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 기능성 갖춘 앤드원더(and wander)
스포츠 아웃도어 영역 개척자
조태정 객원기자 (fashionbiz.tokyo@gmail.com)|21.11.09 ∙ 조회수 9,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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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 캠핑웨어로 스타일과 기능 모두를 잡은 ‘앤드원더’가 화제다.
코로나19 상황임에도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한 앤드원더는 11년 차 브랜드로 그동안 꾸준히 팬을 확보했다.
언택트 레저로 스포츠와 아웃도어 마켓이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각 유통 시설을 비롯해 작년 문을 연 미야시타 파크도 오픈 이후 1년이 지났는데 스포츠와 아웃도어 매장의 매출이 좋다. 그중 등산과 캠핑웨어로 패션성과 기능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아웃도어 브랜드 ‘앤드원더(and wander)’가 화제다. 코로나19 상황임에도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한 앤드원더는 11년 차 브랜드로 그동안 꾸준히 팬을 확보했다.
이번 2021∼2022 F/W 몽클레르멘스와 컬래버레이션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도 상승했다. 재작년 대형 어패럴 기업 TSI홀딩스의 자회사로 흡수된 후 풍부한 자금력으로 더욱 창의적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었고 매장 오픈도 적극적이다. 이들의 인기 비결과 디자이너의 가치관에 대해서 알아봤다.
앤드원더, 마루노우치에 다섯 번째 매장 오픈
오프라인 매장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앤드원더는 꾸준히 인기를 얻어 작년 10월 말 도쿄 마루노우치 신도쿄 빌딩 1층에 다섯 번째 매장을 오픈했다. 같은 건물에 에르메스와 이세탄백화점 살로네 같은 고급 브랜드도 입점해 있다. 마루노우치에는 글로벌 브랜드를 포함해 감성 높은 브랜드 매장이 많은 인기 있는 지역이다.
도쿄역 근처에 위치해 금융 및 대기업이 많은 비즈니스 거리이기도 한데, 얼핏 보면 아웃도어 브랜드와는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최근 골드윈 등 아웃도어 메이커도 입점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앤드원더는 2011년 홀세일 기반으로 브랜드를 시작했고 2017년에 1호점 ‘MT. and wander’를 오픈했다. 1호점은 도쿄 요요기 한적한 주택가에 있는데, 등산과 캠핑을 좋아하는 사람이 일부러 찾아오는 매장이다.
이세이 미야케 출신 디자이너가 론칭한 브랜드
앤드원더는 이세이 미야케의 디자인팀에서 동료로 근무하던 이케우치 게이타와 모리 미호코가 2011년에 론칭한 브랜드다. 등산이라는 같은 취미를 가진 동료와 아웃도어 브랜드를 만들어 보고 싶어서 시작했다. 등산에 특화한 아웃도어 의류는 시중에 많지만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섬세한 부분까지 신경 쓴 디테일과 소재, 등산할 때 필요한 적절한 요소와 소재를 믹스한 디자인으로 뛰어난 기능성까지 갖춘 상품을 전개한다.
예를 들어 브랜드 로고는 왼쪽 포켓에 있어서 눈에 띄지 않게 디자인했지만 반사되는 리플렉션 소재로 돼 있어 어두울 때 빛에 반사되면 브랜드 로고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것이 앤드원더를 상징하는 가장 특징적인 요소다.
기능성과 디자인, 시대성까지 갖춘 아웃도어
빛을 반사하는 리플렉션 프린트나 스티치가 산에서는 물론 거리에서 자전거를 탈 때도 눈에 잘 띄는데, 첫 시즌부터 앤드원더의 디자인으로 만들었다. 처음에는 로고 마크 등에만 썼지만 이제는 매 시즌 오리지널 카모플라주 원단이나 그러데이션으로 디자인된 소재까지 다양하다. 2019년 F/W 시즌부터는 리플렉션 기능을 진화한 스플레터(splatter) 프린트도 발매해 매년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인다.
