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올해 어떤 일들이?” 패션 마켓 10대 이슈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24.12.09 ∙ 조회수 7,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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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한 해를 마감하며 본지 <패션비즈>에서 올해를 대표하는 핫 이슈 10가지를 선정했다. 2024년은 여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은 패션 마켓을 전체적으로 움츠러들게 했다. 여기에 길어진 무더위로 하반기 매출이 흔들렸다. 겨울 헤비 아우터 판매에 올인하며 부진했던 매출을 만회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경기 침체는 ‘탑텐’ ‘유니클로’ ‘다이소’ 등 초저가 브랜드들의 호기로 작용해 SPA 브랜드들이 다시 기지개를 켰으며, ‘알리’ ‘테무’ 등 C-커머스 공습에 가품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올해의 트렌드로는 ‘러닝코어’와 ‘드뮤어룩’을 빼놓을 수 없다. MZ세대 사이에 러닝 열풍이 불면서 러닝화를 중심으로 한 스포츠 브랜드들이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또 드뮤어룩은 오피스코어룩으로 부상하며 트렌드를 이끌었다. 


올해를 통틀어 가장 좋은 소식은 K-패션의 글로벌 마켓 진출이 아닐까.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전 세계 MZ세대를 타깃으로 사세를 넓혀 가고 있다.


또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서울 명동을 비롯해 성수동, 한남동, 도산공원 앞 등 패션 상권이 핫플레이스로 떠올랐으며, ‘라떼 브랜드’가 지고 ‘이머징 브랜드’가 뜨는 현상이 전체 조닝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머징 브랜드를 인큐베이팅하는 패션 플랫폼들도 올해 변화가 많았다.


티메프(티몬, 위메프) 사태가 일파만파 퍼진 가운데, 쿠팡과 네이버 등 대형 플랫폼들에 쏠림 현상이 심화됐으며, 패션 카테고리 중심으로 운영하던 무신사 · 지그재그 · W컨셉 등이 뷰티 카테고리 강화에 나서며 올리브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24년 패션업계에서는 어떤 큰 변화들이 있었는지 10가지 이슈를 통해 짚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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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패션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대세로 떠올랐다. 특히 국내 MZ세대를 사로잡은 K-브랜드들이 해외 MZ세대까지 사로잡으며 새 열풍을 만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3마’라고 불리는 ‘마뗑킴’ ‘마리떼프랑소와저버’ ‘마르디메크르디’가 그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들 세 브랜드의 플래그십스토어를 방문하는 것이 ‘해외 관광객’의 필수코스로 자리 잡으면서 해외 공식 진출 전부터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한 레이어의 마리떼프랑소와저버와 하고하우스의 마뗑킴은 시부야 팝업에서 3일간 각각 1억5000만원과 2억5000만원 매출을 달성하며 일본을 뜨겁게 달궜다. 피스피스스튜디오의 마르디메크르디는 도쿄에 첫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는데, 오픈 하루 만에 1억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해외에서 신드롬을 만들어가는 이들은 글로벌 마켓 확장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마뗑킴은 홍콩 코즈웨이베이에 해외 1호점을 열며 중화권 시장에 본격 진출했고 마르디메크르디와 마리떼프랑소와저버도 이곳에 매장을 열며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마뗑킴은 무신사와 일본 시장 총판 파트너십을 체결해 무신사가 운영하는 일본 내 온 ·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현지 사업을 전개한다. 5년 내 백화점, 쇼핑몰, 아울렛, 로드숍 등 오프라인 매장 15개와 1개의 온라인 채널을 통해 총 2조5000억원 규모로 한 단계 더 점프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핸드백 브랜드도 글로벌 MZ세대를 잡고 대세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예진상사의 ‘칼린’은 태국에서 이미 글로벌 브랜드 못지않은 인지도로 사세를 넓히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민백’으로 불리는 알비이엔씨의 ‘마르헨제이’도 동남아시아 소비자 니즈나 특성을 디자인 기획에 반영해 개발하고 있고 외국인으로 구성된 글로벌팀을 강화해 적중률을 높이고 있다. 


