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15~ 40%↓ 스폿↑
아웃도어, 다운 기획 ‘확’ 바뀐다

곽선미 기자 (kwak@fashionbiz.co.kr)|20.06.13 ∙ 조회수 13,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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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다운 기획은 △신상품 물량 대폭 감소 △경량다운 · 플리스 등 가벼운 아우터 집중 △1030 및 여성 상품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대량 선기획 물량보다는 판매 상황에 맞춰 스폿 상품 기획과 리오더 진행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일부 브랜드는 재고 처리에 맞춰 리오더 준비도 유동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1년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하반기 대목 아이템 ‘다운(down)’. 2018년부터 겨울 날씨 예측 실패로 롱패딩은 물론 쇼트패딩까지 판매 부진이 이어진데 이어, 올해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하반기 다운 상품 물량 조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2018년부터 쌓인 재고가 많은 데다,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매출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 물량은 초도물량 기준으로 전년 대비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40%까지 줄었다. 롱패딩 실패에도 불구하고 쇼트패딩에 집중하며 전체 물량을 유지하거나 소폭 늘리는 방향을 유지하던 것과 노선을 달리한다. 지난해 리오더 없이도 전체 판매율이 평균 50%대로 떨어져 재고가 역대급으로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신규 생산 물량은 줄이고 선판매와 역시즌 판매를 병행하며 재고를 소진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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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인 재고 처리 우선, 신상 15  ~  40% 감축 기획

지난 2년 동안 겨울 날씨 예측에 실패했던 것과 아우터 트렌드가 급변했던 것이 실패 요인이었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주력 상품인 다운류의 판매가 부진했다. 대신 코트 안에 입기 쉬운 경량 패딩과 플리스 등이 판매고를 이어갔다.
올해도 날씨 예측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이 잡히지 않을 경우 경제상황은 악화되고 겨울 시즌 소비심리 역시 바닥을 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대형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우선 신상품 물량을 줄이고, 재고 소진을 병행하면서 소비자들의 니즈 변화에 맞춰 빠르게 스폿 생산을 진행할 계획이다.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겨울 다운 상품 물량 계획을 살펴보면 이 같은 흐름이 더욱 잘 보인다. 우선 대표적 대물량 브랜드인 케이투코리아(대표 정영훈)의 ‘K2’는 작년 70만장에서 20만장을 줄여 50만장을 출시한다. 전년 대비 35% 줄인 물량이다. 지난해부터 강조하는 친환경 상품 구성비를 늘리고 앨리스, 코볼드, 앨리스와 아그네스(여성용) 등 시리즈 상품의 변형 라인업을 제안한다.

K2, 물량 35% 감축… 효율 강화 위한 전략 가동

K2가 겨울 메인 상품인 다운의 물량을 줄인 것은 최근 5년 사이 처음 있는 일이다. 마케팅에 자신이 있는 만큼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16% 증가한 수량을 제안했었다. 올해는 효율을 높이기 위해 긴축 전략을 시작한다. 대신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에 맞춰 라인업을 풍성하게 내놓고, 1030세대를 공략할 수 있는 경량 다운과 플리스 상품을 제안한다.

블랙야크(대표 강태선)도 전년 대비 20만장을 줄였다. 작년에는 패션 트렌드의 다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푸퍼 다운과 사파리 등 디자인도 늘리고 물량 역시 기존보다 10% 증가한 수량을 제안했으나 판매가 시원치 않았다. 올해는 스타일 수는 유지하되 수량을 크게 줄여 40만장의 다운을 내놓을 예정이다.

수량을 줄였지만 블랙야크 특유의 특화 기술을 강화하고, 친환경 이슈를 강조하는 무드를 유지한다. ‘에지다운’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지난해 처음 선보인 ‘리사이클 다운’을 올해 더 많이 선보이고, 친환경 발수제 원단을 대부분의 다운에 적용해 출시할 계획이다. 온라인 판매처를 활용해 역시즌 판매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아울렛 등에서 재고 소진율을 높여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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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야크, 다운 33% 줄이고 친환경 소재 적용 늘려

네파(대표 이선효)는 전년 대비 10만장 적은 60만장을 출시한다. 지난해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코트형 다운과 경량 다운, 베스트 등 상품군을 다양하게 풀어 새로운 디자인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한다. 전속모델 전지현을 활용해 판매 이슈와 다운 스타일링을 제안하며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벌일 예정이다.

아이더(대표 정영훈)의 아이더는 지난해 약 10% 물량 감소에 이어 올해는 절반 가까이 신상품 출시를 줄인다. 65만장에서 30만장이나 줄여 35만장을 생산할 계획이다. 클래식 베스트 상품의 핏과 길이, 컬러를 다양하게 푸는 방식으로 판매 적중률을 높이는 것은 물론 전 연령대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대표적으로 판매율이 80%에 달하는 베스트 상품 ‘스투키’ 라인을 5  ~  6개 디자인으로 풀어 선보인다. 타 브랜드들이 롱패딩 제작 비중을 크게 낮추는 것에 대비해 상품군별 비중은 고르게 유지한다. 쇼트패딩과 롱패딩 등 다양한 디자인의 상품을 각각 33%씩 구성하고, 판매율이 좋은 상품은 빠르게 리오더에 들어가 매출 신장에 기여하도록 한다. 오프라인 상설점과 아울렛 매장을 통해 재고 상품을 빠르게 소진하는 것도 병행해 신상품과 재고의 판매를 동시에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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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절반 줄인 아이더, 판매 적중률 높인다

물론 작년에 이어 수량을 늘리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브랜드도 있다. F&F(대표 김창수)의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이하 디스커버리)’과 더네이쳐홀딩스(대표 박영준)의 ‘내셔널지오그래픽어패럴’이 그렇다. 이 두 브랜드는 코로나19 확산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고성장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겨울까지 그 기세를 유지할 예정이다.

