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4조 ‘진격의 다이소’, 패션&뷰티 잡고 온·오프 동시성장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2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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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정치 · 경제 불안정으로 소비 심리 위축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초저가 생활용품점 ‘다이소’를 운영하는 아성다이소가 지난해 4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며 국내 유통가에 놀라움을 안겼다. 마진이 높은 뷰티 · 패션과 건강기능식품 등 상품군을 확장하고 자사몰 및 배송 서비스 강화, 외국인 관광객 타깃 상품 개발, 대형 점포 확장 등의 전략이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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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성다이소(대표 김기호)의 ‘다이소’가 국내 소비자는 물론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사랑받는 쇼핑 스폿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매출 3조9689억원, 영업이익 3712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4.7%와 41.8% 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9.35%로 가성비 상품을 판매하는 대표적인 유통 쿠팡(1.46%)이나 이마트(0.16%) 등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이소는 2024년 기준 전국 1520여 개 매장을 갖고 있다. 이미 매장 수가 많기도 하지만 골목 상권 침해 문제 등으로 인해 더 이상 유통 수를 늘리기보다 판매 품목 및 서비스 강화를 통해 성장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다. 대표적으로 마진이 높은 뷰티와 패션,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판매 상품을 다각화하고 입점 상권별로 매대 주력 상품 운용을 자유롭게 하는 등 구매 소비층의 니즈에 대한 적중률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기존 점을 330㎡(약 100평) 이상 대형 매장으로 리뉴얼하거나 대형마트 내 숍인숍으로 입점하는 추세다. 동시에 온라인 자사몰인 ‘다이소몰’의 서비스 고도화와 픽업 및 ‘익일 배송’, 서울 일부 지역 대상 2시간 내 ‘오늘 배송’ 등 물류를 강화하고 있다. 또 일반 소비자는 물론 대량 구매가 필요한 사업자나 해외 관광객까지 타깃 고객층을 구체화해 상품과 응대 서비스를 차별화했다.


2024년 3조9689억, 2025년 4조 무난


특히 2022년부터 성장률이 다시 10% 이상 뛰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상품군 확장 덕분이다. 퀄리티 대비 저렴한 뷰티와 코스메틱 관련 상품을 대폭 늘리면서 소비자 확장은 물론 판매가도 크게 높일 수 있었던 것. 먼저 뷰티 부문을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다이소에서 판매 중인 뷰티 브랜드는 총 60개, 상품 수는 500개가 넘는다. 2023년 26개, 250여 종 대비 딱 두 배 이상 뛰었고, 매출은 144% 성장했다.


샴푸나 보디 제품을 소포장으로 선보이다 ‘VT’의 ‘리들샷 앰플’이 히트를 치면서 ‘손앤박’ ‘투쿨포스쿨’ ‘입큰’ 등 소규모 브랜드부터 아모레퍼시픽 · LG생활건강 · 애경산업 등 대기업까지 다이소 전용 상품을 개발해 입점했다. ‘미모(마몽드)’ ‘본셉(토니모리)’ ‘투에딧(루나)’ ‘TAG(투쿨포스쿨)’ ‘플레이101(에뛰드)’ ‘트윙클팝(클리오)’ ‘클리덤(종근당건강)’ ‘큐어알파(김정문알로에)’ 등은 다이소 전용으로 개발해 저가 라인으로 빌딩 중이다. 


지난 2월부터는 건강기능식품 카테고리를 오픈했다. 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200개 매장에 총 35종의 영양제를 3000원과 5000원에 선보여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대웅제약(26종)과 일양약품(9종)이 참여했다. 저가 상품으로 소비층을 확장하려던 제약사의 니즈와 ‘헬스앤뷰티’ 시장 진입을 노리던 다이소의 목적이 딱 맞아떨어지며 제약 업계의 주요 유통사로 다이소가 부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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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 명동역점 내 뷰티와 스포츠라이프 존 MD


‘소포장’ 및 ‘다이소 전용’ 상품군 차별화


최근 큰 화제를 몰고 있는 것은 패션 카테고리다. 2022년 스포츠와 홈웨어 등 이지웨어 라인을 선보인 데 이어 작년 여름에는 ‘이지쿨’, 겨울에는 ‘이지웜’이라는 시즌형 기능성 의류를 출시하며 화제를 모았다. 5000원에 살 수 있는 플리스와 다운베스트, 기능성 스포츠웨어 등으로 단박에 SPA부터 아웃도어 시장까지 긴장하게 만들었다. 


