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여성패션 공략 비법은?
여성복 기획, 라이프신 잡아라~

패션비즈 취재팀 (fashionbiz_report@fashionbiz.co.kr)|11.11.14 ∙ 조회수 6,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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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처럼 기획해온 시스템은 버려라. 2030 소비자들의 라이프가 달라졌다! 요즘 여성복 브랜드들을 살펴보면 소비자와 따로 노는 브랜드가 많다. 명품과 SPA 브랜드들을 믹스&매치한 돌려 입기, 케이프 레인부츠 맥시드레스 등 과거에는 ‘일부 트렌드세터’들에게만 한정됐던 아이템들이 대중화됐다. 소비자들은 이미 다양한 룩을 수용하며 패션과 함께 놀고 있다.「자라」 「H&M」 「포에버21」 등 SPA 브랜드들과 ‘A랜드’ ‘플로우’ 등 편집숍에서는 바로 사서 바로 입을 수 있는 저스트인타임(JUST IN TIME) 아이템들과 값싸고 독특한 실루엣의 상품들을 속속 출시, 소비자들을 유혹함과 동시에 여성복 브랜드들의 경쟁자로 급부상했다.

2030 여성들의 라이프신도 확 달라졌다. 여성복 브랜드들은 여름을 최대 비수기로 꼽고 포기하기 일쑤지만, 실제로는 핫 서머 시즌 패션 소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7~8월 바캉스 시즌을 대비해 3개월 전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한 여성들이 비키니부터 그 위에 걸칠 루즈한 슬리브리스 티셔츠, 해변용 맥시드레스, 모자, 플립플랍, 휴가지에서의 클럽용 의상과 그에 맞는 액세서리 등을 신나게 구입한다. 여성복 브랜드들이 소비자와 멀어지는 사이에 매출은 SPA와 편집숍들이 속속 챙겨간다.「 랩」 등 발빠른 브랜드들이 상품 라인을 확대하고 소비자의 바뀐 라이프신을 반영하며 급부상하고 있다. 기존 여성복 브랜드들은‘ 바뀌는 소비자’들을 부랴부랴 쫓아가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제 젊은 여성들이‘ 멋 부리기’를 시작하는 겨울이 다가온다. 케이프 코트 퍼 다운 등 아우터부터 시작해 모자 머플러 롱장갑 레깅스 윈터부츠 등 겨울을 위한 아이템이 갈수록 다양해진다. 여성복 브랜드들이‘ 신경’써야 할 것도 많아지는 만큼 새롭게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지는 셈이다.

본지에서는 크게 S/S와 F/W로 나눠지는 큰 시즌 안에서 여성복들이 기존의 상품 기획을 버리고 각각 어떻게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야 할지 알아봤다. 패션을 갖고 노는 소비자들을 공략할 케이프 등 이번 F/W시즌 히트 예상 아이템들을 살펴봤다. 또한 지난 S/S시즌을 통해 확인한, 바뀐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핫 서머 시즌 기획도 함께 제안한다. 2030 소비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실제로 어떤 패션영역에 지출하고 있는지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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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덕스러운 F/W ‘케이프’ 강세

여성 소비자들이 멋 부리기를 시작하는 겨울이 다가왔다. 지난 여름 부진을 면치 못했던 여성복 업체들은 올해 F/W시즌 아
우터로 매출 증대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겨울은 케이프 코트 퍼 다운 등 아우터부터 시작해 모자 머플러 롱장갑 레깅스 윈터부츠 등 다양한 아이템이 고루 사랑받을 수 있는 패션의 계절이다.

이미 지난 겨울 케이프 퍼 윈터부츠 등의 아이템을 통해 소비자들이 얼마나 다양하게 패션을 즐기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한 여성복 브랜드들이 본격적인‘ 겨울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8월 중·하순부터 추동 물량 입고로 분위기 쇄신에 나선 여성복 업체들은 실종된 간절기 물량은 줄이고 매출을 주도할 윈터 아이템에 집중한다.