분크의 ‘분크’도 올해 일본에 진출하면서 처음으로 해외 시장으로 물꼬를 텄다. 급작스러운 진출이 아닌 이미 몇 년 전부터 튼튼히 준비하고 기획해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이다. 일본 팝업 진행 후 매출이 10배나 급등하는 등 성과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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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는 성수로, 외국인은 명동으로 모이고 있다. 성수역에는 하루 평균 승하차 인원이 2020년 5만3231명에서 2023년 7만818명으로 3년 사이 50% 가까이 증가했다. 명실상부 팝업과 핫플레이스 성지로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이 이곳을 찾으며 높은 인기를 달리고 있다. 


매번 새로운 브랜드와 다양한 주제로 열리는 팝업이 월평균 90개에 달한다. 패션 · 유통 기업들도 가세해 성수동 곳곳에 매장을 오픈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키스서울’ ‘휴먼메이드’ ‘뉴발란스 성수플래그십’ ‘무신사성수@대림창고’ 등이 연이어 문을 열었고 오픈하자마자 뜨거운 인기로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상가 공실률이 50%를 넘었던 서울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103만명으로 전년대비 245% 증가했다. 올해도 외국인 관광객이 1월 88만명, 6월 141만명에 이어 지난 8월에는 156만명으로 집계돼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이 모이자 상권은 다시 활기를 찾았다. 명동은 서울 6대 상권 중 가장 빠르게 공실률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코리아 3분기 리테일 시장 보고서를 살펴보면, 명동의 공실률은 전년 동기대비(12.8%) 절반 넘게 줄어든 5.6%로 주요 상권 중 가장 낮았다.


명동은 ‘핫하지만 구매가 일어나지 않는’ 다른 상권과는 다르게 쇼핑을 목적으로 한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는 게 장점이다. 이를 겨냥해 ‘마리떼프랑소와저버’ ‘마뗑킴’ 등 K-패션 대세 브랜드들이 연이어 명동에 매장을 오픈해 쇼핑 존을 형성하고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과거 중국 관광객이 절대 다수였던 것과 달리 동남아 등 외국 관광객 국적이 다양해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외에도 문화예술공간과 쇼핑을 한번에 즐길 수 있는 ‘이태원 · 한남’, 글로벌 브랜드와 F&B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도산공원’도 성수와 명동 못지않게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팝업과 오픈하는 매장의 결도 상권의 분위기를 따라가며 각자의 매력으로 소비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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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열풍이 불면서 러닝 패션도 주목받고 있다. 달릴 때 편안함과 기능성에 더해 패셔너블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일명 ‘러닝코어’ 패션이 큰 인기를 끌며 올 한 해 다양한 스포츠 브랜드가 각광받았다. 


스포츠 브랜드 전통 강자인 ‘나이키’ ‘아디다스’ 등 대형 브랜드뿐만 아니라 ‘호카’ ‘아식스’ ‘푸마’ ‘뉴발란스’ ‘온러닝’ ‘새티스파이’ 등 신예와 전통의 러닝 전문 브랜드가 고유의 디자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러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상한가를 달렸다.


호카를 수입 · 유통하는 조이웍스의 경우 작년 매출 433억원으로 전년(249억원) 대비 72% 성장했다. 스위스 브랜드 온(On)은 지난해 말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아시아 총괄 대표인 레베카 이치아 카이를 지사장으로 선임했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매출은 전년대비 28% 상승한 7884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 · 태평양 시장은 전년대비 73% 늘었다. 아식스코리아도 작년 매출 1097억원으로 전년 899억원 대비 22% 성장했다. 


