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크 & 컨템포러리’ 정조준!

    hyo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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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09.05조회수 1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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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브랜드 뉴 웨이브



    격·직구·병행수입 등 여러 가지 이슈가 얽히고 설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마저 흔들리는 국내 수입 패션 시장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문턱이 훨씬 낮아진 이 시장에 신규 브랜드는 여전히 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탈리아 프리미엄 스포츠 브랜드 「EA7」에 이어 남성복 「라르디니」와 디자이너 핸드백 「안야힌드마치」를 전개한다. 아이디룩은 프랑스 컨템포러리 브랜드 「베르니스」를 론칭했고 바바패션은 「안토니오마라스(ANTONIO MARRAS)」와 영 컨템포러리 「썬쿠」을 전개한다.

    진서는 자체 편집매장인 ‘지라운지’를 통해 「메종울렌스」 등 해외 신진 디자이너과 함께 이탈리아 컨템포러리 캐주얼 브랜드 「트랜짓(TRANSIT)」을 단독매장으로 오픈했다. 스타럭스도 지난 S/S시즌부터 「셀프포트레이트」를, 샌프란시스코마켓은 덴마크의 세일러 스웨터 브랜드 「안데르센-안데르센(ANDERSEN-AND ERSEN)」을 론칭한다.

    훨씬 다양화한 이 마켓의 핵심 키워드는 △노르딕 패션 브랜드의 강세 △희소 가치가 있는 제3국 독립 디자이너 브랜드의 등장 △프리미엄 스포츠 브랜드의 부활로 정리할 수 있다. 게다가 대기업이 주도하던 이 시장에서 아이디룩, 바바패션, 진서, 거암 같은 중견 전문기업들의 활약이 더욱 활발하다.

    아이디룩 바바패션 진서 거암 등 전문기업 활약
    버라이어티와 공존의 시대가 도래한 것일까. 이렇듯 최근 국내에 소개되는 해외 브랜드들은 우리가 그동안 ‘수입 패션’에 대해 갖고 있는 전형성을 탈피한다. 프랑스·이탈리아·영국으로 대표되는 유럽과 미국발 브랜드가 주인공이던 그들만의 리그에 그동안 패션업계에서는 변방으로 치부되던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국가나 동남아시아 국가 출신 디자이너들의 브랜드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또 뉴질랜드·스위스발 프리미엄 스포츠 브랜드도 아웃도어의 대체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어떻게 읽어야 할지, 발음하기도 어려운 네이밍의 이들 브랜드는 어려운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감성으로 새로움을 갈망하는 소비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준다. 기존 국내 패션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던 새로운 흐름에 공통점이 있다면 이들은 모두 컨템포러리 조닝으로 수렴된다는 것이다.

    해외직구로 해외 브랜드를 접하는 일은 갈수록 쉬워지고 있다. 2012년 8000억원 규모이던 이 시장은 2014년 1조6000억원으로 2년 만에 100% 증가했으며 조금 둔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매년 50%대의 성장세를 보인다. 중간 마진 없이 해외와 동일한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 갈수록 국내 패션 브랜드의 메리트가 떨어지고, 제도권 유통을 거칠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다.



    해외직구 시장 매년 50% ↑국내 패션기업 긴장
    국내 패션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국내 패션 제조사뿐 아니라 그동안 해외 패션 브랜드를 수입해 국내에 소개하던 유통기업 역시 경영 부담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이들이 택하는 노림수는 무엇일까.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의 유니크한 브랜드를 발굴하는 것이 그 해답이다.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그들의 니즈를 충족하는 것. 결국 현 패션업계의 트렌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롯데·현대·신세계 등 빅3 백화점의 전체 여성의류 판매 실적은 롯데백화점이 6.1%, 현대백화점이 5.4%, 신세계백화점은 1.3%로 미미한 성장률을 보였다. 다년간 이어진 불황의 여파가 그대로 드러난 것. 그러나 세부적으로 여성 컨템포러리 조닝의 경우 롯데·현대·신세계가 각각 17.6%, 8.9%, 7.1%로 상대적으로 큰 폭의 매출 신장이 있었다.

