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주년 '자라' 넥스트 스텝은? 패션 넘어 공간·F&B 프로젝트 실행

백의재 기자 (qordmlwo@fashionbiz.co.kr)|25.06.05 ∙ 조회수 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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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텍스(CEO 오스카 가르시아 마세이라스)의 글로벌 SPA 브랜드 ‘자라(ZARA)’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전 세계 주요 매장을 리뉴얼하고, 자체 F&B 브랜드 ‘자카페(Zacaffè)’를 론칭하며 브랜드 경험을 재정의하고 있다. 자라는 지금 ‘다음 50년’을 향한 전략을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다.


자라는 첫 매장이었던 스페인 라 코루냐 1호점을 리뉴얼한 데 이어 한국에서는 서울 명동 플래그십을 새롭게 단장하고, 자카페를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브랜드 외연을 넓히는 모습이다.


자라는 1975년 스페인에서 시작해 빠른 상품 기획과 효율적인 유통 시스템을 바탕으로 글로벌 SPA 시장을 선도해 왔다. 1988년 포르투갈 포르투에 첫 해외 매장을 연 이후 1989년 미국 뉴욕 맨해튼 진출, 1990년대에는 프랑스 · 영국 · 일본 · 멕시코 등 21개국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글로벌 입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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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상징, 스페인 라 코루냐 1호점 재구성


현재 자라는 전 세계 98개국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214개국에서 온라인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300명이 넘는 디자이너와 커머셜팀이 실시간 판매 데이터와 트렌드를 분석해 컬렉션을 기획하며, 매 시즌 빠르게 창의적인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에는 2008년 본격 진출했으며, 현재 31개(5월 기준)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며 여성 · 남성 · 키즈 전 라인을 전개 중이다.


자라는 50주년을 기념해 브랜드의 시작점이자 상징적인 공간인 라 코루냐 1호점을 전면 리뉴얼했다. 새롭게 단장한 매장은 ‘갈레리아스(Galerías)’ 양식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아카이브 컬렉션과 한정판 제품, 예술 · 디자인 콘텐츠를 선보이며 브랜드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플랫폼으로 재구성했다. 단순 리테일 공간을 넘어 감성과 체험 중심의 브랜드 공간으로 확장하려는 노력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브랜딩 캠페인 ‘50 Years, 50 Icons’도 전개했다. 포토그래퍼 스티븐 마이젤(Steven Meisel)의 연출 아래 이리나 샤크, 나오미 캠벨, 최소라 등 슈퍼모델 50명이 참여했으며 패션계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이 협업에 나섰다. 이번 캠페인은 단순한 기념이 아닌, 자라의 정체성과 미학을 시각적으로 재조명하며 다음 50년을 향한 브랜드 비전을 선명하게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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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에 자카페 공식 론칭 '국내 첫 번째'


서울 명동 플래그십 리뉴얼도 새로운 브랜드 비전을 보여주는 것의 일환이다. 자라는 지난 5월 서울 중구 명동 눈스퀘어점을 리뉴얼 오픈하고, 3층에 자카페 서울점을 공식 론칭했다. 자카페는 자라가 브랜드명을 내세워 직접 선보인 첫 F&B 프로젝트로, 이번 서울점은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주요 거점 중 하나로 주목받았다. 다음 출점 예정지는 일본 오사카다.


이번 명동 플래그십스토어 리뉴얼은 단순한 매장 재정비가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을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총 2223㎡(약 672평) 규모의 공간 전체를 재설계하며, 자라는 패션을 넘어 ‘머무는 공간’으로 전환을 시도했다.


자카페 서울점은 한국 전통의 ‘돌담’을 모티브로 한 회색빛 인테리어와 자연석 질감을 통해 고요함과 도시적인 감각을 연출했다. 매장 콘셉트와 메뉴는 마드리드점과 마찬가지로 현지 문화에 특화돼 있으며, 운영은 국내 로스터리 업체 오라운트 커피가 맡았다.


돌담 모티브 · 수정과 라테 등 K-감성 담아


서울점 한정 시그니처 메뉴인 ‘수정과 라테’ ‘녹차 라테’ 등은 자라의 글로벌 로컬라이징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마드리드점이 스페인 서북부 커피 브랜드 ‘와코커피’와 협업해 지역 문화를 녹여낸 것처럼 한국의 명동점도 지역성과 감성을 접목해 소비자 접점을 차별화하고 있다.


자카페는 3층 남성복 매장과 함께 구성돼 있다. 쇼핑과 휴식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동선 설계를 통해 체류 시간 연장, 브랜드 인게이지먼트 강화를 유도한다. SPA 브랜드 특유의 효율 중심으로 매장을 구성하지 않고, ‘브랜드 경험 공간’으로 진화를 모색하는 시도가 엿보인다.


1층과 2층은 여성복 중심으로 구성했다. 1층에는 ‘슈즈&백’ 쇼룸이 마련돼 있으며, 이곳에서는 일대일 응대 서비스도 운영한다. 명동점 단독 구성의 리얼 레더 백과 키링, 큐레이션된 액세서리와 향수 등을 전시해 고객의 시선을 끌고,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패션 소품들도 함께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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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경험 공간 진화', 1:1 응대 서비스도


2층은 피팅룸과 데님존이 특징이다. 총 38개의 대형 피팅룸은 동작 감지 센서를 적용해 사람이 들어가면 외부 모니터를 통해 사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유니크한 디스플레이의 데님존과 룸 콘셉트 공간은 트렌디한 공간 감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3층은 남성복, 자카페, 스포츠웨어 라인 ‘애슬레틱즈(Athleticz)’가 어우러진 공간이다. 인테리어는 프라이빗 드레스룸을 연상시키는 구성으로 설계했다. 슈즈존을 별도로 배치해 리얼 레더와 스웨이드 소재의 제품을 선보이고, 애슬레틱즈도 별도의 공간에서 러닝과 일상을 아우르는 기능성 스타일을 제안한다.


또 자라의 디지털 역량과 지속가능성 전략을 집약적으로 실현했다. 자라 모바일 앱을 통해 △상품 위치 · 재고 실시간 확인 △스마트 픽업 등을 가능하게 했으며, 매장 내 △어시스티드 셀프 계산대 △교환 · 환불 전용 카운터 등을 설치하며 디지털 인프라도 고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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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점, 디지털 역량 · 지속가능성 전략 실현


여기에 고효율 냉난방 시스템, 에너지 절감형 LED 조명, 친환경 자재, 자원 재사용 프로그램 등 전 영역에 ESG 요소를 반영했다. 특히 인디텍스의 에너지 관리 플랫폼 이너지(Inergy)와 연동해 실시간으로 매장 에너지 사용량과 탄소 배출량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자라 관계자는 “명동은 내외국인 모두에게 상징적인 쇼핑 중심지로, 자카페는 단순한 카페를 넘어 자라의 브랜드 정체성과 감성을 확장하는 시도”라며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의 경계를 넘는 새로운 고객 경험을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6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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