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다시 고점' 아크테릭스·하글로프스 등 수입 아웃도어 새 판!
블랙다이아몬드, 살로몬, 하글로프스
‘아크테릭스’와 ‘살로몬’ ‘파타고니아’ ‘호카’ 등을 필두로 빠르게 성장하던 수입 아웃도어 시장이 올해 전개사 변경, 신규 론칭 등 다양한 변화를 겪으며 다각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성과 정통성, 신선함을 무기로 갖고 있는 수입 아웃도어 브랜드에 대한 니즈가 소비자는 물론 유통과 기업에서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유입된 등산 신규 소비층과 고프코어 트렌드로 아웃도어를 소비하기 시작한 2030세대다. 새로운 것, 남들과 다른 것을 추구하는 이들이 아웃도어 마켓에 관심을 가지면서 오랫동안 단단한 신뢰도를 쌓은 토종 브랜드를 중심으로 움직이던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수입 브랜드에 주도권을 넘겨주고 있다.
올해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국내 수입 아웃도어 흥행의 시작과 성장의 마중물이 된 아크테릭스의 직진출 등 전개사 변경 건이다. 아크테릭스와 함께 ‘몬츄라’ ‘골드윈’이 직진출 및 파트너 변경을 선언했고, ‘몽벨’ 등은 직수입으로 전개 방식을 바꿨다.
또 '하글로프스' '피크퍼포먼스' '살레와' 등이 한국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냈고, '티켓투더문' '코토팍시' 등 이색적인 무드와 철학을 가진 신규 브랜드도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서울 내 아웃도어 주요 상권은 청계산, 북한산성에 이어 수입 브랜드들이 유입되고 있는 도봉산 아래 상권이 다시 떠오르는 중이다.
1600억 대어 '아크테릭스' 직진출, 9월 정식 출범
작년 약 1600억원 매출을 올리고 올해 2000억원 달성을 예상하는 아크테릭스는 최근 아크테릭스코리아(대표 이강행) 법인을 설립하고 서울 서초구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8월 4일 외국인투자기업 등록을 마친 후 본격적으로 유통 및 임직원 양도 작업을 시작해 9월 1일 정식 출범을 알렸다.
등록된 아크테릭스코리아의 정보를 살펴보면 대표이사로는 이강행씨가, 사내이사로는 크리스 탐(Chris Tham) 아크테릭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이름을 올린 상태다. 사업 총괄은 넬슨스포츠에서 아크테릭스를 담당하던 정해빈 상무가 선임됐다. 기존 넬슨스포츠에서 아크테릭스를 담당하던 직원과 매장 직원 대부분이 이동해 기존의 업무를 이어가는 중이다.
직진출 후 아크테릭스는 기존 ‘캐나다 퍼포먼스 아웃도어’라는 포지셔닝에서 방향성을 대폭 확장한다. 현재 글로벌에서의 움직임에 맞춰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진 대중성 높은 아웃도어 브랜드로서 라이프스타일 분야까지 커버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부터 방향성을 코어 타깃에서 대중으로 확장하면서 ‘나이키’나 ‘아디다스’같은 글로벌 볼륨 브랜드가 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한 상태다.
넬슨스포츠의 신규 브랜드 '코토팍시'와 아웃도어 편집숍 '더기어샵', 최근 팝업스토어로 화제를 모은 '스카르파'
넬슨스포츠, 신규 '코토팍시' 론칭... 더기어샵·스카르파 등 역량 강화
넬슨스포츠(대표 정호진)는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던 아크테릭스가 빠졌지만 편집숍 ‘더기어샵’과 함께 최근 반응이 올라오고 있는 ‘스카르파’의 역량을 차근차근 키우면서, 신규 브랜드 '코토팍시'로 새로운 아웃도어 문화를 만드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더기어샵은 현재 총 8개점으로 주요 등산로와 아웃도어 상권에서 운영 중이다. 다양한 브랜드는 물론 아웃도어 컬처로 소통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상주해 마니아들에게 인정받는 유통이다.
