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아니여도 코트는 여기서? '유메르' 매출 500억 간다
유메르(대표 이영재)의 여성 컨템퍼러리 브랜드 ‘유메르’가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올해 세웠던 매출 목표 3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가운데 연말까지 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액셀러레이터를 밟는다. 이 브랜드는 온·오프라인에서 매번 기록을 갈아치우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는데, 지난 8월 W컨셉 입점 라이브에서는 5시간 만에 30억원이라는 이례적인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29CM 수요입점회에서 일거래액 21억원을 기록한 것은 현재까지도 기록이 깨지지 않아 말 그대로 ‘유메르 파워’를 입증해 냈다. 오프라인에서는 지난 4월 진행한 더현대팝업에서 7일간 8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단가 높은 코트가 아니라 셔츠와 티셔츠 등 여름옷 위주로 이와 같은 성과를 내 더욱 이목을 끌었다.
클래식하지만 특별한 디테일과 퀄리티에 승부를 걸어 ‘데님’과 ‘코트’ 카테고리에서 스테디셀러 아이템을 대량 배출했다. ‘제인 데님’의 경우 끊이지 않는 리오더로 수만 장 가까이 판매했다. 특히 코트는 이곳의 팬덤이 아니더라도 꼭 구매해야 하는 아이템으로 꼽히는데 매년 40억~50억원 가까이 팔린다. 도산 쇼룸에서는 코트만 하루에 2억 가까이 매출을 내기도 했다.
‘유메르 파워’ 입증, 코트만 50억 판매고
규모 있는 여성 컨템 브랜드 유메르는 초창기부터 블로그에서 소비자와 소통하며 커진 브랜드다.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최영현 대표는 일상 공유와 패션 정보를 위주로 올렸는데, 그 당시 옷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사업으로 전개됐다.
최영현 유메르 대표는 “10년 전부터 블로그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며 옷을 제작하고 판매했다”라면서 “당시 제작했던 의류를 고객들이 매우 좋아해서 더 자체 제작에 몰두하게 되고, 유메르라는 브랜딩 작업으로 이어지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블로그를 할 때부터 소비자와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이어오며 팬덤을 쌓은 이 브랜드는 지금까지도 ‘소통’에 가장 주력한다. 현재도 최 대표가 직접 브이로그 형식의 일상을 공유하기도 하고, 라이브를 통해서 소비자가 직접낸 의견을 반영한 의류도 실제로 출시하고 있다. 여기에 최 대표의 아이디어가 더해진 릴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발행하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소비자와 직접 ‘소통’ 주력, 콘텐츠도 집중
그녀는 “이 컬러가 좋을까? 아니면 이 소재가 좋을까? 질문하고 의견을 받아 출시하는 등 소비자와 함께 만들어진 제품도 많다. 라이브에서는 소통과 동시에 더 상세하게 의류에 대한 정보를 많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비자가 직접 입어보고 구매하는 데 한계가 있으니까 체형별로 착용한 모습을 보여주는 등 다양한 시도를 진행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 팝업을 통해 소비자와 직접 만나면 고객과 판매자의 입장이나 서로 애틋한 마음이 있다. 10년 가까이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느낌으로 브랜드를 지켜보고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유메르가 단단하게 롱텀할 수 있는 비결에는 론칭 때부터 지금까지 ‘유메르 무드’를 잃지 않는 것이 주효했다. 심플하지만 클래식한 스타일에 하이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유메르 하면 ‘금액대가 있어도 꼭 구매하는 옷’으로 자리매김했다.
높은 퀄리티에 몰두, 생산 공장만 10군데
그녀는 “Y2K와 같은 스타일이 크게 유행할 때도 있긴 했지만 이러한 트렌드 변화 속에서도 유메르는 고유의 무드를 10년 동안 잃어본 적이 없다”라며 “어디든 일상 속에서 계속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는 스타일을 고집했는데, 그래서인지 ‘내 옷장 안에 유메르 옷이 제일 오래 남아 있는다’라는 피드백을 많이 듣는 것 같다. 그래서 좀 더 높은 퀄리티를 잃지 않고 계속 수준을 높이려는 것에 가장 집중한다”라고 말했다.
디자인적 면에서는 지나치게 베이직하거나 유니크하다면 소비자 접근이 어렵다고 판단해 기본 베이스이지만 소재나 부자재, 그리고 디테일 면에서 세세히 신경 써 경쟁력을 가져간다. 인터뷰 당시 최 대표가 직접 입은 유메르 셔츠로 그 디테일을 설명했는데, 한 겹으로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셔츠 커프스도 두 겹으로 제작하는 등 세밀한 디테일이 이 브랜드의 고유의 아이덴티티라고 설명했다.
브랜드 전반을 이끌어가는 무드를 꾸준히 가져가면서 생산 퀄리티는 더 좋게, 높게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 유메르 상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총 10군데로 워싱, 데님, 코트, 방직 등 카테고리별로 공장을 두고 있다. 이처럼 공장별로 특정 제품과 기술에 특화해 상품을 개발하면서 더 수준 높은 의류로 경쟁력을 가져가고 있는 것.
도산 쇼룸 외국인 비중 60%, 글로벌 본격화
최 대표는 “방직 공장을 직접 핸들링해 유메르에 맞는 직물을 직접 짜고 있다. 이 때문에 아예 시중에 없는 원단들로 제품을 제작하기도 하고, 스트라이프와 데님은 직접 맞는 원단을 의뢰해 제작하고 있다”라며 “우리만의 기술로 배합해 그 어디서도 못 보는 원단으로 제품을 제작하고 있어 고객이 입었을 때나 직접 봤을 때 확실히 ‘유메르 옷은 다르다’라는 점을 확실히 느끼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가방과 같은 액세서리는 독일 바인하이머사와 직접 계약해 국내에서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등 차별화를 두고 있다. 패턴 역시 국내 하이엔드 브랜드 위주로 진행하는 공장이 담당해 전체 단계에서 고품질 상품을 만들기 위해 전문성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있다.
해외 시장 공략에도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다. 현재 서울 도산공원 플래그십스토어 고객 60% 가까이가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다. 또한 오픈한 팝업에서도 이미 유메르를 알고 구매하러 온 외국인 비중도 높아지면서 해외 진출의 시기가 왔음을 판단했다. 현재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권을 시작으로 해외 비즈니스를 확장할 전망이며 팝업 등 오프라인까지도 논의 중이다.
좋은 소재 & 디테일 옷,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릴 것
그녀는 마지막으로 “원단과 패턴에 집중하면서 완성도를 끌어올려 유메르만이 갖는 신념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라며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좋은 소재, 좋은 디테일의 옷을 만드는 것을 더 많은 소비자가 경험하면 좋을 것 같다. 이제는 좀 더 우리를 알려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해 더 적극적으로 플랫폼 입점과 해외까지도 활발한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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