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패션 CEO 세대교체… 최연소·최고령은 누구?

박진한 기자 (pxrkjxnhxn@fashionbiz.co.kr)
25.10.27 ∙ 조회수 12,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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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 · 뷰티 기업 임원의 평균 나이는 53.9세다. 여전히 50 · 60대가 주축을 이루지만 30 · 40대 젊은 임원들이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연소 30대 억만장자 CEO부터 최고령 80대 창업주까지, 패션업계 리더십 지형 변화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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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적인 대기업이 40대 임원 발탁을 늘리는 등 전반적으로 젊어지는 추세 속에서 패션기업은 어떠할까?” 패션 상장기업 48개사, 비상장 3개사 총 51개사 패션기업의 임원 연령대 변화를 살펴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상반기 결산 자료에서 패션 부문에 해당하지 않는 임원 및 사외이사를 제외한 총 482명의 임원을 조사했다. 


51개 패션기업 임원의 평균 나이는 53.9세다. 50대가 54.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그다음으로 40대(22.4%), 60대(16%), 70대(3.5%), 30대(2.9%), 80대(0.6%)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회장, 대표, 사장, 부문장 등 C-레벨에 해당하는 이는 전체 중 84명으로 비중으로는 17%다. 


CEO 평균 나이는 58.3세로 임원 전체 평균보다도 4.4세 더 높았다. 50대가 35%로 1위를 기록했고 60대가 33%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40대(17%), 70대(12%), 80대(2%), 30대(1%) 순이었다. 비교적 보수적인 패션산업의 특성상 여전히 5060세대 임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지만 3040세대 젊은 임원도 늘어나는 점에서 ‘세대교체’를 엿볼 수 있다. MZ세대 임원들의 대다수는 기업 오너의 2세들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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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 에이피알 대표 ‘K-뷰티로 억만장자’ 


그렇다면 최연소·최고령 CEO는 누구일까. 최연소 CEO에는 만 36세 나이로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한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에이피알은 ‘메디큐브’ ‘에이프릴스킨’ ‘포맨트’ ‘글램디바이오’ ‘널디’ 등 특히 뷰티 디바이스 분야에서 국내외로 활약하고 있는 기업이다. 상장 후 기업 가치가 6조2000억을 기록했고, 지분 31%를 보유하고 있는 김 대표의 지분 가치는 약 1조8000억원에 달하며 한국의 새로운 밀레니얼 뷰티 억만장자로 거듭나게 됐다. 


김 대표를 필두로 젊은 대표 10인에는 ▷이성원 신영와코루 대표(만 40세) ▷최준호 형지엘리트 · 형지글로벌 부회장(만 41세) ▷조만호 무신사 대표(만 42세) ▷이수연 젝시믹스 대표(만 43세) ▷김지훈 에이유브랜즈 대표(만 44세)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만 44세) ▷조동주 이랜드월드 대표(만 45세) ▷김유미 제이에스티나 각자대표(만 45세) ▷최혜원 형지엘리트 이사이자 형지I&C 대표(만 45세) 등이 있다. 

신영와코루, 형지그룹, 제이에스티나, 한세그룹 등은 창업자인 부모에게 가업을 이어받은 2세 경영인들로 고속 승진하며 주류로 자리 잡았다. 또 최근 상장에 성공한 에이피알·에이유브랜즈와 비상장 패션기업이지만 유통 공룡이 된 무신사 대표의 이름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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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CEO는 85세 박성철 신원 회장 


최고령 임원이자 CEO는 1940년생으로 만 85세인 박성철 신원 회장이다. 최연소 임원(만 32세)과 무려 53세라는 나이 차이가 난다. 박 회장은 고령임에도 신원 사내이사를 비롯해 회사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국내 1세대 패션기업 신원을 키운 박 회장은 여전히 사업 전반을 챙기며 고령의 나이에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 회사의 ‘2세 경영’인 차남 박정빈 부회장이 내수 패션 브랜드 ‘베스띠벨리’ ‘씨’ ‘지이크’ ‘비키’ ‘파렌하이트’와 해외 수입 브랜드 ‘까날리’를 비롯해 기획·영업·회계·인사 업무 등을 총괄하고 있다. 삼남인 박정주 대표는 해외영업과 수출 부문을 맡고 있다. 