레이어드, 시즌리스를 키워드로 변덕스러운 기온에 맞춘 일명‘ 트랜스포머’ 아이템을 제안한다. 그 대표 아이템으로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케이프가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큰 인기를 얻은 케이프를 다양하게 변형해 케이프형 재킷, 케이프형 코트 등을 선보인다. 케이프는 일교차가 크고 계절 경계가 모호해진 최근의 기후 변화를 반영한 상품으로 지난해부터 새롭게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시즌리스&트랜스포머형 아이템 인기

이미「 구호」 등 많은 브랜드들이 야상, 베스트, 점퍼 등의 특징을 딴 디자인을 가미하고 후드를 달거나 니트나 패딩, 다운 등을 활용한 케이프를 선보이고 있다. 제일모직(대표 황백)의「 구호」는 투웨이 케이프 코트(Two-way Cape Coat)를 제안한다. 울과 캐시미어를 혼방한 소재로 보온성을 높인 것은 물론 이너로 입을 수 있는 롱 베스트에 겨울 시즌 필수 아이템으로 떠오른 케이프를 겹쳐 코트로도 입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이 도는 간절기 시즌에는 베스트로, 이른 겨울에는 코트로 착용할 수 있어 한가지 아이템으로 2가지 스타일이 가능한 스마트 아이템이다. 롯데쇼핑(대표 이철우)이 선보이는 프랑스 브랜드 「꽁뜨와데꼬또니에」는 니트 소재의 케이프를 내놓았다. 버튼으로 포인트를 준 레드 색상의 니트 케이프는 티셔츠 위에 가볍게 둘러 클래식하면서도 소녀 같은 느낌을 동시에 연출할 수 있다.

바바패션(대표 문인식)의「 더틸버리」는 브랜드 런칭과 동시에‘ TT케이프’라는 네이밍 작업까지 하며 런칭 첫 시즌 전략 아이템으로 케이프를 선택했다. 다운케이프 점퍼, 야상 케이프 점퍼, 트렌치 케이프 코트 등 새롭게 변형한 케이프 디자인을 선보인다.

미샤(대표 신완철)의「 커밍스텝」도 고급 원사인 아세테이트 소재를 활용한 케이프형 트렌치코트, 트렌치변형 베스트로 인기몰이에 나섰고「 미샤」는 울과 캐시미어가 혼방된 고퀄리티의 케이프 코트를 선보인다. 「르윗」은 카무플라주 프린트의 색다른 케이프 코트를 선보이며 체크무늬가 클래식한 매력을 풍기는 니트 케이프를 전략 아우터로 제안한다. 연승어패럴(대표 변승형)의「 GGPX」도 심플한 디자인과 방모 소재로 고급스러움을 더한 7부 소매의 케이프를 제안했다.


보온성과 실용성 갖춘‘ 케이프’ 주목

SK네트웍스(대표 이창규) 「하니와이」는 지난 시즌부터 꾸준히 사랑받았던 케이프를 변형한 코트로 매출을 끌어간다. 기본 코트 위에 케이프를 따로 입은 듯한 느낌을 준 아이템으로 둘의 소재와 컬러를 다르게 사용해 두 벌을 입은 듯하다. 어깨의 견장과더블 단추가 시크하면서도 귀여운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으며 허리 벨트로 여성스러운 핏까지 표현한 상품이다.

여성복 국내 패션에서 케이프는 과거에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아이템이었다. 인기 없던 케이프가 브랜드들의 겨울 메인 주력
상품이 된 것은 소비자들의 패션감각이 높아지고 이를 수용하는 범위도 폭넓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실용성을 중시하는 최근의 스마트한 소비자들은 변덕스러운 날씨를 견딜 아이템을 찾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즉 자신만의 스타일로 믹스앤드매치하면 다양한 스타일로 연출이 가능하고 늦가을에는 민소매에 단품 케이프 하나면 충분하
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코트 안 혹은 밖에 덧입는 형태로 스타일링 할 수 있는 일종의‘ 트랜스포머’ 아이템으로 소비자들이 케이프를 선택하는 것이다.