이렇게 앤드원더는 등산할 때 필요한 기능성뿐만 아니라 패션성을 중시해 감성적인 부분까지 갖춘 아웃도어웨어다.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이지만 아름다운 실루엣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색감은 입었을 때 기분을 좌우하므로 디자이너가 중요하게 생각한다. 물론 시대에 따라 요구되는 스타일의 변화까지 민감하게 캐치해 디자인에 넣는다.
몽클레르 러브콜 받아 컬래버레이션 진행
이번 2021∼2022 F/W 컬렉션은 몽클레르와 협업한 아이템을 발매해 더욱 주목받았다. 컬래버레이션은 동급 혹은 서로에게 매력을 느끼거나 ‘리스펙트’해야만 성립된다는 점으로 봤을 때 앤드원더가 럭셔리급으로 포지셔닝된 셈이다. 몽클레르의 대표 상품인 다운 재킷에 앤드원더의 특징인 리플렉션 소재를 과감하게 사용했다. 다운 제품 외에도 재킷, 팬츠, 스웻 셔츠, 티셔츠, 백팩, 벨트, 스몰백 등 총 9개의 스타일을 선보였다.
이번 ‘2 MONCLER 1952 MAN’은 몽클레르의 세르지오 잠봉(Sergio Zambon)에게서 작년 여름에 직접 연락을 받아 진행됐다. 세르지오 잠봉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앤드원더 매장을 방문했고 그때 인상 깊게 남아서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이미 유럽에서 판매하는 매장도 많이 늘었고 밀라노에서 개최된 전시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현지 패션업계에 접할 기회가 증가한 것도 하나의 계기가 됐다. 몇 년 전부터 해외에서는 매해 취급하는 매장이 늘어나 인지도가 높아졌다.
도쿄 대표 브랜드에서 영국 직영점까지 진출
컬래버레이션 아이템에 관한 미팅은 코로나19로 인해 모두 온라인이나 이메일로 진행했다. 몽클레르의 다운 아이템, 앤드원더의 기능성과 디테일 등 두 브랜드의 특징을 서로 합친 스타일의 제품이 발매됐다. 모리 미호코 앤드원더 디자이너는 “우리가 리플렉션과 방수 퍼스너 같은 세세한 부분에 대해 요청하면 몽클레르 측은 더 확장된 의견을 줬고 서로 좋은 아이디어가 오갈 수 있는 기회이자 매우 보람된 일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상품은 지난 9월 2일부터 전 세계로 발매됐다.
나카타 사장도 “이번 몽클레르와의 컬래버레이션은 특히 해외에서 인지도를 얻는 데 큰 역할을 했다”라고 말한다. 향후 유럽에 직영점 오픈도 생각하고 있고 취급 매장이 가장 많은 영국이 해외 1호점으로 유력하다.
TSI 홀딩스 산하로 들어가 크리에이션에 전념
브랜드 론칭 후 8년 차인 2019년 1월 TSI 홀딩스 산하의 기업인 앤글로벌(ANGLOBAL)에서 앤드원더를 M&A한 것도 브랜드 비즈니스를 가속화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앤글로벌은 MARGARET HOWELL(마가렛 호웰) 같은 기존 사업과는 다른 분야의 브랜드를 산하에 두고 라이프스타일을 폭넓게 제안하는 회사다.
앤드원더는 론칭할 때부터 순조롭게 진행됐고 매년 흑자를 내는 브랜드다. 하지만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영업이나 채용 · 재무관계 등 업무량이 늘어났고 디자이너 두 명이 디자인과 기획에 전념할 시간이 줄었다.
장래성 있는 앤드원더를 그룹에 포함하기 위해 M&A를 주도한 TSI 홀딩스의 책임자이자 현재 앤드원더의 사장인 나카다도 이세이 미야케 출신이다.
