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규모 중국 아웃도어 시장 "가성비 끝, 고기능 & 기술 경쟁"

ISPO 베이징 2026 현장 모습 (사진-메쎄뮌헨)
'코오롱스포츠' '아이더'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 '스노우피크어패럴' 등 국내 브랜드가 다음 성장 시장으로 선택한 중국 아웃도어 및 스포츠 시장이 양적 팽창 단계를 지나 질적 전환 분기점에 들어섰다. 가성비를 최대 경쟁 무기로 들고 나섰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기술력, 고기능성 소재, 패턴 등 디테일에 따른 스펙이 브랜드의 생존을 결정하는 요건이 됐다.
시장 성장 잠재력도 압도적이다. 현지 아웃도어 의류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1971억 위안(한화 약 41조원)에서 지난해 2410억 위안(한화 약 51조원, 중국관광연구원 조사)까지 커졌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의 건강·레저 등 스포츠 산업 육성 정책이 더해지면서 산업 전반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오는 2029년 중국 스포츠 의류 매출 규모가 5423억 위안(약 114조원)에 달하며 '100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고 예고했다.
'자국 브랜드 선호' 성향 맞춰 B2B 기술 파트너십으로 시장 공략
그동안 중국 시장의 진입 장벽이 되기도 한 자국 브랜드 선호 성향, ‘궈차오(國潮)’는 한국 기업에 역설적인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안타(ANTA)' '리닝(Li-Ning)' 등 중국 대표 스포츠 브랜드들이 프리미엄 라인업 강화를 위해 글로벌 수준의 소재와 기술 파트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 패러다임도 변하고 있다. 완제품 브랜드로 단독 진출하기보다, 현지 대형 브랜드에 핵심 기술과 소재를 공급하는 ‘B2B 기술 파트너십’이 현실적인 공략 전략으로 부상했다. 브랜드 간의 소모적인 경쟁과 직접 진출시 발생하는 비용 리스크는 피하고 시장 성장의 과실을 안정적으로 공유하는 구조다.
실제로 코오롱스포츠는 안타그룹과의 전략적 합작 이후, 매출 규모가 이전 대비 약 7배 급증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의 독보적인 기획·소재 기술이 중국의 유통·플랫폼 역량과 결합했을 때 발생하는 폭발적인 시너지를 증명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ISPO 베이징 2026 현장 전경 (사진-메쎄뮌헨)
ISPO 전시회에 안타 등 대형 기업 집결 '소싱 현장으로 진화'
이 같은 파트너십의 기회는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포츠 산업 전시회 ISPO를 홍보하는 메쎄뮌헨은 "중국 최대 스포츠 기업인 안타가 매년 스포츠산업 전시회인 ‘ISPO 베이징’을 직접 참관하는 이유 역시 이 지점과 맞닿아 있다. 안타의 방문 목적은 단순 홍보가 아니라, 자사 제품의 프리미엄화를 실현해 줄 혁신 기술과 소재 파트너를 발굴하는 ‘비즈니스 소싱’에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한다. ‘ISPO 베이징 2025’ 전체 방문객 약 2만5000명 중 49%가 의사결정권자급이었으며, 방문객의 56%는 ‘혁신 기술 탐색’, 44%는 ‘직접 구매’를 목적으로 현장을 찾았다고 한다. 전시회가 기술 검증과 계약 논의가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수주형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진화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비자 지표도 고무적이다. 현장의 47%는 제품 제원을 꼼꼼히 따지는 ‘고관여 전문 소비자(Professional Consumer)’였으며, 이들 상당수는 연간 1만 위안(약 200만 원) 이상을 지출하는 ‘헤비 스펜더’다. 중국 시장이 이미 고기능·고스펙 제품을 대량 소비할 준비가 끝났다는 의미다.
캐나다·일본 등 경쟁국 '대규모 국가관'으로 기술력 각인, 한국은?
전시회에서 한국의 경쟁국들은 기민한 대응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캐나다와 일본은 수년째 대규모 국가관을 꾸려 자국 기업의 기술력을 조직적으로 각인 시키는 중이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기업 및 브랜드의 개별 참가 혹은 행사 개별 관람에 머물고 있다. 메쎄뮌헨 측은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말로 우려를 표했다.
메쎄뮌헨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이미 가격 경쟁을 지나 소재와 기술로 브랜드 경쟁력이 재편되는 국면”이라며 “베이징 전시가 현지 브랜드들이 파트너를 탐색하는 무대였다면 오는 7월 개최될 상하이 전시회(ISPO Shanghai 2026)는 보다 구체적인 수주와 파트너십이 체결되는 전략적 요충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한국 기업의 고기능성 소재 기술은 중국 프리미엄 시장의 수요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며 “베이징에서 확인된 시장 신호를 7월 상하이 전시 참가라는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ISPO 베이징 2026 현장 모습 (사진-메쎄뮌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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