롱장갑, 레그워머 등 잡화까지 덩달아

케이프가 뜨면서 이와 함께 연출할 수 있는 액세서리도 인기를 얻고 있다. 소매가 드러나기 때문에 롱장갑, 암워머 등이 케이
프와 함께 F/W시즌 매출을 견인할 아이템으로 떠오른다. 또한 짧은 케이프와 함께 코디하기에 좋은 레깅스와 부츠, 또는 다리를 감싸주는 무릎길이 이상의 레그워머 판매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케이프와 함께 지난해에 이어‘ 야상물결’이라고 이를 정도로 올해도 야상점퍼의 인기는 거세다. 군대에서 입던 야전상의의 줄임말로 쓰이던 야상이란 단어는 어느새 패션 아이템 용어로 고착화된 지 오래다. 그만큼 야상이 대중에게 얼마나 어필하고 있는지알 수 있는 방증인 셈이다. 지난해와는 또 다르게 컬러, 소재, 길이감 등을 새롭게 한 진화형 아이템들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앞서 말한 케이프와 야상이 믹스된 스타일도 주를 이루는 등 일명 야상의‘ 버전 업’ 스타일이 인기다. 아이올리(대표 최윤준)의 「플라스틱아일랜드」는 ‘한예슬 야상’을 찾는 소비자들로 매장이 북적댔다. 야상의 거친 느낌을 빼고 소프트하게 풀어낸 이 상품은 허리라인에 셔링이 들어가 박시하게, 슬림하게 입을 수 있어 나오자마자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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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상의 진화, 간절기 키워드로 떠올라

아비스타(대표 김동근)의「 BNX」가 출시한 야상베스트의 경우 케이프 스타일이 변형된 디자인이 독특하다. 특히 소매 부분은 절개가 돼 있어 한낮에는 절개된 양 부분을 묶어 베스트로, 날씨가 쌀쌀해지는 밤에는 오버사이즈의 케이프로 입을 수 있도록해 실용성을 높였다.

「 더틸버리」가 선보인 스트라이프 야상점퍼는 레드, 네이비 배색 두 가지 컬러로 판매 중이며 울거즈 이중지소재를 사용해 일교차가 큰 가을인 9월 중순 출고돼서 약 2주간 250장 이상이 판매되기도 했다.「르윗」은‘ 야상’을 키워드로 한 아우터형 셔츠, 베스트, 재킷 등은 최지우, 수애, 소녀시대 등 셀러브리티 스타들을 활용한 PPL 전략과 잘 맞아떨어지며 9월 출고 당시 주문대기 현상까지 빚을 정도였다.

특히 코듀로이 소재로 만든 야상은 색다른 질감과 보온성을 더해 겨울나기에도 적합하다. 야상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은 코데즈컴바인(대표 박상돈)의 「코데즈컴바인」은 카키색의 기본 디자인 야상부터 라이더형 퀼팅 라이더재킷, 후드에 퍼가 믹스된 야상형 코트 등 다채로운 디자인이 눈에 띈다.

베네통코리아(대표 김창수)의 「베네통」은 짧은 재킷 형태의 야상을 선보였다. 대부분 허리 기장의 박시한 핏의 야상이 주를 이루는데 반해 S라인을 살린 실루엣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지난 겨울부터 국내 여성복들의 아이템은 코트를 넘어 다운퍼 베스트 등으로 폭넓어졌다. 추운 겨울 ‘보온성’에 포커스를 맞춘 다운과 퍼(FUR)는 다양한 가격대와 소재로 스타일이 크게
늘어났다.

김영애 아이올리 부사장은“ 트위트, 체크 등 패턴물 코트가 이번 겨울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 외에 페이크퍼, 무스탕, 다운 등 다양한 아이템들이 고르게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한다.


가격대도 다양, 페이크부터 리얼퍼까지

2011/2012 F/W시즌은 고급 소재와 실루엣을 강조한 퍼믹싱 코트 등이 올해에 이어 선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급화, 다양화, 경량화에 포커스를 맞춘 차별화된 전략이 가장 중요하게 떠올랐다. 퍼 제품의 경우 단가를 낮추기 위해 앞판은 리얼, 뒤판은 페이크 퍼로 처리해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상품을 선보이는 등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히고 있다.

