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볼디스트·아이더·윌비 등 ‘워크웨어’ 주목
‘고프코어’ 인기로 잠시 트렌드가 된 줄 알았던 ‘워크웨어’ 시장이 유니폼, 작업복 등 찐 워크웨어 시장으로 도약하려는 브랜드들의 움직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볼디스트’ ‘아이더세이프티’ 등 작업복 시장을 타깃으로 등장한 브랜드는 물론 ‘노이스’ ‘브롬톤런던’ 등 워크웨어 콘셉트를 제안하는 브랜드, ‘유니버스오브유니폼’ 등 디자이너가 선보이는 유니폼 브랜드까지 영역도 다양하다.
기존 동대문 시장에서 단체주문으로 이뤄지던 작업복 시장에 브랜드들이 유입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번째는 브랜딩이 중요한 시대라는 것, 두번째는 작업복도 스타일리시하게 입고 싶어하는 젊은 작업자들이 많아진 점, 세번째는 산업 재해 관련 국가 정책 강화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유니폼 간편 제작 서비스 플랫폼 ‘유니버스오브유니폼’을 론칭한 여성복 디자이너 출신 홍혜진 대표는 “저렴한 커피를 마셔도 그 카페의 인테리어와 브랜딩을 소비자들이 깐깐하게 평가하는 시대다. 기업부터 작은 소상공인까지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유니폼을 찾기 시작했다”는 말로 최근 워크웨어 시장이 성장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기존 단체주문 형식으로 진행하던 업체들이 세심한 디자인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도 많은 업체들이 큰 비용을 들여 한번 유니폼을 제작한 후에는 20~30년동안 올드한 스타일의 작업복 디자인을 유지해 사용하고, 재발주는 생각하기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코오롱FnC ‘볼디스트’ 워크웨어 브랜딩 시대 개막
점차 끓어오르는 워크웨어 시장에 젊은 소비층을 타깃으로 불을 지핀 것이 바로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대표 유석진 이하 코오롱FnC)의 ‘볼디스트’다. 이 브랜드는 국내에서 특수복 개념의 워크웨어 시장이 막 형성되기 시작하던 지난 2019년, TF 개념으로 론칭했다.
코오롱FnC는 35년간 다양한 업종의 유니폼을 수주하던 노하우를 살려 ‘실제 워커와 함께 만드는 리얼 워크웨어’라는 콘셉트로 볼디스트를 기획했다. 작업복의 본질인 내구성을 위해 ‘아라미드’ ‘코듀라’ ‘다이니마’ ‘퍼텍스’ ‘워크데님’ 등 특수 소재를 활용해 옷과 신발을 선보인다.
유통은 온라인 자사몰에서 시작해 첫번째 대리점을 충북 음성 공업단지에 열며 리얼 워크웨어라는 특성을 강조하는 형식으로 운영했다. 대형 유통에서는 다양한 소비층을 만날 수 있는 스타필드 하남점과 수원점 등을 중심으로 입점해 현재까지 오프라인 매장 총 9개를 확보했다.
B2C로 시작한 볼디스트, 올해 B2B 시장으로 확장!
올해부터는 B2B 사업을 확장하면서 더욱 전문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존 B2C 대상으로 고객 접점 확대 및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브랜딩에 중점을 뒀다면, 2024년부터는 B2C와 B2B 병행을 통한 비즈니스 외형 확대를 노린다. 이를 위해 B2B 비즈니스를 위한 TF팀을 신설하고 유니폼 노하우와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코오롱 B2B팀과 협업한다.
작업복을 넘어 전문성 있는 특수복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R&D 구축도 모색 중이며, 원부자재 글로벌 소싱과 산학 및 산업계 협업 등을 통해 새로운 B2B 비즈니스를 시도할 계획이다.
브랜드를 총괄하고 있는 박병주 볼디스트 브랜드 매니저는 “2024년은 B2C와 B2B를 넘나드는 비지니스를 전개하며 기술력과 안전성을 한층 고도화할 계획”이라며 “대한민국 작업자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B2B 사업을 본격화하며 워크웨어 시장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겠다”라고 전했다.
케이투코리아그룹, 하이엔드 워크웨어 ‘아이더세이프티’ 강화
케이투코리아그룹(대표 정영훈)은 지난 2022년 산업안전화 전문 법인인 케이투세이프티를 통해 워크웨어 브랜드 ‘아이더세이프티’를 론칭했다. 산업 안전화 중심인 ‘케이투세이프티’와 차별화해 새로운 트렌드인 워크웨어와 젊은 감성의 안전화를 제안하는 하이엔드&맞춤형 브랜드로 운영 중이다.
