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김은희 l 한국오라클 컨설턴트 'AI 없는 뉴스, 이제 상상할 수 없다'
최근 우리는 ‘인공지능(AI)’이 빠지면 뉴스가 되지 않는 시대를 살고 있는 듯하다. 예술계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리움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프랑스 예술가 피에르 위그의 ‘Liminal’은 얼굴 없는 인간형 조형물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영상 작품인데, 그 움직임과 시선은 AI가 실시간 센서데이터를 활용해 결정한다.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 작품에서 AI는 감성, 창조성, 아우라가 맞닿는 경계 위에서 아주 새로운 감각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제2의 딥시크 모먼트’라고 불린 중국의 매너스(Manus)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이 회사의 AI에이전트는 인간의 개입 없이 이력서를 분석해 최적의 인재를 선별하고, 뉴욕 부동산 시장 리포트를 스스로 작성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인공지능 플랫폼’이 있다. MIT Technology Review가 주최한 EMTech AI 콘퍼런스에서는 오픈AI의 AI에이전트가 소개됐는데, 단계별 임무를 수행할 때마다 인간의 결재(상신)를 받으며 업무를 완료했다. AI는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서 사람과 AI가 협업하는 ‘미래의 업무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도 이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에스티로더는 지난 4월,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AI 이노베이션 Lab’를 설립하고 생성형 인공지능(Gen AI)을 활용해 프레스티지 제품 개발에 나섰다. 사내 챗봇이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기반으로 사내 데이터를 검색해 이를 제품 R&D에 반영하거나 마케팅 캠페인을 개인화하며 리포트는 자동으로 작성되는 체계다. 여기에 Azure AI 기반 음성지원 메이크업 어시스턴트 기술까지 더해지면서, 이는 단순히 인공지능 플랫폼이라는 기술 도입을 넘어서 AI 기술이 주도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이 됐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플랫폼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인공지능 플랫폼은 단지 AI모델과 데이터를 올려두는 공간이 아니다. 데이터 수집, 전처리, 학습, 모델 개발, 배포까지 AI모델(특히 Gen AI 모델)을 만드는 종합 개발환경이라는 PaaS 개념을 넘어서 ‘어떻게 AI를 비즈니스에 녹여낼 것인가, 가치를 창출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적 기반이다. 한마디로 AI 플랫폼은 AI모델, 생성형AI, AI에이전트까지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이고 특히 AI에이전트 플랫폼은 AI에이전트를 개발하는 기반이다.
데이터 플랫폼과는 무엇이 다를까? 데이터 플랫폼은 말 그대로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기반 시스템’으로 DB, DW, 빅데이터 저장소, 스트리밍 처리 시스템, Kafka, 노트북 등으로 구성되고 분석시스템(BI analytics)이나 AI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궁극적으로는 이 두 플랫폼의 유기적 결합이 미래 경쟁력을 좌우한다. 데이터 플랫폼이 견고하게 뒷받침된 인공지능 플랫폼은 분석과 추론을 통해 고객 경험을 정교화할 수 있다. 즉 데이터 플랫폼의 DW, 빅데이터 저장소, 벡터DB 등은 정형, 비정형(빅데이터), 벡터 데이터를 수집 · 저장하고 AI플랫폼은 이를 활용해 AI모델을 탄생시킨다.
우리가 지금 목도하고 있는 AI뉴스의 물결은 시작에 불과하다. AI플랫폼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기본 기술이 된 것이다. 이 ‘기반’에서 기업에 맞게 AI모델을 파인튜닝하고 기업 정체성을 반영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다. 결국 출발점은 언제나 ‘데이터’에 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8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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