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화려한 부활' 유니클로, 매출 1조 탈환 비결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위기를 맞았던 유니클로가 5년 만에 매출 1조원을 탈환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 성장률이 일본을 뛰어넘으며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기본 아이템의 강세와 SNS 활용 마케팅, O2O 서비스 도입과 지역 사회 캠페인 등이 주효했다. 유니클로가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성장할 수 있었던 전략과 앞으로의 행보를 살펴봤다.
유니클로 2025 S/S 캠페인 룩북
에프알엘코리아(공동대표 쿠와하라 타카오 · 최우제)의 ‘유니클로(UNIQLO)’가 마침내 매출 1조 탈환에 성공했다. 2019년 국내에서 시작된 일본 상품 불매운동으로 매출 타격을 입은 지 5년 만의 일이다. 이 회사의 2024년(9월 말 결산 기준) 매출은 전년대비 15% 성장한 1조601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489억원(영업이익률 14%)을 달성했다.
유니클로는 지난 2015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 고지를 돌파했다. 꾸준하게 성장해 2019년 1조3780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었으나 일본 상품 불매운동의 여파로 2020년 실적은 전년대비 54% 급락한 6297억원으로 마감했다. 이후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치며 2021년 실적은 5824억원으로 내려앉았다. 2022년부터 반등을 시작해 마침내 작년 1조원대 매출을 회복한 것.
특히 지난해는 일본 본사보다도 한국 시장에서 매출 성장이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일본 내 성장률이 9%에 그친 것과 달리 한국 시장은 17%의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강한 회복력을 보였다. 매출 반토막의 위기를 맞이했던 유니클로는 어떻게 다시 일어설 수 있었을까. 제품 · 마케팅 · 유통 등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짚어 보고, 매장 직원과 소비자의 의견을 들어보며 매출 회복 요인과 앞으로의 계획을 살펴봤다.
최근 10년 유니클로 매출 동향과 주요 이슈
히트텍 · 에어리즘 등 기본 상품 판매 호조
상품은 히트텍과 에어리즘 등 베이직 아이템이 인기를 끌었다. 유니클로 주요 매장의 한 직원은 “히트텍과 에어리즘의 경우 재구매율이 매우 높고, 한번 살 때 여러 벌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다”라고 전했다. 히트텍과 에어리즘 제품은 이너웨어뿐만 아니라 티셔츠, 팬츠, 액세서리 등 다양한 라인으로 확장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니트웨어, UT, 브라톱 등의 상품들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판매 호조를 보였다.
또 ‘르메르’의 디렉터가 디자인한 ‘U 시리즈’와 ‘제이더블유앤더슨(JW Anderson)’ 등 컬래버 라인도 인기를 끌었다. 오프라인 매장 점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컬래버 상품이 발매되면 미디어 노출을 많이 해 관심도가 높은 편”이라며 “객단가도 상대적으로 높고, 해당 상품을 위해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인하우스 제품 구매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잦아 매출 상승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한 소비자는 “제이더블유 앤더슨 등 좋아하는 브랜드와 컬래버한 아이템을 품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서 좋아한다”라며 “다른 아이템들도 활용도가 높아 최소 3개월에 한 번씩은 사는 편”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이너웨어 위주로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구매한다”라며 “포멀한 스타일부터 스트리트 무드의 아이템까지 스펙트럼이 넓어 자주 찾는다”라고 말했다.
유니클로 에어리즘 시리즈(좌), 유니클로 히트텍 시리즈(우)
SNS 마케팅 활발… O2O 서비스 강화
마케팅은 다채로운 프로모션 활동으로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며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인스타그램 등 공식 SNS 계정을 활용한 콘텐츠 마케팅과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온라인 환경에 적합한 방식으로 고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지난해 2월에는 공식 온라인 스토어 리뉴얼을 단행했다.
