캉골, ‘레트로코어’ 키 콘셉트로 브랜드 리뉴얼

강우현 기자 (noblekang@fashionbiz.co.kr)|24.09.03 ∙ 조회수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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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제이그룹(대표 이주영)의 캐주얼 브랜드 ‘캉골’이 대대적인 리뉴얼을 통해 본격적으로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레트로코어(Retrocore)’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어패럴 사업을 더욱 활성화하는 것. 현재 가방이 전체 매출의 7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모자와 헤비 아우터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아이템 간 코디네이션을 강화해 캉골의 의류 라인을 적극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모터사이클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크래쉬’와 소프트 아웃도어를 표방하는 ‘컴브리아’ 라인을 보강해 더욱 다채로운 컬렉션을 제안할 계획이다. 올해 초 캉골본부 총괄로 새롭게 합류한 박지훈 본부장은 “캉골이라는 브랜드가 어떤 역사를 갖고 있는지, 패션에서 어떤 장르를 섭렵하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통해 리브랜딩의 방향성을 설정했다”라며 “놈코어와 고프코어 이후 다음 트렌드가 무엇인가 했을 때 레트로코어라는 키워드를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긴 패션의 역사 속에 아카이빙된 아이템을 브랜드가 재해석하는 트렌드를 레트로코어라는 단어로 설정한 것. 손승용 의류기획팀장은 “캉골은 긴 역사를 갖고 있는 브랜드로서 타깃 소비자에게 인지도가 높지만, 소비자와 브랜드 간 정서적인 교감은 부족했다”라며 “향후 브랜드와의 정서적인 교감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레트로코어라는 새로운 그라운드를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발한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발매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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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것, 현대적 재해석 ‘레트로코어’

리브랜딩의 핵심 타깃으로는 ‘레트로 마니아’를 설정했다. 이들은 과거의 것들을 사랑함과 동시에 현대의 경험을 즐기며 자신만의 것으로 재해석한 스타일을 애호하는 사람들이다. 옛 물건을 수집하는 ‘컬렉터’와는 다른 유형으로 과거와 현대를 조화롭게 향유한다. 이러한 레트로 마니아의 특성에 맞춰 캉골만의 아이덴티티를 살린 방식으로 패션 역사 속 아이템들을 새롭게 재해석한다.

 

1938년부터 생산하기 시작해 긴 역사를 자랑하는 모자 아이템을 현대식으로 새롭게 해석해출시한다. 버킷햇, 베레모, 헌팅캡 등에 캐주얼 실루엣과 시즌별 소재를 적용하는 것. 이를 통해 과거 스트리트 무드에서 필수적으로 자리 잡았던 모자 아이템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다. 다채로운 프로모션과 ‘팔라스’ 등 여러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넓힐 예정이다.

 

다가오는 하반기에는 레트로코어를 기반으로 한 시그니처 아우터를 선보인다. 특히 아웃도어 아우터인 카라코람 재킷을 캉골만의 스타일로 재치 있게 풀어낸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은 포켓 모듈화 시스템을 개발해 재킷에 접목했다. 캉골의 브랜드 심벌인 캥거루 주머니를 활용해 아이코닉 포켓을 개발한 것. 카테고리와 스타일의 제약 없이 다양한 상품에 포켓을 적용할 계획이며 ‘캉골라이징’을 위한 핵심 디테일로 활용할 예정이다.


본격 ‘캉골라이징’ 시그니처 포켓 개발

현대적인 기술을 활용해 아우터의 기능성도 대폭 강화했다. ‘ATT 다운시스템을 개발해’ 튜브층이 온기를 간직해 내부 온도를 유지하고 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보온성을 강화했다. 또 균일한 충전재를 사용해 재킷 내부의 부피를 최소화하고 경량성을 높였으며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활동성을 확보했다. 이번 하반기부터 적용할 예정이며 추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운영 중인 유통망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합쳐 총 180개로, 100개 이상의 매장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확대보다는 매장의 컨디션 관리와 재정비에 집중해 점당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최근에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플래그십스토어를 레트로코어에 맞춰 새롭게 단장했다. 스토어 내부에는 리브랜딩 컬렉션과 어울리는 대형 바이크들을 2층에 배치해 이목을 끌었다.