러닝이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자 유통가들도 러닝 전문 점포를 리뉴얼하고 팝업 등을 열며 러너 및 일반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0월 본점 스포츠 & 레저관을 리뉴얼 오픈한 데 이어 지난달 부산본점에 스포츠 전문관을 신설했으며, 신세계백화점은 광주신세계점에 러닝에 특화된 뉴발란스 초대형 규모 매장인 ‘메가숍’을 오픈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도 더현대서울에서 지난 8월 ‘라이다’, 9월 ‘미즈노’ 등 러닝화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백화점뿐만 아니라 러닝 제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러닝 스페셜티스토어도 최근 그 수가 늘어나면서 러닝 입문자들의 허들을 낮추고 있다. 1세대 런 스페셜티 매장인 ‘플릿러너’뿐 아니라 ‘마브서울’ ‘온유어마크’ ‘레이스먼트’ 등 스포츠 용품 유통 업체들도 러닝 트렌드 흐름에 가세해 다양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혼자 또는 여럿이 즐기는 펀런(Fun Run)부터 기록을 위해 달리는 러너들까지 소비자의 폭이 넓어 앞으로도 러넝 열풍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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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과 이상기후 영향으로 의류 소비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그야말로 ‘안 팔리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올해는 특히 당해연도 상품인 정상 상품 판매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재고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일반적으로 정상 판매에서 55%, 1년 차에서 70%, 2년 차에 90%, 3년 차에서 93~95%까지 소진한다는 가정하에 물량 계획을 세우는데, 올해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주요 브랜드들의 정상 판매율은 40%를 밑도는 수준이다. 


대리점의 경우는 정상 판매율이 더 낮은 30%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할인 기간을 앞당기거나 할인 폭을 넓힐 수밖에 없다. 반복적이고 잦은 세일에 효과는 떨어지고, 재고는 이전보다 더 늘어나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현실이다. 본지 <패션비즈>가 조사한 결과, 현재 국내 주요 기업들의 재고자산회전율은 2회를 넘지 못하고 있다. 


지표가 높을수록 재고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신호인데 그렇지 못하다. 패션상장사 가운데서는 신성통상(2.3회), F&F와 LF(1.9회), 휠라홀딩스와 신세계인터내셔날(1.6회) 등이 비교적 양호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패션기업들의 의류 재고 비율은 30%가량으로 추정되는데, 화장품 등 다른 제조업의 재고율이 10% 안팎인 것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안 팔리는 시대’ 속 브랜드 중단 소식도 이어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비상경영 체제로 가는 요즘, 브랜드 중단 소식은 앞으로 더 들려올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LF는 ‘선택과 집중’을 이유로 ‘티피코시’ ‘스탠다이얼’ ‘랜덤골프클럽’ 등을 정리했으며, 삼성물산패션부문은 ‘메종키츠네골프’에 이어 뷰티편집숍 ‘레이블씨’를 철수했다. 


에스앤에이의 골프웨어 ‘톨비스트’도 골프웨어 시장 침체기에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해 종료했다. 더불어 여성복 ‘이앤씨’는 브랜드 매각이 불발되며 청산절차를 밟았으며, 시선인터내셔날이 올 F/W 시즌 온라인 마켓을 겨냥해 재론칭한 ‘르윗’은 반년 만에 백기를 들었다.  


이 외에도 몇몇 브랜드들이 운영을 중단할지, 이어갈지를 올겨울까지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고 했다. 중단은 아니더라도 오프라인 매장을 없애고 온라인만 운영하겠다는 브랜드, 사업부를 해체하고 소수 인원으로만 가겠다는 브랜드 등 생존을 위한 방법이 다양하게 나온다. 패션기업들은 안 팔리는 시대에 어떤 미래 먹거리를 준비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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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간 오프라인을 꽉 잡았던 내셔널 브랜드들이 지고, 그곳엔 온라인에서 급성장한 이머징 브랜드가 영향력을 펼치는 현상이 나타났다. 기존 전문기업들의 여성 영캐주얼과 캐릭터 조닝의 브랜드들의 매출이 역성장하면서 그 자리에는 온라인에서 팬덤을 기반으로 몸집을 불린 이머징 브랜드가 하나둘 채워졌고 매출은 조닝 내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는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가 쉽게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여기에 ‘상품경쟁력’이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요소로 적용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머징 브랜드 안에서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이미 2~3년 전부터 이머징 브랜드의 오프라인 진출이 화두가 됐는데, 이때 자리 잡은 브랜드 중에서도 가격대가 높은 컨템퍼러리 디자이너 브랜드가 주춤거렸다. 


