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펑크·곤조티비·론나, 전문성+스타성+센스 겸비 패션 유튜버 3人

강우현 기자 (noblekang@fashionbiz.co.kr)
25.12.12 ∙ 조회수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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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 시장의 성장과 함께 ‘패션 유튜브’ 시장도 빠르게 팽창하며 다양한 크리에이터가 등장하고 있다. 트렌드의 속도가 빨라지며 이전처럼 단순한 정보 전달이나 아이템 추천만으로는 시청자의 호응을 얻기 어려운 지금, 시청자는 더 깊이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원한다. 이제는 ‘무엇을 살까’보다 ‘누구의 말을 들을까’를 먼저 고민하는 시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업계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갖춘 크리에이터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최신 유행 아이템의 추천을 넘어, 현장에서 브랜드를 만들고 트렌드를 분석하며 쌓은 감각을 영상에 담은 이들이다. 이들은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의 언어를 해석하고, 패션의 복잡한 구조를 쉽게 풀어내며 새로운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제시한다. 콘텐츠의 깊이는 이들이 현장에서 보낸 시간에서 비롯된다.


‘앨리스펑크’ ‘곤조티비’ ‘론나’, 세 채널의 크리에이터들은 모두 패션 업계의 현장을 경험한 전문가들이다. 김지혜 대표(앨리스펑크)는 정확한 정보와 실용적인 팁으로, 신정민 대표(곤조티비)는 브랜드의 스토리와 헤리티지를 통해, 박재만 실장(론나)은 디자인과 제작의 전문성을 앞세워 각자의 시선을 펼친다. 방식과 내용은 달라도 세 사람 모두 일선에서 겪은 내용을 토대로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직접 발로 뛰며 얻은 지식과 지혜, 패션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통해 체득한 이들의 노하우는 소비자에게 생생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광고성 영상에 대한 시청자의 피로감이 한껏 높아진 지금, 업계 출신 크리에이터들의 진정성 있는 접근은 새로운 신뢰의 기준이 되고 있다. 앨리스펑크·곤조티비·론나 채널의 세 크리에이터를 만나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 콘텐츠 제작 원칙, 앞으로의 계획 등 다양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들어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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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l 앨리스펑크 대표

정보는 무겁게, 진행은 가볍게 


“브랜드가 다양해진 만큼 소비자들은 오히려 무엇을 믿고 선택해야 할지 더 혼란스러운 시대입니다. 패션 유튜버는 브랜드와 시청자 사이에서 핵심 정보를 생활 언어로 쉽게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광고일수록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구독자가 체감할 수 있는 혜택과 현실적인 정보를 빠르게 전하려 합니다.”


구독자가 약 80만명인 인기 유튜브 채널 ‘앨리스펑크’ 김지혜 대표의 말이다. 김 대표는 스타일리스트와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패션 업계의 현장을 다채롭게 경험했다. ‘매거진 화보 브이로그’ ‘스타일링 꿀팁’ 등 전문적인 콘텐츠를 친근하면서도 생생하게 선보이며 많은 호응을 얻었다. 2015년 캐주얼 브랜드 ‘인스턴트펑크’를 론칭해 성공적으로 성장했으며 지난 S/S 시즌에는 새로운 컨템퍼러리 캐주얼 ‘프랜틱서비스’를 론칭해 탄탄한 팬덤을 바탕으로 단기간에 100억대 브랜드로 성장했다. 


유튜브의 첫 시작은 ‘현장 노하우’의 전달이었다. 패션 유튜브 시장이 현재처럼 크지 않던 시기, 스타일리스트로서 현장의 정보를 더 널리 나누고 싶어 채널을 개설했다. 패션을 어렵지 않고 쉽게 풀고, 실제로 검증한 실용성 있는 팁을 보는 재미를 더해 가벼우면서도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지향한다.  

현재도 정보성은 높이고, 시청의 부담감은 줄이는 방식으로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한 편을 보더라도 체크리스트부터 가격대, 체형별 팁까지 정리해 바로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또 패션에서 끝내지 않고 속옷·뷰티·라이스타일·건강기능식품까지 다양한 주제로 구성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정확한 정보가 가장 중요한 가치”라며 “구독자가 저를 믿고 선택하는 만큼 검증되지 않는 내용은 다루지 않고 정확성을 우선으로 한다. 그렇게 해야 그 위에 진정성과 재미가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앨리스펑크 채널의 콘텐츠 기획은 구독자가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주제를 찾는 데서 출발한다. 또 같은 주제라도 접근 방식과 시각을 새롭게 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브랜드와의 협업 시에는 운영자의 관점에서 제품을 분석하고, 소비자가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는 데 집중한다. 김 대표는 “브랜드가 말하고 싶은 것과 구독자가 궁금한 것 사이를 정확히 맞추는 것이 핵심”이라며 “정보는 솔직하게, 가격은 합리적으로 전달해 구독자와 브랜드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풀고 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오프라인에서 구독자와 직접 만나 함께 만드는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아이템 기획부터 제작, 리뷰까지 전 과정을 함께하는 ‘참여형 협업’ 형식으로, 소통의 폭을 더욱 넓혀 갈 예정이다. 김 대표는 거창한 목표보다 ‘계속 곁에 있는 언니’로 남고 싶다라며 볼 때마다 웃고, 필요할 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팁을 전하는 친근하고 실용적인 채널로 꾸준히 이어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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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민 l 곤조티비 대표

