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숍 <소울21> ‘ZARA’ 안 부럽다?

05.07.30 ∙ 조회수 9,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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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뭐지?” 명동 시장조사를 하던 브랜드 마케터들의 눈에 들어온 새로운 매장하나, 이다. 지난 5월 오픈한 명동 첫 매장은 하루평균 매출이 1천만원, 주말이면 매장 앞에 줄을 선 사람들로 북새통인 진풍경을 자아낸다. 안팔린다 안팔린다 하는 가운데서도 분명 스타는 탄생하는 법. 놀라울 정도의 싼 가격에 전혀 손색없는 트렌디한 상품들, 독특한 느낌의 매장 VMD는 제도권 브랜드 마케터들의 눈을 뒤집어지게 만들법하다.

명동에서 눈에 ‘확’ 띄는 이 매장은 ‘저 안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증을 자아내는 검은 쇼윈도로 이뤄져있다. 기존의 통념을 깬 이 매장은 도희21(대표 임대운)이 올 봄 런칭한 <소울21(Soul21)>이다. 최근 오픈한 홍대점은 클럽인 줄 알고 들어왔다가 의류매장임을 보고 놀라는 사람들이 하루에도 여럿이라는 후문이다. 어쨌거나 <소울21>은 디자인과 가격경쟁력이라는 패션계의 가장 ‘핫’한 화두를 딱 들어맞춘 전략으로 소비자뿐만 아니라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패션계의 ‘라이징 스타’다.

<소울21>이 주목 받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파격적인 가격 때문이다. 티셔츠의 경우 7천원선에서 시작해 메인 가격대가 2만원선을 넘지 않는다. 가방 목걸이 등 액세서리도 2만원에서 3만원대. 특히나 주목할만한 것은 기존 막대한 물량을 무기로 쏟아내던 저가 아이템들이 심플한 디자인 일색이었던 것과 달리 <소울21>은 다양한 디테일의 고감도 아이템을 제안하고 있기에 마켓을 석권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 한번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은 가격이 주는 매력에 빠져 정기적으로 매장을 방문하는 수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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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점 일평균 매출 1000만원↑

열화와(?!)같은 마켓의 성원과 함께 패션업계가 궁금해하는 것은 이 같은 임펙트를 만들어낸 주인공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소울21>을 런칭한 임대운 도희21 사장은 국내 니트 마켓의 막대한 점유율을 자랑했던 CF028인터내셔널을 운영하며 의류 무역 도매업을 20년간 경험해왔다. 지난 98년에는 <소울21>의 모체라 볼 수 있는 「소울」매장을 오픈해 당시 18평 매장에서 일매출 평균 1천8백만원을 기록하는 등 IMF임에도 불구하고 돋보이는 사업 수완을 자랑했었다. 이후 해외의 리테일숍을 연구하고 제 2의 「포에버21」의 탄생을 기대해 볼만 한 케이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소울21>은 단순히 옷을 싸게 파는 마트형 브랜드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숍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해가고 옷과 함께 문화를 세일즈하는 것이 <소울21>이 추구하는 바다. 그렇기 때문에 상품의 가격은 저렴해도 매장이 주는 느낌은 여느 수입 브랜드에 못지 않은 높은 감도를 자랑한다. 귀를 자극하는 음악과 어두운 매장, 마치 클럽인 듯 착각을 일으키는 매장 인테리어는 모두 임 사장의 아이디어.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브랜드에 맞춘 기획 아이디어이기보단 본인이 즐기는 것, 좋아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표현해 낸 공간이라는 설명이 더 잘 맞을 것이라고.

매장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소울’을 중시하며 소비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숍에 음악을 담아내기로 의도했다. 음악은 ‘제대로’ 들어야 한다는 마니아적 입장에서 매장의 오디오와 스피커에만 수 천 만원을 투자, 매킨토시와 미션 제품으로 음향 시설을 세팅했고 음악 선곡에도 일일이 본인의 의사를 반영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매장 내 집기들과 벽면 그래피티 등 모든 인테리어 컨셉은 협력업체가 아닌 임 사장이 직접 담당한 것으로 손으로 쓰여진 벽면의 글씨들도 임 사장이 직접 써 내려간 것. 가장 애착을 가진 홍대 매장은 어디 하나 손이 안간 곳이 없을 정도로 임 사장의 VMD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코엑스점 120평 규모 오픈 초읽기

<소울21>이 특별하게 보이는 이유가 또 한가지 있다. 밖에서도 매장 내 옷들을 볼 수 있게 한 여타 매장들과는 달리 검은 유리로 내부를 볼 수 없도록 했다. 홍대점 경우 아예 쇼윈도우 개념이 없이 클럽이나 레스토랑을 연상시키는 하나의 건물 개념이다. 이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요소로서 오픈과 함께 엄청난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는데 한 몫을 톡톡히 했다는 분석이다.