저렴하면서도 캐주얼한 착장에도 잘 어울리고 실내 착용이 용이할 뿐 아니라 기온에 따라 아우터를 덧입을 수 있어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기대된다.「하니와이」는 케이프와 함께 퍼베스트를 주요 겨울 아이템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번 시즌 주요 트렌드인 퍼와 화이트 컬러를 믹스해 프렌치 시크의 매력을 살렸다.

특히 단순히 한가지 퍼가 아닌 두 가지 퍼를 믹스해 핏과 멋을 함께 살렸다. 몸판은 풍성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의 폭스를 사용하고 밑단은 램을 통해 슬림하게 표현했다. 네크라인과 헴라인에는 레이스를 넣어 우아함을 더한다. 업계 관계자는“ 올겨울에도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온에 대비할 수 있는 실용적 아이템 제안이 겨울 매출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한다.


폭설 대비는 러버부츠 + 웰리삭스로!

의류 부문에서 불고 있는 패션 다운의 인기만큼이나 슈즈 부문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의류와 슈즈는 따로 생각하기 힘든 라인업이다. ‘어그부츠’로 불리는 양털부츠가 ‘보온성’을 무기로 국민 신발로 떠오른 데 이어 지난 여름부터 시작된 러버부츠, 일명 레인부츠가 ‘실용성’을 내세우며 이번 겨울에도 인기를 이어간다.

눈이 많이 오는 날에 망가질까 두려워 신지 못하는 것이 양털부츠의 단점이다. 이에 반해 러버부츠는 이음새 없이 천연고무로 만들어져 눈, 비가 샐 틈이 없다. 또한 바닥 밑창도 천연고무로 돼 미끄러운 빙판길에도 넘어질 걱정이 없다. 보온성은 웰리삭스 하나면 충분하다. 웰리삭스는 플리스 소재의 러버부츠 전용 긴 양말이다.

니트, 퍼 등의 다양한 소재로 출시돼 추위를 막아주는 것은 물론 레드, 옐로, 그린 등 다채로운 색깔과 애니멀 도트 등 여러 가지 프린트물까지 보유하고 있어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다. 이제 시즌 기획은 기후를 바탕으로 소비자 라이프신을 추
가해야 할 때다. 추운 겨울을 이겨낼 강력한 보온성과 멀티하게 활용 가능한 실용성을 중시하는 요즘 소비자들을 만족시
켜줄 아이템은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춘 케이프와 레인부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백화점 바이어는“ 여름 성수기에 비하면 절반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10월, 11월 들어 매출이 늘어나고 있고 12만원에 판매되는 웰리삭스 판매량도 함께 늘면서 신장률을 이어가고 있다”며 “유럽권의 경우 레인부츠는 겨울에 더 잘 팔리며 많이 신는 중요한 아이템인데 국내 소비자 인식은 아직‘ 여름용’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 인식이 지난해부터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INTERVIEW with 감명진 ㅣ 디코드 대표&아트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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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뛰어넘는 모조품은 없다”
무엇보다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 보유가 생존과 직결되는 유럽 패션 시장에서 개성 없이 트렌드만 좇는 브랜드는 희망이 없다. 단연 이것이 유럽만의 일일까. 답은 “절대 아니다”이다. 글로벌 SPA를 카피해 몰개성의 브랜드만을 양산해 낸다면 더 이상 국내 브랜드의 앞날은 내수에서도 해외 시장에서도 장담할 수 없다.

속도나 가격면에서 월등히 앞서 있는 해외 SPA 브랜드들을 따라가는 것은 조금의 경쟁력도 없다. 다들 당장의 매출에만 급급해 브랜드 자체 실력을 높이려는 관심을 갖고 있는 패션기업이 없다. 실력의 하향 평준화, 동대문 라벨갈이(?)까지 이뤄지고 있는 국내상황이 현재 국내 여성복 시장의 현주소다. 영캐주얼 시장에 영(YOUNG)은 없고 극단적으로 말해 ‘저렴함’만 있다.