해외 홀세일 어카운트 100개 이상 확인
이런 측면에서 보면 TSI 홀딩스의 산하로 들어간 것이 앤드원더의 글로벌 영역 서포트를 위해서도 독자적인 상품을 계속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실제 TSI 홀딩스에서 전개하면서 두 디자이너는 디자인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TSI 홀딩스에 합류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하고 싶었던 디자인을 맘껏 할 수 있게 된 점이다. 미니멈 때문에 쓰지 못했던 합성 소재를 TSI 그룹에서 조달하면서 더욱 좋은 기획을 하게 돼 강점이 늘었다.
판로도 확대되고 온라인 판매, 생산, 재무 등의 지원을 받아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 직영점인 요요기 모토마치 외에도 2020년 3월에는 나고야의 유통 시설, 2020년 7월에는 시부야의 미야시타 파크점, 10월에는 마루노우치, 2021년 3월에는 오사카 우메다 유통 시설 그랜드 프런트 등에 오픈했다. 유럽에서 홀세일도 적극적으로 하는데 약 100군데의 어카운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상황임에도 해외 매출도 배로 증가했다.
DNA를 표현하는 수단은 ‘산장’과 같은 직영점
일본 내 직영점이 5개 매장으로 늘어나면서 고객의 목소리를 자주 접할 수 있어 상품 기획에도 반영한다. 홀세일 중심으로 전개하면 보이지 않던 것이 직영점을 운영하면서 사이즈와 착용감에 대한 피드백과 주문 사항 등 소비자는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옷을 선택하는지, 등산 초보자는 어떤 부분을 중시해서 옷을 고르는지 등에 대한 의견을 들을 수 있다.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규모를 축소했지만 고객 참여형 등산 투어와 이동 판매 차량에 옷을 넣고 출장 판매도 하면서 고객과 소통해 왔다. 1호점인 M.T and wander 직영점에 아웃도어 활동을 통해 알게 된 아티스트나 사진 작가와 교류를 통해 기획전을 개최하는 등 산과 자연이라는 문화를 발신하는 역할에도 주력한다.
오프라인 매장은 취미를 교류하는 문화 발신지로
한 예로 작년 6월 직영 1호점 3 · 4층에는 갤러리 스페이스 아웃도어 갤러리를 증설해 리뉴얼 오픈했다. 앤드원더의 세계관을 알릴 수 있는 연장선으로 이벤트 등을 실시하는 공간이다. 하이킹, 캠프, 워크숍 등 정보를 교류하거나 이벤트를 개최하는 장소로도 활용한다.
갤러리 스페이스는 ‘지상에서 읽는 기내 잡지’라는 콘셉트로 트래블 라이프스타일 잡지 ‘페이퍼스카이(PAPERSKY)’*와 컬래버레이션한 기획으로, 잡지는 물론 아웃도어 문화를 포함해 여기서 파생된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아이템과 한정 아이템을 판매하고 정보도 제공한다.
이벤트는 페이퍼스카이의 창간호부터 시작해 백넘버 60권을 볼 수 있게 했고, 일러스트레이터 등의 작품도 전시해 온라인으로 전달되기 어려운 감성을 전달했다. 이런 기획은 감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스토리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 되며 온라인으로는 전달할 수 없는 부분을 중요시해 고정적인 팬이 존재한다.
새로운 아웃도어 스타일 개척자로 활용
좋아하는 취미로 시작해 디자이너 본인이 잘하는 영역으로 브랜드를 론칭해 점점 팬을 확장해 온 앤드원더. 대형 어패럴 회사의 자회사로 들어가 넉넉한 자본으로 점점 선순환하고 있다. 단순히 패션 의류 브랜드가 아닌 자신들의 강점을 알고 오리지널리티를 추구해 노력한 결과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이 늘었고 더 나아가 공감하는 사람이 많아져 행복한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했다.
도메스틱 브랜드로 출발했지만 세계적 브랜드 몽클레르의 디자이너까지 감동하게 한 브랜드로 등극해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아웃도어 의류 영역을 라이프 스타일까지 확장해 새로운 아웃도어 스타일로 개척한 이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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