스카르파는 지난해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 이어 6월말 커텍트현대 청주점에 2호점을 오픈하며 니즈가 높은 상권 고객과의 접점을 확장하고 있다. ‘모히토’ ‘인스팅트’ ‘드라고’ ‘레벨레 런2’ 등 스카르파 기술력을 담은 신발 라인업을 보여주면서 소비자들이 스카르파의 상품을 좀 더 가까이에서 경험할 기회를 늘려가는 중이다. 코어 소비층 뿐 아니라 빈티지 아웃도어 슈즈에 관심 많은 패션 소비자에게도 인기가 많아 방향성을 열어두고 전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 하반기 일본 아웃도어 브랜드 ‘코토팍시(Cotopaxi)’를 국내에 신규 도입한다. 코토팍시는 2023년부터 국내 일부 소비자를 통해 ‘컬러풀한 가방’으로 알려지고 있는 브랜드다. 자투리 원단(Dead stock)을 활용해 만들기 때문에 모든 상품의 컬러 배치가 다 다르고, 친환경적이다. 일본과 미국에서 일부 유통을 통해 알려지며 인기를 얻기 시작한 핫한 브랜드로, 국내에서도 지속가능한 브랜드 철학과 상품이 어떤 반응을 얻게 될지 궁금증을 일으킨다.
종로5가에 위치한 살레와 1호점 겸 플래그십스토어
리론칭 '살레와', 9월부터 의류 본격 전개... 글로벌 CEO 방한까지
다시 한국 시장에 도전하는 브랜드들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살레와' '피크퍼포먼스' '하글로프스'가 대표적이다.
먼저 에스엠케이컴퍼니(대표 김용엽)이 올 3월부터 전개 중인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살레와(SALEWA)'는 이번 F/W 시즌부터 의류 라인을 본격 전개한다. 론칭과 동시에 오픈한 서울 종로5가 플래그십스토어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신발과 가방을 먼저 선보이다 9월부터 토털 컬렉션을 운영하게 된 것.
이와 함께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딛는 중요한 시점에서 브랜드의 비전과 향후 전략을 공유하고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본사 경영진이 방한할 예정이다. 크리스토프 엥글(Christoph Engl) CEO와 스테판 라이너(Stefan Rainer) CSO가 방문해 한국 관계자들과 만난다.
한국 독점 전개사인 에스엠케이컴퍼니는 2024년 초 살레와 글로벌 본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2025년 S/S 시즌부터 국내 영업을 시작했다. 그 첫걸음으로 지난 3월,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출발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 5가에 1호점인 플래그십스토어를 성공적으로 오픈했다.
피크퍼포먼스
피크퍼포먼스, 온라인부터 차근차근 시장 공략 중
아머스포츠코리아(대표 김훈도)는 지난 5월 스웨덴 테크니컬 아웃도어 피크퍼포먼스(Peak Performance)를 론칭했다. 현재 구매 편의성과 접근성을 위해 온라인 판매 채널을 우선 운영 중이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다양한 상품과 마케팅 활동을 통해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힐리움’ 등 휴대가 간편한 초경량 다운재킷 등 글로벌에서 검증된 상품을 우선으로 선보이며 카테고리를 확장한다. 국내 소비자와 공식적으로 처음 만나는 이번 시즌 주력 컬렉션은 '유틸리티' 라인이다. 상품 하나하나의 무개가 중요한 백패킹, 트레일러닝 등의 활동을 위해 가벼우면서 방수 및 내구성, 휴대성까지 갖춘 상품으로 구성했다.
피크퍼포먼스는 1986년 스웨덴 북부의 산악 지형인 오레(Åre) 에서 두 명의 프리라이드 스키 선수에 의해 탄생했다. 변화가 심한 산악 지형의 날씨를 견딜 수 있는 뛰어난 기능성과 눈에 띄면서도 심플한 디자인이 결합된 전문 스키웨어를 시작으로 이 후 트레킹과 하이킹, 트레일 러닝, 골프까지 아웃도어 활동에 필요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 온 테크니컬 아웃도어 브랜드다. 국내에서도 지난 2012년 LS네트웍스를 통해 소개된 적이 있다.