    이런 양상은 올해 상반기에도 지속됐다. 전체 여성의류의경우 롯데와 현대가 각각 0.5%, 4.3% 신장 폭이 줄었고 신세계는 -4%로 역신장해 지난해보다 상황이 더욱 좋지 않았다. 이중 컨템포러리 조닝에서는 19.1%, 4.3%, 2.4%로 전체적으로 선방했다는 반응이다. 특히 성장폭이 큰 롯데백화점은 컨템포러리 조닝이 처음 생긴 2006년 매출이 96억원이었던 것에 비해 올해 예상 매출액을 1300억원으로 잡았다. 10년새 1200% 이상 로켓 성장해 명실공히 효자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롯데·현대·신세계 컨템 조닝, 전체 매출 견인
    컨템포러리 브랜드의 매력은 무엇일까? 비싼 럭셔리 브랜드의 옷은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흔하디 흔한 디자인은 거부하는 30대 여성 소비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명품 브랜드보다 가격대는 낮지만 유니크한 스타일의 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로 소비자들이 몰리는 것이다. 이들 브랜드의 원피스나 니트류는 30만~60만원대로 럭셔리 브랜드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에도 해외 브랜드 특유의 화려한 색감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런 흐름을 놓칠세라 해외 패션 유통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최홍성)은 지난해 8월 이탈리아 프리미엄 스포츠 브랜드 「EA7」을 론칭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이탈리아 남성복 브랜드 「라르디니」를 론칭했다. 「라르디니」는 이탈리아의 대표 클래식 브랜드이지만 다른 명품 브랜드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대로 책정돼 컨템포러리 조닝에 속한다. 또 이번 시즌부터 키치하고 펀한 영국 디자이너 핸드백 「안야힌드마치」를 전개한다.

    아이디룩(대표 조승곤) 역시 지난해 프랑스 컨템포러리 브랜드 「베르니스」를 론칭하고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WEST에 단독매장을 오픈했다. 이 브랜드는 가격대를 현지 대비 120%로 책정하는 등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 김준희 아이디룩 해외사업부 상무는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를 할 때의 배송비와 세금 환율 부분까지 고려해 국내 공식 매장에서 상품을 구입하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브랜드 운영의 핵심 전략을 설명했다.



    SI, 아이디룩, 바바패션 등 해외 브랜드 발굴 나서
    지난해 벨기에 브랜드 「에센셜」만으로 현대백화점에서 180%대 매출 성장을 거둔 바바패션(대표 문인식)은 올해도 이탈리아 브랜드 「안토니오마라스」를 국내에 들여와 이번 F/W시즌부터 전개한다. 패션과 예술의 경계를 짓지 않고 자수와 비즈에 특화된 디테일로 승부하는 이 브랜드는 소량 생산으로 희소성을 높여 개성 있는 옷을 찾는 소비자들을 공략한다. 이와 함께 세컨드 브랜드 「아이엠이졸라마라스(I’M ISOLAMARRAS)」도 함께 들여와 유니크한 감성은 그대로 유지하되 합리적인 가격대로 풀어낸다.

    수입 브랜드 편집숍 ‘지라운지’를 운영하는 패션기업 진서(대표 고은봉)도 그동안 자체 여성복 브랜드 사업에 집중하던 것에서 최근 수입 사업을 확대한다. 지난해 해외 브랜드 전문 편집매장인 ‘지라운지’를 통해 「메종울렌스」 등 해외 신진 디자이너들의 특색 있는 컬렉션을 소개해 왔으며 지난 3월에는 이탈리아 컨템포러리 캐주얼 브랜드 「트랜짓」의 단독매장을 오픈하며 정식 론칭했다.

