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고 깊게’ 마니아 저격한 니치 스포츠 브랜드 5

박진한 기자 (pxrkjxnhxn@fashionbiz.co.kr)|24.08.06 ∙ 조회수 9,171
Copy Link

러닝 인구 1000만, 자전거 이용 인구 1340만 시대, 인구의 3분의 1 가까운 수가 스포츠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 갤럽의 ‘아웃도어 활동, 실내외 운동 15종 경험률(2023)’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아웃도어 활동과 운동에 대한 경험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좁고 깊게’ 마니아 저격한 니치 스포츠 브랜드 5  212-Image


아웃도어 활동의 연간 경험률(최근 1년 내 경험) 중 등산 44%, 조깅 · 달리기 32%, 자전거 28% 순으로 조사됐다. 가장 빠르게 저변이 확대된 종목은 조깅 · 달리기다. 연간 경험률 기준으로 2021년 23%에서 2023년 32%로 지난 2년간 10%p 가까이 늘었고 자전거 이용 경험률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23%보다 2023년 28%로 5%p가 늘어났다. 


스포츠 활동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기존 빅(Big) 스포츠 브랜드에서 벗어나 개성과 기능성 모두 잡은 스포츠 브랜드들이 마니아들 사이에서 떠오르고 있다. 세계적인 트레일러너 선수가 직접 테스트해 제품을 출시하는 ‘노말’부터 패션과 자전거를 결합해 자전거 문화에 앞장서고 있는 ‘히치’까지 소비자를 사로잡은 각 브랜드의 매력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좁고 깊게’ 마니아 저격한 니치 스포츠 브랜드 5  827-Image


비엔에프통상(대표 조재성)에서 국내 독점 전개하고 있는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 ‘노말’은 작년 국내 론칭 직후부터 소비자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악인이자 트레일러너인 킬리안 조넷이 노말의 제락 트레일 러닝화를 신고 굵직한 글로벌 대회를 석권하면서 출시 전부터 러너들 사이에서 구매하고 싶은 브랜드로 손꼽혔다.


국내 론칭 첫 시즌인 2023 F/W에는 트레일러닝 전문 슈즈 ‘제락(Kierag)’과 아웃도어 활동 및 일상 모두에서 즐길 수 있는 올라운더 신발 ‘토미르(Tormir) 1.0’을 주력으로 전개해 왔다. 올해 S/S 시즌부터는 토미르 1.0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토미르 2.0’를 선보였다.


토미르 2.0은 ‘엑스푸어(EEXPURE)’ 폼을 사용해 쿠셔닝을 강화하고 착용감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비브람 트랙션 러그’를 통해 안정적인 접지력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잘 미끄러지지 않고 안정감 있게 달릴 수 있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제락 · 토미르에 이어 어패럴도 인기몰이


브랜드 론칭 직후부터 어패럴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있어 티셔츠, 쇼츠, 베스트, 레인 재킷, 모자 등 아웃도어 활동에 필수적인 여러 상품도 함께 선보였다. 신발의 경우 토미르 2.0 더스티 핑크 컬러가 여성 고객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으며 여성 사이즈가 품절되기도 했다.


지난 5월, 스페인 트레일러닝 대회 ‘제가마(Zegama)’에서 참가 선수들의 슈즈를 조사했더니 전년도 1위인 호카를 제치고 노말이 가장 많이 신는 신발 브랜드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 킬리안 조넷이 1위, 노말 소속 선수가 2위를 차지하면서 제품 성능을 대대적으로 입증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6월에는 국내 운탄고도 트레일러닝 대회에서 트라이얼 서비스(제품 대여 서비스)를 진행해 참가자들로부터 접지력에 관한 긍정적인 피드백을 다수 받았다. 김현식 비엔에프통상 매니저는 “비 오는 악조건 속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 제품 덕분에 참가자들 마음 속에 브랜드 신뢰도를 각인할 수 있는 뜻깊은 행사였다”라며 “부스를 방문한 선수들이 토미르 2.0을 찾는 모습을 보고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비엔에프통상은 주력인 슈즈와 함께 어패럴을 본격적으로 전개해 매출을 전년대비 300%까지 끌어올릴 생각이다. 또 러닝과 더불어 아웃도어 아이덴티티를 보유하고 있는 노말은 슈즈에 특화된 국내 아웃도어 전문숍 입점도 고려하고 있다. 


‘좁고 깊게’ 마니아 저격한 니치 스포츠 브랜드 5  2309-Image


씨에스에프디자인(대표 김전)의 남성 캐주얼 브랜드 ‘브라운야드’는 이번 시즌 밸런스 오브 라이프 슬로건을 바탕으로 한 ‘밸런스’ 라인을 새롭게 선보였다. 일상의 균형을 목표로 전개하는 밸런스 라인은 ‘러닝’을 첫 테마로 잡았다. 


