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선 l 밀알재단 기빙플러스 마케팅위원장
ESG 2.0 시대, 패션기업의 역할은?
소비자들이 ESG를 주제로 메타버스 전시회를 진행했다. 가상공간인 ZEP과 Spatial을 연동시켜 8월 한 달간 진행한 이 전시회에는 ‘새벽그음’이라는 95명이 참여했다.
이 전시회가 주목받는 것은 기업이나 관공서 주최가 아닌 순수 커뮤니티 공간에서 진행됐기 때문이다. 진정한 ESG를 실현하기 위해서 차를 타고 이동하지 않고 사람이 모일 필요도 없고, 작가들에게 꽃다발 대신 SNS에 방명록 인증 후기를 남기는 것으로 충분함을 보여주며 SNS상에서 큰 이슈가 됐다. 소비자로 살아가면서 지구 환경을 살리기 위한 노력과 실천 의지를 작품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한 자발적 활동이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최근 ‘ESG 2.0*(자본주의가 선택한 미래 생존 전략)’을 출간한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 대표는 “추상적 구호도 마케팅 키워드도 아니다. ESG 워싱과 ESG 쇼잉, ESG 버블과 ESG 회의론을 뚫고 나가야만 ESG가 바꿀 미래를 만날 수 있다. ESG는 잠시 부는 열풍도 트렌드도 아니다. 패러다임을 넘어 주요 코드로 자리 잡을 문화다. ESG는 미래 생존 전략이자 지속가능성을 이루는 핵심이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한다.
덧붙여 “이러한 상황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일반인들이 모여 자발적으로 메타버스 전시회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것은 매우 놀랍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 3월부터 전 세계가 거리두기와 단절, 격리를 통해 비대면 사회로 급전환을 하면서 원격근무와 원격수업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됐다.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가 더 이상 게임하는 놀이터 정도가 아니라 업무, 교육, 공연, 전시, 커머스 등 현실의 다양한 영역을 흡수할 수 있음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ESG와 더불어 메타버스는 트렌드를 넘어 패러다임으로 오랜 기간 중요하게 활용될 것이다”라고 응원했다.
그린슈머*로 일컬어지는 소비자들의 움직임만이 아니라 이제 국민 모두가, 전 세계 소비자가 ESG에 대해 행동하면서 감시자의 역할을 해 나가야 한다. 나와 다음 세대가 살아갈 이 지구를 살려야 할 책임을 절감하고 있다. 기업과 정부는 얼마만큼 움직이고 있는가?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환경론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본가이기 때문이다.” 이 문장을 처음 접했다면 ESG 지수가 하위임을 각성해야 할 것이다.
ESG 투자 열풍을 촉발한 주인공이자 1경원 이상의 거대 자산 운영사인 블랙독의 래리 핑크 회장이 지난 2020년 CEO 연례 서한에서 기업의 기후변화에 대한 리스크 관리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활동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해 투자하겠다고 밝힌 지난 3년 동안 ESG에 대한 세미나, 칼럼, 책 발간 등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투명경영(Governance)의 앞 글자를 딴 단어다’는 설명을 덧붙이지 않아도 지속가능한 투자에 대한 고민 확대와 함께 지구온난화 · 소득불평등 · 성차별 · 인종차별 등 사회 문제와 탄소중립·기업의 투명한 경영 등 비재무적 요소가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임을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더욱 확장되고 있다. 제페토나 이프랜드가 아바타로 접속해 재미와 정보를 주고 있으며 젭과 스페이셜, 독도버스를 비롯한 다양한 메타버스와 NFT 관련 플랫폼이 개발되고 있다.
전경련에서 ESG 전문가과정을 수강하게 하고 다양한 교육기관에서도 ESG 관련 강좌를 속속 편성하고 있다. 한국섬유패션정책연구원에서는 최근 섬유패션업체의 ESG경영 실태 조사를 통해 ‘지속가능 패션 이니셔티브(Sustainable Fashion Initiative)’의 필요성을 확인했다. 섬유패션산업의 지속가능 의제를 협의하고 지속가능을 위한 방향과 공동 실천방안을 만들어 이를 자발적으로 수행하는 섬유패션기업들의 협의체가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ESG 2.0 : ‘선제적으로 나설 것인가? 어쩔 수 없이 따를 것인가?’라는 카피로 ‘ESG2.0’ 신간을 펴낸 김용섭 저자의 표제를 차용했다.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 주요 경영 현안인 ESG에서 나아가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ESG 2.0’시대임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그린슈머 : 자연을 대표하는 그린(Green)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 등 환경 이슈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소비자를 의미한다. 그린슈머는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를 중심 가치로 두며 저탄소 소비생활을 실천한다. 참고로 의류산업의 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10%를 차지하며, 이러한 수치는 항공업과 운수업을 합친 것보다 많다.
■ profile
- 현 밀알재단 ‘기빙플러스’ 마케팅위원장
- 현 기빙플러스 ESG경영 자문위원장
- 전 성남장애인복합사업 ‘더드림스토어’ 마케팅이사
- 전 서울시립대 총동창회보 편집국장
- 전 균형회복자연학교 마케팅실장
- 전 패션비즈 취재부장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2년 9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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