9월 5일에 오픈한 하글로프스 도봉산 플래그십스토어
하글로프스, '슈퍼 테크니컬'로 한국 시장 재공략
스웨덴 퍼포먼스 아웃도어 하그로프스도 다시 국내 시장에 발을 디딘다. 에이치에이와이엘(대표 이지환 HAYL)에서 브랜드를 맡아 9월 5일 도봉산 플래그십스토어 오픈과 함께 대대적인 홍보를 시작했다. 국내 프리미엄 아웃도어 성장세에 발맞춰 색다른 감성과 컬러, 디자인을 가진 하그로프스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마케팅 활동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하글로프스는 지난 2023년 말 홍콩계 기업 라이언록캐피탈이 아식스로부터 지분 100%를 인수하며 좀 더 명확한 브랜드 방향성을 잡는 데 시간을 들여왔다. 라이프스타일로 무한 확장하는 경쟁사 브랜드들과 달리 하글로프스는 '테크니컬'을 기반에 둔 '슈퍼 테크니컬' 브랜드로써 한국과 중국, 일본 소비자들과 다시 만날 예정이다.
기능적인 것에 포커스를 맞추되 소비자들이 필수적으로 경험했으면 하는 대부분의 상품은 합리적인 가격대로 접근성을 높였다. 점진적으로 아웃도어 커뮤니티를 포함한 다양한 채널을 통해 브랜드 헤리티지와 가치를 알려갈 계획이다. 글로벌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국 고유의 언어와 문화적 뉘앙스를 반영하면서 한국 소비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소통할 예정이다.
피크퍼포먼스와 하그로프스는 지난 2012년에도 같은 시기에 국내 시장에 도전했다. 아웃도어 시장의 활황을 맞아 수입 시장도 주목 받으면서 국내 브랜드와는 다른 감각적이고 심플한 컬러웨이와 탁월한 기능성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시에는 비교적 멀멀한 스웨덴 감성을 담은 옷이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목을 끌지 못했으나, 이번에는 니즈가 상당히 다양해진 상태라 반응이 어떨지 기대감이 높다.
밀레와 파트너십을 맺은 '몬츄라'
몬츄라, 한중일 ‘원 마켓’ 전략… 아시아 공략 속도 UP
직진출로 전환해 글로벌과 속도를 맞춰 소통하려는 브랜드들도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몬츄라' '몽벨' '골드윈'이 있다.
한국에서 2011년 공식적으로 첫선을 보인 몬츄라는 수입 아웃도어 붐이 한차례 일었던 2013년, 매출 30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영향력 있는 브랜드였다. 이후 전문점이나 편집숍 위주 홀세일로 운영하다 에르노그룹으로 본사가 변경된 이후 적극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내면서 다시 한 번 도약을 준비 중이다. 작년부터 총 10개 매장을 확보한 상태다.
몬츄라의 본사인 에르노그룹은 올해 아시아 시장 입지를 다지기 위해 한국과 일본의 전개 방식을 변경하고 중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일본은 올초 현지 법인을 설립해 직진출했고, 한국은 기존 전개사인 오르고의 지분을 100% 인수한 밀레(대표 한철호)와 새로운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과 일본, 중국을 아시아 핵심국으로 지정해 하나의 시장으로 인지하고 협업을 시작했다.
