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전문기업 위기, 돌파구 없나
국내 유아동 전문 기업들이 줄줄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이는 비단 국내 패션 시장의 어려움 중에 한 부분을 논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국내 유아동 전문기업 중 3000억원 고지를 달성한 회사가 아무 곳도 없는 가운데 오히려 매출은 역신장하고 있다.
출산율은 지난 2005년 43만5000명으로 최저점을 찍은 지 8년 만에 다시 최저 상태로 돌아갔다. 2013년 태어난 신생아 수는 43만6600명으로 1970년 통계작성 이래 두 번째로 낮은 숫자다. 새로운 수요 창출도 어렵거니와 유아동 전문기업에서 잘 만들고 잘 팔던 것들을 뺏아가는 공급자 역시 너무 많아졌다.
현재 국내 백화점 유아동 PC 내 라인익스텐션 브랜드를 살펴보면 점유율이 85%를 넘어섰다. 지난 몇 년 간은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의 폭발적 확장까지 더해져 전문기업의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 한 예로 아가방앤 컴퍼니가 「베이직엘르」를 접은데 이어 보령메디앙스(대표 김영하)도 「오시코시」 전개를 중단했고 파스텔세상(대표 장인만)도 「캔」영업을 올해 S/S 까지만 진행했다.
더불어 해외 명품 아동브랜드는 물론 해외 유아동 편집숍, 신세계인터내셔날(대표 최홍성)에서 전개하는 「갭키즈」와 같은 중저가 브랜드도 백화점의 대형 매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SPA의 공격적 확장도 밸류 마켓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자라키즈」나 「H&M키즈」, 내년에는 「유니클로」도 키즈라인을 본격적으로 키울 예정이라 가격에 구분없이 전문기업을 위협하는 요소는 커질 예정이다.
패션 주기로 봤을 때 가장 늦게 시장 복종 환경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아동복이 여성복 캐주얼 남성복 스포츠 잡화에 이어 최근 급변하는 시장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메이저 유통채널에서는 전문기업 중심으로 독과점 성향이 강했던 회사들이 새로움 보다는 안정성, 신수요 창출보다는 기존 고객 확보에 집중하며 '넥스트 스테이지'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던 부분도 있었다.
넋놓고 볼수 없다, 반등꾀한 전문기업들
그렇다면 유아동 전문기업들의 돌파구는 없을 것일까? 대답은 No다. 이미 발빠른 국내 대표 유아동 전문기업들이 다음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고 있고 아직 괄목할 만한 성장은 이뤄내지 못했지만 '성인'보다 더 처절하게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넥스트 스텝을 향한 유아동 전문기업의 축은 크게 ▲리테일 비즈니스 가동 ▲중국 시장 공략 ▲카테고리킬러 발굴로 모아진다. 한 예로 서양네트웍스는 「블루독」「밍크뮤」등 원숍 원브랜드는 더이상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 유아동 전문 편집숍 '리틀그라운드'를 선보였다. 그동안 4개의 메인 브랜드외 자사 아울렛을 통해 꾸준히 PB를 개발하며 편집숍을 채울 콘텐츠를 일찍 구축한 점도 이 회사의 강점이다. 여기에 내년 S/S 시즌에는 유아동 SPA를 론칭할 계획이라 밸류 마켓 선점 추이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
참존어패럴(대표 문일우) 역시 소비자기준 800억원 이상을 달성하는 「트윈키즈」에서 나아가 '트윈키즈 365'등 유아동 라이프스타일숍에 대한 준비를 일찍이 시작했다. 아동복 강자 이랜드그룹(회장 박성수) 역시 가두에서 활약하는 이랜드의 작은 아동복 브랜드들을 모아 상권에 맞게 편집해 보여주는 '키즈덤'을 작년부터 활발히 확장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브랜드에서 리테일로 시선을 확장한데 있다. 아직 성인 편집숍 수준에 다다르지는 않았지만 지금의 과도기를 넘어서면 폭발적인 파워를 발휘 할 수 있는 순간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 시장 공략 부문은 국내 유아동 전문기업들이 꾸준히 문을 두드리고 있는 곳이다. 대표 기업으로는 이랜드, 참존어패럴, 제로투세븐(대표 조성철), 드림스코(대표 이용백) 등이 있다. 이들은 한중 동시 론칭, 중국 내 메가숍 확장, 고급 백화점 공략 등을 통해 타 복종보다 발빠르고 활발하게 중국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급성장하는 중국 유아동 시장 덕분에 차이나머니 역시 지속적으로 국내 유아동 브랜드에 러브콜을 보내는 추세다. 우리의 탄탄한 R&D를 잘 활용한다면 유아동복으로도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도 비춰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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