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상표권 분쟁 종결?... 명동·강남서 ‘두 개의 마리떼’ 혼선

이지은 기자 (zizi@fashionbiz.co.kr)
2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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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역∙강남역 인근, 50% 할인 문구를 붙인 ‘마리떼’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유명 브랜드 제품을 싸게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에 국내 고객부터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몰려드는 상황이지만, 사실 이 곳은 가품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불법 매장이다. 지난해 10월 법원 판단으로 상표 전용사용권의 귀속은 정리됐다고 하는데, 여전히 유통 현장에서 혼선이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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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패션비즈


프랑스 캐주얼 브랜드 ‘마리떼프랑소와저버(이하 마리떼)’를 둘러싼 국내 라이선스 분쟁이 법원 판단으로 일단락됐지만, 유통 현장에서는 여전히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기존 전개사인 레이어(대표 신찬호)와 신규 전개사임을 주장한 C사간 계약 해석을 둘러싼 갈등이 법적 다툼으로 번진 가운데, 법원 결정 이후에도 C사가 서울 중구 명동과 강남에서 매장 영업을 지속하면서 소비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5년 7월 28일, 레이어가 작년 3월 C사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 전용사용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마리떼 상표를 붙여 생산한 제품의 판매를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같은 해 9월 C사가 제기한 이의신청도 기각되면서 레이어는 마리떼 상표에 대한 국내 전용사용권자로서의 지위를 법적으로 인정받았고, 타 사의 상표 사용은 가처분 효력 발생 시점부터 제한 대상이 됐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법원 결정 이전과 이후의 법적 성격 변화다. C사는 가처분 결정 이전 본사와의 계약을 근거로 매장 영업을 진행해 왔다. 이 시점에서는 레이어와 C사가 각각 다른 생산·유통 구조를 가진 ‘동시 전개사’ 형태로 인식될 여지가 있었고, 법률적으로도 즉각적인 가품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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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어가 운영하는 마리떼프랑소와저버 명동 FSS 매장(사진=구경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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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사가 운영하는 마리떼프랑소와저버 명동 매장(사진=구경효 기자)


서울 명동∙강남 상권서 외국인 관광객 혼선 심각


하지만 법원이 레이어의 전용사용권을 인정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가처분 결정 이후 생산·판매되는 제품은 상표권 침해에 해당하며, 생산∙유통·판매 등의 모든 행위를 할 수 없게 됐다. 일반적으로 가처분은 ‘현재 및 장래의 침해 행위’를 금지하는 효력을 갖기 때문에, 상표 사용이 전제되는 판매 행위 자체가 문제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와 법조계의 공통된 해석이다.


문제는 법원 결정 이전부터 형성된 유통 현장의 혼선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명동의 경우 도보 2분 거리에 레이어가 운영하는 마리떼프랑소와저버 명동 FSS와 C사가 운영하는 매장이 동시에 존재한다(1월 7일 기준). 가품 매장은 지도 앱(애플리케이션)에서 검색이 되지 않았지만, 외관과 간판만으로는 일반 소비자가 두 매장의 차이를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C사의 매장은 ‘50% 세일’ 문구를 전면에 내걸고 영업을 진행해 왔다. 명동 상권 특성상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아 브랜드 정체성이나 라이선스 분쟁 여부를 인지하지 못한 채 대량 구매로 이어지는 사례도 다수 발생됐다. 명동뿐 아니라 강남에서도 역 근처 대로변에서도 비공식 매장을 운영하며 판매를 이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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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어가 운영하는 마리떼프랑소와저버 명동 FSS 매장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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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사가 운영하는 마리떼프랑소와저버 명동 매장 내부


자세히 보면 달라... 판결 이후 재고 판매 괜찮나?


매장에서 전개하는 상품 구성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레이어는 지속해서 새로운 시즌의 컬렉션을 선보이며 디자인성 제품을 다양하게 내놓는 한편 C사 매장에서는 로고를 크게 박은 티셔츠, 후드티, 맨투맨, 모자 등 기본 아이템 위주의 구성이 주를 이뤘다. 


후드티∙맨투맨 10만원대, 모자 5만~7만원대 등 정상가 기준 가격대는 유사하지만 C사의 경우 제품 택에 표기돼 있는 정상가에서 50%의 높은 할인률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충분했다. C사 매장 관계자는 방문객들에게 “현 매장에서만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50% 할인 판매하는 이벤트 행사 형태로 운영 중인 것”이라고 안내했다. 


법적 쟁점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 이후에도 C사의 판매는 여전히 이뤄지고 있어 레이어는 이와 관련된 추가 소송을 진행 중이다. 기존은 마리떼 상표를 박은 제품을 판매하지 말라는 취지의 소송이었다면 이번 건은 당사자 간의 권리 의무 관계를 확정하는 재판이다. 


레이어 측은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은 당사가 등록상표에 대한 전용사용권을 보유받고 있음을 확인받은 것으로, 이를 침해하는 무단 상표 사용에 대해 민형사상의 법적 대응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며 “상표권 분쟁과 관련한 회사의 법률적 해석과 향후 대응 방향 등 구체적인 내용을 대외적으로 공표하기에는 시기상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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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7일 방문 당시 촬영한 C사 운영 매장 이미지로, 현재와는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음.

이지은 기자  zizi@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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