김전 씨에스에프디자인 대표에게 러닝을 첫 번째 테마로 선정한 이유를 묻자 “일상의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해소하는 부분이 많았다. 나와 브라운야드팀도 평소 운동을 즐겨하면서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운동을 통해 얻은 좋은 경험을 고객에게도 제안해 보고 싶어 이를 구체화해 밸런스 라인으로 전개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에서는 이미 러닝이 문화로 자리 잡아 러닝 관련 숍들이 많다. 언제 어디서든 편안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러닝 크루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문화를 전파하고 관련 상품을 판매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새 라인을 론칭하게 됐다”라고 답했다.


브라운야드 무드 담은 러닝 제품 인기


밸런스 라인은 기능성 원단을 사용해 슬리브리스, 반팔, 긴팔, 트레일 베스트, 캡 등 러닝 시 활동성을 높여줄 다양한 제품으로 구성했다. 로고는 다리가 3개인 고대문자 ‘트리스켈리온’에서 영감을 받았다. 빠르게 달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밸런스 라인 정체성을 강조하는 디자인으로 활용했다.


러닝 아이템은 브라운야드만의 미니멀한 무드를 녹여내 기존 소비자와 신규 고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블랙과 올리브 그레이 두 가지 색상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특히 브라운야드 시그니처 색상인 올리브 그레이 제품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브라운야드는 앞으로 밸런스 라인의 다양한 컬러 사용과 제품 디자인의 확장을 예고했으며 추후에는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프로 라인도 출시할 예정이다. 또 브라운야드의 여성 고객이 시즌을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밸런스 라인 제품도 이에 발맞춰 여성 사이즈를 늘려갈 계획이다. 


한편 브라운야드는 이번 시즌 아이템 전반의 경량화를 이뤄냈다. F/W 시즌에는 중량은 낮추고 벌키한 느낌을 살린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다이마루와 스웻류는 소프트한 터치를 가미해 전개할 생각이다. 현재 백화점 3곳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플래그십 1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매장 1개를 추가로 오픈할 생각이다. 브라운야드는 전년대비 올 상반기 150%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올해 매출 100억원을 목표로 브랜드를 운영하고자 한다. 


‘좁고 깊게’ 마니아 저격한 니치 스포츠 브랜드 5  3803-Image


브랜딩 전문 회사 테스크네거티브서비스(대표 이선우 이하 TNS)와 조계주 MPQ 디자이너 겸 디렉터는 패션성을 가미한 아웃도어 브랜드 ‘SOHC(Somewhere Outside Hiking Company)’를 통해 하이커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작년에 론칭한 SOHC가 하이커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제품이 실용적이면서도 패션성을 가미해 기존 진성 아웃도어 브랜드에서는 느껴 보지 못한 신선함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기능성 소재와 더불어 일상복으로 매치해도 자연스럽고 아웃도어 활동에도 어울리는 패션 의류를 선보인 것이 인기의 비결이다. 


이선우 TNS 대표는 “동네 뒷산을 가더라도 멋지게 입을 수 있는 브랜드로 디자인, 그래픽과 함께 핏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고 있다. 아웃도어 디테일의 디자인과 MPQ를 운영해 온 조 디렉터의 노하우가 합쳐져 최적의 핏을 찾아내 아이템을 제작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패션성을 겸비한 아웃도어 브랜드 지향


조 디렉터는 SOHC가 인기 있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해외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와 견줘도 밀리지 않는 아웃도어 디테일과 무드를 가지면서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접할 수 있는 것이 인기에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SOHC의 모든 제품이 고른 판매를 보이고 있으며 가방과 액세서리 등 용품들도 인기가 많다. 하이킹 베스트의 경우 6개 지퍼 디테일과 멀티 포켓으로 수납력을 높여 기능성과 디자인 모두 잡아 현재 품절될 만큼 좋은 반응을 보였다.


오는 F/W 시즌에는 조 디렉터의 색채가 많이 묻어나는 아이템들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왁스 코팅된 코튼 소재를 이용한 후드 바람막이, 복잡한 디테일을 가미한 다양한 패딩, 카모플라주 패턴을 이용한 제품 등 하반기에는 기존보다 더 많은 SKU로 브랜드를 전개할 생각이다.


지난 6월 가로수길에 위치한 나이스웨더 마켓 신사점 1층에 숍인숍 형태의 매장을 오픈해 소비자와 접점을 높이고 있으며. 오는 F/W 시즌에는 셀렉트숍 ‘EMPTY’에 입점해 공격적인 플레이를 이어갈 예정이다.