특히 지난해 5월에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패션 스타일 검색 애플리케이션 ‘스타일힌트(StyleHint)’를 국내에 도입하기도 했다. 전 세계 19개 국가와 지역에서 선보이고 있으며 유니클로의 제품을 활용한 스타일링을 확인할 수 있다. 유니클로 온라인스토어와 연동해 스타일링에 사용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팝업스토어 등 오프라인 이벤트로 고객과의 접점을 넓혔다. 지난해 8월에는 시즌 프리뷰 이벤트를 진행했으며 11월에는 유니클로의 대표 아이템인 히트텍을 체험할 수 있는 ‘히트텍 요원 양성소’ 팝업스토어를 진행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10개 신규 오픈, 총 131개점 운영
유통은 지난 한 해 동안 리뉴얼을 포함해 총 10개의 매장을 오픈했으며 현재 총 131개의 오프라인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오픈한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몰점은 국내 최대 규모의 매장으로, 리페어와 리사이클 프로그램 등 새롭고 편리한 브랜드 경험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했다.
롯데월드몰점에서 근무하는 유니클로 직원은 “새롭게 도입한 리페어 리메이크 시스템을 고객에게 설명했을 때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았다”라며 “실제로 전화 문의도 많은 편이며 이 프로그램을 위해 매장을 직접 방문하는 소비자들도 많이 있다”라고 전했다.
또 최근에는 매출, 재고 관리, 작업계획, 스케줄 작성 등 후방에서 진행하는 업무를 아이팟과 아이패드 등 모바일 기기를 사용해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사무실이 아닌 매장에서 모든 업무를 수행하는 것. 이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 시간을 늘리며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다.
환경 보호, 지역 사회 캠페인 등 지원 사업 활발
이 외에도 매장 오픈과 함께 봉사 활동과 지원 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옷의 힘’이라는 경영 이념하에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 일례로 2019년부터 한국뇌성마비복지회와 함께 ‘장애인의류리폼지원 사업’을 진행해 왔다. 기성복 착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뇌병변 장애인과 지체장애인에게 신체 특성과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의류를 제공하는 것.
지난 2023년에는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미래재단’과 함께 느린학습 아동(경계선 지능 아동)을 지원하는 ‘천천히 함께’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학업과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있는 느린학습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교육 지원 사업으로 1:1 맞춤형 멘토링 학습지원과 그룹 활동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다. 매해 10억원을 아이들과미래재단에 기부하고 있으며 매년 240명의 느린학습 아동을 모집해 현재까지 총 318명을 대상으로 사업을 운영했다.
업사이클링 등 환경 보호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회복지법인 어린이재단 초록우산과 협약을 맺고 재활용 섬유 패널로 제작한 업사이클링 가구를 국내 아동양육시설에 기부하는 ‘우리 아이 행복한 공간’ 캠페인을 진행했다. 매장에 설치한 의류 수거함을 통해 폐의류를 수거하고 이를 섬유 패널로 만든 후 가구로 제작하는 것. 지난 11월에는 사업 운영을 위해 2억5000만원을 초록우산에 기부했으며 의류 700점과 테이블 · 옷장 · 책상 등 가구 240점을 국내 10곳의 시설에 제공했다.
UT 팝업스토어 등 고객 접점 확대 계획
직원들이 직접 진행하는 봉사 활동 등 지역 사회를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산불예방 전단지를 배포하며 쓰레기를 수거하거나 지역 아동센터를 방문해 교육과 의류 물품을 기부하는 등 지난해 총 10개 매장에서 임직원 100여 명과 함께 지역 사회와 연계한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쳤다.
한 직원은 “최근 지역 인근 노인복지회관에서 히트텍 기부 및 떡국 나눔 행사에 참여했다”라며 “그동안 고객에게 받은 사랑을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그런 시스템이 인상적이었다. 이번 활동을 통해 직접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전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라이프웨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할 예정”이며 “또 전략적인 매장 개점을 통해 소비자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새로운 시즌 테마와 무드를 경험할 수 있는 프레스 프리뷰 이벤트와 UT 팝업스토어 등도 준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5년 3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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