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업력' 여성복 바바패션, 전통과 디지털 균형감 찾나?

김숙경 발행인 (mizkim@fashionbiz.co.kr)
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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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성복 시장의 한 축을 지탱해 온 바바패션(회장 문인식)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여성복 전문기업으로서 포지셔닝을 강화하면서 브랜드 리뉴얼과 디지털 전환 등을 통해 지속가능 패션 기업으로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바바패션은 자체 브랜드인 아이잗바바 · 아이잗컬렉션 · 지고트 · 더아이잗 · JJ지고트 · 더틸버리 등을 운영하는 회사로서, 1993년 11월 설립 이래 백화점 여성복 시장의 절대 강자로 꾸준히 이름을 알렸지만 2020년대 들어 급격히 변화하는 유통 환경 속에서 잠시 정체기를 겪었다. 


지난해 매출은 2425억원 수준으로, 전년대비 8%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정점이었던 2019년 대비 매출이 10~20% 하락했다. 2023년 회복했지만, 이듬해 하락세를 보이는 등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졌다.


급변하는 패션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 힙합퍼 인수, 뷰티 브랜드 더뷰티풀팩터 론칭, 스트리트 캐주얼 빌보드 론칭 등 전략적으로 대응책도 내놓았으나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중단하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렇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바바패션에는 백화점 기반의 리테일 구조 재정비와 6개 여성복 브랜드의 정체성을 정비하는 계기가 됐다. 전통적으로 강했던 백화점 여성복의 무게 중심을 온라인과 콘텐츠로 옮기며 ‘리부트 모드’에 돌입한 것. 과거의 헤리티지와 현재의 디지털 리듬 사이, 그 균형점을 찾아가는 여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실제로 바바패션은 비효율 매장 정리 작업을 진행해 왔다. 백화점 입점 중심 유통에서 벗어나 자체몰, 라이브커머스, 입점몰 확대 전략 등으로 구조를 바꿔가고 있다. 그 결과 자사몰 ‘바바더닷컴’은 2025년 9월 누계 기준 여성패션 · 잡화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3% 증가했다. 특히 잡화 매출은 무려 52% 상승하며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온라인몰을 단순 쇼핑 플랫폼이 아닌 콘텐츠+라이프스타일 허브로 바꾸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AI 기반 숏폼 콘텐츠를 본격 도입하며 패션 쇼핑 경험 혁신에 나섰다. 급격히 확대되는 숏폼 영상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고, 고객과 새로운 소통 방식을 마련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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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시장에서 온라인이 경쟁력의 핵심이 된 만큼 상품 전략은 기존 커리어우먼과 중장년 여성을 벗어나 최근에는 브랜드 리뉴얼과 젊은 소비층 유인 전략이 확연히 드러난다. 예컨대 JJ지고트는 배우 손나은을 모델로 기용하며 2030세대 공략에 나섰고, 아이잗바바도 온라인 전용 라인 확충을 통해 젊은 감각 제품군으로 탈바꿈했다. 더아이잗은 여전히 오피스 여성복의 중심축으로 남아 있지만, 상품군을 최소화해 핵심 아이템 중심의 전략적 구성을 택했다.


여기에 2023년 론칭한 ‘르몽생미셸’을 비롯해 ‘파비아나필리피’ ‘블루마린’ 등 독점 수입 브랜드로 해외 패션 사업을 확장했다. 바바패션의 브랜드 라인업은 하이엔드 감성부터 합리적 아이템까지 스펙트럼이 넓은 만큼 이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고 강화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다. 


바바패션은 리브랜딩과 동시에 디자인 · 기획 · 디지털 등 조직 내 젊은 인력을 영입하고 세대 간 소통 구조 개편을 병행하고 있다. 오너인 문인식 회장의 두 자제가 합류해 경영수업을 받는 가운데 아들인 문장우 대표가 경영전반을, 딸인 문아연 이사는 상품기획 파트를 맡고 있다. 


여성복 레거시 기업 이미지를 벗고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에 나선 바바패션이 넘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기존 핵심 소비층과 새롭게 유입하고자 하는 젊은 소비층 사이의 감성 및 브랜드 기대치를 잘 다루지 못하면, 기존 충성 고객이 이탈할 위험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브랜딩 변화 전략을 조직 내부에서 일관되게 밀고 나가지 못하면 브랜드 혼선이나 내부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또한 콘텐츠 중심 전략은 비용이 많이 드는 영역이므로 효율적인 ROI 확보가 관건이다.


“변화하지 않으면 사라진다”라는 명제 속에서, 바바패션은 전통과 디지털의 균형점을 찾으려는 실험대에 서 있다. 전통적 디자인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최근 온라인 전용 컬렉션이나 SNS 콘텐츠를 통해 디지털 소비층과의 접점을 넓히는 실험을 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리뉴얼이 아니라 고객군 자체를 재정의하는 과정이다. ‘포스트 백화점 시대’ 여성복 시장에서 바바패션의 선택은 업계 전반의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김숙경 발행인  mizkim@fashio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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