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준용 바주요 대표 “'전통미에 테일러링 믹스, 한복 세계화 도전"

강우현 기자 (noblekang@fashionbiz.co.kr)
25.12.11 ∙ 조회수 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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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준용 바주요 대표 “'전통미에 테일러링 믹스, 한복 세계화 도전


“한복은 고려청자나 조선백자처럼 담백하고 우아한 미가 있습니다. 바람에 흩날릴 때의 선과 실루엣, 편안하게 덮이는 느낌이 주는 아름다움이 있죠. 저는 이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살려 더 많은 사람이 ‘눈치 보지 않고’ 한복을 입을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퓨전 한복 브랜드 ‘바주요(BAJUYO)’를 운영하는 박준용 대표의 말이다. 2022년 8월 개인 주문 제작 형식으로 사업을 시작한 바주요는 론칭 2년 만에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외형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건축업계 인사의 개인 투자 유치에도 성공하며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바주요는 한복의 전통적인 미와 현대적인 테일러링을 결합한 스타일을 개발 중이다. 블레이저와 워크재킷 등 서양 복식에 고름과 원단 등 한국적인 요소를 함께 조합해 새로운 형태의 아이템을 제안하고 있다. 


‘한복의 대중화, 그리고 세계화’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일상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는 것. 지난 8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 · 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2025 한복디자인 프로젝트 공모전’에서 밀리터리 카모 패턴과 한복을 결합한 독특한 형태의 의상으로 대상을 받았다. 


공대 출신 발명가 지망생, 한복 디자이너로


공학을 전공한 박 대표는 원래 발명가를 목표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어린 시절 한복 바지와 정장을 믹스매치한 아버지의 모습에 많은 영감을 얻어 본인도 청재킷과 한복 바지를 함께 조합한 스타일링을 즐겼다. 하지만 여전히 일상에서 한복을 입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가 있었고, 이러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시도로 일상에서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퓨전 한복 브랜드를 론칭했다. 


공학도의 시선은 브랜드 운영에도 녹아들었다. 고름 디테일을 모듈러 방식으로 재해석하거나, 전통 원단과 안감을 현대적 디자인에 접목하는 등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는 디자인을 선보였다. 박 대표는 “전공자가 아니라서 오히려 좋다”라며 “창의적인 발상과 재료와 실루엣에 대한 실험이 자연스럽게 아이템에 녹아든다”라고 전했다.


또 30년 이상 한복을 다뤄온 장인들과 협업해 수작업을 활용한 현대적 한복을 선보이고, 한복 상점과 전시 등에도 참여하는 등 전통과의 교류도 놓치지 않았다. 지난 10월에는 부산 광안리에서 장인들과 함께하는 <한복 흑백전> 전시 행사를 기획했으며, 12월에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한국 작가와의 협업 전시 팝업도 진행한다. 


[인터뷰] 박준용 바주요 대표 “'전통미에 테일러링 믹스, 한복 세계화 도전


‘젊은 한복’ 이슈, 영상 누적 조회수 1000만 ↑


창업 초기 박 대표는 한식 기업 오너를 직접 찾아다니며 ‘공식 석상에서 입을 수 있는 한복’을 제안했다. 글로벌 시장에 한식을 알리는 이들의 역할과 맞닿는 옷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브랜드 철학을 전한 것. 그 결과 유명 떡볶이 브랜드인 ‘두끼떡볶이’의 김관훈 대표가 바주요의 옷을 입고 유명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기도 했다. 


박 대표의 젊은 감각을 통해 전통 의상인 한복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시도는 SNS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25살의 한복 디자이너’ ‘젊은 남자가 무슨 한복이야?’ ‘공대생이 한복 패션쇼를 하게 된 이유’ 등 시선을 집중시키는 제목과 특색 있는 내용,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숏폼 형식의 영상으로 많은 호응을 받았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디자인 철학, 개발의 방향성, 제품 소개 등 다양한 콘텐츠로 브랜드의 이야기를 알렸고 댓글을 통해 소비자와 활발하게 소통하며 새로운 유입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냈다. 조회수 상위 다섯 개 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약 1000만회에 이른다. 박 대표는 “20대의 젊은 남자가 전통 의상인 한복에 대한 내용을 다루니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다”라며 “앞으로도 브랜드의 성장 스토리와 아이템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서 영상 콘텐츠로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파리 · 상하이 패션위크 참가 “글로벌 초석 다진다”


현재 바주요는 맞춤형 제작 방식에서 기성품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산수화 · 호랑이 · 소나무 · 저고리 등 한국적인 요소를 풀어낸 그래픽 티셔츠와 모듈 구조로 재해석한 블레이저, 와이드 팬츠, 셋업 등 현대적 상품군을 기획하고 있다. 상품은 온라인 공식 홈페이지에서만 전개 중이며 추후 상품군을 다양하게 확장해 편집숍과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유통망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파리와 상하이 패션위크에 참가하며 글로벌 진출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박 대표는 “일본의 ‘이세이미야케’ ‘비즈빔’ ‘캐피탈’이 기모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미국의 ‘폴로’가 아메리칸 스타일을 새롭게 풀었듯 한국에서도 한복을 기반으로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내고 싶다”라며 “전통과 현대를 잇는 디자인으로 일상생활에서도 눈치 보지 않고 한복을 입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나아가 전 세계에 한국적인 미를 알릴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12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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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현 기자  noblekang@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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