박 회장을 비롯해 ▷우한곤 티비에이치글로벌 회장 ▷윤윤수 미스토홀딩스 회장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이영회 영원무역 부회장 ▷임오식 진도 회장 ▷김웅기 인디에프 회장 ▷박성수 이랜드월드 회장 ▷최병오 형지그룹 회장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 등이 최고령 그룹에 속한다.  


영원무역(성기학 → 성래은), 미스토홀딩스(윤윤수 → 윤근창), 형지그룹(최병오 → 최준호/최혜원), 한세그룹(김동녕 → 김익환/김지원), 신원(박성철 → 박정빈/박정주), 대현(신현균 → 신윤황), 신영와코루(이의평 → 이성원), 진도(임오식 → 임병남), 제이에스티나(김기문 → 김유미) 등 오너 2세 경영시대로 접어들면서 기존 창업자들은 2세 경영 안착을 위해 기업 안팎으로 이들을 지원하거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서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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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중 조동주 이랜드월드 대표 가장 젊어 


국내 패션마켓을 이끌어 가고 있는 9개 패션 대기업도 주축은 50대다. 이랜드월드, 미스토홀딩스, 영원무역홀딩스(영원무역 포함), 삼성물산패션부문, LF, F&F,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오롱FnC부문 등 패션 부문 임원은 총 159명으로 파악됐고 이 중 65%인 103명이 50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기업의 경우 남성 임원(112명)이 여성 임원(47명)의 2배가 넘을 정도로 남성 비중이 높다. 


9대 패션기업 대표진 11명의 연령은 4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조동주 이랜드월드 대표는 만 45세로 가장 젊고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이 만 78세로 가장 고령이었다. 특징적인 점은 대기업의 경우 오너 및 2세 경영보다 전문경영인이 기업을 맡아 운영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는 점이다. 


3040세대 임원이 가장 많은 기업은 F&F로 젊은 임원이 8명이며, 미스토홀딩스 4명, 신세계인터내셔날 4명, 영원무역·영원무역홀딩스 각각 4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 임원은 미스토홀딩스와 F&F에서 각각 1명씩이다. 3040대 젊은 임원이 전무한 기업은 삼성물산패션부문과 코오롱인더스트리FnC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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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 경영’ 김승범 상무 등 F&F 3040세대 임원 다수


대기업 임원 중에서는 미스토홀딩스에서 경영전략을 담당하는 만 37세 정상희 실장이 가장 젊었으며, F&F 디지털본부 총괄을 맡고 있는 김승범 상무가 만 38세로 뒤를 이었다. 김 상무는 김창수 F&F 회장의 장남이자 화장품 기업 에프앤코의 대표이기도 하다. 


2024년 3월 대표 이사로 취임한 후 전 세계적인 K-뷰티 열풍에 올라타면서 1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에프앤코는 연결기준 매출액 1945억원, 영업이익 26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7.1%, 23.3% 증가하며 창사 이래 역대 매출을 기록했다.


여성 임원은 111명으로 전체 임원 비중에서 23%를 차지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영원무역·패션플랫폼·한섬 각 8명으로 여성 임원이 가장 많았다. 특히 482명 임원 중 가장 젊은 임원이자 여성 임원인 임윤지 에이피알 이사는 1992년생으로 만 32세다. 


떠오르는 MZ세대 임원, 패션계 새바람 일으키나


임 이사는 2015년부터 에이피알에서 근무하며 뷰티마케팅실 실장을 거쳐 국내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에이피알의 또 다른 젊은 여성 임원으로는 이민경 전무가 있다. 이 전무는 1988년생 만 37세로 현재 에이피알 해외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외국 국적의 젊은 여성 임원도 눈에 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무신사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직 중인 티안티안헤 이사다. 1990년 만 35세로 무신사에서 경영자문을 맡고 있다. 티안티안헤는 중국 국적으로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를 거쳐 2015년 세쿼이아캐피탈로 자리를 옮겨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에 투자를 주도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처럼 젊은 인재들이 속속 합류하며 패션업계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5060세대가 여전히 주축이지만, MZ세대 임원들이 자리 잡기 시작한 지금의 변화는 향후 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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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11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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