‘좁고 깊게’ 마니아 저격한 니치 스포츠 브랜드 5  5113-Image


한국교통연구원 조사(2017년 기준)에 따르면 월 1회 이상 자전거를 이용하는 인구가 134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한국갤럽이 실시한 아웃도어 활동과 실내외 운동 15개 종목별 경험 조사에서는 연간 자전거 이용 경험률이 2019년 23%에서 2023년 28%로 5%p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평일이나 주말 할 것 없이 자전거 도로 위에는 따릉이를 탄 사람부터 전문적인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크루들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국내 자체 생산 자전거 의류가 생소했던 시절부터 시장에 뛰어들어 자전거 어패럴의 저변을 넓힌 브랜드가 있다. 바로 안스포츠(대표 안형선)의 아덴바이크다.


2007년 론칭한 아덴바이크는 라이딩에 적합한 인체공학적 입체 패턴 방식으로 제품을 제작해 왔다. 외국인 체형을 기준으로 하는 수입 브랜드와는 달리 한국인 체형을 고려한 패턴으로 착용감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소재는 쾌적하게 라이딩할 수 있도록 통풍과 땀 배출 기능이 뛰어난 고품질 기능성 원단을 사용하며 지속적으로 디자인을 연구해 현대적이고 세련된 스타일 제품을 선보여 라이더들의 원픽 아이템으로 등극했다. 


아덴바이크․치즈사이클링클럽, 투 트랙으로 


2018년 전개를 시작한 ‘치즈사이클링클럽’의 경우 심플하고 대중적인 디자인의 아덴바이크 의류와 달리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자전거 마니아층을 겨냥해 역동적이고 디자인성이 강한 아이템을 선보였다. 


두 라인 모두 저지와 빕숏(상하의 일체형 자전거 의류)이 가장 인기 있다. 직접 개발한 탄력 좋은 원단을 사용한 베터(better) 시리즈가 호평을 얻으며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퀄리티 좋은 아이템을 생산하는 비결은 국내 생산에 있다. 10년 가까이 한 공장에서 거의 모든 자사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안형선 안스포츠 대표는 무분별하게 SKU 수를 늘리기보다 아이템의 퀄리티를 높이면서도 자사를 알릴 베스트 아이템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으로는 자사몰과 스마트스토어를 메인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네이버에서는 매주 화요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고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 외에도 오픈마켓, 종합몰, 소셜커머스, 대리점 및 자전거 숍에 입점해 있다. 해외로는 일본, 대만,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 전개하며 국내 자전거 어패럴의 저변을 넓혀 가고 있다. 


‘좁고 깊게’ 마니아 저격한 니치 스포츠 브랜드 5  6562-Image


전문 라이딩 브랜드뿐만 아니라 패션과 자전거 문화를 결합한 브랜드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히치(대표 김현욱 · 김형중)의 자전거 문화 기반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히치(HITCH)’는 브랜드 무드를 느낄 수 있는 HBC(Hitch Bicycle Club) 커피 매장과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자전거 문화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히치가 타깃으로 하는 소비자는 ‘자전거를 안 타도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과 ‘자전거를 사랑하는 소비자’다. 생활자전거를 기반으로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 필요한 의류 및 잡화를 제작하며 브랜딩 콘셉트로만 자전거를 이용하지 않고 실제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HBC커피는 히치가 운영하는 자전거 콘셉트 카페다. 카페의 규모는 50㎡(약 15평)로 자전거를 카페 곳곳에 디자인 요소로 사용해 인테리어를 꾸몄다. 이곳에서는 자전거, F&B, 패션 등 다양한 주제로 팝업을 열어 고객과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으로 사용했다. 


라이딩 넘어 라이프스타일까지 확장


히치는 남성복 브랜드 ‘암피스트’와 올해 S/S 시즌 ‘카페 라이더’ 컬래버를 선보였다. 티셔츠, 반팔 티, 캡, 반다나 등 다양한 어패럴 제품을 선보였으며 역대 개최한 팝업 중에서도 가장 큰 매출을 기록해 이에 힘입어 F/W 시즌에도 협업을 이어갈 생각이다. 또 히치는 예일과 에메모 가든 등 여러 브랜드들과 컬래버를 진행했다.


컬래버레이션 상품 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HITCHxmmo Backpack’으로 대만, 홍콩, 일본, 캐나다 등 다양한 나라에서도 주문이 들어올 만큼 큰 인기를 끌었으며 현재 품절과 리스탁을 반복할 정도로 여전히 반응이 뜨겁다.


히치는 당분간은 브랜드와의 협업보다는 자체 제품을 생산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며, 의류와 자전거 용품의 균형을 맞춰가면서 상품 수를 꾸준히 늘려갈 예정이다. 김현욱 히치 대표는 “히치는 현재 자전거 액세서리를 위주로 선보이고 있지만 점차 의류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해 토털 브랜드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4년 8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패션비즈는 매월 패션비즈니스 현장의 다양한 리서치 정보를 제공합니다.

Comment
  • 기사 댓글 (0)
  • 커뮤니티 (0)
댓글 0
로그인 시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더 자세한 기사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유료회원 되서 다양한 기사를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Related News
Ban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