독특하다 싶은 요소들은 이 뿐만 아니다. 매장 내 조명을 과감하게 줄였다. 일반 숍과는 달리 조도를 낮춰 약간은 어두운 분위기를 연출했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옷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를 준다는 설명이다. 어둡기 때문에 옷을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 매장의 벽면 또한 모두 회색인 것이 독특하다. 회색 바탕에서 색상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것처럼 옷의 컬러나 분위기를 가감 없이 제대로 볼 수 있는 환경 만들기 위해 의도한 노력이 담긴 매장이라고. 이처럼 어느 것 하나 평범한 것이 없으며 과감하고 파격적이라 할 만한 요소들이 <소울21>에는 가득 담겨 있다.

현재 <소울21>은 미국 홍콩 중국 등 해외에서 직접 바잉해 온 상품이 전체의 30%를 차지하며 50%는 동대문에서, 나머지 20%는 자체 제작하는 물량으로 구성된다. 향후에는 자체 기획 비중을 늘여 올해 안에 1백%로 확대할 계획으로서 브랜드 운영의 기본 베이스를 확실히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생산 루트를 해외로 돌려 원가 절감을 통해 가격대를 현 수준보다 더욱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이와 함께 <소울21>보다 더욱 저렴한 가격의 세컨 브랜드를 런칭할 계획으로, 여타 브랜드들이 컨셉별로 세분화해 브랜드 확장에 들어갔다면 도희21은 가격대별로 니치 마켓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이미 두 번째 런칭 작업에 들어갔다.

한편 <소울21>은 명동점과 홍대점에 이어 코엑스와 센트럴시티점 오픈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영업면적이 코엑스의 경우 1백20평, 센트럴시티는 1백평 규모로 오픈할 예정으로서 본격적으로 대형 리테일숍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포부다. 이로써 올해 안에 <소울21>의 직영 매장을 5개정도 오픈할 계획이며 뉴욕과 라스베가스에 수백평 규모의 숍 오픈 또한 구체화하고 있어 해외 마켓에서의 리테일 경쟁에도 조만간 동참하게 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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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매장은…

명동 첫 매장에 이어 지난달 27일 오픈한 홍대 매장은 <소울21>브랜드 문화의 전형이다. 홍대라는 장소가 주는 문화적인 배경과 함께 <소울21>의 ‘제대로 된’ 컨셉을 보여주기 위해 철저한 기획을 바탕으로 매장을 꾸몄다. 마치 뉴욕 소호의 어느 매장을 연상시키는 홍대 매장은 철저한 브랜드 오리지널리티 전달이라는 숙제를 안고 재미난 요소들을 가득 담았다. 매장 한 켠은 데님 스탁이 돋보이는 옷장을 연출했고 체인징룸 또한 소호의 매장은 연상시키는 그래피티가 재미있다. 앤틱한 가구와 토르소 마네킹 등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소품들도 <소울21>안에서는 긴밀하게 연결되는 마력을 지닌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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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21> 슈퍼바이저 박보연
“트렌드 원스톱 쇼핑 천국”


“<소울21>은 리테일형 트렌드숍입니다. 일단 규모의 경쟁에서 다른 숍들과는 차별화를 이루죠. 현재 명동점과 홍대점에 이어 곧 코엑스와 센트럴시티에 1백평이 넘는 대형 리테일숍을 오픈하게 됩니다. <소울21>은 그 안에서 최신 트렌드를 토털 컬렉션으로 선보이게 되며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아이템 기획으로 소비자 니즈를 만족시킬 계획입니다. 여기서 제 역할은 각 숍들을 통해 전개되는 아이템들이 <소울21>의 컨셉 안에서 적절한 스타일링을 제안할 수 있도록 컨트롤 하는 것입니다. 해외 유명 편집숍들이 그렇듯 <소울21>도 같은 아이템일지라도 브랜드 감성이 담긴 착장을 제안하는 것이죠.

<소울21>의 메인 컨셉숍은 홍대점입니다. ‘소호에 있을 법한 숍’을 연출한 이 곳은 우선 내부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짙은 입구가 지나가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극하죠. 다른 숍보다 어두운 조명 그리고 귀를 자극하는 큰 음악은 해외 핫 캐주얼숍의 트렌드이기도 합니다. 이는 옷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위의 방해 요소들을 차단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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