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홍대 등 '랜드마크'성 킬링콘텐츠 부상

    곽선미 기자
    |
    16.10.07조회수 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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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뷰티 브랜드가 전 상권을 다 집어 삼킬 것만 같았던 시기가 있었다. 명동, 홍대, 종로 등 강북 상권은 물론 강남역, 신사동 가로수길 등 강남의 주요 상권까지 핵심 로드를 휘어잡고 있던 것은 올리브영과 같은 드럭스토어 아니면 대형 뷰티 브랜드숍이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확실히 바뀌는 추세다. 상권별로 대표적인 성격을 나타내는 ‘킬링 콘텐츠’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권별 특성이 잡혀가는 것으로 확인된다.

    강남역 인근은 스포츠와 카카오프렌즈, 강북의 주요 상권인 명동과 홍대는 각각 ‘패션&쇼핑’, ‘뷰티’로 그 특성을 강화하고 있다. 또 '상권'이라기에는 오피스 구역 이미지가 강했던 광화문 인근도 디타워와 그랑서울이 자리잡으면서 '오피스 상권'으로써 급부상 중이다.

    대표적으로 강남의 대표상권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역~신논현역 사이 ‘강남대로’는 스포츠와 카카오프렌즈, 글로벌 푸드 체인이 킬링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불과 얼마전까지 대형 기업들이 운영하던 드러그 스토어들이 발을 빼면서 현재 강남대로에는 신논현역과 논현역 사이에 작게 위치한 올리브영 하나만 남았다. 물론 ‘잇츠스킨’과 미미박스의 ‘아임미미’ 등 브랜드숍과 아모레퍼시픽의 대형 점포가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강남역 상권의 대세는 스포츠로 바뀌고 있다.

    강남역-스포츠&카카오프렌즈, 홍대-뷰티 특구 등

    지난 7월 31일 영업을 종료한 강남역 10번 출구 앞 신세계그룹의 ‘분스’ 자리에는 9월 초 슈마커(대표 안영환)의 프리미엄 멀티숍 ‘핫티’가 입성했다. 이미 ABC마트, 레스모아 등 슈즈 멀티숍이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며 성업 중이고, 여기에 9월 말 슈마커가 합류하게 된 것. 유동인구가 워낙 많고 다양한 강남역은 슈즈 멀티숍들의 주요 매출 발생지이기도 하다. 명동에 이어 대형 슈즈 멀티숍 브랜드들의 또 다른 격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9월 준공하는 신논현역 인근 808타워에는 지상 1~4층에 아디다스코리아(대표 에디 닉슨)의 「아디다스」가 들어오기로 임차 계약을 완료한 상태다. 올 초에도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빠진 자리에 「뉴발란스」가 1~3층 규모로 입점했고, 현재 강남역 인근에는 「나이키」 강남, 「아디다스」 「르꼬끄스포르티브」 「데상트」 등의 브랜드가 대형 점포를 운영 중이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아닐지라도 그에 맞먹는 규모와 상품군, 물량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여기에 기본 30분은 줄을 서야만 입장할 수 있는 ‘카카오프렌즈’와 ‘쉐이크쉑 버거’가 1달 간격으로 오픈하면서 강남역 대로 양 옆에서 강남대로의 유입 인구를 바짝 올려주고 있다. 특히 카카오프렌즈(대표 조항수)의 경우 첫번째 플래그십스토어로 주목 받으면서 지난 8월 초 기준, 오픈 1달만에 누적 방문객 45만명, 일평균 1만 6000명의 소비자가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그 영향력을 입증했다.

