 론칭했다.

상생이 KEY, 브랜드의 감성과 존재감 중시

안진수 디렉터와 이유태 대표는 일본 문화복장학원에서 함께 유학생활을 한 사이로 둘 사이의 합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안진수 디렉터 겸 기획실장이 총괄을 맡은 페치는 플리마켓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본인이 직접 유럽 각지를 돌면서 인상 깊었던 플리마켓의 빈티지 아이템을 모티브로 의류에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스포츠 캐주얼을 선보인다. 각자 다른 색깔의 브랜드를 영입 또는 론칭하지만 이들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기존의 절차와는 달리 브랜드의 영입 또는 론칭 작업을 진행할 때 브랜드의 디렉터적인 감성을 존중해 주며 운영적인 면과 미래 투자적인 면에서 노하우와 조언을 알려주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인수와 투자가 아닌, 브랜드의 감성과 존재감을 더욱 강화하는 방법으로 상생해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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