브랜드 역사부터 스토리에 초점 


“브랜드가 가진 ‘이야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이템의 제작의도, 디렉터가 관심 갖는 하위문화나 디자인적 취향, 개인적인 취미 등 제작자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봅니다. 단순한 상품 소개, 아이템 추천을 넘어 브랜드의 이야기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에 집중하며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구독자가 13만명인 ‘곤조티비(Gonzo TV)’ 채널의 디렉터 신정민 대표의 말이다. 신 대표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 이전 개인 브랜드와 의류 제작 공장을 운영하는 등 업계에서 꾸준하게 경력을 쌓았다. 이후 관심 분야인 아메리칸 캐주얼 브랜드를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하고자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채널 운영 초기에는 공장 업무를 함께 진행했으나 현재는 유튜브 채널 운영에 몰두하고 있다.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묻자 신 대표는 “공대를 졸업했지만 패션 MD를 꿈꿨다. 브랜드를 소비자의 시선에서 분석하던 경험이 지금의 채널 운영에도 큰 도움이 됐다”라고 전했다. 곤조티비는 채널 론칭 초기부터 디렉터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브랜드의 역사, 성장 배경을 다룬 콘텐츠를 꾸준하게 선보이고 있다.


이 채널의 강점은 ‘브랜드 스토리’에 있다. 단순한 아이템 추천이나 스타일링 팁을 넘어 아이템의 역사와 브랜드 헤리티지, 디렉터의 의도와 디자인 디테일까지 시각 자료로 풀어내며 차별화를 이룬다. 이 덕분에 구독자도 광고성 콘텐츠라도 브랜드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영상에 더 크게 호응한다.


브랜드와 협업하는 광고 콘텐츠는 스토리텔링을 중심으로 제작한다. 지난해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TD 캐주얼 ‘헨리코튼’과 협업해 플라이피싱클럽(Fly Fishing Club) 캡슐 라인을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했다. 실제로 낚시와 캠핑을 즐기며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통해 브랜드의 라이프스타일과 철학을 생생하게 담아 많은 호응을 얻었다.


신 대표는 “한국 패션 시장은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가격 경쟁이 치열해 브랜드가 지닌 헤리티지나 서브컬처, 무형의 가치가 충분히 조명받지 못하는 것 같다. 패션 유튜버로서 이러한 부분을 알리고, 브랜드가 가진 본질적인 매력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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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만 l 론나 실장

19년 차 베테랑 디자이너 눈으로 


구독자가 7만명인 유튜브 채널 ‘론나(RONNA)’의 프론트맨 박재만 실장은 패션업계 경력 19년의 베테랑 디자이너다. 엘에프와 신성통상 등 디자인실을 거쳐 현재는 케이투코리아의 감성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의 디자인 실장으로 재직 중이다. PD 두 명과 함께 채널을 운영 중이며, 업계 경험을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직접 상품을 구매해 원단과 봉제 디테일, 패턴 등을 분석하는 ‘내돈내산 솔직 리뷰’, 국내 패션 업계 종사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론터뷰’, 해외 컬렉션을 기반으로 메가 트렌드를 분석하는 ‘현직자가 알려주는 패션 트렌드’ 등 다채로운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단순하게 스타일이나 아이템 추천을 넘어 업계 디자이너의 전문성을 살린 내용으로 많은 호응을 얻었다. 


박 실장은 현장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패션 아이템을 자세하게 분석하는 내용을 주력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비슷한 나이대인 4050세대의 구독자에게 패션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고 ‘옷 생활의 즐거움’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다. 원단, 부자재, 봉제, 패턴과 가격 등을 생산자의 시각에서 면밀히 해석해 콘텐츠에 녹여낸다. 이러한 이유로 광고 콘텐츠도 퀄리티에 자신 있는 브랜드 위주로 협업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 


또 ‘신상 브랜드 둘러보기’ ‘구독자 패션 리뷰’ ‘아이템 관리법’ 등과 국내외 패션 시장의 이슈들도 함께 살펴보며 흥미롭고 유용한 내용을 다양하게 구성했다. 박 실장은 “최근 들어 정보를 얻기 위해 채널에 방문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추후에는 패션 실무에서 사용되는 용어와 아이템의 기원 등을 쉽고 상세하게 설명하는 기획물을 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패션 유튜버들이 협업 광고를 받는 일이 쉽지 않은 시대라는 그는 소비자의 광고 피로감이 커졌고, 브랜드는 대규모 예산 집행에 신중해졌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오히려 이러한 환경이 자신에게는 기회가 됐다고. 이어 “직접 옷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제품의 완성도와 품질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 협업 제안을 받을 때도 브랜드의 진정성을 가장 먼저 본다. 채널의 DNA와 브랜드의 DNA가 맞을 때만 함께한다. 단발적인 노출보다는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지속적 협업이 진짜 홍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박 실장은 “패션은 특정 유행을 좇는 일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고 나에게 어울리는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패션을 통해 자신을 탐구하고 세대 간 취향을 잇는 플랫폼으로 채널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12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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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현 기자  noblekang@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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