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니피, 하와이산 노니 감성 담은 뷰티 브랜드 ‘노니피아’ 론칭

서유미 기자 (tjdbal@fashionbiz.co.kr)
2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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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니피, 하와이산 노니 감성 담은 뷰티 브랜드 ‘노니피아’ 론칭 27-Image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금빵으로 잘 알려진 카페 ‘아벡쉐리(AVEKCHERI)’는 한때 듀오 디자이너 부부 스티브제이와 요니피가 패션 브랜드 ‘에이프더그레이트(Ape the Great)’를 운영했던 곳이다. 이곳을 2023년 베이커리 브랜드 아벡쉐리로 새 단장을 했고 지금은 한남동을 대표하는 카페로 자리 잡았다. 최근 이곳에서 ‘노니피아’ 팝업을 열어 브랜드 감성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한때 패션 피플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던 곳에서,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디자이너 요니피를 다시 만났다. 인터뷰 현장에는 10년 전 ‘스티브제이앤요니피(SJYP)’ 플래그십스토어 오픈 때 함께했던 본지 <패션비즈> 사진기자도 동행했다. 그는 “그때 촬영하러 왔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뵙는다”라며 반가움을 드러냈고, 요니피는 “말도 안 돼요, 그렇게 오래 함께하셨다고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10년 만에 다시 만난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뷰티라는 새로운 도전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바로 요니피가 최근 론칭한 웰니스 뷰티 브랜드 ‘노니피아(NONIPIA)’다.


스티브제이앤요니피(SJYP)로 국내외 패션시장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온 디자이너 요니피는 2025년 8월 새로운 웰니스 뷰티 브랜드 노니피아를 론칭하며 활동 영역을 패션에서 뷰티로 넓혔다. 패션 산업에서 오랜 시간 쌓아온 감각과 이미지 작업 방식은 뷰티에서도 이어지지만, 그가 말하는 출발점은 의외로 단순하다. 좋아하는 것만으로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는 것. 특히 매년 일정 기간을 보내온 하와이에서 경험한 자연과 현지인들의 생활 방식이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요니피, 하와이산 노니 감성 담은 뷰티 브랜드 ‘노니피아’ 론칭 1030-Image


‘하와이 자연에서 찾았다’ 브랜드 첫 출발


하와이에서 보낸 시간은 단순한 휴가가 아니라 브랜드를 만들게 한 영감의 원천에 가깝다. 요니피는 현지인들이 노니를 자연스럽게 먹고 바르는 모습을 수년간 지켜보며, 노니가 슈퍼푸드를 넘어 삶의 일부로 자리했다는 점을 몸으로 느꼈다. 하와이 원주민들이 노니 열매를 절여 주스로 마시거나 피부에 직접 바르는 전통적인 사용 방식을 보며 ‘언젠가 브랜드로 풀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쌓였다. 노니피아는 하와이산 노니가 핵심 성분이다. 원료는 반드시 현지에서 들여오되 제조는 한국에서 진행하는 구조를 택한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제품 개발 과정은 패션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첫 제품을 완성하기까지 약 7~8개월이 걸렸고, 그 과정에서 팀이 테스트한 시제품만 20병이 넘었다. 질감, 흡수력, 향, 바르고 난 뒤의 잔여감까지 하나씩 비교하며 조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요니피는 “기초 화장품은 바로 효과가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신중해야 했다”라고 설명한다. 특히 패키지 선택은 예상보다 더 큰 고민거리였다. 한번 결정하면 장기 생산해야 하고 쉽게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작은 부분 하나에도 오랜 시간을 들일 수밖에 없었다.


노니피아팀은 소수정예로 꾸려져 있지만 호흡이 길다. 브랜드의 기획과 운영을 총괄하는 요니피를 중심으로 마케팅 담당자, MD, 그래픽 디자이너가 역할을 나눠 맡는다. 모든 이미지, 패키지, 브랜딩 작업은 외주에 맡기지 않고 내부에서 직접 진행한다. 팝업 현장 곳곳에 사용된 노니피아 대표 이미지도 대부분 요니피가 하와이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들이다.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던 시절부터 이어온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브랜딩 방식이 노니피아에서도 그대로 작동한 셈이다.


그가 가장 애정을 쏟는 제품은 세럼이다. ‘가족 모두가 쓸 수 있어야 한다’라는 기준을 세우고 성분을 고르는 과정에서 특히 많은 시간을 들였다. 그 결과 세럼은 론칭 후 가장 높은 재구매율을 기록하며 브랜드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뷰티 시장에 뛰어드는 과정이 마냥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패션과 달리 화학 성분명과 효능 관련 용어 등 새로운 언어를 이해해야 했고, 라이브 커머스 준비는 또 다른 부담이었다. 그는 “패션에서는 이미지가 먼저였지만, 뷰티에서는 제품 그 자체가 중심이고, 신뢰가 쌓여야 다음 단계가 열린다”라고 말한다. 


브랜드 운영 철학은 분명하다.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좇기 위해 무리하게 변신하기보다는 노니피아가 가진 자연스러운 무드와 철학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요니피는 “많은 돈을 쓰는 마케팅보다 소비자가 제품에 만족해 스스로 입소문을 내는 흐름이 더 오래 간다”라고 전했다. 노니피아는 마케팅 비용을 공격적으로 쓰기보다 제품력과 이미지 완성도를 높이는 데 예산과 에너지를 집중한다.


빠른 확장보다 일관성 우선


노니피아를 운영하면서 요니피 개인의 라이프스타일도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브랜드가 지향하는 자연스러운 색감과 하와이 특유의 느긋한 무드가 그의 일상에도 스며든 것이다. 론칭 이후 그는 자연색의 옷을 훨씬 더 자주 선택하게 됐다며, 인터뷰 당일에도 노니를 연상하게 하는 내추럴 톤의 의상을 입었다. 어느 순간부터 브랜드와 자신의 색감이 닮았다는 사실이 스스로도 흥미롭다고 웃으며 말한다. 


브랜드 확장 방향에 있어 노니피아는 빠른 확장보다 일관성을 우선한다. 자연 기반의 웰니스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 성분, 이미지, 사용 경험 모두를 통일된 톤으로 유지하는 것이 우선이다. 하와이와 자연이 가진 긍정적 에너지와 편안한 무드를 제품은 물론 커뮤니케이션 전반에 반영하려 한다. 이는 단순히 ‘효능이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브랜드가 가진 경험과 철학을 소비자가 계속해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요니피의 행보는 패션과 뷰티, 두 산업의 경계를 넘나들며 쌓은 경험이 어떻게 새로운 브랜드로 확장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하와이에서 얻은 영감, 느슨하고 자연스러운 웰니스 미학, 제품력 중심의 운영 방식, 오랜 시간 다져온 이미지 작업 방식 등이 한데 모여 탄생한 브랜드가 노니피아다. 패션 브랜드 출신 창업자가 웰니스 뷰티 시장에 진입한 사례로 의미가 크다. 

서유미 기자  tjdbal@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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