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패션 시리즈] 그린컨티뉴, '선인장 가죽'으로 비건 레더 마켓 이끈다

이지은 기자 (zizi@fashionbiz.co.kr)|2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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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비즈>가 패션 시장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가치이면서도 실현하기 어려운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과 관련된 연재를 진행한다.


그동안 패션비즈는 브랜드나 기업이 보여주는 재무적 정량 지표, 트렌드를 끌어내는 마케팅 파워, 그것을 성공시키는 사람들에 주목해 패션 시장을 조명해 왔다. 올해부터는 작게라도 지속가능한 패션 시장을 이룩하기 위해 천천히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브랜드와 기업, 사람을 찾아 이들의 철학과 지향점을 공유하려 한다. 


다섯 번째 주인공은 국내 최초로 선인장 가죽을 개발하고 이를 상용화해 지속가능한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있는 식물성 가죽 소재 제조 기업 ‘그린컨티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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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부산물을 활용해 친환경 가죽을 만드는 기업이 있다. 2023년 설립된 식물성 가죽 소재 제조 기업 그린컨티뉴(대표 전인호)가 그 주인공으로, 이 기업은 환경친화적인 원단을 제조해 해외 비건 가죽보다 최대 70%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며 B2B 사업을 중심으로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린컨티뉴가 강조하는 지속가능한 가치는 원단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다. 가장 큰 경쟁력은 버려져 소각되던 선인장 잎을 재활용해 만든 ‘프레임어스’ 원단이다. 100% 국내산 선인장 잎의 셀룰로오스 성분을 활용하며,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자체 개발한 친환경 제조 공정을 통해 원단을 만든다.  


원단은 분쇄, 침지, 건조 등 총 6단계의 공정을 거쳐 완성한다. 공정은 △농업 부산물 채취 △특수 침지 및 성분 발굴 △절단 및 제한 온도 건조 △정밀 분쇄 △소재화를 위한 재료 추출 △친환경 가죽 소재 순으로 진행된다. 경상남도에 위치한 원료 공장에서 직접 선인장을 재배하고 다양한 식물에 존재하는 셀룰로오스 성분을 추출하는 것이 그 시작이다. 잎을 자르고 분쇄한 뒤 가공해 원단 공정까지 마치면 농업 부산물의 제품화가 이뤄지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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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원단 최초 개발 · 로컬 사업 연계도


전인호 그린컨티뉴 대표는 “선인장 잎을 활용한 원단을 비롯해 귤껍질, 카카오, 커피는 물론 기업과 각 지역에서 의뢰가 들어오는 부산물이 있으면 내부 개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제품화를 시도하고 있다”라며 “로컬 비즈니스와도 연계되는데, 경상북도 칠곡군의 참외와 강원도의 아스파라거스 등 각 지역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버리지 않고 가죽으로 다시 업사이클링해 그 지역의 가치를 담은 제품을 꾸준히 생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이덴티티는 선인장 원단이지만 현재 대부분의 부산물을 모두 취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귤껍질, 녹차, 커피, 카카오, 사과 껍질 등 여러 부산물에서 셀룰로스를 추출해 이를 소재화∙제품화하며 다양한 비건 레더를 선보이고 있다. 


그린컨티뉴가 만드는 식물성 소재들은 의류, 잡화, 가구, 다이어리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에 쓰이고 있으며 지역 협업을 비롯해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LG, 코오롱스포츠 등 여러 기업 및 브랜드와 협업하며 B2B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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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과 코오롱 협업’ 친환경 B2B 선도


실제로 롯데월푸드와 협업해 가나초콜릿 생산 과정에서 버려지는 카카오빈 껍질로 ‘카카오셸 가죽’을 개발했으며, 아모레퍼시픽 오설록의 제주 농장에서 녹차 부산물을 공급받아 녹차 가죽을 만들었다. 또 코오롱스포츠와 함께 프레임어스 원단을 적용한 신발 ‘무브 어스(MOVE EARTH)’를 출시했고, 이니스프리 지갑도 제작한 바 있다. 최근에는 할리케이의 비건 패션 브랜드 ‘HLK’와 손잡고 선인장 비건 레더를 사용한 ‘너울백’을 제안했는데, 누적 펀딩액이 1억5000만원을 돌파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카테고리에 따라 소재 라인을 차별화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잡화에 특화된 ‘BM 라인’과 가구 카테고리에 최적화된 ‘SD 라인’으로 구분했다. BM은 바이오메스 수치(식물성 수치)가 극대화된 라인이며, SD는 물성 수치를 좀 더 높여 기능성과 작업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라인이다. 지속적인 원단 업그레이드를 통해 차별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전 대표는 “제품 개발과 B2B 사업에 집중한 결과 지난해 설립 첫해 대비 261%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라며 “그린컨티뉴가 제작하는 모든 제품은 결국 소비자가 선택하는 것이기에 차후 B2C 시장까지 진출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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