여기에 ‘가심비’를 내세운 뉴 이머징 브랜드가 새롭게 올라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여성복에서는 ‘틸아이다이’ ‘시티브리즈’ 처럼 기존 백화점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가심비 높은 브랜드가 해당된다. 


최근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은 지하 2층을 ‘패션스트리트’로 대대적으로 리뉴얼을 단행해 115개 브랜드 중 11개가 타임스퀘어점에 처음 입점했다. ‘마리떼프랑소와저버’ ‘드로우핏’ ‘커버낫’ ‘마하그리드’ 등 캐주얼 브랜드를 선점했다. 4층 여성 캐주얼 & 잡화층도 개편했는데 ‘더일마’ ‘룩캐스트’ 등 팬덤이 강한 브랜드들을 위주로 대거 입점시켰다. 


오프라인 유통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핫 브랜드로 채웠던 더현대서울도 지난 10월 최대 규모로 MD 개편을 진행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지하 2층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다. SNS에서 팬덤이 강력한 K-브랜드를 대거 선보인 것이다. 유명 셀럽들이 사복으로 즐겨 입는 패션 브랜드로 유명한 ‘오픈와이와이’와 고프코어 트렌드에 힘입어 MZ세대들에게 사랑받는 ‘산산기어’가 이곳에 새롭게 터를 잡았다. 


이 외에도 ‘스탠드오일’ ‘시티브리즈’ ‘틸아이다이’ ‘폴리테루’ 등도 입점해 고객 집객률을 높이고 있다. 팬덤 브랜드들의 대형 팝업을 활발하게 유치했던 ‘롯데월드몰’은 정식 입점 사례도 많아졌다. 지난 9월에는 국내 유통사 중 최대 규모로 ‘이미스’가 오픈했고, 11월에는 매출 200억대로 늘어난 ‘글로니’가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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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 이른바 ‘티메프’ 사태가 발생한 이후 국내 이커머스 마켓이 재편되고 있다. 티메프를 이용했던 판매자들은 새로운 판매처를 찾기 위해 대규모 이동에 나섰고 티메프의 충성 고객도 새로운 소비처를 찾아 나섰다. 특히 ‘제2의 티메프’ 사태가 또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입점 업체나 셀러들은 대형몰에 더 쏠리는 움직임을 보였다. 


패션 카테고리를 강화하는 쿠팡은 완사입을 기본으로 한다. 브랜드마다 상이하지만 주력 브랜드의 경우 6억~7억원의 상품을 사입한 뒤 로켓배송 시스템을 활용해 사세를 키우고 있다. 올해 3분기에 쿠팡은 전년 동기대비 32% 증가한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하고 전년 동기대비 29% 증가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티메프 사태 등의 효과로 로켓배송 등을 이용하는 활성고객 수가 11% 증가하며 다시 영업실적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네이버도 이번 3분기에 전년대비 11.1% 증가한 매출액을 기록했고 전년대비 38.2% 증가한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6개 분기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다. 3분기 네이버 전체 커머스 거래액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성장한 12조5000억원을 달성했다. 최근에는 ‘파사드패턴’ ‘던스트’ 등 주력 디자이너 브랜드를 유치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수수료도 특정 브랜드는 10% 내외의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그간 반응이 지속적으로 미비했던 패션 마켓을 본격적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티메프 사태와 함께 플랫폼의 판매 대금의 정산 기일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앞으로는 정부의 재발 방지책에 따라 플랫폼사는 20일 내에 판매 대금을 입점 사업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패션 플랫폼의 경우 평균 25일 정도의 정산 주기를 가진 것에 비해 구매 확정 후 5일 이내 정산하고 있다. 지그재그와 포스티를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스타일과 중고 명품 플랫폼 트렌비의 정산이 가장 빨랐으며 가장 긴 곳은 W컨셉이었다.


