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기획] 유통 빅3, 한섬∙SI∙롯데GFR '패션 3파전'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18.08.13 ∙ 조회수 18,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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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 신세계 · 롯데 유통 빅3가 패션사업을 놓고 3파전에 돌입했다. 국내 최대 유통공룡인 이들이 그동안 점포 확장과 외형매출 경쟁에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면, 이제 현대는 한섬(대표 김형종), 신세계는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차정호), 롯데는 롯데GFR(대표 설풍진)을 통해서 콘텐츠 싸움에 접어들었다.

백화점, 아울렛, 복합쇼핑몰에 이어 면세점과 온라인까지 전 유통채널을 휩쓸고 있는 유통 빅3는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개발에 한치의 양보도 없는 격돌을 벌일 전망이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어느 정도 갖췄느냐가 유통업계에 중요한 생존 화두가 됐기 때문.

이들은 대규모 자금력과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패션사업을 키우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패션을 중심으로 하지만 뷰티와 라이프스타일까지 유통이 필요로 하는 모든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 실력을 키우는 것이 이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패션~라이프스타일, 콘텐츠 싸움도 양보없어!

이미 한섬(한섬글로벌, 현대G&F 포함)과 신세계인터내셔날(신세계톰보이 포함)은 각각 연매출(2017년 기준) 1조2290억원과 1조1025억원을 올려 1조클럽 시대를 연 상태다. 국내 패션기업을 통틀어 5위권에 들어가는 영향력 있는 기업들이다.

전개하는 브랜드만도 한섬은 지난해 SK네트웍스패션 부문까지 인수하면서 한섬(타임, 시스템, 더캐시미어 등) 26개, 한섬글로벌(타미힐피거 등) · 현대G&F(오브제, 오즈세컨 등)가 12개 등 모두 38개를 보유하고 있다.

SI는 수입 브랜드(셀린, 몽클레어, 돌체앤가바나 등) 37개, 로컬 브랜드(보브, 지컷, 스튜디오톰보이 등) 7개로 44개를 전개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롯데는 지난 5월31일 롯데쇼핑의 자회사인 엔씨에프(나이스크랍 등)와 롯데백화점 패션사업 부문인 GF글로벌(겐조, 소니아리키엘 등)을 통합해 ‘롯데GFR’을 새롭게 출범했다. 롯데가 지난해 패션사업을 통해 올린 매출은 2000억원 정도다.

한섬 1조3000억∙SI 1조2000억 박빙, 롯데GFR 추격전

롯데GFR은 2022년 1조원을 목표로 세워 해외 유명 브랜드 도입과 패션전문기업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세계, 현대에 비하면 뒤늦은 출발임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격차를 좁혀 몸집을 키울 계획이다. 패션업계 판도를 좌지우지하는 유통 빅3의 패션사업 강화가 동업계에 미칠 영향력은 앞으로 점점 확대될 것이 명백하다.

지난해 1조클럽에 진입한 한섬은 이랜드, LF,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이어 국내 패션기업 4위에 등극했다. 지난해 매출 1조2286억원에 이어 올해는 가뿐히 1조3000억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인수한 SK네트웍스 패션부문(현 한섬글로벌 · 현대G&F) 매출 4570억원이 더해지면서 볼륨화를 이뤘다.

한섬은 브랜드 간 카니발라이제이션을 최대한 피하고 자체 브랜드는 물론 수입 브랜드들도 철저하게 수익사업으로서 경쟁력을 갖도록 재정비하는 시간을 최근 1년여 동안 가졌다. 그 결과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5% 신장한 3305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 또한 6% 늘어난 290억원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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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기업 4위 한섬, 여성복∙편집숍 집중

2012년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돼 올해로 7년차를 맞은 한섬은 초반에 시행착오를 겪으며 양사가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인지 합의점을 찾았다. 한섬의 전략은 여성복과 편집숍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특히 뉴 비즈니스인 「더캐시미어」와 「래트바이티」는 신성장동력으로 자리잡도록 확실하게 지원한다.

이와 함께 편집숍 ‘톰그레이하운드’를 국내는 물론 글로벌 마켓까지 확장하면서 플랫폼 사업을 펼치는가 하면 현대백화점 온리 편집매장으로서 ‘폼’ 시리즈를 본격적으로 키우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2014년 론칭한 더캐시미어는 현재 백화점 14개점, 프리미엄아울렛 2개점을 운영해 점포별 월매출 1억2000만원대를 기록하며 돋보이는 매출파워를 보이고 있다. 2016년 뉴 시니어 브랜드로 탄생한 래트바이티는 첫해 백화점 7개점에서 출발해 3년차인 올해 20여개점으로 확대했다. 매출도 전년 대비 50% 신장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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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와 한섬 양사 독립성 · 강점 살려 ‘시너지’