기존에도 ‘엘르’ 같은 브랜드 라이선스로 손목보호대 같은 용품을 선보이거나 효성TNC의 ‘아스킨’, 라이크라코리아의 ‘라이크라’와 소재 협업을 통해 기능성 제품을 선보였다. 올해는 ‘르까프’ ‘스케쳐스’ 등 브랜드 상품을 입점시켜 역대급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가장 인기가 높았던 르까프의 ‘스포츠 반팔 티셔츠(그레이 컬러)’는 출시 2주 만에 일부 사이즈가 대부분 매장에서 품절됐고, 3주가 채 되기 전에 거의 완판됐다. 흡습속건, 퀵드라이, 통기성 등 기능성이 탁월한데도 5000원에 판매해 한 장 구매해 입어본 소비자들이 다음 날 바로 매장을 찾아 ‘쟁이는’ 경우가 속출했다.


스케쳐스 양말은 1000~2000원대, 르까프 메시 반소매 티셔츠와 칼라 반소매 티셔츠는 각각 3000원과 5000원에 판매했다. 이와 함께 다이소가 소재 기업과 협업해 자체적으로 스포츠 기능성 티셔츠, 반바지, 조거팬츠 등을 제안하며 연계 판매까지 이뤄졌다. 작년 이지쿨과 이지웜을 통해 속옷, 이너, 아우터를 ‘만원에 3종 세트’ 완판 사례를 이어간 다이소에서 ‘기능성 스포츠 상하의 세트 1만원’이라는 기록까지 세운 것. 


기능성 스포츠 상하의 세트 1만원? ‘미친 가성비’


르까프와 스케쳐스 상품 입고 후 2주 차에 만난 다이소 수유 본점 직원은 “르까프 상품 중 스포츠 반팔 티셔츠 일부 사이즈는 입고된 후 바로 품절됐다. 소비자들이 집에서 가까운 매장부터 여러 곳을 방문하며 품절된 상품을 찾아다니는 경우가 많다. 현재 스포츠 상품은 40~50대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3000원, 5000원이라는 가격대에 기능을 최선으로 한 만큼 디자인이 부족하다거나, 로고 테이프나 봉제선이 세탁 몇 번에 떨어졌다거나 신축성이 부족하다는 후기도 있다. 그럼에도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스포츠 반팔 상의 한 벌을 구매할 가격(약 5만원)에 10벌을 살 수 있다는 점이 압도적인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이소 실적 개선에는 온라인몰과 배송 서비스 등 온라인 경쟁력을 강화한 것도 주효하게 작용했다. 2023년 12월 오픈마켓이었던 ‘다이소몰’과 자사몰 ‘샵다이소’를 ‘다이소몰’로 통합하고, 상품 카테고리를 정비하는 한편 자체 마케팅도 활발히 진행했다. 매장과 자사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멤버십 혜택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신용카드사들과의 협업을 늘리는 한편 대량 구매나 사업자 구매 등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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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성장 동력은 ‘친절하고 정확한 옴니채널 전략’


오프라인 접근성만을 신경 쓰는 듯하던 다이소가 온라인 서비스까지 접근성을 강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매장에서는 상권과 유입 소비층의 니즈나 트렌드에 맞춰 수시로 매대 위치와 주력 판매 상품군을 바꿔 가며 유연하고 신속하게 응대하며 재방문을 유도하고, 온라인으로는 그 경험을 확장한다. 온라인몰 재정비 후 다이소몰의 월매출은 2024년 1월 17억원에서 12월 91억원으로 5배 이상 뛰었다. 