일본과 중국은 본사가 직접 운영하고, 밀레는 한국에서 아시안 핏 개발과 아시아 전체 트렌드 분석 작업을 지원하게 된다. 현재는 전체 상품 수입으로 전개 중이지만 2026년부터는 아시안 핏 상품을 선보이고, 이후 로컬에 맞는 현지 기획도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 글로벌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서 안착한 뒤 2029년 미주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다,
최근 경량·가성비 만족시키는 백팩, 고글, 스몰굿즈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몽벨'
100% 직수입 전환 ‘몽벨’ 올해 200억원 목표
엠비케이코퍼레이션(대표 노영찬)은 지난 2021년부터 추진 중이던 ‘몽벨’ 100% 직수입 운영 체제를 올해 완성시켰다. 브랜드가 글로벌에서 전개 중인 오리지널 상품군을 직접 선보이면서 고기능성과 지속가능성을 바탕으로 한 진정성 있는 아웃도어 문화를 알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26% 줄어든 211억원인데 그중 직수입 상품은 전년대비 50% 증가한 100억원, 올해는 직수입 상품만으로 200억원까지 키울 계획이다. 최근 유튜브 및 아웃도어 패션 마니아를 중심으로 몽벨의 아웃도어 고글(러닝용), 백팩 및 크로스백, 지갑 등 스몰굿즈가 매우 가볍고 기능적이면서도 합리적인 가격대로 인기를 얻고 있어 성장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소비층도 기존 4060세데에서 2030세대로 전환하기 위해 유통과 마케팅 방식도 바꾸는 중이다. 지난 8월 중에는 MZ세대 유입이 활발한 서울 성동구 성수동 무신사 대림창고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젊은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시도했다. 앞으로 고유의 기능성과 디자인, 헤리티지를 정통성 있게 전달하는데 더욱 집중할 예정이다.
올초에는 골드윈코리아(대표 기무라 나오키)의 골드윈이 영원아웃도어(대표 성기학)와의 오랜 협업 관계를 끝내고 직진출 후 공식 론칭했다. 지난해 11월 8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성동구 성수동 ‘LCDC 서울’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고 조용히 출사표를 올린 후 현재까지는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과 팝업스토어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스키 이미지에서 더 넓은 범위의 아웃도어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며,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기능과 디자인을 겸비한 상품’을 통해 한국을 개척하고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
블랙다이아몬드
블랙다이아몬드, 테크니컬 아웃도어 시장 새 성장동력으로 기대
국내 수입 아웃도어 시장이 성장하고 활발해지면서 기존 전개 브랜드들도 더욱 적극적으로 전략을 세우고 시장 대응에 나섰다. 블랙다이아몬드코리아(대표 정호진)에서 2013년부터 국내 전개 중인 ‘블랙다이아몬드’는 최근 소비자 대응 마케팅을 활성화하고 플래그십스토어를 새롭게 오픈하는 등 새로운 전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3월말 도봉산 입구에 두 번째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한 데 이어 각 매장을 중심으로 마니아들과 커뮤니티 활동을 활발히 펼치며 브랜드 저변을 넓히는 중이다. 현재 매출 약 100억원 규모로, 내년 상반기부터는 트레일러닝과 하이킹, 볼더링(클라이밍) 분야 상품을 중심으로 대중과 소통하며 성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2023년에는 글로벌 CEO가 바뀌면서 새로운 3주년 계획을 진행 중이다. 기존에 상품과 카테고리 개발을 빠르게 진행하던 기조에서 벗어나 상품 확장은 지양하는 한편, 아웃도어 커뮤니티와 소통하며 아웃도어 장비와 의류, 문화, 커뮤니티를 아우르는 No.1 클라이밍 브랜드로 리더십을 지속하는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
10년 만에 찾아온 수입 아웃도어 시장 활황기, 브랜드 및 전략 다각화
한국에서도 작년부터 다양한 아웃도어 커뮤니티와 접촉할 수 있는 이벤트 및 체험 활동을 진행하고 있고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어패럴’ 부문의 성장 가속화를 위해 다양한 상품을 접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매장도 속속 선보이는 중이다. 마운틴 장비 분야의 경쟁력은 유지하면서 새로운 성장 분야로 키울 계획이다.
수입 아웃도어 시장이 거의 10년 만에 맞이한 성수기를 맞아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변화를 이끌고 있는 주역 브랜드들의 성장률이 두 자릿수로 높은 것 대비 기존 브랜드들의 성장률은 눈에 띄게 높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올해 수입 브랜드들은 하이킹, 트레일러닝, 볼더링 같은 전문 영역을 넘어 여행이나 일상까지 범용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상품과 전략을 내놨다.
올해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 적극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수입 아웃도어 마켓이 꾸준히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패션 시장에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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