이렇듯 여성 영패션이 추락하는 속도는 무섭기까지 하다. 유럽에서는 트렌드가 와도 기존의 옷이 중심이 되고 한두 가지 아이템을 오버랩하는 형태로 패션과 트렌드를 즐긴다. 한국 소비자들도 점점 스타일링 노하우가 생기면서 편집형, 오버랩 소비자로 변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패션에 대한 자기 소신이 생긴 것.

패션 이외에 운동, 문화 생활 등 카테고리가 늘어난 것도 변화의 큰축이다. 상황이 이러한데 언제까지 실력을 키울 생각은 없이, 트렌드만 반영하고 카피만 해대는‘ 눈속임’ 전략만을 내세울 것인가. 물론 트렌드를 좇아도 좋다. 단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기본, 바로 옷은 예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쁜 옷은 빨리빨리로, 카피로 완성되지 않는다.

오리지널을 뛰어넘는 모조품은 없다. ‘한국 소비자가 까다롭고 시장 파이 자체가 작으니 중국으로 간다’는 마인드도 버려야 한다. 이미 중국 소비자들은 한국 패션 업체에서 생각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미국 유럽의 하이패션 브랜드들을 비롯해 진짜 럭셔리 브랜드의 참맛(?)까지 알아버렸다. 때문에 더 이상 중국 진출도 아무나,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미국이나 유럽에 윈도 숍을 만들지 않고서는 한국 패션 브랜드들이 장기적으로 중국 소비자에게 사랑받기 힘들다. 한국 패션이 성장하던 시기의 10배 빠른속도로 중국이 한국을 따라잡고, 추월하고 있다. 이렇게 어려울 상황일수록 국내브랜드들은 ‘자기 색깔 찾기’에 집중해야 한다. ‘오리진’을 바탕으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브랜드만이‘ 글로벌 진출’도 가능한 것이다.


비수기? NO! 핫 서머 주목

여성복 관계자들에게 공공연하게 들을 수 있는 말이 있다. 바로“ S/S시즌은 그냥 적자만 안 보고 버티면 잘한 거다”라는 것. 글로벌 SPA 브랜드가 몰려오며‘ 싸고 트렌디한 아이템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보니 여성복 브랜드들의 여름 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여성복 브랜드들은 자신들이 잘할 수 있는 겨울 아이템에만 집중하고, 여름 시즌은 최대한 짧게 가져가려는 경향이 있다.

올 상반기 여성복 업체들은 긴 장마로 여름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매출 부진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렇다 할 준비 없이 습관처럼 기획해온 시스템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예견된 부진과 실패였다. 그러나 이제는‘ 핫 서머’를 잡아야 한다. 소비자들은 결코 겨울에만 지갑을 열지 않는다. 여름을 포기해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2012 S/S시즌을 대비하기 위해, 여성복 브랜드들은 어떤 상품 기획을 서둘러야 할 것인가.

환절기가 겹친 프리서머, 바캉스가 믹스된 핫 서머, 긴 장마기간을 공략한 레인 아이템 등 각각의 여름을 웨더와 라이프스타일로 쪼갠다면 그 안에 성공적인‘ 여름 나기’의 답이 있다. 소비자들의 라이프신은 단순히 티셔츠+반바지, 원피스에 한정돼 있지 않다. 7~8월 여름휴가철을 위해 2030여성들은 5월부터 다이어트에 돌입하고, 여름휴가 1~2주 전에 본격적인 바캉스 쇼핑을 시작한다.