    입대료 비싼 메인 로드-이면도로 파생상권 ‘상부상조’

    SPC그룹(회장 허영인)의 ‘쉐이크쉑’도 못지 않은 ‘줄서기’ 절경을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 그 활약이 기대가 된다. ‘쉐이크쉑’보다 먼저 신논현역 서초W타워에 입성한 중국발 훠거 전문점 ‘하이디라오’도 명동에 이어 강남대로에 2호점을 오픈하고 국내 소비자는 물론 유커들의 유입을 늘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강남역이 이렇게 급변하는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임대료 상승'을 가장 먼저 꼽았다. 비싼 월세를 감당할 수 있는 콘텐츠 강자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가 되고 있는 것. 강남역 상권의 평균 임대료는 올초에 비해 조금 떨어졌지만, 초역세권에 해당하는 대형 점포들의 경우 어마어마한 규모의 월세와 보증금을 유지하고 있다. ‘핫티’가 들어선 강남역 10번 출구 앞 지상 1층은 전용면적 396㎡에 보증금 60억원, 월세 1억 7000만원대라고 알려졌다. 「뉴발란스」도 월세 1억 7000만원대 매장이며, 신논현역 인근의 한 브랜드 매장은 월세가 2억 5000만원대까지 올랐다고 한다.

    명동, 내국인 소비자 확보 위해 상권 재정리 중

    명동은 사실 어떤 한 카테고리가 인기가 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메인 로드의 간판 변화로 그 흐름을 짐작할 수 있다. 분명 아직 뷰티 브랜드의 대형 점포들이 대부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슈즈 멀티숍, 스포츠 브랜드, SPA 등 패션 브랜드도 다시 자리를 옮겨오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부문장 이서현)의 「에잇세컨즈」와 이랜드그룹(회장 박성수)의 「스파오」, 「티니위니」는 명동 내에서 매장 위치를 옮겨 새롭게 오픈을 준비하고 있고, 명동에서 자리를 뺐던 패션 보세숍이나 멀티숍 들이 메인 로드 옆길에 새로 둥지를 틀기도 한다.

    아직 가장 임대료가 비싼 매장은 뷰티 브랜드들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고, 그 수가 150여 개에 이른다. 기본 한 브랜드가 2~3개 점포를 운영하고 많을 경우 10개까지 전개한다. 너무 많은 수의 매장으로 인해 뷰티 브랜드들의 효율은 떨어지고 있는 현황. 올해 명동 뷰티 매장의 매출이 평균 10~20% 줄었고 유커 집중 마케팅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찾아오지 않고 있다.

    명동관광특구협의회에서도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때를 대비하고, 뷰티 브랜드 집중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소비자들의 명동 유입이 다시 늘어나고 있어서 상권 정리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광활한 홍대 상권 메인은 뷰티, 구획별 특색 세분화

    반면 홍대는 ‘뷰티 특구’로 자리잡았다. 과거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형성된 홍대거리가 이제는 국내 대기업은 물론 해외 유명 뷰티 브랜드, 그리고 글로벌 IT 기업까지 엿보는 대형 상권으로 성장했다. 상권의 특성이 ‘아티스트’적이고 ‘젊은’ 분위기라 특히 메이크업 숍, 뷰티 브랜드들에게 안성맞춤인 것으로 보인다. 「A.H.C」나 「산심」같은 유커 공략 브랜드는 물론 「에이티폭스」같은 유니크한 뷰티 브랜드까지 다양하게 운영 중이며, 일반 매장뿐 아니라 피부관리숍을 함께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워낙 넓은 면적으로 확대된 홍대 상권이기 때문에 메인인 홍대 입구 정면 길외에도 연남동 등 파생된 상권의 경우 새로 생긴 상권답게 작은 카페와 특색있는 F&B 브랜드들이 입점이 늘고 있다. 특히 홍대 정문길과 교차되는 와우산로는 스트리트 성향이 강한만큼 「나이키스니커즈」, ‘핫티’ 등 신발과 관련된 브랜드가 입점하면서 그 특성을 강화하고 있다.

    광화문 라인, 객단가 높은 ‘오피스 상권’으로 급부상

    강북 상권 중 변화가 크게 감지되는 곳은 ‘광화문’이다. 광화문부터 종로 뒷골목을 잇는 길은 다소 올드하거나 사무적인 느낌이 강한 곳이었는데, 작년 그랑서울과 D타워가 오픈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여기에 청진공원이 다듬어져 재개장하고 종로구에서 오랜 기간동안 지상 보행로를 정비하면서 노후화되고 ‘할배’같은 분위기였던 종로 라인이 싹 변신했다. 운치있으면서도 세련된 상권이 형성된 것.