이를 위해 배송 역량을 크게 강화했다. 평일 오후 2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바로 배송하는 ‘익일배송’과 픽업 서비스 도입에 이어 5월 초부터는 주 7일 배송인 ‘휴일배송’과 오후 7시 이전에 주문하면 오토바이로 1~2시간 내 배송해 주는 ‘오늘배송’으로 퀵커머스까지 시행하고 있다. 지난 4월 말 기준 다이소몰의 월간 이용자 수는 약 405만명에 달한다. 


다이소는 매달 600개, 매일 약 20개 신상품을 입고한다. 매장 위치에 따라 상품 구성이나 입점된 품목이 모두 다르다. 신상품이 많은 대신 상품별 공급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매장 내 반응을 살펴 전 지점에서 반응이 있는 제품은 리오더를 진행하고 특정 지역에서만 인기 있는 아이템은 다이소몰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일평균 20개 신상품 입고 ‘신속 정확’ 안내 필수


반면 오프라인에서는 매장별로 규모나 층별 구성이 모두 달라 점원 교육도 신경 쓰는 편인데, ‘빠르고 쉬운 쇼핑’을 제공하기 위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안내하는 데 주력한다. “ㅁㅁ는 어디 있어요?”라고 물었을 때 “몇 번 진열대 쪽에 있다”라는 안내가 바로 나올 수 있는 이유다. 직원들은 입사 후 본사에서 지정해 준 지점에서 3일 차, 2개월 차(계산대), 3개월 차(현장)마다 꼼꼼한 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다이소의 성장에는 최근 급증한 외국인 관광객도 영향을 미쳤다. 작년 다이소의 전체 매출 중 해외 카드 결제 금액은 전년대비 50% 증가했다.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의 쇼핑 스폿으로 ‘올다무(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가 손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뷰티=올리브영’ ‘패션=무신사’라면 ‘가성비 뷰티&식품=다이소’로 입소문을 타서 SNS에는 ‘다이소 쇼핑리스트’ 등의 콘텐츠가 돌고 있기도 하다. 명동점과 홍대점이 특히 외국인 매출이 높은 매장이다. 


다이소는 당분간 국내외 불황에 힘입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다이소의 강점은 ‘싼 게 비지떡’이라는 공식을 깨고 가격대비 탁월한 품질의 상품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창업주인 박정부 회장이 “1000원과 1000원짜리 제품이 있을 때 망설임 없이 제품을 고를 수 있도록 하라”라고 한 말이 다이소의 기본 운영 방침이라고 한다. 


직소싱처 35개국, 3단계 사전 품질관리로 신뢰 UP


이에 따라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우거나 화려한 포장 등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상품 개발과 소싱처 발굴, 품질 개선 등에 투자한다. 현재 다이소의 직소싱처는 약 35개국이다. MD들은 가장 적은 비용을 들여 가장 잘 만든 상품을 구할 수 있는 곳을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 


또 급증하고 있는 중국발 C커머스와 ‘미니소’ 등 오프라인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위해 3단계로 사전 품질 관리(ISO9001 인증)를 진행하고 있다. MD들이 사전에 신뢰할 수 있는 업체인지 정보를 확인하고, 성분검사 등 인증과 서류 심사를 진행한다. 상품이 입고되면 상태와 기능 검사를 철저하게 한 후 매장 입고와 온라인 배송을 시작한다. 


다이소는 ‘동네 만물상’에서 ‘국민 가게’로, 생활용품점과의 경쟁에서 대형 유통사와의 경쟁으로 영향력을 키워 가고 있다. 영향력이 커진 만큼 상권이나 소상공인들과의 잡음도 조금씩 나오고 있지만, 부담스러운 물가에 소비자들이 마음 편하게 찾는 첫 번째 쇼핑 공간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당분간 경기 불황과 소비 침체가 이어지는 경기 상황 속에 다이소가 또 어떤 새로운 카테고리와 충격적인 가격대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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