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 패션업 ‘전환점’ 맞다... 헤지스·바버·라움 등 주요 전략은?
LF가 ‘글로벌’ ‘뉴 헤리티지’ ‘뉴 프리미엄’을 3각 축으로 패션 비즈니스를 키우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 환경에 발맞춰 기존에 축적해 놓은 브랜드 자산에 머무르지 않고, 혁신적인 리노베이션을 통해 재도약할 계획이다. 2026년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겠다는 LF의 주요 브랜드 전략을 조명한다.

LF(대표 오규식 · 김상균)가 지난해 여타 패션 대기업들에 비해 괄목할 만한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1~3분기 누적 매출이 1조284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 성장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6% 줄어든 905억원을 올렸지만 이는 코람코자산신탁의 전년도 일회성 자산매각 차익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며, 패션사업 실적은 재고 효율화 등에 힘입어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마켓에서의 성장 가능성도 높다는 비전을 내놓으며 패션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여세를 몰아 2026년은 패션 비즈니즈 확장의 ‘전환점’이 될 해로 보고, 적극적으로 패션사업을 키울 방침이다. ‘글로벌’ ‘뉴 헤리티지’ ‘뉴 프리미엄’ 3가지 핵심 키워드를 앞세워 변화하는 패션 시장에 발맞춰 리노베이션하겠다고 전한다.
글로벌 전략 중심에는 ‘헤지스’가 있다. LF의 간판 브랜드이기도 한 헤지스는 지난해 론칭 25주년을 맞아 세계적인 브랜드로의 진화를 가속화했다. 해외 시장에서 해마다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5년 ‘1조 클럽’에 진입했다.
‘1조 클럽’ 헤지스, 중국 · 대만 · 베트남 · 러시아 GO
헤지스는 중국, 대만, 베트남, 러시아 등 글로벌 주요 국가에 진출해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2026 S/S 시즌 글로벌 수주 규모가 전년대비 10% 이상 증가했으며, 각국 소비자에 맞춘 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이 잘 맞아떨어져 매출 성장이 두드러진 것이다.
특히 중국 시장은 지난해 약 10% 증가했다. 대만도 비슷한 상황이다. 또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러시아를 꼽을 수 있다. 2024년 모스크바의 초대형 쇼핑몰 ‘아비아파크몰(Avia Park Mall)’에 첫 매장을 오픈한 이후 2025년 상반기 매출이 전년대비 200%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아피몰시티(Afimall City)’에 2호점을 추가로 열어 입지를 강화했다.
올해로 론칭 26년 차를 맞은 헤지스는 미래 잠재 고객을 잡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헤지스의 서브 라인 ‘히스헤지스’의 경우 2025년 F/W 시즌부터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벤자민 브라운(Benjamin Brown)이 기획을 총괄하면서 MZ세대를 위한 컨템퍼러리 브랜드로 포지셔닝을 새롭게 했다.

2030 잡은 ‘히스헤지스’ 벤자민 브라운 CD 성과 굿
벤자민 브라운 CD는 ‘에메레온도르(Aimé Leon Dore)’ ‘키스(KITH)’ 등에서 경험을 쌓은 1990년생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가 합류한 이후 실루엣, 원단, 핏, 스타일링 전반이 정교하게 재정비됐다. 헤지스의 서브 라인에 그치지 않고 히스헤지스만의 색깔로 2030 팬덤을 형성한 것이 고무적이다.
헤지스 관계자는 “헤지스와 히스헤지스 모두 한국을 넘어 아시아, 미주, 유럽 등으로 진출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라이프스타일웨어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벤자민 브라운 CD 영입 이후 히스헤지스는 2030세대 고객 매출이 전년대비 약 230% 증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전했다.