작년 한해 ‘워크에이프런’ ‘오버롤’ ‘점프슈트’ 등 트렌디한 스타일의 워크웨어를 차례로 선보여 대중 사이에 인지도를 높였고, 올해는 다양한 산업군에 속한 작업자들이 입을 수 있는 ‘워크셋업’을 확대해 선보인다. 신축성, 통기성, 방수는 기본. 편안한 착용감과 활동성을 위해 경량성을 특히 강조했다. 다양한 형태의 멀티 포켓을 적용해 공구나 소지품 수납이 용이한 것이 특징이다.
아이더세이프티는 “실제 작업 환경에서 더 많은 워커들이 자신의 취향이나 편의성에 맞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 개발로 새로운 상품을 꾸준히 제안할 것”이라며 “아웃도어 전문 기업인만큼 차별화된 첨단 소재를 통해 워커들의 피로를 최소화하고 작업 효율을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형지엘리트 ‘윌비’는 B2B에서 B2C 워크웨어 시장 진출
형지엘리트(부회장 최준호)는 지난 2017년부터 기성 유니폼 시장을 공략해 운영하던 ‘윌비’를 ‘워크웨어’ 브랜드로 전환하고 회사의 성장동력으로 키울 계획이다. 최근 산업 전반에 재해 관련 정책이 강화되는 만큼 안전과 연관된 작업복, 작업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윌비로 이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윌비는 유니폼 시장에 이어 최근 스포츠 상품화 사업에 집중하며 실적을 올리고 있었다. 형지엘리트는 지난 반기 실적을 살핀 결과, 기업 유니폼 등 B2B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50% 증가한 279억원을 기록한 것을 보고 이 흐름을 이어 B2C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막 입고 금방 버리는 작업복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디자인과 우수한 품질로 각 분야의 전문성을 돋보이게 할 워크웨어 브랜드로 윌비의 입지를 굳힐 생각이다.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근무목 및 유니폼 ‘시티(CITY)’ 라인, 현장 작업을 위한 ‘프로(PRO)’ 라인 등 다양한 상품을 제안하고 있으며 올해 신규 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브롬톤런던·노이스 등 ‘워크웨어’ 콘셉트 패션웨어 제안
그레이고(대표 김태영)의 ‘노이스’는 젠더리스 실루엣의 데일리 워크웨어를 제안하는 컨템퍼러리 브랜드다. 최근 젊은 세대의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한섬 출신 서기원 디렉터를 영입해 전면 리브랜딩을 예고해 주목받고 있다. BI 리뉴얼과 패키지 디자인 개선, 비주얼 중심의 자사몰 콘텐츠 개편 등을 진행해 3월 8일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2030 소비자 유입을 늘리기 위해 가격도 종전보다 낮춰 온라인 매출 성장을 유도한다.
더네이쳐홀딩스(대표 박영준)에서 전개 중인 영국 감성 컨템퍼러리 브랜드 ‘브롬톤런던’은 고유 헤리티지를 소비자와 공유하기 위해 실제 브롬톤 본사 엔지니어들이 입는 워크웨어를 재해석한 상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브롬톤 1975’라는 이름의 이 상품군은 브롬톤에서 사용하는 자전거용 공구들과 함께 매장에 배치해 브롬톤런던만의 문화는 물론 리얼 작업자들이 입은 옷에서 온 세련된 워크웨어를 직관적으로 제안한다.
‘어뉴골프’를 운영하는 큐앤드비인터내셔널(대표 박민규)은 신규 브랜드로 최근 떠오르는 워크웨어 시장 공략에 나선다. 올 하반기 작업복 및 공구로 유명한 ‘디월트’를 워크웨어 브랜드로 출시할 예정인데, 전문성 유지를 위해 기존 디월트 안전화와 작업복을 전개하는 서우인터내셔널과는 협업 관계를 맺었다.
미케닉·목수·석장 등과 다양한 콘텐츠 작업 진행
많은 패션 기업이 워크웨어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 중에는 일터가 있는 한 지속가능한 사업 분야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단체복을 입는 대기업부터 위험이 따르는 현장직, 소규모 카페나 음식점까지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작업복 시장은 점점 더 다양한 소비자가 유입될 시장이기 때문이다. 전문성을 가진 브랜드로 정체성을 강화하기도 오히려 수월한 부분이 있다고 한다.
한 패션 관계자는 “유튜브 등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을 통해 자동차 정비공, 항공정비사, 목수, 석장 등 다양한 현장 직군의 모습이 비춰지는데, 그들이 입는 옷이나 그들의 왼쪽 팔뚝을 장식한 브랜드 로고에 20대 소비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인다. 볼디스트가 초기에 리얼 워커는 물론 젊은 소비자들에게 바이럴 될 수 있던 이유도 인기 미케닉 유튜버나 나이 지긋한 전문 목수들이 입은 ‘노란 역삼각형’ 로고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패션비즈=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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