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텍스, 자라 포함 132곳 폐점... 글로벌 유통 '많이 여는 시대' 끝났다

이유민 기자 (youmin@fashionbiz.co.kr)
25.12.19 ∙ 조회수 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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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텍스, 자라 포함 132곳 폐점... 글로벌 유통 '많이 여는 시대' 끝났다 27-Image

사진설명=자라 매장


글로벌 패션 유통업계의 오프라인 전략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스페인 패션 그룹 인디텍스가 '자라'를 포함한 주요 전개 브랜드 매장 132곳을 폐점하며 매장 효율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외신 매체 더스트리트 보도에 따르면, 인디텍스는 2025년 10월 31일 기준, 전 세계 총 132개 매장을 정리했다. 브랜드별로는 자라가 60곳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자라홈 27곳, 마시모두띠 23곳, 오이쇼 18곳, 풀앤베어 12곳, 스트라디바리우스 6곳 순이다. 대규모 매장 정리가 이뤄졌지만, 베르시카와 레프티즈는 각각 4곳, 10곳의 신규 매장을 오픈하며 일부 브랜드는 선택적인 확장을 병행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축소라기보다 ‘재편’에 가깝다. 인디텍스는 기존 매장을 리뉴얼하거나 유동 인구가 많은 핵심 상권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여기에 온·오프라인 연계 강화, 셀프 계산대 도입 확대 등 디지털 역량을 집중하며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있다. 매장 수를 줄이는 대신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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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오이쇼 등 총 132곳 폐점, 매출은 2.7% ↑


이 같은 전략은 실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인디텍스의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2.7% 증가한 282억 유로(약 48조 8330억)을 기록했다. 4분기 초반 실적 역시 견조하다. 11월 1일부터 12월 1일까지 A/W 컬렉션 매출은 전년 대비 10.6% 늘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 패션 시장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 패션 시장 역시 소비 둔화 속에서 매장 ‘수’를 늘리기보다 점포 효율을 높이고 온라인·플랫폼 연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즉, 선별적인 오프라인 전략으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토종 SPA 브랜드들도 ‘선택과 집중’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탑텐’ ‘스파오’ ‘미쏘’ 등은 단순한 점포 확대보다는 핵심 상권 중심 출점과 기존 매장 리뉴얼을 병행하며 점포당 효율 개선에 집중했다. 여기에 온라인 플랫폼 전략을 함께 가져가며 실적 반등의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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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SPA~영패션, 오프라인 전략 '양보다 질'


온라인에서 팬덤을 쌓아 성장한 이머징 브랜드들 역시 오프라인 전략을 정교하게 설계한 뒤 시장에 나서고 있다. 대형 유통 중심의 확장보다는 명동·성수·한남 등 국내외 관광객 유입이 많은 핵심 상권에 직영점을 열어 브랜드 경험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백화점 입점 역시 롯데월드몰, 더현대서울 등 영 소비층과 해외 관광객 비중이 높은 핵심 점포를 중심으로 시작하며, 오프라인을 무작정 늘리기보다 ‘질적 확대’에 방점을 찍고 있다.


글로벌과 국내 사례가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흐름은 분명하다. 더 많은 매장을 여는 것이 곧 성장으로 이어지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어떤 매장을, 어떤 역할로 운영하느냐가 핵심이다. 오프라인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 기능은 판매 중심에서 브랜드 경험과 물류, 온라인 연계를 아우르는 전략적 거점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유민 기자  youmin@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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