2008년 첫선을 보여 10주년을 맞은 ‘톰그레이하운드’는 그동안 젊은 감성의 해외 디자이너 브랜드를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달라졌다. 자체 PB를 25% 비중으로 확대해 이익구조를 개선한다. 현재 도산공원 플래그십스토어와 백화점 중심으로 14개점을 전개하는 ‘톰그레이하운드’는 지역, 외곽상권은 PB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맞춤형 MD를 통해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전용 편집매장인 ‘폼’은 유니크 캐주얼 셀렉트숍 ‘폼더스토어’, 컨템포러리 스타일의 ‘폼스튜디오’, 럭셔리 패션잡화 ‘폼아뜰리에’ 그리고 남성 편집숍 ‘폼맨즈라운지’까지 4가지 버전으로 확장했다. 매장은 ‘폼더스토어’ 4개점(판교 무역 목동 본점) ‘폼스튜디오’ 4개점(본점 무역 목동 대구) ‘폼아뜰리에’ 1개점(본점) ‘폼맨즈라운지’ 5개점(무역 판교 목동 본점 대구)을 전개 중이다.

백화점과 프리미엄아울렛 중심의 현대백화점그룹은 고급 여성복과 수입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한섬과의 만남으로 이미 독보적인 콘텐츠를 확보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M&A하면서 고가에 치중돼 있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중저가대까지 확대하면서 대형 패션사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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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 패션 성공 기반 뷰티∙리빙 등 카테고리 확장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패션사업 성공을 기반으로 뷰티에서부터 라이프스타일까지 카테고리를 확장, 지난해 1조1000억원대 볼륨을 이뤘다. 수입 컨템포러리 패션 사업을 전개하면서 감을 잡았고, 내수 브랜드 3인방(보브, 지컷, 스튜디오톰보이)이 나란히 1000억원대의 매출을 내면서 승승장구한다.

SI 성장 뒤에는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해 복합쇼핑몰, 면세점, 온라인까지 든든한 유통 파트너의 도움을 빼놓을 수 없다. 브랜드 사업을 전담하는 SI, 유통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리테일 사업부가 시너지를 내면서 로케이션, 합리적인 수수료, 콘텐츠까지 3박자가 잘 맞아떨어졌다.

여성 영캐주얼 톱3 브랜드 보브, 지컷, 스튜디오톰보이는 올해 ‘글로벌화’에 방점을 찍었다. 이를 위해 면세점으로 진입한다. 아직 세 브랜드를 모은 복합 숍이 계열사 유통과 협업한 부분은 없다. 하지만 가장 최근 아이파크 HDC 신라면세점에 토털숍 1호점을 내면서 해외 고객 유치를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보브∙지컷∙스튜디오톰보이 여성복 3인방 3000억

스튜디오톰보이는 신세계면세점 온라인몰에 입점하면서 또다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수입 패션 사업도 꾸준히 전개한다. SI는 내수 7개, 해외 브랜드는 무려 37개를 보유하고 있다. 가장 최근 영국 컨템포러리 리스를 수입하면서 1호점 매장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오픈했다.

SI는 패션을 뛰어넘어 뷰티 사업을 키우기 위해 전력 질주하고 있다. 올해 뷰티 사업으로만 1000억원을 자신할 만큼 신세계면세점을 중심으로 덩치를 키울 계획이다. SI의 코스메틱 사업은 지난 2016년 화장품 사업 부문 총 매출은 627억원, 영업이익은 57억원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I가 비디비치를 인수하고 뷰티 사업에 뛰어든 지 5년 만에 이룬 성과다.

뷰티만큼 신성장동력으로 집중하는 부분이 라이프스타일이다. 이미 2000억원의 매출을 내다보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는 신세계이마트와 손잡고 덩치를 키웠다. 최근 신세계가 인수한 까사미아의 제조라인과 디자인, MD 분야와 협업해 또 다른 모습의 자주를 선보일 계획이다.

*사진은 스튜디오톰보이(좌)와 보브 이미지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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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GFR, 2022년 1조! 신규 · M&A 등 활발

롯데GFR은 롯데백화점 GF본부와 계열사인 패션전문기업 엔씨에프가 통합한 신설법인으로 2022년 1조원을 목표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나이스크랍」 「티렌」 「테」 등 국내 브랜드부터 수입 패션까지 카테고리별로 특징이 다른 브랜드에 대한 운영 전략도 치밀하게 세워 내실 강화에 집중한다.

또한 신규 해외 브랜드 도입, 패션전문기업 M&A 등 몸집을 키워 4년 내에 신세계와 현대사의 패션 기업처럼 ‘1조 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먼저 「나이스크랍」과 「티렌」의 내실 강화와 유통 재정비에 집중한다. 더불어 수입 브랜드도 국내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상품으로 구색을 갖출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국내외 브랜드 운영을 균형 있게 가져가고 시장 상황과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맞춘 포트폴리오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아직 브랜드 수를 확장할 계획이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았으나 앞으로 패션은 물론 주얼리와 코스메틱, 리빙 등 패션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도 확장해 토털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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