플랫폼 업계가 건실하게 성장해 나가려면 무엇보다 입점업체(브랜드)와의 상생, 투명한 거래, 내실 있는 경영 등이 뒤따라야 한다. 티메프 사태 이후 높아지는 우려에 패션 플랫폼들은 판매 대금 정산 과정이나 방식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며 쿠팡 · 네이버 등 대형 기업들의 패션 참여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패션 전문 플랫폼들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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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인천세관이 중국에서 반입된 해상 특송 화물을 집중 단속해 ‘짝퉁’ 4만9000여 점을 적발했다. 2023년 같은 기간 대비 무려 30%나 늘어난 적발량인데, 이 위조 상품들의 판매 출처 99%가 타오바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1688닷컴 등 C-커머스로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알테쉬(알리 · 테무 · 쉬인)’로 일컫는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플랫폼)가 초저가 공세를 펼치며 빠르게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 가품, 유해물질 검출, 개인정보 유출 등 각종 문제를 연이어 일으키며 성장세가 다소 주춤했지만 고물가 흐름이 이어지면서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취급하는 상품에서 가품 논란이 지속적으로 일고 있다는 것이다. 짝퉁은 기본이며 위생 관련 문제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고 C-커머스가 저가를 앞세워 취급 상품군을 빠르게 확장하면서 가품과 위생 문제가 전 상품군으로 번지고 있다. 특허청이 공개한 ‘최근 3년간 온라인 플랫폼별 위조 상품 적발 현황’을 살펴보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올해 적발된 위조 상품만 5531건이다.


특히 올해 8월 기준 온라인 플랫폼에서 발견된 가품은 총 19만1767건으로, 이로 인해 국내 업체가 입은 피해 추산액은 114억3000만원에 달한다. 구체적인 위조 상품 적발 건수는 알리익스프레스가 5443건, 테무 88건, 쿠팡 1276건, 11번가 714건, 지마켓 2032건, 인터파크 372건, 옥션 1632건, 번개장터 862건으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단 두 개 C-커머스에서 발견된 위조 상품 수가 6개 국내 플랫폼에서 적발된 짝퉁 수를 훨씬 넘어선다. 


패션 관계자들의 눈에 직접적으로 가품 문제가 불거진 것은 지난 7월 쉬인코리아가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오픈한 팝업스토어였다. 오픈과 동시에 저품질과 상품명 번역 오류 등 복합적인 논란에 휩싸인 것은 물론 매장에서 ‘폴로’ ‘키르시’ ‘프레드페리’ 로고를 카피한 상품을 버젓이 판매하고 있어 뭇매를 맞았다.


쉬인 측에서는 논란을 인지하고 곧바로 해당 상품들을 매장에서 빼는 조치를 취했으나, 팝업에 내놓을 상품을 선정하면서도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받았다. 