2030 여성,‘ 바캉스 쇼핑’에 지갑 연다

모자부터 맥시드레스, 플립플랍, 비키니와 그 위에 걸칠 가벼운 아이템, 휴가지에서 밤에 찾을 클럽 의상과 그에 맞는 액세서리까지 라이프신은 다양해졌다. 소비자들은 각각의 T.P.O에 맞춘 상품 구입에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온타임과 근무시간에 입을 옷은 아끼면서도‘ 1년에 한 번 입고 말 여름 상품’에 기꺼이 투자를 한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여성복 브랜드들이 아이템을 다양화하고 각각의 라이프신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랩」「 플라스틱아일랜드」「 커밍스텝」 등 발빠른 브랜드들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반영했다. 시즌별 ‘웨더 이슈’에 맞춘 아이템을 출시하는 등 기존의 틀을 깨고 적극적으로 여름 시즌을 공략했다.

「 랩」은 한여름 다른 여성복 브랜드들이 브라운 컬러 일색의 가을 신상품을 출시할 때 당당하게‘ 핫서머’를 위한 다양한 상품라인을 내놓았다.「 커밍스텝」「 플라스틱아일랜드」 등은 레인을 테마로 레인부츠와 실용적인 레인코트 점퍼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소비자를 알고 브랜드를 알면 백전백승. 여성복 브랜드들이 ‘어떤 소비자’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먼저 던져
야 한다. 우선 브랜드들은 2030 여성 고객들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과거와 달리 최근 2030 고객들은 다양한 라이프를 즐기고 있다. 과거에는 한 달에 100만원을 벌어서 50만원을 옷에 투자했다면, 지금은 30만원만 패션에 투자한다. 대신 뷰티, 헬스 등 자신을 위한 또 다른 투자에 분산한다.


모자에서 맥시드레스까지, 아이템 다양화

여름이 다가오면, 헬스장에 등록하는 여성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과거에는 단지 ‘헬스’만을 했다면 이제는 ‘PT(Personal Training)’를 함께 등록해 트레이너의 개인지도를 받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지역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PT를 등록했을 경우 한 달에 드는 돈은 30만~60만원대.

고정 수입이 한정적인만큼 PT에 투자하는 돈은 고스란히 패션 상품에 대한 지출을 줄이는 것으로 영향을 미친다. 얼굴 경락 마사지, 전신 스포츠 마사지, 지방 분해를 위한 PPL 주사 등 뷰티와 미용을 위해 투자하는 종류도 다양해졌다. 자전거, 요가, 사진 등 취미생활이 다양해지며 자전거나 카메라 등을 위한 아이템에‘ 12개월 할부’ 투자도 과감하다.

그만큼 소비자의 라이프신이 다양해지며 이와 관련된 지출 영역이 넓어지는 것이다. 여성복 브랜드들도‘ 우리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브랜드에 맞춘 다양한 상품 라인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패션 영역에 대한 소비는 줄어들지만, 소비자들은‘ 정말 예쁘거나’‘ 가격이 싸거나’‘ 꼭 필요한 JUST IN TIME 아이템’에는 과감히 지출 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바캉스 아이템’이다.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소비자들이 바캉스를 즐기는 방법은 많이 달라졌다. 예전엔 반바지와 티셔츠, 수영복이 메인 아이템이었다면 지금은 2박3일, 3박4일 스케줄에 맞춘‘ 연예인 뺨치는’ 스타일 계획을 먼저 세운다.

2030 여성패션 공략 비법은?<br>여성복 기획, 라이프신 잡아라~ 11121-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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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패션 비치웨어 등‘ 라이프신’ 알아야

공항패션부터 바닷가에서 입을 비키니와 그 위에 걸칠 수 있는 옷, 해변용 맥시드레스, 저녁타임 패션, 클럽용 의상 등이다. 단지 의상만이 아니라 그에 맞춘 모자, 액세서리, 신발 등 토털 코디네이션도 중요하다. 소비자들이 여름 시즌 SPA 브랜드를 즐겨 이용하는 것도‘ 값은 싸면서 각각의 TPO에 맞는 토털 상품들을 한자리에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올리(대표 최윤준)의「 랩」은 이처럼‘ 한자리에서 바캉스용 아이템을 한꺼번에 싸게 구입한다’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정확히 공략했다. 본격적으로 휴가를 떠나는 7월에는 바캉스 테마의 상품들로 매장 안을 가득 채웠다. 다이어트, 여행, 레저가 삶의 중요한 부분이 된 20대 여성들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평상시에 입는 옷, 아직은 입기에 이른 가을 신상품들이 나와 있는 브랜드 매장에서 나와「 랩」으로 발길을 돌렸다.