디스커버리는 다운 물량은 줄이지 않고, 작년과 비슷한 60만장 정도를 기획 중이다. 수량은 소비자 반응에 따라 실시간으로 물량을 조절하기 때문에 유동적이다. 동시에 그동안 판매가 좋았던 베스트 상품의 기능을 좀 더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기장과 소재의 아우터를 제안한다.

작년 단일 상품 500억원을 달성한 효자 상품이었던 ‘플리스’는 올해 물량을 늘리기보다는 디자인을 풍성하게 풀어 다양한 타깃을 만족시킬 계획이다. 다운의 털빠짐을 줄이고, 플리스를 좀 더 소프트한 소재로 제안하는 등 소재의 고급화도 기본이다.

디스커버리 & 내셔널지오그래픽 ‘코로나19가 뭐죠?’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성장 중인 내셔널지오그래픽어패럴은 모든 상품의 수량을 전년 대비 늘려 공급한다. 다운도 작년보다 150% 증가한 물량을 준비 중이다. 소비자들이 무거운 다운에 지루함을 느끼는 것으로 판단해 길이는 쇼트와 미들, 무게는 초경량으로 출시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시그니처이자 인기 상품인 봄버 스타일 재킷과 야상 디자인 다운을 비중 있게 선보인다.

상반기 코로나19 사태가 터졌을 당시에도 빠르게 대체 생산지를 수배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여 대안을 마련한 경험이 있어, 생산 어려움보다는 소비자들의 동태를 살피는 데 집중한다. 소비자들의 관심과 마음이 흐르는 방향에 집중해 적절한 가격대의 고품질 상품을 적시에 제공하며 상승세를 유지할 계획이다.

지난해 판매율 부진으로 대부분의 브랜드가 초도물량 이후 리오더를 진행하지 못했던 데 반해 이 두 브랜드는 빠르게 소진되는 상품 공급이 끊기지 않도록 리오더 물량 수급에도 총력을 다한다. 물량을 줄이는 브랜드들은 재고소진 등 효율에 집중하는 만큼 날씨 변화와 트렌드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빠르게 대응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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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봄 상품 대신 여름 아이템으로 전환

이 같은 전략은 이번 S/S 시즌을 겪으면서 유용한 것으로 판단됐다. 1월 말부터 3월 초까지 코로나19 확산으로 외부 활동을 제한해 소비심리가 떨어지자 브랜드들은 팔리지 않는 봄 상품을 일찍 정리했다. 대신 온라인에서 다운 재고를 소진했고 3월 중순 등산의 재인기로 인해 수요가 증가하는 바람막이와 등산화 등에 집중하는 한편 여름 상품을 빠르게 출시해 판매 이슈에 변화를 줬다.

실제로 신발 강자인 ‘K2’는 등산화 판매 촉진으로 지난 4월 신발 매출만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매출 하락세로 고전하고 있던 ‘코오롱스포츠’는 타 브랜드보다 빠르게 온라인 다운 선판매를 시작해 지난 4월 전년 대비 15.2%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블랙야크’는 개학이 미뤄지면서 신학기 가방과 키즈 상품 판매에 지장을 받자 실내복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름 세트 상품 판매로 빠르게 전환해 매출을 방어했다. 오프라인 매장이 원활히 돌아가지 않는 것을 커버하기 위해 자사몰과 백화점몰, 오픈마켓 등 온라인 마켓에 판매 이슈를 꾸준히 제공해 매출 낙폭을 줄였다.

날씨 & 트렌드 변화에 민감 대응… 유통도 유연하게

마스크를 오래 착용하면서 갑갑함이 늘어나고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여름 상품을 발 빠르게 선보인 브랜드들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대표적으로 K2는 4월 중순부터 TV 광고를 통해 냉감 상품군인 ‘오싹’ 라인을 대대적으로 마케팅 중이다. 상품명을 딴 TV 프로그램에 제작지원을 하면서 역대급으로 더울 것이라 예상되는 올여름 냉감 이슈를 재빠르게 선점했다.

아이더 역시 대표 냉감 라인 ‘아이스’로 공격적인 마케팅 중이다. 5월 초부터 롯데백화점 & 롯데몰과 협업해 아이스 레깅스를 출시해 홍보했다. 기존 소비층 중 여성 소비자를 공략하면서, 애슬레저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소비층을 유입시키기 위함이다.

코로나19라는 위기는 하락세를 유지 중인 아웃도어 시장에 부정적으로만 작용한 것도 아니다. 2030세대에게 등산을 새롭게 유행시키는 계기가 됐고, 등산화부터 판매 반응도 따라왔다. ‘만들면 팔리던 시기’를 지나 ‘다운’이라는 메가 히트 카테고리로 큰 규모를 유지하던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이제 좀 더 기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번 기회를 재도약의 발판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이 기사는 패션비즈 2020년 6월호에 게재된 내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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