중국 광저우 도매 상가나 국내 남대문 수입 상가, 동대문 노란 천막 아래 모이던 가품 업자들이 백화점 유통까지 확장하는 등 대범한 행각을 보이고 있다. 브랜드 점검이 허술한 점을 노리는 업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마땅한 대처법이 없다는 것이다. 한 패션 관계자는 “소비자나 유통 관계자들이 새롭게 생기는 브랜드를 모두 알 수 없기 때문에 카피 상품인지 모르고 구매하거나 입점시키는 사례가 많다. 정부에서도 가품 판매를 없애려는 노력을 한다고 하지만, 적극적인 대처법을 마련하지는 않는다. ‘브랜드가 있는지 몰랐다’ ‘다들 팔기에 인기 있는 상품인 줄로만 알고 팔았다’라는 식으로 변명하면 흐지부지되는 사례가 많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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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고물가 · 고금리 · 고환율 ‘3高’ 현상이 이어지면서 패션업계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초저가 브랜드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인생은 한 번뿐(You Only Live Once)’이라는 뜻으로 자신의 행복을 위해 지출을 아끼지 않던 욜로(YOLO)족이 사라지고 ‘필요한 것은 오직 하나뿐(You Only Need One)’을 주장하는 요노(YONO)족들이 생겨나고 있다. 실용성을 우선으로 무분별한 과소비를 지양하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조 때문일까. 패션업계 내에서는 가성비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한 SPA 시장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올해 SPA 복종은 전년대비 7.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PA 마켓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다가 올해 2조7500억원의 규모를 기록했다. 국내 SPA 시장에서는 신성통상의 ‘탑텐’, 이랜드월드의 ‘스파오’, 삼성물산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 무신사의 ‘무신사스탠다드’ 등이 좋은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에서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의 지난 9월까지의 SPA 브랜드 거래액도 전년 동기대비 40% 증가했다. 합리적인 쇼핑을 원하는 1030세대 여성들의 SPA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 최근에는 탑텐을 공식 입점시키며 SPA 브랜드 다양화를 시도했다. 현재 지그재그 SPA 카테고리에는 스파오 · 로엠 · 지오다노 · 미쏘 · 후아유 · 에잇세컨즈 등 10여 개의 국내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상품 단가가 높은 겨울 의류에서도 가성비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아성다이소(대표 김기호)의 균일가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도 낮은 가격대로 구성한 겨울 의류 아이템을 출시했다. ‘발열내의’ ‘베이직 맨투맨’ ‘기모 맨투맨’ ‘플러피 플리스’ ‘기모 트레이닝 조거팬츠’ 등 다채로운 상품을 선보였다. 해당 제품들의 가격은 모두 5000원으로 구성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다이소의 지난해 의류 매출은 전년대비 약 160% 증가했으며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의류 품목의 수도 180%가량 늘었다.


이마트도 패션 자체 브랜드(PB)인 ‘데이즈’를 통해 ‘The 부드러운 니트’를 출시했다. 9800원으로 지난해 대비 38% 낮은 가격으로 책정했다. 지난해보다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으로 선택의 폭을 넓혔다. 8개 컬러의 파인 라운드넥과 하이넥, 6개 색상의 터틀넥으로 총 22개 스타일을 선보였다. 

탑텐 · 스파오 · 에잇세컨즈 · 무신사스탠다드 등 SPA 브랜드부터 다이소 · 데이즈 등 1만원을 넘지 않는 가격의 초저가 의류들까지 가성비 의류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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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W컨셉, 지그재그, 에이블리 등 주요 패션 전문 플랫폼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K-뷰티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각자 경쟁력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 브랜드를 발굴해 함께 성장하며 쌓은 노하우와 캐릭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파트너가 될 뷰티 브랜드 확보 경쟁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컬리, 다이소,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 등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은 뷰티 부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한 상황이다. 1300개가 넘는 매장과 사용하기 쉬운 온라인몰, 빠른 배송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는 올리브영이라는 막강한 존재가 군림하고 있는 시장에서 후발 주자인 패션 플랫폼들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무신사(대표 조만호 박준모)는 기존에 운영 중이던 ‘무신사 뷰티’ 카테고리의 모델로 에스파 카리나를 선정하고 9월 대대적인 오프라인 ‘뷰티 페스타’를 열면서 뷰티 시장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뷰티에 관심이 많은 여성뿐 아니라 멘스 뷰티 상품을 찾는 남성 소비자의 방문 비중도 높아 기존 무신사의 소비층으로 새로운 카테고리 공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대표 강석훈)의 스타일 커머스 에이블리도 지난 5월 뷰티 단독 라인 ‘온리에이블리’를 론칭하며 뷰티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카카오스타일(대표 서정훈)의 스타일 커머스 지그재그도 뷰티 단독 구성 상품에 힘을 주고 있다. 2022년 4월부터 뷰티 카테고리 ‘직잭뷰티’를 운영 중인 지그재그는 작년 9월 단독 구성 상품만 선보이는 ‘직잭뷰티 엠디 픽(MD Pick)’을 신설했다. 