    과거 종로는 상권이라기 보다 오피스 밀집지였다. 그 때문에 영풍문고가 있는 고층빌딩 라인이 교보문고가 있던 광화문 라인보다 더 고가이고, 유동인구도 많았다. 그러나 단 1년만에 그랑서울과 D타워가 있는 광화문 라인이 ‘오피스 상권’으로 성격을 특화하면서 유동인구는 물론 소비자 유입도 훨씬 많아졌다.

    오피스 상권이다보니 고급 레스토랑이 많고 교보문고, 세종문화회관 등의 문화 시설도 많아 타 상권대비 1인당 소비금액도 큰 편이다. 일반 레스토랑의 경우 객단가는 평균 3만 5000~5만원 선이다. D타워에 입점하면서 이 상권에 최초로 등장한 SPA브랜드로 주목받은 「유니클로」에서는 “오피스 상권이라는 특성에 맞춰 비즈니스 룩과 일상을 오가는 상품을 중심으로 선보이고 있는데, 쇼핑 상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예상 외의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기존 식음료와 교육으로 인기몰이를 했던 종각역 상권의 경우 상대적으로 낙후된 환경이 되면서 최근 급격한 임대료 하락과 공실률이 발생하고 있다. 종로구청 도시개발과 관계자는 “상권 사이의 격차를 줄이고 활성화하기 위해 광화문역부터 종각역까지 지하 보행로를 통해 연결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아직은 미시행 구간도 있어 연결이 끊어진 곳도 있지만, 이를 통해 피맛골 등 과거의 종로와 현대의 쇼핑몰, 오피스 타워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SNS 등 소통 강화, 오프라인 매장은 ‘찾아오는 곳’

    최근 급격하게 보여지는 상권의 변화에는 F&B와 뷰티, 글로벌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의 파워가 발휘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임대료가 비싼 메인 로드에서도 흔들림없는 매출 파워를 발휘할 수 있는 강자들이 코스메틱, 애슬레저 등 트렌드와 맞물려 더욱 강점을 발휘하고 있는 것. 그러나 작은 브랜드라고 기죽을 필요도 없다. 파생되는 상권 범위가 넓어지면서 유니크한 매력이 있는 소규모 F&B와 패션 브랜드들도 로드 상권에서 장점을 찾을 수 있다.

    특히 똑똑한 브랜드들은 ‘온라인과 SNS’로 대중들에게 실시간 소통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매장은 ‘찾아오는 곳’으로 특화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시너지를 올리고 있다. 오히려 뒷골목을 찾아 가는 형태도 생기고 있다. 브랜딩이 잘된 브랜드라면 위치는 판매나 인지도 상승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모바일이 생활화되면서 메인 스트리트와 먼 곳에 있는 매장이라도 ‘가고싶은 이유’가 생기면 소비자들은 얼마든지 찾아 떠나기 때문이다.

    대신 브랜드들은 숍만의 확실한 아이덴티티, 특색을 갖춰야 한다. 또 브랜드 자체의 매력도가 높아 팬층을 두텁게 형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경리단길, 해방촌, 이태원 등 이색적인 매력으로 레스토랑이나 이색적인 바 등 F&B의 강세가 이어지던 용산구 이태원동 상권에 스포츠 브랜드들이 소리소문없이 ‘체험형’ 공간을 오픈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SNS로 자신들에게 관심이 높은 코어타깃들과 늘 소통을 하면서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연관되는 ‘운동’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과 체험공간으로 나오도록 한다. 「아디다스」 런베이스서울, 「휠라오리지날레」 노마드 숍 등과 압구정로데오 인근의 「룰루레몬」 플래그십스토어, 강남역 「뉴발란스」의 NB우먼스 스튜디오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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