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시티웨어 「랑방스포츠」!

안성희 기자 (song@fashionbiz.co.kr)|15.01.07 ∙ 조회수 19,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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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한 「랑방」을 스포츠웨어로 과연 어떻게 풀어낼까 궁금했는데 강약 조절을 적절히 하면서 브리지 시장에 적합한 브랜드를 만든 것 같다.” “「랑방스포츠」는 진화한 아웃도어 룩을 제시했을 뿐 아니라 현대 남성들의 니즈에 한 걸음 가까이 갔다.”

“초점을 「랑방」에 맞추느냐 스포츠에 맞추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상품구성이 나왔을 것이다. 남성복에 연연했다면 「랑방옴므」와 오버랩됐을 수도 있다. 다행히 우려했던 것들을 잘 비껴가 구성이 조화롭게 이뤄졌다.”

한섬(대표 김형종)이 지난해 F/W시즌 야심 차게 선보인 「랑방스포츠」를 보고 백화점 바이어들이 한 말이다. 요즘 남성복의 화두가 ‘스포티즘’인데 「랑방스포츠」는 아웃도어와 믹싱된 남성복으로 시장을 선점했다. 한층 진일보한 스타일의 스포츠웨어를 보여 줬다는 평이 자자하다.

한섬 기획력 믿었기에 라이선스 계약 성사

이 브랜드를 보는 시선은 단지 상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현대백화점이 한섬을 품에 안고 론칭하는 첫 의류 브랜드라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작년 S/S시즌 선보인 패션잡화 「덱케」에 이어 현대家 한섬이 또 어떤 브랜드를 들고 나올지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특히 「랑방」은 한섬이 지난 2007년부터 국내에 「랑방파리」를 비롯해 라이선스로 전개한 「랑방컬렉션」까지 성공적으로 안착시켰기에 또 다른 라인 확장을 꺼내 들 수 있었다. 「랑방스포츠」는 국내에서 먼저 제안해 라이선스 계약이 성사된 케이스다.

프랑스 「랑방」에서 절대적으로 한섬의 상품 기획력을 믿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프랑스 본사에서는 국내 상품품평회를 참관하고 오픈한 매장을 보고서 ‘베리 굿’을 외쳤다. 지난해 8월29일 론칭 행사와 동시에 현대백화점 본점에 첫 매장을 오픈한 「랑방스포츠」를 보기 위해 남성복과 아웃도어 관계자들도 줄지어 다녀갔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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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템포러리 캐주얼 · 스포츠 브리지 공략

첫 달 매출에 관련 업계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랑방스포츠」는 현대 본점에서 첫 달 8000만원을 올렸다. 당시 겨울 상품이 출고되기 전이고 계절상 여름에 가까웠는데 이 정도면 무난한 출발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첫 달 목표를 8000만원으로 설정했는데 딱 예상한 만큼 성과를 이뤘다.

여세를 몰아 겨울 시즌인 작년 11월에는 1억~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랑방스포츠」는 경량부터 헤비급까지 다양하게 다운점퍼를 준비했으며 각종 변형된 라인까지 집중해 선보였다.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블랙야크」 등 정통 아웃도어와 「제냐스포츠」 「몽클레어」 등 럭셔리 스포츠, 그리고 「띠어리」 「DKNY」 「알레그리」 등 컨템포러리캐주얼의 브리지 마켓을 공략하는 「랑방스포츠」는 기능성에 충실하지만 패셔너블한 아웃도어로 뜨길 바라고 있다.

진화한 남성 스포티즘 제시, 호평 쏟아져

「랑방스포츠」는 최첨단 기능성 소재는 물론 시대를 앞서 가는 탁월한 디자인력이 동반돼야 한다. 그러나 양쪽을 넘나드는 디자이너는 국내에서는 아직 찾기 어렵다. 기획을 총괄하는 방미애 상무 역시 공부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 앞으로 보여 줄 것도 그만큼 방대하다는 설명으로 대신한다.