「랩」 등 소비자 변화 반영, 여름 나기 성공

핫 서머 공략은 단순히‘ 바캉스 시즌’에만 그치지 않는다. 장마를 넘어‘ 우기’의 모습을 띠는 여름 시즌을 공략한 레인부츠, 레인코트, 레인점퍼 등의 웨더 아이템들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한여름을 잡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스마트한 브랜드를 표방하는 미샤(대표 신완철)의 「커밍스텝」도 장마철에 특유의 똑똑함(?)을 자랑했다.

장마철과 휴가철에 모두 애용 가능한 실용적인 레인점퍼를 선보인 것. 모던함과 실용성을 더한 쿨 시티룩, 팝 컬러와 밀리터리 캐주얼로 포인트를 준 팝 리조트룩, 장마철과 휴가철을 위한 레이니 데이룩 세 가지 스타일로 날씨와 소비자의 변화된 라이프신을 반영했다.

아이올리는 「플라스틱아일랜드」 「매긴나잇브리지」 「랩」 3개 브랜드가 전략적으로 준비한 레인부츠, 레인코트 등의 기획상품은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6월 14일부터 19일까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진행한‘ 레인’ 테마의 이벤트가 인기몰이를 한 것.


레인코트 & 부츠, 핫 서머 잡는 효자상품

특히「 플라스틱아일랜드」의 4만9000원대 레인코트는 준비한 200장 수량이 모두 판매되며 리오더까지 진행됐다. 박상언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 여성캐주얼팀 과장은“ 이벤트 기획 시 반신반의 했는데 판매율, 집객률 모두 우수했다. 매년 이 행사를 7월 세일 기간 전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안으로 6월 중순경 별도의 테마를 지정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한다.

「오즈세컨」의 경우 지난 여름 장마가 길어지는 것과 소비자들이 트렌드에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것에 맞춰 구색상품으로레인부츠를 처음 선보였다.「 레니본」은 지난해 레인코트 2스타일을 출시했고 반응 역시 좋았다. 그 결과 올해에도 레인코트를 4스타일로 확대하고 레인부츠와 우산까지 출시한다. 출고시기 역시 지난해보다 2~3개월 앞당겨진 5월 중에 선보였다. 트렌드를 발빠르게 캐치한「 르샵」도 지난해부터 레인부츠를 선보이며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베네통」 상반기 40% 신장, 여름 파워업

「베네통」은‘ 펀’과‘ 컬러’를 주 키워드로 감성과 위트를 전달하며 올 상반기 40%라는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컬러를 갖고 놀고 다양하게 색감을 매치하는데 전혀 거부감이 없는 소비자들을 정확하게 공략한 셈. 슬림한 S라인을 강조해 20대 젊은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렸다.

더불어 공항 패션룩으로도 손색없는 아이템들로 핫 서머 시즌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한광윤 F&F「베네통」「 시슬리」 총괄이사는“ 무채색이 주를 이루는 시크한 감성의 브랜드도 분명 매력적이지만 몇 년간 지속된 트렌드에 싫증이 났다. 옷을 즐겁게 입고자 하는 최근 젊은 소비자들의 니즈에 컬러감이 뚜렷한「 베네통」의 옷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는 여성복 브랜드들이 변해야 할 시기다.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웨더 이슈의 반영은 여성복 브랜드들의 여름 나기에 새로운 돌파구다. 더 이상‘ 여름’이 비수기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모두가 포기하고 있을 때 발빠르게‘ 핫 서머’ 시즌을 잡는다면 젊은 고객층을 새롭게 흡수함은 물론 빵빵한(?) 여름 나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2030 여성패션 공략 비법은?<br>여성복 기획, 라이프신 잡아라~ 13621-Image





신영실 기자 shin@fashionbiz.co.kr

**패션비즈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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