    실용성 독창성 차별성, 제3국 디자이너 브랜드 ↑
    해외 잡화 브랜드를 주로 유통하는 스타럭스(대표 박상배)도 지난 S/S시즌부터 「셀프포트레이트」를 론칭해 컨템포러리 의류 쪽으로도 포토폴리오 영역을 넓혔다. 말레이시아 출신의 디자이너 한 총(Han Chong)이 만든 이 브랜드는 갤러리아에 입점하며 레이스에 특화된 아이템을 신선하게 풀이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컨템포러리 조닝의 새로운 트렌드는 그동안 주류를 이루던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서유럽 국가의 브랜드에서 벗어나 좀 더 창의적이면서 실용적인 디자인의 브랜드가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신세계백화점(대표 장재영)은 일본 디자이너 아베 지토세의 「사카이(SCAI)」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편집매장 분더샵을 통해 국내에 소개되던 이 브랜드는 정식 론칭하며 본격적인 국내 전개를 예고했다.

    북유럽 국가는 특유의 친환경적인 이미지로 홈패션의 전통적인 강자이지만 패션으로는 생소하다. 국내에 소개된 이들 국가의 패션은 스웨덴의 SPA 브랜드 「H&M」,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개하는 「아크네스튜디오」와 핀란드 패션 브랜드 「마리아꾸르끼」 「마리메꼬」 정도가 전부였다.



    북유럽 브랜드 홈패션 패션 마켓 영향력 확장
    하지만 최근 실용적이면서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점차 그 수를 늘려 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마켓(대표 한태민)의 수입 의류 편집매장 샌프란시스코마켓은 이번 시즌 덴마크의 세일러 스웨터 브랜드 「안데르센-안데르센」을 공격적으로 유통한다.

    백화점에서도 북유럽 브랜드를 주목한다. 한국마리아꾸르끼(대표 임상균)의 「마리아꾸르끼」와 아이디룩이 지난해 론칭한 「마리메꼬」 등 핀란드 패션 브랜드가 꾸준한 매출 신장을 기록하자 롯데백화점은 ‘핀란드 패션위크’를 진행하기도 했다. 「마리아꾸르끼」와 「마리메꼬」는 지난해 롯데백화점에서 30% 이상의 매출 상승을 기록했으며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입점한 핀란드의 국민 동화 무민의 캐릭터 숍은 월평균 매출이 7000만원에 달한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지난 5월 업계 최초로 핀란드 무역 대표부와 함께 ‘핀란드 패션 페스티벌’ 팝업 스토어를 진행했다.

    이에 질세라 신세계백화점은 핀란드 패션뿐 아니라 노르딕 4개국(핀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패션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10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국내에 미도입된 브랜드를 소개해 노르딕 패션의 매력을 알린다는 취지로 기획되고 있다. 자연을 담은 노르딕 특유의 디자인과 정신을 담은 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패션성+기능성 ↑, 프리미엄 스포츠 브랜드 활기
    노르웨이의 유명 스키 선수인 라세 쉬스가 만든 스위스의 프리미엄 스포츠 「쉬스」의 국내 론칭이 확실시되는 등 하이엔드 스포츠 브랜드의 도입도 눈여겨볼 만하다. 스포티즘 열풍에 힘입어 프리미엄 스포츠 브랜드들의 국내 진출 양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이 브랜드를 라이선스로 전개한 쉬스코리아(대표 설주택)가 내년 S/S시즌 국내에 정식으로 들여온다. 또 스키복에서 시작한 이 브랜드는 골프웨어, 아웃도어 등 토털 퍼포먼스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B&S(대표 박병건)에서 전개하는 「알케미이큅먼트」는 어번 아웃도어를 콘셉트로 지난해까지 편집숍을 통해 조금씩 선보였다. 지난 3월에는 갤러리아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기도 했으며 6월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정식 매장을 오픈했다. 이 매장은 7층 본관의 스포츠 라인과 4층 신관의 컨템포러리 조닝을 잇는 브리지에 위치해 뉴질랜드의 하이엔드 도심형 아웃도어라는 포지셔닝을 공고히 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8월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EA7」의 국내 1호 매장을 오픈했다. 「EA7」는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만든 프리미엄 스포츠 브랜드로 이탈리아 국가대표 스포츠팀의 단복과 유니폼으로 제작될 만큼 디자인과 기능성을 갖춘 상품을 선보인다. 러닝, 피트니스, 골프, 아웃도어 등 다양한 영역의 라이프스타일을 포괄하면서도 디자이너 브랜드 특유의 세련됨으로 매장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패션비즈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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