현재 「랑방스포츠」 디자인실에는 남성복 유경험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들이 기능성 소재를 익히면서 남성복 패턴에 접목하고 있다. 그래서 팬츠나 재킷을 입어 본 사람들은 아웃도어 핏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좋아한다. 편안하면서도 남성 컨템포러리 브랜드에서나 느낄 수 있는 패턴 덕분에 ‘시티캐주얼’로서 온타임과 오프타임의 경계 없이 실용적으로 입을 수 있다.

인기 상품도 유로 저지를 사용한 팬츠, 항공용 점퍼인 버머 재킷, 니트와 접목한 다운점퍼 등이다. 유로 저지는 주로 골프웨어에 쓰이는 탄성이 우수한 소재인데 슬림한 핏을 낼 수 있다. 여기에 체크 패턴을 곁들여 클래식한 분위기까지 냈다. 버머 재킷은 뒤집어서도 입을 수 있는 리버서블 아이템으로 두루 활용할 수 있다. 니트 점퍼는 한섬의 니트 경쟁력을 보여 주면서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고기능성 프리미엄 소재를 남성복 패턴에 접목

방 상무는 “비즈니스맨들이 퇴근 후 곧바로 자전거를 타고 가볍게 운동할 수 있는 패션을 구상했다. 그래서 출근 복장으로서 어느 정도 격식을 갖춰야 하지만 활동성에 제약을 받아서도 안 된다”라며 “또 이미 아웃도어를 입어 본 사람들은 기능성 소재의 편안함을 잊지 못한다. 따라서 테크니컬한 면도 디테일하게 살리려고 노력했다”라고 설명한다.

소재는 90% 이상 유럽산을 쓴다. 럭셔리 스포츠 브랜드들에 맞서기 위해서다. 생산은 전량 국내에서 한다. 한국에서 알아주는 생산라인을 찾아다니며 ‘온리 「랑방스포츠」’ 상품을 함께 개발해 낸다. 상품은 크게 ‘어번 애슬레틱’과 ‘다이내믹 퍼포머’의 2가지 라인으로 나뉜다.

시티 라이프에 최적화된 프리미엄 소재와 「랑방」 본연의 세련된 디자인이 돋보이는 ‘어번 애슬레틱’, 고기능성 소재와 고도의 봉제기술을 사용해 도심 생활은 물론 야외활동도 가능하게 해 주는 ‘다이내믹 퍼포머’ 라인이다. 어번 애슬레틱이 55%, 다이내믹 퍼포머가 45%로 시티캐주얼류의 비중이 약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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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복 넘어 하이엔드 스포츠 마켓 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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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는 전체적으로 베이지, 버건디, 카키, 그레이 등으로 압축해 시크한 멋을 준다. 가격대는 「띠어리」 「알레그리」 등과 비슷하고 「몽클레르」보다는 20~30% 저렴하다. 「랑방스포츠」는 9월 말 롯데 본점에 2호점을 열었다. 현대 본점 소비층과는 다를 것으로 예상해 좀 더 스포티브한 느낌을 줬다. 명동 상권 특성상 중국 관광객이 많은데 역시 반응이 괜찮다.

「랑방스포츠」는 소비자들에게 하나씩 브랜드의 강점을 알려주면서 서서히 번져 나가는 브랜드가 되길 원한다. 앞으로 강화할 영역은 잡화 부분이다. 「랑방옴므」의 스니커즈가 강하듯이 「랑방스포츠」 역시 기능성 소재가 들어간 가방, 슈즈 등을 의류와 잘 어울리도록 토털화할 계획이다. 혁신적인 소재를 도입해 남성복의 미래를 열겠다는 각오로 뛰어든 「랑방스포츠」가 앞으로 남성복을 넘어 하이엔드 스포츠 마켓의 주도권을 거머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패션비즈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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