 

‘BMW’ ‘트라이엄프’ ‘두카티’ 등 글로벌 대표 바이크 브랜드들과 협업해 레트로코어 트렌드에 적합한 바이크들을 전시하는 것. BMW의 ‘알나인티 100주년 한정판 에디션’, 트라이엄프의 ‘본네빌 바버’, 두카티의 ‘스크램블러 나이트 시프트’ 등 세 바이크 모두 브랜드의 과거 모델을 재해석한 제품들이다. 또 야외 포토존과 전시 공간, 방문 고객들이 쉬어 갈 수 있는 휴식 공간 구성에도 공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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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플래그십 매장도 ‘레트로코어’ 리뉴얼

추후에는 하반기 시즌에 맞춰 소프트 아웃도어 콘셉트로 매장 내부를 구성할 계획이다. 박 본부장은 “앞으로도 레트로코어를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콘셉트를 갖고 플래그십스토어를 운영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브랜드 볼륨을 키움과 동시에 명확한 브랜딩 작업을 통해 아이덴티티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브랜드 모델로 신인 그룹 ‘투어스’를 발탁했으며, 인플루언서 협업과 프로모션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MZ세대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기존 전통적인 형태의 마케팅 전략에서 벗어나 디지털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최종 목표를 묻는 질문에 박 본부장은 “고객들이 캉골을 입었을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커뮤니케이션하고 의류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단단한 팬덤을 가진 브랜드로 발돋움하는 것”이라며 “10년 후의 모습을 바라보며 오랜 시간 끌고 갈 수 있는 콘셉트를 구상했다. 가방, 모자, 의류에서 해당 콘셉트가 잘 구현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되고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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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WITH>

 

박지훈 캉골본부장

“‘세대’ 아닌 ‘시대’ 맞는 브랜드로”

우리는 오랫동안 에이지 타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왔다. 항상 세대에 맞춰 상품을 구매해 왔었지만 그 세대가 이제 ‘시대’로 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비슷하면 대체로 하는 것이 비슷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세대를 넘어서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캉골이 ‘특정 세대가 아니라 시대에 맞는 브랜드’가 됐으면 한다. 간혹 캐주얼 브랜드 같은 경우에는 나이대가 높아지는 것을 꺼리기도 한다. 하지만 한 브랜드가 세대를 초월해서 시대에 적합한 브랜드가 된다는 것은 곧 엄마는 엄마대로 나는 나대로 그 브랜드를 각자 즐기며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손승용 의류기획팀장

“과거 복각 아닌 해석·통일감 중요”

캉골은 지금 과도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리브랜딩은 완전히 모든 것을 한 번에 갈아엎는 것이 아니라 S/S 시즌부터 조금씩 시작해서 F/W 시즌까지 확장하고 시즌이 지나면서 비율은 분명히 넓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시즌에는 이렇게 역사 속에 아카이빙된 아이템들을 어떻게 확장해서 개발하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뒤에서 봤을 때도 그 옷이 어느 브랜드 옷인지, 라벨이 없어도 어느 브랜드인지 바로 연상할 수 있도록 궁극적으로는 컬러감과 원단들이 ‘레트로코어’라는 큰 틀 안에서 잘 정착해서 일반 소비자들도 ‘아 캉골이 어떤 브랜드다’라는 이미지를 갖게 됐으면 좋겠다. 단순히 옷을 튼튼하고 기능 좋게 만들기보다는 조금 더 정서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고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김태관 의류디자인실장

“가방 넘어 의류 시그니처 만들겠다”

에스제이그룹에서 일한 지 올해로 10년 차가 됐는데 2008년부터 캉골이 큰 성장을 했다. 모자나 가방 카테고리에서는 이미 시그니처 제품이라고 떠올릴 만한 제품들이 많이 있지만 앞으로는 브랜드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의류 카테고리의 확장이 좀 더 필요하다.

 

레트로코어라는 방향성이 생긴 만큼 이를 시각화해서 소비자들에게 잘 보여줄 수 있는 아이코닉 제품을 개발하고 선보이는 게 가장 큰 목표다. 2024년 하반기에는 레트로코어 방향성에 따라 개발하고 있는 제품들이 상품성을 잘 갖추고 시장에 안착했으면 한다. 또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온 가방 카테고리의 경우도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 중이다. 캉골이라는 브랜드가 리딩 브랜드로서 지위를 수년간 공고히 해 온 만큼 2025년 신학기 시즌에도 높은 상품성을 가진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4년 9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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