헤지스의 리테일 전략은 서울 명동 플래그십스토어 ‘스페이스H’를 K-패션 허브로 육성하는 한편 2025년 오픈한 글로벌 공식 사이트에 영어와 중국어 등 다국어 서비스를 제공해 해외 고객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홍콩, 필리핀, 싱가포르 등에서는 직접 배송 서비스도 시작해 글로벌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케팅 또한 한국을 비롯해 중국, 대만, 베트남, 러시아 등 글로벌 주요 거점을 아우르는 통합 캠페인을 진행해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근본이즘 부상 속 132년 전통 ‘닥스’ 리노베이션
LF는 2026년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부상한 ‘근본이즘’을 반영해 올해 132주년을 맞은 ‘닥스’를 클래식과 혁신을 결합한 뉴 헤리티지 브랜드로 앞세웠다. LF 관계자는 “오랜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혁신의 토대로 삼는 것이 LF의 브랜드 육성 전략”이라며 “이러한 뉴 헤리티지 전략은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시장에서 브랜드 정체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새로운 성장 플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닥스는 2025년 10월, 12년 만에 국내에서 패션쇼를 열고 브랜드의 새로운 리노베이션을 선포했다. 세대 간 공감할 수 있는 감각적이고 세련된 컬렉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것은 물론 ‘모던 브리티시 클래식’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통합 마케팅을 펼쳐 브랜드 방향성을 전달하고 있다. 루크 구아다던(Luc Goidadin) 닥스 CD는 “닥스는 브랜드의 본질을 지키면서 시대의 감성으로 혁신을 거듭하며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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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헤리티지 브랜드 바버, 두 자릿수 성장 비결은?
닥스와 동일하게 132년의 역사를 지닌 영국 헤리티지 브랜드 ‘바버’ 또한 ‘폴스미스’ ‘마가렛호웰’ ‘에르뎀’ 등 현대적인 감각을 지닌 글로벌 브랜드와 다채로운 협업을 이어가며 젊은 세대들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2021년부터 LF가 한국 파트너십 계약을 하고 전개하기 시작한 바버는 여성 고객과 2030세대를 아우르는 제품군을 확대하고 유니섹스 라인을 강화하면서 새로운 소비층을 흡수하는 중이다.
신규 라인업 확대와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의 영향으로 2025년 누적 매출은 전년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특히 여성 고객 매출은 같은 기간 45%나 늘어나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LF 관계자는 “닥스와 바버같이 올드한 브랜드의 혁신은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시장에서 브랜드 정체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돌파구는 ‘뉴 헤리티지’ 전략이라고 보고 강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론칭 25주년 TNGT, 온라인 전환 성공 케이스로
이러한 뉴 헤리티지 전략의 흐름 속에서 컨템퍼러리 비즈니스 캐주얼 ‘티엔지티(TNGT)’ 또한 혁신적인 리뉴얼을 통해 재탄생했다. 2002년 젊은 직장인을 위한 슈트 브랜드로 시작한 티엔지티는 25년간 브랜드 정체성을 꾸준히 지켜오고 있다.
기존에 오프라인 유통을 중심으로 전개하다 2021년 온라인 브랜드로 전환한 이후 4년 만에 매출이 약 3배 성장하며 2024년 연매출 100억원을 달성해 성공한 온라인 전환 브랜드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클래식 테일러링의 현대적 감도화’를 바탕으로 출근룩부터 데일리룩까지 아우르는 실용적인 스타일을 제안하며 브랜드 정체성을 고도화한 것이 주효했다.