더블유컨셉코리아(대표 이주철)의 W컨셉은 여성 패션 브랜드들과의 협업 노하우를 뷰티 브랜드에도 적용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패션 전문 플랫폼들이 뷰티 카테고리에 몰리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미래 소비층인 1020세대가 화장품 소비에 적극적이어서 지속 성장 곡선을 그리는 사업군이라는 점이다. 두 번째는 패션 대비 수월하게 재고와 물류를 운용한다는 것과 취향과 트렌드를 기반으로 한 카테고리 다각화로 기존 소비층의 니즈에 맞는 뷰티 콘텐츠가 유입돼도 ‘겹치기’ 문제없이 추가 매출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백화점 아니면 올리브영’, 두 가지 선택지로 양분된 뷰티 시장에서 패션 및 이커머스 플랫폼과 뷰티 시장에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요기획] “올해 어떤 일들이?” 패션 마켓 10대 이슈 14413-Image


‘올해 가장 핫했던 패션 트렌드는 무엇이냐’라고 묻는다면 단언컨대 절제된 스타일의 ‘드뮤어룩’을 꼽을 수 있다. 또 드뮤어룩과 함께 블레이저, 슬랙스 혹은 슈트 등을 중심으로 한 ‘오피스코어룩’까지 부상했다. 이는 지난해 패션계를 휩쓸었던 조용한 럭셔리 ‘올드머니룩’과 일맥상통하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드뮤어와 오피스코어 모두 차분한 무드를 지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의 패션 트렌드를 봤을 때, 전체적으로 클래식 카테고리가 지배적이다. 이들은 고프코어, 블록코어, 발레코어 등 일명 ‘◦◦코어’와는 달리 번쩍 뜨고 사라지기보다는 조금씩 변화하며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먼저 사전적으로 ‘얌전한’ ‘조용한’ 등의 뜻을 지닌 드뮤어는 차분하고 우아함을 강조한다. 주로 블랙, 화이트, 브라운, 베이지 등 뉴트럴 컬러를 활용하며 스트레이트 혹은 약간의 여유로운 실루엣이 특징이다. 주로 여성복 브랜드들이 해당 키워드를 강조하며 스타일을 연출했다.


‘보테가베네타’ ‘랄프로렌’ ‘에르메스’ 등 글로벌 브랜드들도 점잖은 분위기의 드뮤어룩을 선보였으며, 국내에서는 ‘구호’ ‘르베이지’ ‘타임’ ‘델라라나’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드뮤어 트렌드는 외적인 스타일 외에도 내적으로 단정한 애티튜드를 요구하기도 한다.


오피스코어는 오피스(Office)와 코어(Core)의 합성어로 기존의 단정한 ‘오피스룩’에 편안함 혹은 트렌디함을 더한 스타일이다. 마치 직장인을 연상케 하는 복장으로 격식을 차리면서 깔끔하고 우아한 것이 특징이다. 해당 트렌드가 각광받으며 남성복 시장에서는 각양각색의 슈트를 내놨다. 


이렇게 현재 패션 트렌드가 클래식으로 기우는 것은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위축과 맞닿아 있다고 평한다. 세월이 지나도 유행과 상관없이 착용 가능한, 실용성이 높은 스타일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4년 12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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