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조원섭 | 브랜드워커파트너스 공동대표 "성장 마인드셋 인재로 승부하라"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
25.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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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원섭 | 브랜드워커파트너스 공동대표


사람들의 태도를 설명하는 두 가지 관점이 있다. 성장마인드셋과 고정마인드셋이다. 


고정마인드셋은 능력이 타고난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보며, 한 번 재단이 끝난 원단처럼 변화가 어렵다는 전제를 갖는다. 이 관점에 머무는 사람은 실패를 돌이킬 수 없는 결함으로 이해하고 평가 상황에서 쉽게 방어적으로 변한다. 반대로 성장마인드셋은 능력이 학습과 경험을 통해 확장된다는 관점을 견지한다. 수십 차례의 피팅과 수정 끝에 완성되는 컬렉션처럼 사람 역시 시행착오를 통해 정교해지는 존재라고 본다. 


패션 기업의 채용에서 성장형 인재를 구분하는 핵심은 이러한 세계관의 차이를 읽어 내는 일이다. 변화가 빠르고 모호성이 높은 산업일수록 특별한 재능보다 배우는 속도와 태도가 성과를 결정한다. 채용 시 이를 판별하는 첫 번째 신호는 실패 경험의 서술 방식이다. 성장형 인재는 실패의 원인을 타인이나 환경에 두지 않고 자신의 전략, 선택, 판단의 지점에서 학습을 끌어낸다. 


두 번째는 정답 중심이 아닌 사고 과정 중심의 과제 인터뷰다. 패션 기업은 트렌드 분석, 디자인 브리프, 코디네이션 등 실무형 과제를 많이 요구하지만, 이를 평가할 때 완성도보다 피드백을 적용하는 민첩성과 시각을 바꾸는 유연성이 더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면접 과정에서 무심코 드러나는 언어는 그 사람의 사고 구조를 정확하게 드러낸다. “원래 나는 이런 스타일이다” “이건 잘 못한다”와 같은 고정형 언어는 변화에 대한 경직성을 반영하고,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시도해 보고 싶다” “다음에는 다른 접근을 해 보겠다”는 성장형 언어는 배우려는 태도를 나타낸다. 기업 내부를 성장마인드셋 기반으로 재편하는 일은 채용만큼이나 중요하다.


효율과 속도가 강조되는 패션업의 특성상 조직은 종종 결과 중심의 압력으로 움직이기 쉽다. 그러나 성장마인드셋은 압박이 아닌 확장적인 언어와 경험에서 자란다. 조직이 가장 먼저 바꿔야 할 지점은 피드백의 언어다. “잘했다, 못했다”의 평가적 언어 대신 탐색적 질문이 필요하다. “이번 결과에서 당신의 선택 중 가장 의미 있었던 지점은 무엇인가” “다음 시즌에 시도하고 싶은 새로운 방향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은 구성원이 자신의 성장을 기업의 기대가 아닌 자기서사의 일부로 인식하게 만든다. 


또한 실패를 조직의 샘플룸으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 샘플룸에서는 수많은 버전이 만들어지고 버려지지만 그것들은 모두 다음 컬렉션을 위한 자산이 된다. 실패 사례를 가설–실험–결과–교훈의 구조로 재정리해 공유하고, ‘누가 잘못했는가’보다 ‘무엇을 배웠는가’에 초점을 두며, 실험적 시도와 실패학습을 KPI 일부로 인정하는 문화는 구성원에게 안정감을 부여하고 창의적 시도를 일상화한다. 


여기에 조직의 서사를 성장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 조직문화는 결국 “우리는 어떤 이야기 속에서 일하는가”로 규정된다. “우리의 경쟁력은 트렌드보다 학습 속도에 있다” “패션은 새로움의 예술이며 성장은 변화의 기술이다”와 같은 서사는 구성원이 자신을 변화의 주체로 인식하도록 돕는다. 패션 기업의 미래는 결국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를 계속 새롭게 재단할 수 있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 패션은 몸에 걸치는 변화이지만 성장은 마음에 입는 변화다. 이 마음의 변화가 패션 기업이 다시 강해지는 가장 조용하고도 근본적인 혁신이다.


■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12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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