통기성 기능성 셋업, 고급 텍스처의 F/W 재킷, 매 시즌 완판을 기록하는 ‘티구다(TNGT 구스 다운)’ 등 히트 아이템을 속속 내놓으며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티엔지티의 뉴 헤리티지 전략은 오래된 브랜드의 재해석에 그치지 않고, 한국형 비즈니스 캐주얼의 새로운 기준을 정립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LF 관계자는 “뉴 헤리티지 전략은 닥스와 바버 등 헤리티지 브랜드의 현대적인 재해석뿐 아니라 티엔지티처럼 시대 변화에 맞춰 브랜드 DNA를 다시 구축해 온 사례로 연결되며 ‘전통의 가치에 혁신을 더하는 LF식 진화’를 완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웃도어 ‘티톤브로스’ 뉴 프리미엄 전략 통했다
글로벌과 뉴 헤리티지에 이어 또 하나의 브랜딩 전략인 뉴 프리미엄을 만들어 나가는 데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2021년 LF에서 독점 계약한 일본 하이엔드 아웃도어 브랜드 ‘티톤브로스’는 2025년 신규 라인을 확대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25년 S/S 시즌에는 트레일 러닝 라인을 확장해 퍼포먼스 시장 내 입지를 확대했고, F/W 시즌에는 초경량 트렌드를 선도하는 경량패딩 라인업을 새롭게 출시하며 시장의 변화를 주도했다. 그 결과 2025년 3~10월 누적 매출이 전년대비 65% 증가했고, 본격적인 F/W 시즌이 시작된 8~10월 매출은 10배 이상 급증하며 폭발적인 성과를 냈다.
티톤브로스는 롯데백화점 잠실점 등 주요 오프라인 매장에 신규 고객 수가 3배 증가했으며, SNS 및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입된 2030세대 고객은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LF 관계자는 “티톤브로스의 매출 성과는 뉴 럭셔리 소비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라며 기존 대중 브랜드보다 희소성과 개성을 갖춘 브랜드를 통해 자기만의 스타일을 완성하려는 고객층이 빠르게 증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라움웨스트’ 신명품 포트폴리오 라인업 구축
이러한 소비자 흐름에 발맞춰 편집숍 ‘라움웨스트’를 중심으로 뉴 럭셔리 브랜드의 포트폴리오도 강화하고 있다. 라움웨스트는 한국에 없던 브랜드, 독창적인 스토리를 가진 브랜드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소개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2025년 F/W 시즌에는 ‘리에스튜디오(LIE STUDIO)’ ‘우츠온(UTZON)’ ‘루루드시종(LOULOU DE SAISON)’ ‘마메쿠로구치(MAME KUROGOUCHI)’ ‘아키코아오키(AKIKOAOKI)’ ‘아파리(APPARIS)’ 등 총 8개 브랜드를 새로 선보여 현재 70여 개 글로벌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이 중 국내 단독 전개 브랜드만 16개에 달한다. 올해 S/S 시즌에 7개 이상의 신규 브랜드를 추가할 예정이다.
올해 뉴 럭셔리 브랜드 7개 추가 등 인큐베이팅
신규 론칭한 브랜드의 성과도 두드러진다. 덴마크 하이엔드 아우터 브랜드 ‘웃손(UTZON)’은 국내 첫 시즌임에도 판매율 50%를 기록하며 빠르게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리에스튜디오는 주요 제품 완판은 물론 리오더까지 이어져 2030 여성 소비층을 중심으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라움웨스트는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열고, 브랜드 최초의 가죽 가방 및 벨트 라인을 국내에 단독으로 론칭해 시장 접점을 강화했다. 단순히 브랜드를 소개하는 단계를 넘어 장기적으로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인큐베이팅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다.
대표적으로 벨기에 브랜드 ‘소피드후레(SOFIE D’HOORE)’는 2014년 라움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이후 10년간 시즌 평균 판매율이 60% 이상을 유지하며 고정 팬층을 구축했다. 또 일본 브랜드 ‘아키라나카(AKIRANAKA)’는 2024년 S/S 시즌 첫 론칭부터 높은 판매율을 보였으며 2026년 S/S 시즌에는 고객 접점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LF 관계자는 “점차 세분화되는 소비자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라며 “기존 브랜드 자산의 진화와 더불어 신규 브랜드 투자를 병행해 패션 시장 경기 침체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6년 1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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