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슈트 강자 ‘슈트패브릭’ 정장 카테고리에 올인… 코트 등 아우터 확대도

김현수 기자 (laceup@fashionbiz.co.kr)
25.12.11 ∙ 조회수 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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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이라는 단어가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시대. 제도권의 대형 남성복 브랜드들은 대부분 캐주얼라이징으로 그 무게를 덜어내고 있다. 이런 ‘진지함’ 속에서 브랜드의 정체성을 찾아낸 브랜드가 있다. 바로 스타일딜리셔스(대표 김태건)가 전개하는 프리미엄 맞춤 슈트 브랜드 ‘슈트패브릭(Suit Fabric)’이다. 이 브랜드는 패션의 다각화 속에서도 정장이라는 카테고리에 올인하며 정장 브랜드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김태건 스타일딜리셔스 대표는 어릴 때부터 정장을 유난히 좋아했다. 패션학이 아닌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그는 대학 시절부터 슈트의 컬러감과 착용감에 강한 관심을 가졌다. 김 대표는 “스무 살 때부터 정장을 입고 다녔다”라고 말한다. 슈트의 색상이나 착용감에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점에서 그는 기회를 봤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슈트패브릭이다.


슈트(Suit)와 패브릭(Fabric)을 결합한 이름은 ‘좋은 원단을 직접 골라서 가장 나다운 슈트를 만든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브랜드 심벌 로고는 얼핏 보면 ‘#’으로 보이는 실제 원단 직조 패턴을 형상화했다.


슈트 비중 줄이는 남성복 마켓서 틈새 공략


슈트패브릭은 맞춤복을 기본으로 운영하며, 원단 선택부터 봉제까지 고객이 전 과정을 선택할 수 있다. 슈트는 가격은 80만원대부터 최고급 이탈리아 원단을 사용한 1000만원대까지 폭넓은 선택이 가능하다. 고객이 원단의 질과 감촉을 직접 느끼며 선택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슈트패브릭의 차별점이다.


슈트 외에도 코트 라인이 브랜드의 주요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캐시미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로로피아나와 콜롬보 등 고급 캐시미어 원단으로 코트를 맞춤 제작하려는 수요가 늘었다. 슈트패브릭은 고객이 원하는 등급의 캐시미어 원단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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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트패브릭은 단순한 비즈니스 슈트 수요층을 넘어 연예인, 정치인, 기업인 등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송중기, 지진희, 류현진, BTS, 최홍만 등 연예인과 정치인 등이 브랜드의 맞춤 슈트를 착용했다.

예복 시장에서는 업계 최상위권에 위치하며, 기성복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여의도 더현대서울 입점을 시작으로 백화점 유통망을 확대 중이며, 내년에는 몽골 울란바토르와 미국 플로리다 진출을 목표로 글로벌 시장을 향하고 있다.


원단 사입부터 생산까지, 원스톱 수직계열화 이뤄


슈트패브릭의 가장 큰 경쟁력은 원단 사입 - 제작 - 생산까지 모든 공정을 원스톱으로 운영하는 수직계열화 구조다. 김 대표는 매 시즌 직접 이탈리아와 영국으로 건너가 원단을 바잉하고, 50~60명의 내부 메이커가 생산을 담당한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중간 유통 마진을 줄여 고급 제작 방식임에도 합리적인 가격대를 유지한다.


슈트패브릭은 국내에서 드물게 수미주라(MTM)와 비스포크(Bespoke)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소화하고 있다. 수미주라는 기성 패턴을 기반으로 개인 체형에 맞춰 수정하고, 비스포크는 처음부터 고객의 체형에 맞춰 패턴부터 완전히 새롭게 제작하는 방식이다. 슈트패브릭은 장인들의 숙련된 기술력과 시스템 덕분에 이 두 가지 라인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슈트 제작의 근간이 되는 채촌(신체 사이즈 측정)도 다른 숍과 차별화된다. 청담 비스포크 하우스에서는 3D 보디 스캐너와 마스터 테일러의 채촌으로 이뤄지는 더블 채촌을 통해 고객 체형을 더 정확히 분석한다. 이를 통해 옷의 골격이 되는 맞춤 패턴을 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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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슈트 브랜드 ‘링자켓’과 컬래버레이션


김 대표는 일본의 맞춤복 브랜드 ‘링자켓(Ring Jacket)’과 슈트패브릭의 협업 브랜드 ‘센자티톨로’의 방향성도 제시했다. 슈트패브릭은 링자켓을 좋아하는 국내 마니아층에 더 전문성 있는 생산과 공급을 해줄 수 있는 파트너로서 역할을 하고자 한다. 


지난 11월에는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서 팝업스토어와 트렁크 쇼를 진행했다. 행사에는 히데토시 사사모토 링자켓 디렉터가 직접 상담을 맡기도 했다. 그는 “슈트는 퀄리티, 편안함 그다음이 멋이다”라고 조언하며 “한국에서도 슈트 문화를 즐겨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정장 카테고리는 오랜 시간 고유의 무게감 속에 머물러 있다. 개별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층이 시장 기회를 만들고 있지만, 맞춤복 사업 구조는 결국 유사해지기 마련이다. 단순 가격 경쟁이나 웨딩 패키지 중심의 판촉이 아니라, 각 브랜드가 말하는 ‘차이’를 소비자가 명확히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그런 입체적인 시도가 쌓일 때 비로소 소비자들이 자신의 슈트를 찾기 위해 나설 것이다.



■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12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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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기자  laceup@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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