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인들, 출간으로 남기는 ‘업계의 기록’

김현수 기자 (laceup@fashionbiz.co.kr)
26.01.16 ∙ 조회수 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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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계 곳곳에서 축적된 경험을 책으로 남기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기업인은 경영 철학을, 대표는 창업의 현실을, 기자는 패션의 역사를, 실무자는 브랜딩 노하우를 전하며 패션 기록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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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웃도어 1세대를 대표하는 강태선 BYN블랙야크그룹 회장은 ‘세상은 문밖에 있다’를 통해 50여 년의 경영 여정을 정리했다. 히말라야 등반에서 얻은 통찰을 브랜드의 근간으로 삼은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자기 회고를 넘어 ‘왜 블랙야크가 지금의 블랙야크가 되었는가’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다.

 

출간 기념 북토크에서 그는 “후배들에게 용기와 도전 의식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말하며, 히말라야 등반을 브랜드의 뿌리로 바라보는 그의 철학을 한층 분명하게 드러냈다.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보내는 진심 어린 조언 역시 이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다.

 

‘베베드피노·아이스비스킷·캐리마켓’을 만든 이은정 더캐리 대표의 ‘캐리 온’은 화려한 브랜드 이면에 숨겨진 창업자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기록이다. 블로그 ‘솔맘 스토리’에서 출발해 브랜드가 커지는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 700명의 고객에게 직접 사과 전화를 건 일화, 팀을 꾸리며 느낀 책임감 등이 솔직하게 펼쳐진다.

 

그녀의 여정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의 현실을 보여주는 동시에, 브랜딩이란 결국 ‘사람과 관계를 이해하는 과정’임을 일깨운다. 브랜드가 성장하기까지의 실질적인 고민과 과정이 녹아 있어 예비 창업자들에게 현실적인 영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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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한국섬유신문사 부사장은 35년간 취재해 온 한국 패션의 역사를 ‘패션은 이렇게 재미있다’에 담았다. 화려한 런웨이 뒤의 디자이너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노라노부터 故 앙드레 김, 박윤수, 장광효 등 K-패션을 일군 인물들의 삶과 철학을 깊이 있게 조명했다.

 

산업이 아닌 사람, 유행이 아닌 시대를 기록하는 기자의 시선이 특징으로, K-패션의 저력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현장을 지켜본 저널리스트의 축적된 기록물이라는 점에서 산업 종사자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패션 브랜드 창업 실전서를 찾기 어려운 현실에서 김윤희 저자의 ‘패션 브랜드, 실패 없이 시작하기’는 실무 기반의 조언을 제시한다. 세 자녀의 엄마로서 패션 공부를 시작해 브랜드를 세우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책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시행착오의 기록이다.

 

브랜드 네이밍·타깃 전략·스토리텔링부터 원단 선정·생산 관리·운영 전략까지 창업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실제적인 지식을 다룬다. ‘할 수 있다’는 추상적인 위로가 아니라, ‘이렇게 하면 된다’는 구체적 방향을 제시하는 점이 돋보인다.

 

이처럼 패션 업계 안에서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인물들이 자신의 경험을 책이라는 형태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말로만 전해지던 생생한 현장의 지식이 이제는 독자들이 직접 읽고 참고할 수 있는 책의 형태로 남고 있다. 패션을 만드는 사람들 저마다의 방식으로 ‘기록하는 시대’를 열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축적된 기록이 다음 세대의 교과서가 돼 산업 전체의 발전 속도를 끌어올리는 힘이 되길 기대해 본다.

김현수 기자  laceup@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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